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행성 헌터-25화 (25/235)

25화

최현이 기지와 통신을 연결하자 통신기를 통해 제일 먼저 들려온 것은 조세연 박사의 성난 목소리였다.

“야, 최현. 너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돌아오기로 한 날짜가 벌써 며칠이나 지났는지 알아? 애를 데리고 간 놈이 사람 걱정 시키면서 이렇게 멋대로 약속을 어기면 어떡해?”

탈진해서 몸에 힘이 하나도 없는데도 저도 모르게 피식하고 웃음이 나왔다. 여전하구나, 조세연. 하지만 녹음파일을 고속으로 돌린 것처럼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는 그녀의 잔소리를 다 들어주기에는 최현도 사정이 급했다.

“세연아.”

“야, 임마. 당장 진우 바꿔 봐. 애를 도대체 얼마나 고생을 시키느라 지금까지 소식도 없었던 거야? 진우 바꿔.”

“세연아...”

갑자기 감정이 복받쳐 울음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 최현은 이를 악물고 조세연을 불렀다.

“진우 바꾸라니까 자식아. 진우 바꾸...”

소리가 깨끗하지 못한 통신기를 통해서도 최현의 목소리가 조금 젖어 있는 것이 느껴졌나 보다. 계속되던 조세연의 잔소리가 뚝 끊겼다. 침묵이 흐르던 통신기가 다시 울렸다.

“야, 너 왜 그래?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괜찮은 거야? 뭐라고 말 좀 해봐 자식아.”

“진우가, 후우~ 실종됐다. 괴조들에게 잡혀갔어. 트럭도 함께.”

“뭐? 그게 무슨 소리야. 대수림에 괴조가 어디 있어? 너 도대체 어디까지 갔다 온 거야.”

“세연아, 나 지금 기운이 하나도 없다. 몸도 안 좋아. 일단 여기로 무중력 자동차 좀 보내라.”

“아, 알았어. 거기 꼼짝 말고 기다리고 있어. 통신기에 찍힌 좌표 있으니까, 내가 차 몰고 금방 갈게. 거기서 움직이지 말고 기다려.”

통신이 끊어졌다. 최현의 얼굴에 비로소 안도의 표정이 떠올랐다. 통신 최대 반경이 100Km이니 일단 통신이 연결되었다면 기지와의 거리가 그 이상 멀지는 않다는 뜻이었다. 응급용 차량으로 전속력으로 달려오면 한 시간이 걸리지 않아 도착할 것이다. 긴장이 확 풀리면서 그는 정신을 잃고 말았다.

*  * * * *

최현이 깨어난 것은 조세연이 초원에 쓰러진 그를 발견하고 급히 기지 의료실로 옮기고 나서도 무려 16시간이나 지난 뒤였다. 최현을 옮긴 조세연은 먼저 남경호 주방장을 비롯한 주방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피와 먼지로 엉망이 된 그의 몸을 씻겼다. 그리고는 탈진할 때까지 치료용 마나를 썼다. 옆에서 사람들이 말릴 정도로 조세연이 애를 썼는데도 최현의 왼팔 상처는 완전히 아물지 않았다. 그가 의식을 잃고 있는 동안 일단 자질구레한 상처에 대한 치료를 마친 조세연은 최현의 팔에 링거를 두 개나 꽂고 초조하게 그가 깨어나기를 기다렸다.

눈을 뜬 최현의 눈에 초점이 돌아오자 그가 제일 먼저 물은 것은 시간이었다.

“내가 정신을 잃은 지 몇 시간이나 된 거야?”

조세연이 혀를 차며 대답했다.

“16시간이다. 어제 낮에 널 발견하고 데려왔는데 벌써 새벽이야. 이제 정신이 좀 드니?”

“뭐?”

최현이 깜짝 놀라며 몸을 벌떡 일으키려 했다. 일어나려는 그를 붙잡은 조세연이 억지로 다시 침대 위에 눕혔다.

“아직, 안 돼. 너 지금 몸에 기력이 하나도 없을 거야. 상처도 아직 다 치료가 안 됐어. 여기서 무리하면 아무리 중급 헌터라도 탈이 날 수가 있어. 일단 누워서 묻는 말에 대답 좀 해라. 나도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야.”

하지만 최현은 조세연의 말을 듣지 않았다. 아니, 들을 수가 없었다. 그가 다급한 목소리로 조세연을 붙잡고 얘기했다.

