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5화 무법자들의 땅 (3) (155/241)

무법자들의 땅 (3)

“붉은 싸리버섯이라.” 

이 투기장에 단순히 마의만 관련 된 건 아닌 것 같다. 붉은 싸리버섯은 세피로스의 브리더가 자주 사용하는 몬스터다. 

리자드맨 킹을 잡을 때 처리한 거대 붉은 싸리버섯도 있었고, 마의와 브리더가 함께 무언가를 했을 지도 모르겠다. 혹은 둘 다 라시드의 일에 관여 했을 지도. 

“마의를 잡고 브리더까지 낚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마의에게 정보를 얻은 후 꼬리를 물듯이 브리더까지 찾아가면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브리카. 지금 상태는 어때?” 

“가슴이 뜨겁습니다. 보이는 것들을 때려 부수고 싶은 충동이 들고... 아, 죄송합니다.” 

“아니야. 계속해봐.” 

“하늘을 날고 있는 거 같기도 하고, 수영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기분위 위아래로 날뛰고 있습니다.” 

“그런가.” 

마의의 독은 인간의 정신에 관여하여 통증을 희열로 바꾸고, 강한 폭력성을 만들어낸다. 브리카가 저항하지 않았다고 해도 저렇게 영향을 미칠 정도면 보통 지독한 것이 아니다. 

아마 투기장 놈들은 아끼는 투사들에게만 해독제를 줘서 관리를 하고 대부분은 투사들은 몇 번 싸우다가 마의의 실험체가 될 거다. 

우우웅. 

브리카를 좀 먹고 있는 마의의 독을 바로 흡수해 주었다. 

“휴우...” 

독이 빠지자, 브리카는 갑자기 무기력한 상태가 되어 의자에 앉았다. 

“죄송합니다. 갑자기 기운이 쭉 빠진 느낌이라...” 

“미안하다. 잠시 쉬면 괜찮아질 거야.” 

브리카에게 내력을 넣어 기력을 돋구어주고 몸을 풀어주었다. 오 분 정도가 지나가 브리카의 혈색이 돌아왔다. 

“이제 괜찮습니다. 처음보다 오히려 좋아진 것 같네요.” 

브리카가 양팔을 돌리며 몸을 풀기 시작했다. 

“전 투기장에서 뭘 해야 하나요?” 

“방금 약에 중독 된 것처럼 상대를 짓눌러버려.” 

“하하! 꽤나 마음에 드는 일이네요. 유렌님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난 약에 중독되지 않은 척을 할 거야.” 

두 개의 컨셉을 잡기로 했다. 

브리카는 에너지 넘치는 투사로 시선을 끌고, 난 마의의 독에 중독되지 않는 특이체질로 놈에게 어필 할 생각이다. 

우리 둘은 마의가 본다면 무조건 물 수밖에 없는 미끼가 되는 것이다. 놈은 자신의 독에 중독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나와, 누구보다 활력이 넘치는 브리카를 놓치지 않을 거다. 

[비비드 사냥개 대상 설정 브리카.] 

[설정이 완료되었습니다.] 

혹시라도 브리카가 먼저 잡히면 내가 찾아갈 수 있게 녀석을 비비스 사냥개의 목표 대상으로 설정했다. 

“브리카. 혹시 누가 널 납치하려거든 그냥 잡혀. 내가 네 위치를 알 수 있으니까.” 

“알겠습니다!” 

의심 한 번 하지 않고 바로 대답이 나온다. 역시나 신뢰만큼은 최고인 믿음직한 녀석이다. 

“사이칸의 폭풍 키멜.” 

브리카와 몇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밖에서 브리카를 찾는 투기장 직원이 나타났다. 

“여기 사이칸의 폭풍 키멜 없소?” 

자신을 찾고 있건만 브리카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사이칸의 폭풍이 아니라, 사이칸의 피의 폭풍이다!” 

브리카는 인상을 찡그리며 직원에게 자신의 투사명을 제대로 부르라 압박했다. 누가 봐도 마의의 독을 한 사발 들이 킨 모습이다. 녀석이 저리 연기를 잘할 줄 몰랐다. 

“아, 알겠소. 사이칸의 피의 폭풍 키멜 싸울 시간이오.” 

“알겠다.” 

직원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밖으로 나갔다. 

“피의 폭풍! 얼마나 마음에 드는 이름인데, 피를 빼먹어.” 

“어...” 

브리카는 약을 먹은 연기를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투사명을 제대로 부르지 않은 것에 화가 난 것 같다. 정말 알다가도 모를 녀석이다. 

“그럼 먼저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좀 전처럼만 해.” 

“음, 알겠습니다.” 

브리카는 내 말을 이해 못했는지 인상을 찡그리며 나갔고, 그와 동시에 나를 찾는 직원이 나타났다. 

