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2. (12/205)

“누추한 곳까지 방문해 주시다니.”

엄마가 황유신 선생을 마주하고 말했다.

부모님께 약속을 지키고, 선생님에게 근사한 대접도 하고 싶었다.

난 선생님을 집 안으로 모셨다.

엄마는 실력을 발휘해 진수성찬을 마련했다.

트렁크에서 내릴 짐도 많았다. 곶감과 감식초는 황유신 선생님의 선물이었다.

중요한 건, 곶감 걸이들이었다. 이건 무조건 사야 했다.

인터넷에도 물건이 없을 때였다. 대량으로 곶감을 만드는 상주에서만 있었다.

그것도 아는 사람에게만 판매했다.

난 선생님을 통해 곶감 걸이 30만 개를 구매했다.

현찰로 삼백이었다. 선생님을 통했기에 원가에 살 수 있었다.

다행히 나에게 종잣돈이 있었다.

틈틈이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며 벌어둔 돈이 오백 정도 있었다.

현찰로 삼백을 지불하고도 돈이 남았다.

짐을 다 내리고 거실로 들어가자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렸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황유신 선생님이 만든 곶감을 맛보고 있었다.

“이게 정말 대봉감으로 만든 곶감인가요?”

“그렇습니다.”

“정말 맛있네요. 여태까지 이걸 몰랐네요. 대단하십니다.”

“대단한 사람은 내가 아니죠.”

황유신은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켰다.

“대단한 건 저 친구죠. 앞으로 대성할 아이입니다.”

난 그 말에 가볍게 미소 지었다. 아버지는 아들 칭찬이 듣기 좋았는지, 하나 남은 송이주를 땄다.

간만에 즐거운 시간이었다. 다들 기분 좋게 한 잔씩 했다.

“아드님이 다짜고짜 저를 찾아와서는 부자 농부가 되겠다고 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요? 저 녀석이 그런 말을 했나요?”

엄마는 귀를 세우고 황유신 선생의 말을 들었다. 집안에 이야기꽃이 활짝 피어났다.

“왜 안 먹고?”

난 음식만 챙기는 가희에게 물었다.

“먹으면 한잔하고 싶을까 봐.”

“너도 한잔해.”

“난 선생님 모셔다드려야지.”

“괜찮아. 우리 집에 하룻밤 주무셔도 되니까.”

“정아 여사님에게도 약속했어. 오늘 꼭 모시고 오겠다고.”

“그래?”

우선은 그냥 넘어갔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에게 문제가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고향에 도착한 후부터 얼굴이 좋지 않았다.

황유신 선생은 근 한 달간의 이야기를 맛깔나게 말씀하셨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들의 활약상을 들으며 좋아했다.

식사를 다 마치고 차를 마실 때였다.

아버지가 나를 불렀다.

“잠깐 나와 이야기 좀 할까?”

아버지가 대문을 나가기 전까지는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는 집 앞 텃밭을 서성였다.

얼굴이 굳어 있었다.

“무슨 말씀하시려고 이렇게 뜸을 들이세요?”

난 가벼운 말투로 아버지에게 물었다.

“네가 한 부탁 말이다.”

부탁이라면 하나밖에 없었다. 동네 사람들에게 신용거래로 감을 사는 일이었다.

통화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했었다. 지금은 분위가 달랐다.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그게 한 집이 문제인데. 그 집이 안 한다고 하면 다른 집도 영향을 받을 게 걱정이구나.”

“대체 어느 집이에요?”

동네에서 부모님의 평판은 좋은 편이었다. 신용거래가 문제없을 거라고 생각한 이유기도 했다.

“그게, 말이다. 가희네 집이다.”

“네? 가희네 집에서요?”

동네에서 가장 큰 과수원집이었다.

아버지 말처럼 다른 집에도 영향을 끼칠 정도로 힘이 있었다.

“이유가 뭔가요?”

“그 양반이 도통 말을 하지 않아서….”

곶감을 만들기 위해선 무조건 감이 필요했다. 신용거래는 동네의 이점을 살린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모두가 다 동의할지는 미지수였다.

난 최악의 경우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때 쓸 카드도 미리 준비하고 있었다.

이제 카드를 꺼내야 할 때였다.

거래의 조건

“하룻밤 묵고 가시지, 그냥 가시게요?”

“더 있다가 또 어떤 꼬임에 빠질지도 모르니까.”

