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행성 헌터-18화 (18/235)

18화

다음날 트럭을 부상시켜 출발하자마자 최현은 옆자리에 앉은 진우에게 마나 헌터들이 수행해야 할 명상 훈련에 대해 설명했다.

“호흡을 통해 단전을 형성하고 거기에 기를 모은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발현을 할 수 있는 헌터들이 알아 낸 것은 그와는 달라. 일단 체내의 마나를 느끼게 되면 그것을 온몸에 고르게 펼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모으는 게 아니야. 여기서 고르게 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똑같은 양으로 분산시키는 걸 말하는 게 아니다.”

말을 하던 최현은 옆자리의 진우가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모습을 보더니 혀를 찼다.

“강의하는 게 아니니까 눈 감고 명상하면서 들어라.”

진우는 그의 말에 살며시 눈을 감았다. 그러자 최현의 설명이 계속되었다.

신체 기관은 복잡하다. 그렇기 때문에 뼈와 피부, 내장과 뇌에 적절한 마나의 양은 같은 것이 하나도 없었다. 같은 내장이라도 간과 콩팥에 머무는 마나의 양이 달랐다. 몸 전체에 마나를 고르게 퍼뜨리면서 각각의 신체 부위마다 그에 맞는 마나를 머물게 해야 했다. 이론상으로 볼 때 궁극적으로는 세포 하나하나마다 적절한 양의 마나가 깃들게 하는 게 중요했다.

명상을 통해 자신의 몸과 마나를 느끼고, 마나가 의지에 따라 적절하게 흩어져 세포 하나하나에 편안하게 머물 수 있게 해야 했다. 그걸 잘 할수록 몸이 받아들이는 마나의 양이 많아졌다. 마나는 형체나 공간의 제약이 없었다. 몸이 마나를 자연스럽게 여길수록, 마나가 몸을 편하게 여길수록, 받아들일 수 있는 마나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최현의 설명을 거칠고 어려웠지만 그러면서도 뭔가 매력적이었다. 진우는 설명을 들으면서 자기도 모르게 눈을 감고 체내의 마나에 정신을 집중시키고 있었다.

“마나가 많이 깃들고, 그 상태가 편안하게 느껴질수록 신체는 강건해진다. 강해진 신체는 더 많은 마나를 수용하기 좋은 상태로 변하지. 상호작용이라고 할 수 있는 거야. 몸에 마나가 축적되면 그것을 필요에 따라 운용할 수 있어야 해. 상처가 난 곳에 마나를 집중시키면 회복이나 재생 속도가 빨라진다. 팔이나 다리의 근육에 마나를 모으면 순간적으로 강력한 힘을 낼 수가 있지. 마나의 이동은 의지에 반응해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명심하도록.”

진우의 머릿속에 의지라는 말이 선명하게 들어왔다.

“의지는 강하기보다는 자연스러워야 한다. 마나는 본질적으로 자유롭다. 명령하려 들지 말고 대화한다고 생각해라. 마나와 나누는 대화가 능숙해질수록 의지가 쉽게 전달되고 마나의 반응속도가 빨라지는 거야. 나중에는 생각이 일면 마나가 그곳에 가 있는 단계까지 이를 수 있지. 궁극적으로는 마나가 나이고, 내가 마나인 경계, 마나와 나의 구분이 사라지는 경지에 도달해야 하는데, 최소한 이런 경지에 발이라도 들일 수 있어야 비로소 발현의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최현의 말을 들으면서 진우는 자연스럽게 체내의 마나를 느끼고 있었다. 어제 몸속을 소용돌이치며 흘렀던 놈들이 곳곳에 덩어리져 뭉쳐 있는 것이 느껴졌다. 그는 마나를 살살 달랬다. 마음속으로 녀석들을 툭툭 치기도 하고, 살살 어루만지기도 하였다. 내 손을 잡아라. 친하게 지내자. 진우는 마나와 대화를 시도했다.

몸속에 뭉쳐 있던 마나들이 점점 풀어지더니 실처럼 가늘게 늘어지기 시작했다. 마음을 더욱 더 가라앉히고 몸속을 들여다보고 있으려니까 가늘게 늘어진 마나들이 움찔거리며 몸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것이 느껴졌다. 허파를 가만히 감싸기도 하고 심장을 콕콕 찌르기도 했다. 일부는 목을 타고 올라가 머릿속을 꿈틀거리며 돌아다녔다. 마치 들어갈 집의 상태를 점검하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 동안에도 귀로는 최현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또렷하게 들려왔다.