“밀턴의 학살자 무란.” 

“여기 있소.” 

“저 사람 다음이 당신 차례이니. 준비하시오.” 

“알겠소.” 

대답을 들은 직원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는 밖으로 나가지 않고 내 주변을 돌며 바닥을 살펴보았다. 

“혹시 아까 준 음료 다 마셨소?” 

“마시는 거 봤잖소.” 

“으음...” 

직원은 이상하다는 듯 쯧쯧 거리는 입소리를 내다가 밖으로 나갔다. 

“계획대로 되는군.” 

저 놈은 분명 자신의 윗사람에게 내가 독에 중독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하러 갔을 거다. 그 소식이 올라가다보면 마의에게도 들어갈 테니, 난 투기장에서 싸우며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우와아아아!” 

커다란 함성 소리가 들렸다. 브리카가 제대로 활약을 한 것 같다. 

“이제 내 차례군.” 

“밀턴의 학살자 무란.” 

의자에서 일어나자 처음 보는 투기장 직원이 나를 불렀다. 

“여기 있소.” 

“당신 차례요. 갑시다.” 

직원을 따라 어둡고 긴 복도로 들어갔다. 복도의 끝에서 밝은 빛이 튀어나왔다. 

“다음 선수 소개합니다! 이번에도 새로 등장한 신성입니다. 밀턴을 제패한 학살자 무란!” 

투기장에 들어가자마자 사회자로 보이는 사람이 확성 마법까지 써가며 내 이름을 외치기 시작했다. 

“우오아아아아!” 

“밀턴의 학살자!” 

“무란! 믿는다!” 

2층에 있는 관객들에게서 거칠고 야성적인 함성이 들려왔다. 둘러보니, 평민도 많았지만, 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꽤나 있었다. 

“와, 신입이 오늘 사람 잘못 만났네요. 왜 하필 이 사람이 걸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척추 킬러 후리온!” 

“우와아아아!” 

“후리온! 후리온!” 

내가 등장했을 때 보다 두 배는 큰 함성과 함께 반대편에서 키가 2.2m는 넘어 보이는 거한이 나타났다. 

헤일튼에 처음 왔을 때 봤던 덩치들과 신장은 비슷했지만, 실력은 비교하는 게 미안할 정도다. 저 자는 하급 기사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 

“무란.” 

결투장 안으로 들어가려 할 때 투기장 직원이 나를 불렀다. 

“당신의 대전료로 도박을 해보지 않겠소?” 

“도박?” 

“그렇소. 보통 자기 자신에게 많이 거오.” 

“큭.” 

이들의 속셈이 보이는 것 같아 비웃음이 나왔다. 

“좋소. 내게 걸도록 하지. 추가로 내 돈도 걸 수 있소?” 

“물론이오.” 

따로 꺼내놨던 금화 20개를 직원에게 넘겨주었다. 

“스무 개! 잘 생각했소. 당신의 배당이 20배가 넘으니, 만약 이긴다면 금화 400개가 넘을 거요.” 

“알겠소.” 

꽁 돈을 벌었다고 생각했는지 히죽이는 직원을 보다가, 철창을 넘어 결투장의 중앙으로 향했다. 

“꽤나 화려하게 한 모양이군.” 

바닥에 깔린 모래에 피가 흥건했다. 브리카가 관객들이 보고 싶어 하는 장면을 그대로 보여준 것 같다. 그러니 그런 함성이 들렸겠지. 

“크크. 허리가 꺾여 나갈 불쌍한 꼬마가 왔군.” 

반대편으로 들어온 후리온이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기가 약한 사람은 저 웃음만 봐도 오줌을 실금을 할 정도로 살벌한 웃음이었지만, 난 아무렇지도 않게 무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크아아, 그 표정이 언제까지 갈 수 있나 보자. 건방진 놈!” 

내가 반응하지 않는 것에 자존심이 상했는지 후리온의 눈이 붉게 변하며 손가락을 계속 까딱거린다. 

당장이라도 달려들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는 느낌이다. 이놈 역시 마의의 독에 중독된 상태였다. 

“자! 모두 돈도 걸으셨으니! 척추 킬러 후리온과 밀턴의 학살자 무란의 결투 지금 시작합니다!” 

쩌엉! 

쿵!쿵!쿵! 

“우와아아아!” 

“후리온!” 

“학살잔지, 학자인지. 신참 난 너한테 걸었다. 제발 이겨라!” 

거대한 징소리와 함께 관객들의 함성이 다시 시작되었다. 

“어떻게 할까 허리를 접어줄까? 팔을 찢어줄까?” 

후리온이 주먹을 맞잡으며 거칠게 돌진했다. 

“아니야! 목을 뽑아 주마!” 

퍽! 

