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눈부시게 빛나는 날’의 목장 장면이 방영되고 지리산 농부들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실시간 검색어에 금민서 아이스크림이 잡혔어요.”
백민석이 모니터를 보며 소리쳤다.
2007년, 유명 포털에서 실시간 검색어란 서비스가 처음 도입된 해였다.
실시간 검색어에 금민서 아이스크림이 빠른 속도로 올라오고 있었다.
금민서와 관련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벌어진 현상이었다. 그녀가 인터뷰 중 언급한 아이스크림도 화제의 대상이 됐다.
지금 당장 판매의 도움이 되는 건 아니었지만, 고무적인 현상이었다.
“지금이 목장 아이스크림을 알릴 최적의 순간입니다.”
“목장 아이스크림이 아니고, ‘이엘로’죠.”
한기탁이 웃으며 말했다.
난 고개를 끄덕이고, 말을 이었다.
“실시간 검색어에 잡혔다고 좋아하긴 이릅니다. 지금은 작은 불씨가 붙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언제 꺼질지 모르는 일이라서요.”
“저도 동의합니다. 대중의 관심은 순식간에 식어버리니까요.”
한기탁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아이디어를 모아보죠.”
동료들과 눈길을 교환하며 말했다.
경영지원팀의 박태호가 입을 열었다.
“그때 제가 찍은 사진을 활용하면 어떨까요?”
“어떤 식으로 이용할 생각이죠?”
“금민서의 기사와 함께 제가 찍은 사진을 동시에 올리는 방법입니다. 거기에 우리 제품의 이미지도요.”
박태호는 초상권의 문제가 되지 않을 수준으로 사진을 찍었다.
드라마 ‘눈부시게 빛나는 날’ 촬영팀 팻말과 목장의 전경이 담긴 사진은 전문가의 솜씨 같았다.
중요한 건, 드라마 촬영지가 지리산 농부 목장이란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었다.
기사엔 목장에서 직접 만든 아이스크림이란 글이 있었기에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요거트 체험단도 활용하면 어떨까요?”
백민석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요거트 체험단 활동을 했던 소비자들에게 아이스크림의 리뷰를 쓰게 하는 겁니다. 금민서가 먹었던 아이스크림이 우리 제품이라고 하면 반응이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아이디는 좋은 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을까요?”
“이메일로 무료 쿠폰을 발행하면 빠르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요거트 체험단만큼 우리 제품을 신뢰하는 이들도 없었다. 체험단 이벤트가 끝난 뒤에도 자발적으로 리뷰를 올리는 이들도 있었다.
간접 광고로 시너지를 얻은 상황이었다.
그들도 관심을 보일 것이다. 확산에 도움이 될 아이디어였다.
“웰빙 열풍을 이용하는 건 어떨까요?”
한기탁이 말했다.
“웰빙은 요즘 뜨는 트렌드 중 하나죠.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목장 요거트가 잘 나가는 것도 웰빙 트렌드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죠.”
“그 말엔 동의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이 좋을까요?”
“블로그를 포함한 모든 홍보물에 웰빙 요소를 삽입하는 겁니다. 체험단 리뷰를 받을 때도, 웰빙 요소를 자연스럽게 끌어낼 수 있습니다. 합성 감미료 없이 꿀을 넣었는데 맛의 차이가 있는지 묻는 방식이죠.”
리뷰어에게 특정한 질문을 던지고, 자연스럽게 우리가 원하던 답을 얻는 방식이었다.
“그리고 한가지 당부하고 싶은 내용이 있습니다.”
“뭔가요?”
“이번 간접 광고를 통해 아이스크림이 부각되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아이스크림에만 치중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제품은 아이스크림만 있는 건 아니니까요. 프리미엄 목장 요거트도 있습니다. 블루베리 요거트도 있고요.”
경영지원팀장다운 의견이었다.
“저에게도 아이디어가 하나 있습니다.”
쇼핑몰운영팀의 천희석이었다. 조용히 이야기를 듣고만 있던 그가 말을 꺼냈다.
그가 어떤 의견을 낼지 궁금했다.
“말씀하세요.”
“아이스크림 체험단에게 리뷰를 받을 때 이벤트를 하면 어떨까요?”
“이벤트요?”
“경영지원팀장님의 말대로 저희 제품은 하나만 있지 않습니다. 양초도 주요한 상품 중 하나입니다. 현재 지리산 농부들의 주력 상품이기도 하고요.”
“양초를 가지고 어떻게 하자는 말씀이죠?”
“아이스크림 모양의 양초를 만들어서 선물로 주는 이벤트입니다. 가장 많은 반응을 얻은 사람에게 콘 모양의 양초를 선물로 주는 거죠.”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스크림과 요거트에 천연 벌꿀이 들어간다는 사실도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었다.
양초 매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었다.
“이벤트 선물은 양초 학교에서 만들면 어떨까요?”
“좋습니다.”
사무실 식구들 모두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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