“체내에 마나가 쌓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마나는 모든 것에 깃들지만 그중에서도 생명체를 좋아한다고 알려졌지. 격렬한 신체활동은 마나의 반응을 활성화시켜 좀 더 많은 마나를 몸 안으로 유도하기에 좋다. 그래서 헌터 교육의 시작은 언제나 강한 육체적 훈련이 주가 되는 거야. 동일한 신체 활동을 통해서도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마나의 양은 제각각인데, 그게 소위 말하는 헌터로서의 재능인 셈이지.”

그렇다면 진우는 그 재능이 아주 뛰어난 것임 틀림없었다. 고작 한 달 남짓 케이튼에서 훈련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그의 몸 안에는 상당한 양의 마나가 쌓여 있었다.

“마나가 일정량 이상 쌓이면 드디어 몸이 마나라는 이질적인 존재를 느끼기 시작하는데, 사람마다 약간씩 다르지만 그 양이 대개 100P다. 그래서 그게 마나헌터로 도약하는 기준이 되는 거지. 이 단계에 이르면 명상을 통해 신체가 마나를, 그리고 다른 의미에서는 마나가 신체를 거북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존재로 받아들이게끔 유도해야 해.”

진우는 이미 자신의 몸 안에 있는 마나를 느끼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는 케이튼 행성에 온지 불과 한 달 만에 100P 이상의 마나를 축적했다는 뜻이었다.

“이 단계에서는 몸과 마나를 자신의 의지로 얼마나 자연스럽게 조화시키고 운용할 수 있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지. 여기서 실패하면 몸이 불편한 마나를 거부하게 되고, 그러면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는 선까지 체내에 쌓였던 마나가 도로 빠져나가게 돼. 그래서 마나와의 대화에 서툰 녀석들은 평생 전문 헌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거야.”

진우는 자신의 몸 구석구석을 건드리며 탐색하는 마나의 가닥들을 달랬다. 녀석들은 머뭇거리며 그의 초대에 쉽게 응하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마나 가닥들이 확 풀어지면서 안개처럼 흩어졌다. 흩어진 마나들이 봄날 눈 녹은 물이 땅속으로 사라지듯이 몸속으로 배어들기 시작했다. 순간 엄청난 쾌감이 온몸을 덮쳤다. 그건 육체적인 쾌감이라기보다는 한없는 정신적인 고양 같은 것이었다. 어찌나 좋던지 하마터면 명상을 깨고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지를 뻔했다. 귓속으로 들어오던 최현의 목소리가 사라졌다.

“발현의 단계에 접어들면 체내의 마나가 헌터의 신체적, 정신적 특성에 따라 일정한 성질을 띠게 된다. 그에 따라 중급 헌터들은 어제 말한 몇 가지 유형으로 크게 나뉘는 거야. 물론 유형이 같다고 모든 점에서 같은 건 아니야. 사실상 무수히 많은 종류가 있지. 정확하게 말하면 헌터의 수만큼 유형의 종류도 많다고 할 수 있지. 헌터마다 각자의 마나들이 발현 단계에서 자신의 고유한 특성에 따라.... 엥?”

최현은 설명을 계속하다 문득 진우의 반응이 너무 조용하다는 것을 깨닫고 옆을 돌아보았다. 그리고는 한 눈에 지금 그가 마나의 안착에 성공했을 때나 얻을 수 있는 정신적 고양의 상태에 빠져들었음을 알 수 있었다. 진우의 입가에 너무나 따뜻하고 행복한 웃음이 어려 있었던 것이다.

“기가 막히네, 정말. 내가 진짜 이런 말 하면 안 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정말 욕 나오는 놈일세. 뭐 이런 녀석이 다 있냐?”

명상 첫날에는 집중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어 하는 게 보통 마나 각성을 위해 도전하는 이들의 정상적인 수준이었다. 그런데 보아하니 진우는 이미 각성에 성공한 것으로 보였다. 그 결과로 나타나는 게 정신적 고양이기 때문이었다. 녀석은 지금 구름을 뚫고 하늘로 오르는 기분일 게 틀림없었다.