놈이 내 앞으로 달려들 때까지 기다리다가 놈이 반응하지 못할 속도로 복부에 주먹을 날렸다. 

“크어억!” 

후리온은 침을 질질 흘리며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크으윽! 너, 너...” 

빠각! 

“컥!” 

놈의 턱을 걷어차 그대로 기절시켜버렸다. 

“간단하군.” 

사회자를 포함한 투기장의 모두가 말을 잃었다. 나름 이름을 가진 후리온이 이렇게 쉽게 끝날 줄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 

“우오아아아! 땄다. 땄어! 대박이다. 무란!” 

역배에 걸어 대박을 친 관객의 함성에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아, 아음! 미, 밀턴의 학살자 무란이 승리 했습니다! 축하합니다! 하하하...” 

“우와아아아아!” 

“잘했다. 무란!” 

내게 돈을 건 사람만 환호를 하고 대부분은 여전히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난 가볍게 손을 흔들어주고 투기장 밖으로 나갔다. 

“으으...” 

밖에서 이를 딱딱 부딪치고 있는 직원이 보였다. 

“뭘 하고 있소? 금화 400개나 가져오시오.” 

“무, 무란님! 다음 대전도 하실 거 아닙니까?” 

돈 때문인지 말을 반쯤 놓던 직원이 갑자기 존대를 시작했다. 

“할 생각인데.” 

“그럼 그때도 투사님께 돈을 거시는 것이 어떨까요? 분명 또 버실 수 있을 겁니다.” 

“흐음...” 

너무 허접해 애들에게도 통하지 않을 술수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들였다. 내 말에 죽은 표정을 짓던 직원이 방긋방긋 웃기 시작했다. 

“역시! 훌륭하십니다! 진정 탁월한 선택이에요. 투사님은 분명 돈방석에 오르실 겁니다!” 

날 띄워주며 히죽이는 직원의 속마음이 눈을 쓰지 않아도 빤히 보인다. 분명 날 호구라 생각하고 있을 거다. 

그 표정과 생각이 어떻게 변할지 궁금하네. 

** 

“스, 승자...밀턴의 학살자 무란. 오우거 키켄을 쓰러뜨리고 5연승을 다, 달성했습니다!” 

“크아아아아!” 

“무란 최고다!” 

“무란! 무란!” 

손쉽게 5연승 이룬 것은 괜찮았지만 예상외의 일이 발생했다. 

상대들을 너무 손쉽게 끝내고 죽이지도 않아서 관객들이 재미없어 할 거라 생각했지만, 그들은 엄청난 환호를 해주고 있었다. 압도적으로 이기는 모습에 무언가 다른 희열을 느낀 모양이다. 

“진짜 사람들의 심리는 알기 어렵단 말이야.” 

이해 할 수 없는 현상에 고개를 흔들며 결투장 밖으로 나갔다. 

“아...아...” 

처음에 내게 돈을 걸라고 했던 직원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피폐해진 표정을 짓고 있었다. 혼이 빠져나간 것 같았다. 

“오늘은 이만 할 건데 이제 돈 좀 주겠소? 얼마나 벌었지? 흐음...” 

하급 투기장에는 한 번에 걸 수 있는 금화의 제한이 걸려있어 아쉽게도 큰돈을 벌지 못했다. 대략 4000골드 가량 번 것 같다. 

“그, 그, 그만 하다니요. 투기장은 지금부터가 시작입니다. 아직 시간도 이르고, 히, 힘도 남으신 것 같은데 조금 더...” 

“아니, 됐소. 벌만큼 벌었으니, 나중에 오겠소.” 

“아, 으 그, 그게...” 

아무리 투기장이라고 해도 4000골드면 적은 금액이 아니다. 내가 그냥 돌아가면 내 앞에 있는 직원은 산목숨이 아닐 거다. 

“하, 한 번 만 다시 해주시면...” 

직원이 덜덜 떨며 무릎을 꿇으려 할 때 내게 마의의 독이 든 음료를 건네준 관리관이 부리나케 뛰어왔다. 

“투사님!” 

관리관도 갑자기 존댓말을 시작했다. 돈이 걸리니 사람이 달라 보이는 모양이다. 

“혹시 중급 투기장에 가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중급?” 

“그렇습니다. 그곳에선 더 강한 상대와 싸울 수 있고, 금화의 제한이 늘어나서 더욱 큰돈을 버실 수 있습니다. 5연승을 달성하셨으니, 제 권한으로 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 

“흐음...” 

“투사님과 같이 오신 분도 같이 중급으로 보내드릴 생각입니다. 두 투사님들은 분명 그곳에서도 성공 하실 수 있을 겁니다.” 

고민하는 척을 하긴 했지만 이건 내가 원하던 결과다. 하루 만에 중급 투기장에 가는 건 내 예상보다 진도가 빨랐다. 

