소설리스트

행성 헌터-28화 (28/235)

28화

헌터 학교의 입학식은 화려했다. 합격한 400여명의 신입생과 그 부모들이 참석하는 것이야 당연하다고 할 수 있지만, 정부 부처는 물론 각종 단체에서 나름 주요인사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까지 찾아와 단상을 거의 점령하다시피 했다. 참석한 인사들 가운데에는 재계의 주요 인사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의 얼굴도 보였다. 일개 고등학교라고 하기에는 워낙 헌터 학교의 위상이 만만치 않았지만, 그래도 진우는 조금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상 위에는 커다란 헌터 학교를 상징하는 표어가 현수막으로 크게 걸려 있었다.

‘자유로운 마나, 자유로운 헌터’

외계인들이 지구에 오기 전부터 신념처럼 주장하던 구호라고 했다.

“야, 저기 단상 위에 있는 사람들이 죄다 한 마디씩 하면, 우리 오늘 저녁까지 이러고 있어야 하는 거냐?”

뒤에 있던 정태가 진우의 어깨를 치며 낮은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다행히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외문연 소장, 헌터 협회장, 헌터 양성 소장을 거쳐 헌터 학교 교장의 인사말을 끝으로 소위 ‘어른들의 이야기’는 끝났다. 관계자들 외에 참석한 다른 인사들의 ‘나도 한 마디’는 없었다.

교장의 인사말이 끝나자 신입생 대표가 단상에 올라가 선서를 했다.

“우리는 강건한 신체와 건전한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신입생 대표의 얼굴이 눈에 익었다. 정태가 몸을 숙여 진우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야, 저거 그 재수탱이 같은데? 이름이 뭐라더라?”

“김도훈.”

“그래 맞다. 김도훈. 근데 저 자식 말고 그 예쁜 애는 떨어졌나? 차연희 말이야.”

재수없다고 이를 갈던 녀석 이름은 가물가물한 주제에, 인사만 슬쩍 나눴던 여자애 이름은 칼같이 기억하고 있다. 정태다웠다.

“근데 신입생 선서는 수석 합격자가 하는 거 아냐? 그럼 저 재수탱이가 수석이란 말이야?”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전 측정 기록이 워낙 좋기도 했지만 아마 오후 기록 역시 나쁘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정태는 인상이 영 좋지 않은 것 같았지만, 진우가 보기에는 성격이 크게 나쁜 녀석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었다.

“야, 진우야. 있다 있어, 차연희.”

정태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가 보니 정말 차연희가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단정하게 앉아 있었다. 다시 봐도 예쁘긴 예쁜 얼굴이었다.

“그럼 우리가 테스트 받은 날 무려 네 명이나 합격했다는 얘기네. 와, 우리 대단했었구나.”

맞는 말이었다. 헌터 후보자 테스트는 매년 7월 말이나 8월 초에 시작해서 10월 말까지 일주일에 세 번씩, 40회에 걸쳐 치러졌다. 전국에 있는 이십여 군데의 헌터 양성소마다 한 번에 작은 곳은 300명, 큰 곳은 1,000명 정도가 동시에 테스트를 받았는데, 대전에 있는 외문연 산하의 헌터 양성소 본부는 그 가운데 가장 큰 곳이었다. 본부에서 측정을 받으면 합격률이 높다는 근거 없는 풍문 때문에 많은 고등학교가 굳이 대전까지 와서 테스트를 받고 싶어 했지만, 근거는 없는 주장이라는 말에 더 신빙성이 있었다.

하긴 진우가 다니던 학산고도 서울에서 대전까지 내려와 측정을 받은 덕분인지 한 학교에서 한 명 나오기도 힘들다는 합격자가 둘이나 나왔다. 어쩌면 헌터 양성소 본부가 가진 재량권 때문에 실제로 다른 곳보다는 합격자가 더 나오는 것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진우가 측정을 받았던 그날도 헌터 양성소 본부에서 테스트를 받았던 학생들 가운데 최소한 4명의 합격자가 나온 셈이었다. 흔치 않은 일이었다.