“진우가 괴조들에게 잡혀 갔어. 빨리 지구로 귀환해서 구조대를 보내야 해. 늦으면 진우의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어.”

그 말에 조세연의 몸이 굳었다. 진우가 함께 오지 않은 것으로 보아 무슨 사고가 생겼다는 것은 짐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괴조라니? 그렇다면 진우가 마수에게 잡혀갔다는 얘기라는 말이었다. 최현을 쳐다보는 그녀의 얼굴이 심각해졌다.

“너 솔직히 말해 봐. 이미 늦은 건 아니야?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뭘 알아야 서두르든지 말든지 할 거 아냐.”

조세연의 말에 최현의 몸이 굳었다. 그의 눈에 물기가 서리는 게 보였다. 조세연의 얼굴 표정도 좋지 않게 변했다.

“진우가 괴조에게 잡혀갔다는 게 도대체 무슨 소리야? 이 행성이 개척된 뒤로 아직 대수림에서는 조류형 마수가 발견된 적이 없잖아? 도대체 어디서 그걸 본 거야? 화산 지대라도 다녀 온 거야?”

말을 하면서도 그녀는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시간상으로도 불가능한 거리였다. 최현이 고개를 저었다.

“대수림에 괴조가 나타났다. 트럭보다도 훨씬 큰 놈들이었어. 그것도 두 마리나. 그놈들이 진우가 타고 있던 트럭을 통째로 끌고 갔다. 대수림 위를 날아서 지나가던 중이었는데, 놈들이 갑자기 우리를 덮쳤어. 난 괴조에게 물렸다가 대수림에 추락했고 말이야. 진우는 차에 타고 있다가 차와 함께 그대로 끌려갔어. 아직 살아 있을지도 모르니까 빨리 구하러 가야 해.”

최현은 기지를 출발한 뒤에 겪었던 일들을 간단하게 이야기했다. 마음이 급했지만 일단 그녀에게 진우가 처한 상황을 대충은 설명해야 했다. 당장 기지를 책임지고 있는 것은 조세연이었기 때문이었다. 공식적으로 결과를 보고하고 구조를 요청하기 위해서는 그녀의 도움이 필요했다.

“알았어. 일단 내가 지구로 귀환해서 소장님을 만날게. 이번 훈련이 공식적인 것이 아니라서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면서? 내가 가서 직접 말하고 구조대를 요청해야겠다.”

“나도 같이 가자. 내가 가서 직접 말을 해야 해.”

초조한 목소리로 말을 뱉으며 자리에서 일어서려는 최현을 조세연이 다시 막아섰다.

“넌 지금 치료가 다 된 게 아니야. 다른 곳은 그렇다 쳐도 왼팔에 난 상처가 아무래도 이상해. 이질적인 잔류 마나가 없어지지를 않아. 이 정도면 아무래도 널 습격한 그 괴조라는 놈들이 상급 마수인 거 같아. 일부러 마나를 발현시킨 게 아니라 평소에 몸을 감싸고 있는 마나만으로도 이 정도로 질긴 잔류 마나를 남길 정도의 놈들이라면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어. 시간을 두고 천천히 중화시켜야 해. 상처 자체도 뼈를 상할 정도로 깊어. 성급하게 아물지도 않은 팔을 쓰다가는 최악의 경우 잘라내야 할지도 몰라.”

“하지만 진우가 잡혀간 위치를 아는 사람이 나밖에 없잖아.”

“대수림에 있는 큰 호수라면서? 호수 한 가운데 섬이 있는 곳 말이야. 거기라면 어딘지 나도 알아. 위치가 보고된 적이 있는 곳이니까. 어차피 너도 트럭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괴조들의 둥지가 정확히 어디 있는지 모른다며? 호수를 중심으로 우리가 수색할 테니까 네가 가지 않아도 큰 문제는 없을 거야. 걱정되는 마음은 알겠지만, 너도 알다시피 이런 일에는 부상자가 끼지 않는 게 도와주는 거야.”

그 말을 끝으로 조세연은 링거의 튜브를 통해 수면제를 주사했다. 최현은 고집을 더 부리려고 했지만 약기운을 이기지 못하고 곧 잠이 들고 말았다. 잠든 그의 모습을 잠시 지켜보던 그녀는 크게 한숨을 쉬더니 의무실을 나섰다. 최현이 잠든 사이에 남경호 주방장을 불러 이것저것 지시와 부탁을 한 조세연은 그날로 포털을 이용해 지구로 귀환했다.

