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9화 조화경 (149/241)

조화경

“유렌님?” 

로디엔은 유렌이 붉은 마검을 잡고 바닥에 주저 않는 것을 보고 엘라임의 등에서 뛰어내렸다. 

유렌은 양손에 각각 붉고, 푸른 검을 쥔 채 전신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유렌님!” 

-로디엔! 멈춰! 

로디엔은 유렌이 식은땀을 흘리는 것을 보고 다가가려했지만 엘라임이 그녀를 막았다. 

“왜 그러는 거야!” 

-저 인간은 굉장히 위험한 상태다. 건드려선 안 돼. 

“뭐?” 

-두 마검에서 나오는 지독할 정도의 마나가 느껴지지 않는 거냐? 

“그걸 아니까 도와주려고 하는 거야.” 

로디엔도 유렌에게 거대한 마나가 모여드는 것을 느끼고 도우려고 간 것이었다. 

-네가 저 인간에게 손을 댄 순간 그는 피를 토하고 죽을 거다. 

“주, 죽다니?” 

-지금 그는 두 번째 싸움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것도 좀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힘든 싸움을. 조금이라도 충격을 받는다면 폐인이 되거나 죽게 될 거다. 

“그럼 어떻게 해야...” 

엘라임은 자신의 거대한 몸체를 점점 줄여서 실제 매 정도의 크기를 만든 후 유렌에게 아쿠아 실드를 펼쳤다.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해. 그가 일어날 때까지 보호해줘야지. 

“유렌님에게 먼지 한 톨 닿지 못하게 하면 되는 거지?”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만... 

둘이 유렌을 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아르시아와 아린, 다른 엘프들이 달려왔다. 

“엄마!” 

“로디엔!” 

아르시아는 달려오자마자 로디엔을 꽉 껴안았다. 로디엔은 숨이 막혔지만, 아르시아의 마을을 알 것 같아 그녀의 등을 두드려 주며 입을 열었다. 

“지금부턴 우리가 유렌님을 보호해야해.” 

“뭐?” 

로디엔은 달려온 모두에게 유렌의 상태를 설명했다. 그들은 그녀의 말을 알아듣고 벌레 한 마리 접근하지 못하도록 철통같이 유렌을 보호했다. 

** 

로디엔과 일행들이 유렌을 지킨 지 일주일이 지나갔다. 

그동안 유렌은 몸을 부르르 떨거나 식은땀을 흘리는 것 외에는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벌써 7일째인데, 언제 일어나시는 거지?” 

로디엔이 아직도 눈을 감고 있는 유렌을 향해 불안한 눈빛을 보냈다. 

-나도 잘 모르겠군. 솔직히 말해서 이런 인간은 본 적이 없다. 두 마검에 들어 있는 마나는 대마법사나, 소드마스터 같은 초인들도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컸지만, 그는 그 마나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있어. 

로디엔의 어깨에 앉아있는 엘라임의 눈빛이 파랗게 빛났다. 

-다만 마스터급 인간이라고 해도 몸이 터져나갈 마나를 받아들였으니. 그가 어떻게 될지, 언제 깨어날지는 누구도 모른다. 우리가 할 일은 그저 기다리는 것 밖에 없다. 

“아...” 

엘라임의 말에 로디엔의 옆에 있던 아린의 표정이 급속도로 어두워졌다. 크라이드는 입술을 깨물었고, 브리카가 앞으로 나왔다. 

“괜찮습니다! 유렌형님은 무조건 일어나실 겁니다! 유렌 형님이 언제 우릴 실망시킨 적 있습니까?” 

“맞아. 분명 일어나실 거다!” 

“절대로 여기서 쓰러지실 분이 아닙니다! 그리고 브리카 형님이라고 부르지 마!” 

“빽!” 

브리카의 말에 크라이드가 동조하듯 손을 들어 올렸고, 페루도 미소를 지으며 동의했다. 아린의 어깨위에 있는 빽빽이까지 큰 울음을 내질렀다. 

“맞아요. 분명 그럴 거예요.” 

로디엔은 아린, 크라이드, 브리카, 페루와 빽빽이를 한 번씩 쳐다보았다. 

일반인인 페루를 제외한 세 기사들과 빽빽이는 일주일 동안 단 한 번도 자리를 비우지 않고 유렌을 지키고 있었다. 

유렌은 엘루나를 구한 영웅이기 때문에 그를 지켜 줄 엘프는 얼마든지 있었지만 이들은 자신들이 지켜야 한다며 그의 호위에서 절대 빠지지 않았다. 

-저 인간은 자신의 부하들에게 바다처럼 깊은 신뢰를 받고 있군. 