*  * * * *

입학식이 끝나자 학생들은 강당으로 이동했다. 거기서 학교에 대한 소개, 주변 시설들과 이용 방법, 생활 규칙 등에 대한 교육이 있고 나서, 교사들의 인솔 하에 주요 건물과 시설들을 견학하는 순서가 이어졌다. 그 모든 과정이 끝나고 신입생 전원이 함께 교내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나서야 각자 배정받은 기숙사 방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진우는 최현에게 미리 언질을 받은 대로 정태와 한 방을 쓰게 되었다. ‘너는 이제 내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어’라는 녀석의 헛소리를 가볍게 무시하고 방에 들어가자 각자의 침대 위에 이름표가 붙은 커다란 트렁크가 놓여 있었다. 안에는 한 학기 동안 배울 교과서를 비롯해 각종 노트와 기본적인 필기도구, 헌터 패드 등이 들어 있었다. 후보자 테스트 때 미리 받았던 신체검사 결과에 따라 지급된 교복과 훈련복, 체육복 등도 각각 두 벌씩 들어 있었다.

다른 것은 문제가 없었는데, 교복을 비롯한 옷들을 입을 수가 없었다. 신체 변화를 겪으면서 커진 진우의 키에는 옷들이 너무 작았기 때문이었다. 체육복 하의를 입자 발목이 드러나는 모습을 본 정태가 어이없어하며 말했다.

“야, 너 키가 좀 커졌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많이 자랐나 보다?”

방학 전에 진우의 키는 174cm였다. 그런데 케이튼 행성에서 신체 재구성을 하면서 무려 6cm가 자라 지금은 180cm가 되어 버렸다. 키가 한꺼번에 자라고 덩치도 전보다 약간 좋아지다 보니, 예전의 측정치에 맞추어 지급된 옷들이 하나도 맞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정태네 집에 맡겨 놓았던 옷들을 입을 수가 없어 입학식 전날 백화점과 대형 마트를 돌며 옷을 거의 새로 다 사야 했었다.

두 사람은 집에서 가져온 옷가지와 생활도구들이 들어있는 가방을 열어 짐을 정리한 뒤 관리본부 건물로 가서 옷을 교환받았다.

“한창 크는 나이이기는 하지만 그새 키가 이렇게 자랐다고?”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치수를 다시 재고 다른 호수의 옷으로 바꿔준 직원에게 인사를 꾸벅하고 돌아오니, 제법 시간이 지나 있었다. 저녁 식사 전까지 딱히 할 일이 없어진 진우는 그새 자기 책상에 있는 컴퓨터에 코를 박고 있는 정태를 내버려 두고 휴게실로 향했다.

자판기에서 커피를 한 잔 뽑아들고 소파에 앉아 TV를 보는데 문득 등 뒤에서 기척이 났다.

“이야, 너도 들어왔구나? 반갑다.”

뒤를 돌아보니 김도훈이 웃으며 서 있었다. 녀석의 옆에는 차연희가 함께 있었다.

“오랜만이네. 합격 축하한다.”

악수를 청해 오는 그의 손을 가볍게 잡아주고 옆에 서 있던 차연희에게 고개를 숙이자 그녀도 고개를 까딱하며 인사를 했다.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인사를 나누고 나니 할 말이 없어 멀뚱하니 쳐다보고 있는데 김도훈이 자판기에서 음료수 두 병을 뽑아들고 오더니 하나를 차연희에게 주었다.

“아직 아는 친구도 별로 없는데, 만난 김에 얘기나 같이 하자. 괜찮지?”

헌터 후보자 테스트장에서도 먼저 인사를 해 오더니 꽤 붙임성이 있는 녀석인 듯했다. 김도훈은 진우의 대답도 듣지 않고 차연희의 손을 살짝 잡아끌더니 함께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나 김도훈이다. 옆에 있는 친구는 차연희고. 너, 이름이...”

“강진우.”