황유신은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말했다. 오늘따라 호랑이 눈썹이 온순한 양처럼 보였다. 난 운전대를 잡은 가희에게 시선을 돌렸다.

“운전 조심하고.”

“알았어.”

“선생님 모셔다드리고 곧장 하동으로 올 거지?”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너에게 할 말 있어. 도착하면 전화해.”

황유신 선생을 태운 자동차가 하동을 떠났다.

그들을 배웅하고 집과는 반대 방향으로 걸었다. 만날 사람이 있었다.

가는 길목마다 감나무가 보였다. 감이 무르익는 계절이었다.

수확할 때가 돼가고 있었다.

‘정길산 과수원.’

난 명패를 확인하고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가희네 아버지가 운영하는 과수원이었다.

마을에서 가장 큰 과수원으로 주력 상품은 대봉감이었다.

대형 과수원답게 대봉감 말고도 상품이 많았다. 배와 사과나무를 재배하는 공간도 족히 만평이 넘었다.

‘무슨 수를 쓰든, 그의 감을 산다.’

그가 거절했다는 건, 무언의 압력이었다. 1등 과수원의 거절은 다른 과수농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었다. 무조건 그의 감을 사야 하는 이유였다.

처음부터 공격적으로 나갈 생각은 없었다. 계획대로 할 생각이었다. 그와 만나기 전 과수원을 돌며 상황을 파악했다.

나무에서 떨어진 배를 보며 뉴턴처럼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이었다.

등 뒤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렸다.

“거기 있는 게 누군가?”

정길산 과수원의 주인, 정길산이었다. 아주 오래전이지만 본 기억이 있었다. 그는 경계하듯 날 바라봤다.

정길산은 마르고 눈이 큰 남자였다. 커다란 눈망울이 내 속을 들여다보는 것만 같았다.

“어르신 안녕하셨는지요. 전 이 동네 사는 김덕명이라고 합니다.”

“김덕명이라면 가희랑 상주에 같이 간.”

“맞습니다. 가희랑은 어릴 때부터 친구고요.”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남의 농장에 함부로 들어오다니.”

“죄송합니다. 어르신을 찾는 중이었습니다.”

“자네가 날 왜 찾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말해 보게.”

정길산은 내 눈을 똑똑히 바라보며 말했다. 그는 내가 자신의 딸과 상주에 갔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 말을 할 때 안면 근육이 미세하게 떨렸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신경질이 날 때 반응이었다.

감을 사겠다고 말하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불 보듯 뻔했다.

그래도 공은 던져야 했다.

“감을 사고 싶습니다.”

“얼마 전에도 들었네. 자네 아버지가 찾아왔었지. 그때도 말했지만 난 신용거래는 따윈 하지 않네.”

“부탁드리겠습니다. 절대 돈을 떼먹지 않겠습니다.”

“대봉감으로 곶감을 만들 계획이라고 들었네. 난 그 계획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네. 돈은 고사하고 손해만 볼 사람에게 신용거래로 감을 팔 수 없네. 돌아가게.”

처음부터 예상했던 반응이었다. 난 준비한 카드를 꺼냈다.

“그럼 증거를 보여드리면 저와 거래를 하시겠습니까?”

“증거?”

“제가 물건을 팔 수 있다는 증거요.”

난 나무 밑에 떨어진 배를 주우며 말했다.

“어르신은 흠집이 난 과일을 어떻게 처리하십니까?”

“무슨 소리를 하려는 겐가?”

그는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팔 수 없는 상품이라 즙으로 만들거나 지인들에게 싼 가격으로 파시죠?”

“그렇네.”

“이런 과일들이 제법 많아 해마다 고민이 많으시죠?”

“그것들을 다 팔아주기라도 하겠다는 건가?”

“제 마음을 읽으셨군요. 맞습니다.”

정길산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해마다 흠집이 난 과일 때문에 여간 난감하게 아니었다. 거래하는 도매상은 상품성이 좋은 것만을 원했다.

그의 말대로 흠집이 난 배와 사과는 즙으로 만들거나 싼 가격에 넘길 수밖에 없었다.

“자네는 사람을 속이는데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것 같군.”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내 딸도 그렇고, 지금은 나까지 속이려 하지 않나?”

“전 누구도 속인 적이 없습니다.”

“그럼 자네 말을 믿어도 된다는 말인가? 흠집이 난 과일을 모두 팔아 주겠다는 소리를.”

“네. 사실입니다.”

정길산은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나를 보았다.