한 번이라도 정신적 고양을 경험하면 마나가 몸속에 자연스럽게 안착하면서 하급 헌터로서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된다. 다음 단계인 발현으로의 도약에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지만, 일단 도로 평범한 전문 헌터로 돌아가는 일은 없게 되었다는 뜻이었다. 비교적 재능이 있고 마나 축적이 충분히 된 녀석들도 명상 수련을 시작한 뒤 최소한 몇 달은 고생해야 각성에 성공하는 게 상식이었다. 지금까지 가장 빨리 각성에 성공했다는 사람도 한 달이 걸렸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런데 진우 이 녀석은 명상에 들어간 첫 날, 첫 명상에서 단숨에 그 단계에 도달했다. 그것도 하늘을 나는 트럭 안에서. 최현으로서는 듣도 보도 못한 기담이 아닐 수 없었다.

“어이구. 소인은 그냥 트럭이나 몰지요. 어린 도사님.”

나름 실력 있는 신체형 마나 헌터로 인정받고 있는 최현의 작은 투덜거림이었다.

*  * * * *

진우가 명상에서 깨어난 것은 점심시간이 다 되었을 때였다. 그는 깨어나자마자 깊게 숨을 내쉬더니 최현을 돌아보며 들뜬 목소리로 외쳤다.

“선생님. 저 마나를 몸에 퍼뜨리는 데에 성공한 거 같아요.”

최현이 운전대를 잡고 전방을 주시한 채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없이 한 손을 치켜들었다. 어리둥절한 눈빛으로 그걸 보던 진우가 싱긋 웃으며 짝 하고 손바닥을 마주쳤다. 하이파이브. 그제야 최현이 진우를 돌아보며 넉넉한 웃음을 지어주었다.

“축하한다. 이 괴물 자식아.”

그날 저녁의 야영지에서 최현은 진우에게 검술 훈련 대신 명상을 시켰다. 몸 안에 안착한 마나를 제대로 느끼고 운용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너무 빠른 진우의 성취가 다소 불안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진우는 최현이 대도를 옆에 두고 지켜보는 가운데 밤이 깊도록 명상에 몰입하였다. 엷은 미소를 띤 얼굴이 갈수록 편안해졌다.

지켜보고 있던 최현은 문득 진우가 발현 단계에 이르면 마나의 특성이 어떻게 변할지 궁금해졌다. 지나치게 빠른 성취로 사람을 놀라게 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끝없이 그 다음 단계가 무엇일지 궁금하게 만드는 녀석이었다. 그는 자신이 어쩌면 역사에 길이 남을 영웅이 알을 깨는 모습을 지켜본 산증인이 된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현의 얼굴에도 따뜻한 미소가 어렸다.

그날 밤 진우가 명상에서 깨어나 텐트에 들어가 잠이 들었을 때 배 위에 올려놓은 마나스톤의 진동이 전보다 더 거세졌다. 마나를 안착시킨 뒤 진우의 감각은 전보다 훨씬 예민해졌는데도 그는 마나스톤의 진동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모든 것이 편안한 밤이었다.

다음날 정찰을 마친 뒤에 최현은 다시 한 번 몬티를 잡아와 진우와 대결시켰다. 하지만 몬티와의 두 번째 대결은 불과 1분 만에 진우의 손쉬운 승리로 끝나고 말았다. 이미 녀석의 습성에 익숙해진 진우가 몇 번의 시도 끝에 단칼에 놈의 허리를 갈라버린 것이다. 전과는 달리 사방에 피가 튀는 바람에 진우의 얼굴이 다소 핼쑥해졌다. 최현이 급히 땅을 파서 몬티의 시체를 묻고는 주변을 정리한 뒤 차를 권했다. 잠시 명상을 하자 마음이 빠르게 가라앉았다. 몸과 마음 모두 갈수록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었다.

며칠 동안 더 정찰하면서 두 사람은 드디어 대수림 깊은 곳까지 탐색의 범위를 넓혔다. 그동안 최현은 맹수와의 대결을 그만두게 하고 진우에게 검법과 권법만을 수련하게 했다. 마수가 아닌 맹수들은 수련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지만, 정작 마수는 여전히 너무 위험한 상대였다.

마나를 각성하고 나서도 진우의 운동 신경은 여전히 인식 속도를 온전히 따르지 못했다. 이제는 최현도 진우의 운동신경에 단순한 둔함 이상의 어떤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래도 더 열심히 훈련시키는 것 이외에는 그가 더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 실제로 처음 케이튼 행성에 도착했던 때에 비하면 진우의 반응속도나 정확성은 놀라울 정도로 좋아진 것이 사실이었다. 다만 그는 여전히 인식속도를 따르지 못하는 자신의 몸에 답답해하고 있었다. 최현은 슬슬 수련을 끝낼 때가 되었음을 느꼈다.