“그래 맞아. 그 이름이었어. 미안하다 이름 기억 못해서. 너 전에 1500미터에서 기록 정말 죽이더라. 합격을 한 걸 보니 다른 종목 성적도 좋았었나 보구나.”

정작 이름은 기억 못하면서 자신의 오전 측정 기록을 기억하고 있었다. 조금 민망해진 진우가 엉겁결에 대답을 했다.

“아냐. 그거 말고는 오전 측정은 거의 망쳤어. 오후 측정 기록이 좋아서 합격한 거 같아.”

“그래? 대단하다. 하긴 헌터 후보자 테스트는 오후 측정 기록을 더 중시한다고 하더라. 그래도 너 오전을 망치고도 합격했으면 오후 성적이 굉장히 좋았나보다. 혹시 네가 그 소문의 괴물인 거 아냐, 혹시?”

소문의 괴물? 진우는 그게 무슨 소리인가 싶어 김도훈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괴물이라니? 그게 뭐냐?”

“이번 신입생 중에 오후 측정 기록만 따지면 전체 합격생 중에 압도적인 성적으로 1등을 한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고. A부터 C코스까지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가 나왔다던데? 뭐 신입생 선서를 하는 걸 보고 알았겠지만, 난 수석으로 합격했는데도 오후 측정기록만 따지면 전체 4등이라고 하더라고. 여기 연희가 6등이고.”

가만히 이야기를 듣던 차연희가 얼굴 표정을 굳히더니 조금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야, 김도훈. 남의 성적을 왜 함부로 얘기하고 그래?”

“아, 미안, 미안. 하지만 전체 6등이면 나쁜 성적도 아니고, 자랑할 만 하잖아. 하하.”

그리고 네 성적은 더욱 자랑할 만하고. 성격이 좋은 녀석이라고 생각했는데 자기 자랑하는데도 스스럼이 없었다. 넉살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지나쳤다. 옆에 있던 차연희도 말은 더 안 했지만 은근히 마음이 편하지 못한 것 같았다. 전에 봤을 때는 둘이 허물없이 친한 것처럼 보였는데, 다시 보니 은근히 거리가 있어 보였다.

“그런데 너는 그런 걸 어떻게 알았냐? 학생 성적은 공개가 안 되는 것 아니었나?”

“아, 하하. 여기 헌터 학교 교감 선생님하고 우리 아버지하고 잘 아시거든. 그리고 사실 나만 아는 게 아니라 이미 소문이 돈 모양이던데? 그분이 그러시는데 이번에 오후 측정 1등하고 2등 점수 차이가 거의 80점 가까이 났다고 하더라고. 오후 측정 총점이 600점 만점인데, 거기서 80점 차이면 대단한 거 아니냐? 그 정도면 괴물이라고 할 만하지. 누군지 봤으면 좋겠다.”

말을 하던 녀석이 갑자기 몸을 숙이고 얼굴을 가까이 대더니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근데, 이건 나도 아는 헌터한테 들은 얘긴데 말이야, 오후 측정 기록이 좋았던 학생들이 나중에 마나를 각성하는 확률이 높다고 하더라. 그래서 학교에서도 그런 학생들은 예의 주시한다고 하더라고. 알게 모르게 편의도 봐 주고 말이야.”

녀석 아는 사람도 많네. 그런데 교감선생님이 다른 학생 성적을 남에게 함부로 알려주면 안 되는 거 아닌가? 그러고 보니 녀석이 말하는 그 ‘괴물’이 아무래도 진우 자신을 말하는 게 맞는 것 같았다. 추가 측정을 할 때 TVR동의 우지연 과장이 했던 말에 의하면 자신의 오후 측정 점수가 거의 만점에 가까웠다고 했다. 그보다 점수가 80점이나 더 많은 사람이 있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진우는 김도훈이 전체 수석이라는 사실보다 녀석보다 오후 기록이 더 좋은 학생이 두 명이나 더 있다는 게 흥미로웠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누군지 한 번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이 사귀는 사이라고 했지? 사귀는 사람끼리 나란히 합격해서 좋겠다.”