“추가로 혜택도 드리겠습니다. 중급 투기장에 걸려있는 금화제한을 두 분만 풀어드리겠습니다. 마음껏 거시고 마음껏 돈을 따 가시면 됩니다. 저희 쪽에서 최고급 숙소와 식사도 제공해드리겠습니다.” 

관리관은 비굴할 정도로 손을 비비며 말했다. 

이거 돈 문제만은 아닌 것 같은데... 

관리관의 행동과 표정을 보건데 돈만이 아니라, 내가 마의의 독에 반응이 없는 것을 신경을 쓰고 있었다. 절대 그냥 돌려보내선 안 된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이미 마의에게 내 정보가 전해졌거나 지금 전하는 중일 지도 모르겠다. 

일이 술술 풀리는 군. 

“전속 하인도 붙여드리고 또...” 

“좋소. 한 번 해보지 뭐.”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관리관이 머리가 땅에 닿도록 허리를 굽혔다. 

어차피 갈 건데 혜택까지 준다면 고맙지. 

** 

하급 투기장의 관리관은 유렌과 브리카를 중급 투기장으로 안내해준 뒤 세 투기장이 연결된 지하 공간에 내려와 있었다. 

“파룬님!” 

“별 거 아니면 나중에 와라. 지금 바쁘거든. 크흐.” 

파룬이라 불린 남자는 피가 덕지덕지 묻은 흰 가운을 입은 채로 테이블 위에서 시체를 해부하고 있었다. 

“끼이이이...” 

파룬이 해부하는 시체에서 가냘픈 비명이 들려왔다. 그는 시체가 아닌 살아있는 사람의 신체를 생으로 헤집고 있었다. 

“귀신의 눈물이 통하지 않는 자가 나타났습니다.” 

“호오!” 

얇은 칼을 휘두르던 파룬이 손을 멈췄다. 고개를 든 파룬의 눈엔 황금빛 광기가 어려 있었다. 

“어떻게?” 

“귀신의 눈물을 마셨는데도 광증이 생기지 않습니다. 놈은 단 한 명의 투사도 죽이지 않고 기절만 시킨 뒤 싸움을 끝냈습니다.” 

“오오!” 

“하급에서 모든 투사를 주먹 한 번에 끝내서 실력을 판단하기 어려워 중급으로 올렸습니다. 그와 같이 온 투사도 꽤나 강한 신체 능력과 체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관리관은 유렌과 브리카에 관한 정보를 파룬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아주 좋아! 지금 딱 그런 실험체들이 필요했다고!” 

찌익! 

“키아아...” 

파룬은 미친 듯이 웃다가 손을 흔들어 테이블위의 사람을 반으로 갈라버렸다. 그는 피에 젖은 손을 탁탁 털어낸 뒤 옆에서 팔짱을 끼고 앉아 있는 남자를 보았다. 

“도와라. 철마.” 

“뭐?” 

“그런 귀한 실험체는 털끝하나 다치지 않게 잡아와야 한다고! 대가리 텅텅 빈 투기장의 머저리 들은 그런 일을 할 수 없지.” 

“지금 이 철마에게 투기장에 나가 광대 짓을 하라는 소리인가? 마의. 네놈이 미쳤구나.” 

철마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산악같이 거대한 신체에서 세상을 짓누를 패기가 뿜어져 나왔다. 파룬 옆에 있던 관리관은 자신도 모르게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키키키!” 

마의는 킥킥거리며 배를 잡고 웃다가 혀를 길쭉이 내밀며 철마를 보았다. 

“어차피 너 할 일도 없잖아. 크크.” 

“내 임무는 키메라가 완성될 때까지 네놈을 보호하는 것이지, 심부름을 해주는 것이 아니다. 내가 직접 네놈의 모가지를 부수기 전에 닥쳐라.” 

마의는 미친 듯이 고개를 흔들다가 입을 열었다. 

“알지. 알지. 그럼 약속을 하자. 그 놈을 다치지 않게 잡아오면 에블린이 부탁한 키메라들 한 달 안에 완성해주마. 크크크.” 

“음...” 

철마가 마의를 노려보다 기세를 풀었다. 

“내가 미친놈은 맞지만 약속은 칼이야. 마검용 키메라도 한 달 만에 만들어줬잖아.” 

철마는 인상을 찌푸리고는 다시 자리에 앉아 팔짱을 끼었다. 

“크흐흐. 받아들인 걸로 알겠어. 어이.” 

“아, 예!” 

관리관은 부들대면서 일어났다. 

“내 귀한 실험체들이 중급에서 맛 볼만큼 봤을 때 저 친구를 불러. 그러면 알아서 해결해 줄 거야. 크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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