포털은 아득히 먼 우주 곳곳의 행성에 순식간에 도착할 수 있게 해 주는 편리한 이동 수단이었지만, 우주를 뛰어넘는 통신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지는 못했다. 전파의 속도는 빛의 속도와 같으니, 위치를 안다고 해도 때로는 수억 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거리를 단숨에 뛰어넘어 신호를 주고받을 수는 없었다. 말을 전하려면 메시지가 담긴 메모리나 편지를 포털을 통해 전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지금처럼 설명이 필요한 다급한 상황에서는 사람이 직접 가는 방법이 제일 좋았다.

조세연 박사의 연락을 받은 헌터 양성소 소장은 하루 만에 5명의 하급 이상의 헌터로만 구성된 헌팅 클랜 두 팀과 10명의 보조 헌터들을 이끌고 행성 케이튼으로 넘어왔다. 소장 자신도 직접 케이튼으로 함께 온 것을 보고 조세연은 그가 이 일을 매우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실제로 그는 진우의 실종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심지어 그는 괴조를 상대하기 위해 무중력 비행기를 옮겨오려고도 했지만, 그걸 일일이 분해했다가 포털을 통과시킨 뒤 다시 조립하는 과정이 복잡할 뿐 아니라, 시간만 더 오래 걸릴 것 같아서 결국 포기했다. 대신 등에 매고 하늘을 날 수 있는 이동형 무중력 추진 장치를 자신과 조세연 박사 몫까지 7대나 가지고 왔다.

전초 기지가 발칵 뒤집어지고, 최현이 또 다시 자기도 함께 가겠다고 난리를 치다가 소장에 의해 제압되는 소동을 겪었지만, 결론적으로 수색대는 출발하지 못했다. 수색대가 막 응급용 무중력 차량과 함께 두 대의 헌팅 차량에 나누어 타고 기지를 떠나려는 순간 진우를 실은 트럭이 남쪽 초원 위에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기지를 떠난 지 55일 만의 귀환이었다.

*  * * * *

“진우야아~~”

최현은 운전석 뚜껑이 날아간 트럭을 보자 목이 터질 듯이 고함을 지르면서 말릴 새도 없이 트럭을 향해 달려갔다. 이틀 동안 자리에 누워 있던 사람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속도였다. 그 바람에 진우는 급히 트럭을 세워 초원 위에서 최현을 맞이해야 했다.

진우도 최현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흥분을 금치 못했다. 기지로 귀환하는 내내 그에게 혹시 불행한 일이 생겼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던 참이었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 모두 상대방의 안위에 대해 계속 걱정을 하고 있던 터라, 사내 둘이 상봉한 것 치고는 제법 격렬한 포옹과, 안부를 묻는 긴 수다가 이어졌다. 기다리다 도저히 참을 수 없게 된 조세연 박사가 마나까지 동원하여 소리를 빽 질렀다.

“두 사람 모두 그만하고 얼른 뛰어오지 못해?”

조 박사의 고함을 듣고 고개를 돌린 진우는 기지 입구에 처음 보는 낯선 사람들은 물론 헌터 양성소 소장까지 나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최현으로부터 그 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찾기 위해 조직된 구조대원들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는 고마움과 민망함에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런 진우를 보고, 소장이 웃으며 말을 건넸다.

“일단 피곤할 테니 먼저 몸을 씻고, 식사도 좀 하세요. 무사히 돌아왔으니 다 잘 된 겁니다. 식사 후에 천천히 얘기하도록 합시다.”

“네. 걱정을 끼쳐 드려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정말 감사합니다.”

진우가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인사하자 소장은 미소를 지은 채 진우의 어깨를 툭툭 치더니 기지로 들어갔다. 그를 따라 함께 있던 구조대원들이 진우를 힐끔힐끔 뒤돌아보며 사라졌다.

*  * * * *

오랜만에 욕조에 따뜻한 물을 가득 담아 몸을 담그고 기대 있자니 진우는 온몸이 녹아드는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근 게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오래 전 일처럼 느껴졌다. 한참을 그렇게 누워있던 그는 식사가 준비되었다는 연락을 받고서야 비로소 몸을 일으켜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한동안 타잔처럼 아랫도리만 가린 채 벌거숭이로 살았더니 목욕 후 옷을 입는 간단한 일 만으로도 문명 세계로 돌아왔다는 실감이 들었다.