할 말이 별로 생각이 나지 않아 인사치레로 말을 건넸는데, 말을 꺼내고 나서 차연희의 표정을 보니 순간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김도훈의 표정은 태연했다.

“야, 당연히 좋지. 그걸 말이라고 하냐. 내가 연희도 합격하기를 얼마나 빌었는데.”

하지만 진우는 김도훈의 얘기를 듣고 있던 차연희의 눈빛에 살짝 냉기가 스쳐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녀가 애써 내리누르는 듯한 음성으로 말했다.

“도훈아, 너하고 내가 잘 알긴 하지만 서로 사귀는 건 아니지. 함부로 그런 얘기 하고 다니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진우는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잘못하면 김도훈의 설레발에 자신이 공연히 엮여 들어갈 것 같은 분위기였다. 괜한 입방정이었다는 후회가 들었다. 하지만 김도훈은 웃음을 띤 채로 미안한 기색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에이, 왜 또 살벌하게 그래? 나 정도면 키 크고, 얼굴 준수하고, 공부 잘하지, 또 성격도 좋잖아. 우리가 알고 지낸 지가 언젠데 아직까지도 빼고 그러냐?”

그저 성격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넉살하나는 끝내주는 녀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이 정도면 여자들이 발끈하는 법인데, 차연희의 얼굴에는 더욱 더 표정이 없어졌다. 이 여자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 차연희는 도훈의 말에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 좀 피곤하네. 나 저녁 식사 전에 할 일이 있어 이만 들어간다. 진우라고 했지? 만나서 반가웠어.”

말하는 태도가 딱딱 부러지는 소리가 나는 듯 했다. 귀여운 얼굴이라고 생각했는데, 말을 할 때 보니 함부로 대하기 어려울 것 같은 냉기가 흐르는 게 성격이 부드러운 편은 아닌 것 같았다. 차연희는 진우에게 가볍게 눈길을 주더니 쌩하고 자리를 떴다. 분위기가 순식간에 썰렁해졌다. 진우는 김도훈에게 조금 짜증이 났다.

“너, 사귀자고 해 놓고 아직 대답을 듣지 못한 거였니?”

김도훈은 어깨를 으쓱하더니 별일 아니라는 듯이 대답했다.

“사귀자고 한 적 없는데? 결혼하자고 한 적은 있어도. 뭐, 싫다고 거절한 것도 아니니, 더 기다리지 뭐. 우리 아직 15살, 아니 이제 16살인가? 시간 많잖아?”

뭐? 사귀자고 한 적은 없고 결혼하자고 한 적은 있다고? 보통은 사귀는 게 먼저고 그 다음이 결혼 아닌가? 아니, 그것보다 이 자식 너무 빠른 거 아냐? 아, 그저 능력이 있는 놈 치고는 붙임성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뭔가 좀 골치 아픈 녀석일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차연희도 조금 이상했다. 사귈 정도로 친한 사이도 아니고, 저런 얘기를 하는 게 불편하다면 그냥 안 만나면 그만이었다. 근데 눈치가 왠지 그것하고는 또 달랐다. 정말 기분 나쁘면 보통 앞으로 연락하지 말라든가 뭐 보통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나?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쉬려고 나왔다가, 이상한 분위기에 휩쓸려 머리만 오히려 더 아파졌다. 진우는 빈 종이컵을 구겨 휴지통에 버리고는 자리를 일어섰다.

“나도 마저 정리할 게 좀 있어서 그만 들어가 봐야겠다. 같은 학교니까 앞으로 자주 보겠네. 그럼 다음에 또 보자.”

김도훈에게 가볍게 인사를 하고 돌아서는데 녀석이 뒤에서 한 마디를 했다.

“그래, 또 보자. 참 그리고 혹시 친구들이 물으면 차연희한테 김도훈이라는 임자가 있다고 좀 얘기 좀 해 줘라.”