“그럼, 좋네. 다만 한 가지 조건이 있네.”

“말씀하시지요.”

“자네 말대로 흠집 난 과일을 전부 팔아준다면 신용거래를 하지. 반대로 자네가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나에게도 조건이 하나 있네.”

“말씀하시죠.”

“내 딸과 만나지 말게.”

“혹시, 이유를 알 수 있겠습니까?”

“그 아이는 내년에 결혼할 걸세. 괜한 오해를 사게 하고 싶지 않군.”

“어르신의 말씀 잘 알아들었습니다. 만약 제가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말씀처럼 하겠습니다. 그런데 저도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흠집 난 과일이 얼마나 나올지 모르지만 판매가 이뤄진다는 건, 저의 노동력과 더불어 수익이 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약속한 대로 판매가 이뤄지면 중개료로 수익의 10~20프로는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장난이나 내기가 아니니까요. 어디까지만 합당한 거래라고 생각합니다.”

“자신만만하구만. 뭐 그리하지. 어차피 자네 말대로 되지도 않을 거지만.”

“안 될 거라고 단정하시는군요. 그럼 중개료로 20프로를 받아도 되겠습니까?”

“마음대로 하게.”

“감사합니다.”

난 그에게 깍듯하게 인사를 하고 과수원을 빠져나왔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날 못마땅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절대로 내 말처럼 되지 않을 거라는 얼굴이었다.

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일의 순서부터 정리했다.

‘감을 사기 위해서라도 채비를 서둘러야 한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한 주 뒤에 서울로 올라가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당장 행동할 필요가 있었다.

식사 후 부모님에게 서울에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거니 걱정하지 말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가희와도 이야기해야 했다.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고 그 순간 가희에게 전화가 왔다.

“나 왔어. 그런데 할 말이 뭐야? 혹시 내일 하면 안 돼. 오늘 좀 피곤해서.”

“나 오늘 너희 아버지 만났어. 그 이야기 좀 하려고.”

아버지라는 말이 나오자, 피로가 사라진 듯했다. 당장 만나자며 오히려 시간을 재촉했다.

나와 아버지가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궁금한 모양이었다.

우린 마을 회관 앞 정자에서 만났다.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아무도 없었다.

“아버지랑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한 거야?”

평소답지 않게 좀 흥분한 모습이었다.

“뭐가 그리 급해?”

“둘이 무슨 말을 했는지 궁금해.”

“과수원에서 처치 곤란한 과일을 대신 팔아주겠다고 말씀드렸어.”

“흠집이 난 과일 말이야?”

“맞아.”

그녀는 예상치 못한 전개에 당황한 듯 보였다.

“네가 왜 그런 일을?”

“아버지와 거래를 하고 싶어서.”

“거래?”

“곶감을 만들려면 감이 필요하잖아. 우리 동네에서 대봉감 하면 ‘정길산 과수원’을 빠트릴 수 없고.”

“감 때문에 그랬구나.”

그녀는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난 다른 이야기는 꺼내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녀의 결혼 문제며, 만약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그녀와 보지 않기로 한 사실까지.

말해봤자 마음만 심란하게 만들 거 같았다.

“그런데 어떻게 팔라고?”

“뭘?”

“그 과일들 말이야. 어디다 팔 작정이야?”

“온라인.”

“온라인? 그게 가능한 일일까?”

그녀의 의아스러운 반응이 이해 갔다.

아직 2000년대 초반이었다. 온라인을 통해 물건을 사고파는 건 개인의 몫이 아니었다.

홈페이지를 하나 만드는 것도 어마어마한 일이라고 여기던 시기기도 했다.

그녀는 도통 모르겠다는 얼굴이었다.

“과일이 안 팔리면 감도 안 판다고 그랬겠네?”

“맞아. 그렇게 약속했어.”

“그 거래 하지 마.”

그녀가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내가 해결할 수 있어.”

“네가 해결한다고?”

“아버지가 그런 게 다 나 때문이거든. 내가 마음에 안 들어서 그래. 그 불똥이 너에게까지 튄 거고.”

“너 때문이라고?”

난 그녀의 말을 가만히 들었다. 마치 고해성사를 하는 사람 같았다. 장황하게 말은 했지만, 요약하면 단순한 문제였다.

아버지는 여느 부모처럼, 그녀가 안정된 직장에서 행복하게 살기를 바랐다. 문제는 그녀였다. 그녀는 소설가가 되기를 열망했다. 대학원까지 다닌 건 글을 쓰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대학원 졸업 후에 글 쓰는 걸 포기했다.