진우가 식당으로 내려가자 최현과 조세연 박사는 물론, 소장까지 미리 와 식탁에 앉아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이미 아침을 먹은 터라 함께 식사를 하지는 않았지만 모두들 진우에게 할 말이 많은 눈치였다.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된 식사를 하는 것인데도 사람들이 주위에 앉아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으니 밥이 목구멍에 걸리는 느낌이었다.

“주방장이 네 귀환을 축하하기 위해서 특별히 크롱 스테이크를 준비했다.”

조세연의 말에 진우의 표정이 어색하게 변했다.

“며칠 동안 내내 크롱 고기만 먹었는데...”

“그래? 네가 직접 사냥했니?”

“네. 대수림을 벗어나자마자 총으로 쏘아 한 마리를 잡았거든요. 별로 많이 먹지도 못해 대부분 트럭에 그냥 남아 있어요. 냉동 장치가 고장 나서 조금 상했을지도 모르겠네요.”

마침 식당으로 들어오던 남경호 주방장이 진우의 얘기를 듣고 말을 걸었다.

“그렇잖아도 트럭에 실린 크롱을 보았다. 근데 도대체 뭘 어떻게 해서 잡았기에 크롱이 그 지경이 된 거냐?”

그 말을 듣고 사람들의 고개가 주방장에게로 향했다. 최현이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 지경이라니요? 크롱이 어떻게 됐는데요?”

“직접 와서 한 번 보시는 게 나을 겁니다. 저도 그렇게 죽은 녀석은 처음이라...”

그 얘기를 듣고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나가 트럭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마침 입맛도 별로 없던 차라 진우도 입에 들어 있던 음식을 꿀꺽 삼키고는 사람들을 따라 나갔다.

*  * * * *

“야, 얘가 왜 이렇게 됐냐?”

최현이 크롱의 사체를 확인하고는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진우에게 물었다.“

“저, 그게. 총으로 쏴서 잡았어요.”

“총? 대포가 아니고? 하긴 너한테 대포가 있었을 리도 없지. 근데 총 맞은 시체가 왜 이래?”

트럭에 실린 크롱은 등 한 가운데부터 그 위까지 커다란 구멍이 나 있어서, 등 부분은 아예 어디로 사라졌는지 보이지도 않았다. 진우의 말대로라면 총 한 방에 그 큰 놈이 거의 두 동강이 나버렸다는 얘기였다.

“그게 처음에는 그냥 칼로 잡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총알에 마나를 실어서 쏘면 어떻게 될지 궁금해져서요. 처음에는 잘 되지 않아서 한참을 고생했는데, 계속 연습을 하니까 되더라고요. 그 총알을 넣고 쐈더니 저렇게 돼 버렸어요.”

“총알에 마나를 실어서 쐈다고?”

조세연과 최현이 합창을 하듯 물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소장과 남경호 주방장의 얼굴도 어색하게 굳었다. 사람들이 모두 말을 잇지 못하고 서로의 얼굴만 쳐다보았다. 침묵을 지키던 소장이 입을 열었다.

“진우 군. 식사가 끝났으면 우리 얘기를 좀 합시다. 서로 할 얘기가 굉장히 많을 거 같군요.”

“네. 저도 드릴 말씀이 있어요.”

“그럼 기지장 사무실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식사 끝나면 그리로 오세요.”

소장과 조세연, 남경호 주방장이 차례로 트럭을 떠나자 최현이 진우를 쳐다보더니 입꼬리를 비틀며 말했다.

“요 녀석. 애써 총알에 마나를 실은 건 기특하다만, 먹을 걸 한 방에 날려 버리다니. 너 아직 배울 게 많구나.”

진우도 할 말이 없어 머리만 긁적였다.

============================ 작품 후기 ============================

/죄송해요 : 제 글을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10연참이라니요, 저 그러다가 죽습니다. ㅡ.ㅡ오늘 연재분은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다기보다는 스토리 진행에 관한 것들이고, 저도 빨리 헌터학교로 넘어가고 싶어서 3연참 합니다. 내일 혹시 글이 잘 나가면 비축분 고려해서 한 번 더 3연참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써 보고 결정하겠습니다. 글에 여유가 없으면 가끔 실수가 생기더라구요. ^^;

/렌치 ; 여주가 등장한다고 해서 어설픈 러브라인이 난무하는 일은.... 하하 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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