“내일은 그만 기지로 돌아가기로 하자. 이미 기지를 떠난 지 이십일 가까이 지났고, 대수림 탐사도 웬만큼 충분히 된 것 같다. 더 이상 머뭇거리기보다는 돌아가서 보고를 하는 게 낫겠다. 너도 지구로 돌아가서 슬슬 입학식 준비를 해야 할 테니까.”

“네.”

그의 말에 진우도 얼른 돌아가서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영을 시작한 이래로 몸을 제대로 씻을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던 탓이다.

*  * * * *

‘모든 사고와 사건은 방심했을 때 일어난다는 말이 그렇게 잘 들어맞을 줄은 몰랐다.’

지구로 돌아온 최현이 시간이 한참 흐른 뒤 당시의 일을 회상하면서 내뱉은 말이었다. 밤하늘의 별을 보며 생각에 잠겨 걷다가 우물에 빠지는 바람에 사람들의 조롱을 받았다던 그리스의 어느 철학자처럼, 그들은 모든 것이 평온하게 보였던 귀환길에서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횡액을 당했다. 위험은 가장 안심하고 있던 때에, 그것도 걱정조차 하지 않고 있던 하늘로부터 왔다.

트럭의 방향을 기지 쪽으로 돌려 대수림 위를 날면서 최현과 진우 모두 마음이 한껏 풀어져 있었다. 대수림이 위험한 곳이기는 하지만 지난 이십여 일 동안 그들은 큰 위험을 겪지 않았다. 대수림 위로만 날며 정찰했기 때문에 실제로 위험한 마수나 맹수와 직접 마주친 일이 거의 없었다. 야영 장소 부근에서 어쩌다 만난 마수들도 최현의 대도를 이기지 못했다.

오히려 네 차례나 실전 훈련을 빙자해 맹수와 격돌했던 일이 직접 상대했던 진우에게나, 그걸 초조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던 최현에게나 가장 살벌한 경험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진우 역시 진정으로 생명의 위협에 부딪혔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대결을 할 때마다 바로 옆에 최현이라는 안전장치가 언제나 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수림의 중간에서 화산지대 쪽으로 쑥 들어간 곳에 커다란 호수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먼저 발견한 것은 진우였다. 그는 마나를 각성한 이후로 눈이 크게 밝아졌다.

“어? 저기 저쪽에 굉장히 큰 호수가 있네요. 호수 가운데에 섬도 있는 것 같은데요?”

진우의 말을 듣고 최현이 고개를 뒤로 돌려 트럭 뒤편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의 눈에도 지평선 끝에 걸려 있는 호수가 보였다.

“그렇구나. 대수림 안쪽 어딘 가에 호중도(湖中島)가 있는 큰 호수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저게 아마 그건가 보다. 말만 들었지 나도 직접 보기는 처음이네.”

“진즉에 발견했으면 한 번 구경삼아 가 볼 걸 그랬네요.”

“그러게 말이다. 아쉽지만 다음에 또 기회가 있으면 가보도록 하자. 일단은 기지로 돌아가는 게 먼저니까.”

관광이 아니라 탐사와 훈련을 위해 나선 길이었다. 두 사람은 곧 호수로부터 시선을 돌려 눈앞에 펼쳐진 광활한 대수림의 모습을 내려다보며 트럭을 몰았다. 일정이 거의 끝나가고 있었고, 진우에 대한 훈련은 예상 밖의 성과를 거두었다. 기지로 돌아가 보고를 마치면 편안히 쉴 수 있다는 기대가 두 사람의 마음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래서 잠시 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트럭 뒤편의 호수로부터 커다란 괴조 두 마리가 날아올라 쏜살같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것이 화근이었다.

핸들을 잡고 있던 최현은 문득 뒤쪽에서부터 무언가 날카롭게 바람을 가르며 다가오는 소리를 들었다. 그가 알고 있는 한 대수림에는 공중에서 그들이 타고 있는 트럭을 위협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런데 무슨 일인가 싶어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뒤를 바라보았을 때 처음 보는 엄청난 크기의 괴조 두 마리가 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코끼리 두 마리를 늘어세운 것 같은 커다란 몸뚱이를 한 괴조들이 각각 이십 미터가 넘어 보이는 날개를 양쪽으로 활짝 펴고 쏜살같이 트럭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제기랄. 어디서 저런 놈들이...”

그는 괴조들을 피하기 위해 순간적으로 트럭의 기수를 내려 숲 속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러나 트럭이 미처 대수림의 나무들 사이로 내려가기도 전에 짐칸 부근에 엄청난 충격이 전해졌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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