그 뒤로는 모든 일이 엉망진창이 됐다고 했다.

부모님은 결혼이라도 빨리하라며 끊임없이 중매를 주선하고 있다고 했다. 어영부영할 거면 서울에 있는 전셋집도 빼라는 말도 들었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나니 그녀가 집을 갖고 싶다는 말이 이해가 갔다.

난 그녀의 말을 들으며 그녀가 훗날 결혼에 실패한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녀도 나와 비슷했다. 애정도 없는 상대와 무작정 결혼을 한 것이다.

그녀는 풀이 죽은 얼굴로 말했다.

“어수선한 마음을 다잡으려고 고향에 내려왔어. 행운인지 불행인지 모르지만, 널 다시 만나게 됐고.”

“그건 행운이야.”

그녀는 애써 웃는 표정을 지었지만 슬픔이 배어 있었다.

“내가 아버지에게 말할게.”

“뭘?”

“그딴 거래 하지 말고, 감을 내달라고. 그것만 있으면 넌 분명 성공할 수 있는 거야. 빚도 갚을 수 있을 거고.”

“심청이 났네. 곧 인당수에 빠지겠어.”

“넌 어떻게 말을 그런 식으로 할 수 있어?”

“내 말이 어때서. 너도 아버지처럼 날 믿지 못하잖아.”

그녀는 당황한 듯 고개를 저었다.

“이번 일 실패하지 않아.”

내 말에 그녀는 잠시 주춤했다. 난 한 발 더 나가 보기로 했다.

“이번 일 성공하면 나랑 같이 곶감 만들자.”

“곶감을?”

어떤 농사든 혼자서 다 할 순 없었다. 게다가 그녀는 보기보다 손이 빨랐다.

믿을 만한 사람이 필요하기도 했다. 그녀가 다시 상주로 왔을 때 고민했던 일이었다.

“글 쓰는 것도 포기했다며.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고. 그럴 때는 몸 쓰는 일이 최고야. 가까이서 보니까 손재주도 제법 있는 거 같더라. 나랑 같이 일하자. 아버지 일은 내가 해결할 거야.”

“실패하면 어떻게 하려고?”

그녀는 여전히 걱정하는 얼굴이었다.

“너 상주에 같이 가면서 나에게 뭐라고 말했어? 실패할 거라고 했지? 황유신 선생님이 날 받아줄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말했어. 기억나?”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도 실패하지 않아. 그리고 너도 잘 알겠지만, 흠집이 난 과일은 정길산 농장의 영원한 골칫거리기도 하잖아. 이참에 해결하면 아버지도 좋아하실 거야. 그리고 거저 일해주기로 한 것도 아니야. 수익의 20프로를 받기로 했어.”

불안해하던 그녀의 표정이 그제야 좀 펴졌다. 내 얼굴에서 믿음을 보기 시작한 것 같았다.

“정말 자신 있는 거야?”

“나만 믿어.”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다. 나에겐 15년 차 광고 기획자의 경험이 있었다.

농업협동조합의 의뢰를 받고 진행한 광고 프로젝트가 있었다. 그때 광고주가 팔기를 원했던 것은 공교롭게도 흠집 난 과일이었다.

본래의 가격은 아니더라도 제대로 팔기를 원했다.

난 그때 농산물 유통구조의 모순을 발견하고 틈새시장을 찾았다. 흠집과 상관없이 싼 가격에 과일을 사고 싶은 사람들을 알게 된 것이다.

도매로 팔린 과일은 도매상의 마진을 붙여서 비싼 가격에 팔렸다. 과일 가격이 중간 상인의 손에서 제멋대로 움직였다.

온라인을 통해 팔면 중간 상인을 거칠 필요가 없었다. 그걸 원하는 사람들에게 알리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거기에 마케팅 기술을 접목하면 판매는 쉽게 이뤄진 것이다.

문제는 사람들이 물건을 확인하고 살 수 있는 사이트였다. 광고기획자 시절엔 외주로 맡겼지만 지금은 사이트를 구축할 사람이 필요했다.

내가 서울로 올라가는 이유기도 했다.

“나 며칠 서울에 다녀올 거야.”

“서울?”

“만날 사람이 있어.”

“누구?”

“너도 조만간 보게 될 거야.”

난 그녀를 배웅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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