녀석은 그 말과 함께 장난스럽게 한쪽 눈을 찡긋했다. 표정은 장난스러운데 왠지 느낌이 진지했다. 진우는 돌아선 자세 그대로 뒤로 손만 들어 도훈에게 알았다는 표시를 하고 방으로 돌아왔다. 뭔가 기분이 찝찝했다.

*  * * * *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정태 녀석이 호들갑을 떨며 진우를 컴퓨터 앞으로 불렀다.

“야야, 이거 봐라. 여기 김도훈 녀석 나왔다.”

“뭔데?”

지역 신문 가십란에 김도훈의 사진이 실렸다.

“녀석 집이 좀 부자인 거 같더라니, 그냥 부자가 아니라 엄청 부자였어. 아버지가 오성 전기 사장이야. 오성 그룹 회장 둘째 아들 말이야.”

오성 그룹은 우리나라 재계 순위 1위인 거대 기업이었다. 선대의 뒤를 이어 회장을 맡고 있는 김치산이 지병으로 대외 활동을 줄이면서, 큰 아들인 김정현이 오성 자동차를 맡고, 둘째인 김정호가 오성 전기를 맡아서 경영하고 있었다. 그 외에도 두 딸이 각 분야에서 제법 굵직굵직한 기업을 맡아 무리 없이 사세를 확장시키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신문에는 그 둘째 김정호의 장남인 김도훈 군이 이번에 헌터 학교에 수석으로 합격하여 신입생 대표로 선서를 했다는 기사가 나와 있었다.

“그런 것도 기사가 되냐? 기껏해야 고등학교 수석 입학인데?”

“야, 헌터학교만 해도 그냥 고등학교는 아니지. 그리고 오성 그룹이면 우리나라 재계 서열 1위잖아. 기사 낼만 하지 뭐.”

녀석이 성격이 조금 이상한 거 같더니, 재벌 집 아들이라 어려움 없이 자라서 그런 건가? 어차피 자신과는 별 상관이 없는 일로 생각하기로 했다.

============================ 작품 후기 ============================

오늘 집에 돌아와서 조아라에 접속해 보고는 기겁을 했습니다. 조회수, 선작, 추천 모두 어제에 비해 갑자기 5배 이상 늘었더군요. 중후반 순위이기는 하지만 베스트 100위 안에도 들어있는 걸 봤습니다. 갑자기 왜 이렇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기쁜 한편에 더럭 겁도 났습니다. 하루 조회수 1,000만 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게 불과 며칠 전이었거든요.

달아주신 코멘트도 다 읽어 보았습니다. 헉 하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날카로운 의견을 주시는 분들도 있고, 과분하게 칭찬해 주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과욕을 부리거나 산으로 가는 일을 미리 경고해주신 분들에게는 그러지 않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하겠다고밖에는 말씀을 못드리겠습니다.

편수와 분량에 관한 문제는 아직 저도 정확하게 감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줄거리와 중요한 에피소드 등에 대한 구상은 이미 잡아 놓았고, 후반부에 등장할 에피소드 중에는 이미 글을 써둔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실제로 전체적으로는 어느 정도 분량으로 완성될지에 대해서는 더 경험을 해봐야 윤곽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은 첫 글이기 때문에 딴 욕심 부리지 않고, 딴 생각 없이 그냥 애초에 구상해 놓았던 큰 틀 대로 써서 완결까지 가려고 합니다. 관심을 가지고 읽어주시는 분들에게는 정말 감사드립니다.

아직 조금 비축분이 있으니 당분간은 연재가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겁니다. 다만 오늘은 내용 자체가 새로운 환경에 대한 배경을 그리는 작업에 해당하기 때문에 스토리 상의 전개가 조금 미진합니다. 이런 부분은 빨리 넘어가는 게 좋겠지요. 그렇다고 글을 생략할 수는 없을 것 같아 일단 어제에 이어 3연참 합니다. 내일부터는 3연참은 힘들 것 같아요. 그래도 매일 연재라는 약속은 반드시 지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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