“그래. 부러울 정도의 관계야.” 

로디엔과 엘라임이 유렌과 그의 기사들의 신뢰관계에 감탄하며 유렌을 돌아보았을 때였다. 

우우웅. 

갑자기 유렌이 앉은 채로 공중으로 천천히 떠오르고 있었다. 그는 땅에서 2m가량 떠올라 있었지만 정신을 차린 것 같지는 않았다. 

“뭐, 뭐야!” 

“유렌님?” 

-모든 그를 건드리지 말도록! 

엘라임의 외침에 유렌에게 다가가려던 모두가 움직임을 멈췄다. 

-절대로 건드리면 안 된다! 

고오오오! 

“이, 이건!” 

“마, 마나가 모여들고 있어! 그것도 엄청난 속도로!” 

엘루나에 퍼져있는 광대한 마나가 급속도로 모여들어 유렌의 머리위에 청적흑백황의 색을 가진 다섯 개의 고리를 만들었다. 

“고, 고리?” 

“마나가 고리가 됐어!” 

-고리마다 자연의 속성과 마나가 담겨있다! 이런 일이 가능하다니! 

다섯 개의 고리들은 각각 오행의 기를 응축한 뒤 유렌의 머리위에서 천천히 회전하다가 그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화아악!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꽃봉오리?” 

“내, 내가 뭘 보고 있는 거지?” 

-나도 뭔지 모르겠군. 저 꽃들에도 자연의 마나가 가득 담겨 있다. 처음 보는 광경이다. 

이번에는 유렌의 머리위에 붉고, 푸르고, 노란 세 송이의 꽃봉오리가 피어났다. 봉오리는 천천히 열리며 자신의 화사함을 만개한 뒤 유렌의 콧속으로 들어갔다. 

고오오! 

유렌은 내공경지인 오기조원(五氣朝元)과 삼화취정(三華聚頂)을 동시에 이뤄낸 것이다. 다섯 고리와 세 송이의 꽃을 받아들인 유렌의 존재감이 순식간에 수십 배로 불어났다. 

우우웅! 

유렌은 다시 한 번 주변의 마나를 폭풍처럼 빨아들인 뒤 공중에서 천천히 내려왔다. 

“아...” 

인간과 엘프, 정령왕인 엘라임조차 이런 신비로운 광경은 처음 봤기 때문에 모두는 넋이 나간 눈으로 유렌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다, 달라졌다. 

“뭐?” 

엘라임이 마른 침을 삼키고서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저 인간 순식간에 넘어섰다. 인간들이 마스터라고 말하는 경지를... 

“뭐?” 

“네? 마스터요?” 

-아까까진 그저 정신력이 강한 인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저 인간은 괴물이다. 몇 십 년, 아니 몇 백 년에 한 번 태어나는 괴물. 나조차 저 인간의 잠재력을 읽을 수가 없다. 

엘라임은 유렌에게 진심으로 감탄하고 놀랐는지 말이 뚝뚝 끊기고 있었다. 

-그냥 마스터가 된 게 아니다. 보통 인간과 달리 벽을 넘고 멈춘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을 나아갔다. 거기다 마나의 양과 순수함은 평범한 마스터들과도 차이를 내고 있어. 이거 정말 놀랍군! 

엘라임은 유렌에게 감탄을 넘어 거의 경악을 하고 있었다. 

-그 어찌 인간이 이럴 수가...음? 

엘라임이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유렌을 보고 있을 때 계속 감겨 있던 그의 눈이 번쩍였다. 

** 

[만독자전신기가 7성에 도달했습니다.] 

[조화경(造化境)을 이루셨습니다.] 

[행공(行功)이 가능해집니다.] 

[하급. 중급 암기술의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하급, 중급 독공의 숙련도가 상승합니다.] 

[당천위의 전투경험 전승의 경험치가 상승합니다.] 

[암기술 잠금이 해제되었습니다.] 

[독공 잠금이 해제되었습니다.] 

[제형독술(製形毒術)이 해제되었습니다.] 

[강기(强氣)의 사용이 가능해집니다.] 

눈을 뜨자마자 메시지가 미친 듯이 올라갔다. 

“뭐가 이리 많아...” 

“유렌님!” 

“다행이에요!” 

“빽!” 

메시지를 올려보려고 할 때 아린과 로디엔이 내게 달려들었고, 빽빽이는 내 머리위에 내려앉았다. 

“뭐, 뭐야!” 

“유렌님을 믿었습니다!” 

“드디어 일어나셨군요!” 

크라이드와 브리카, 페루가 훌쩍이며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그들은 입은 웃고 있었지만 눈에선 눈물을 흘리는 말 못할 광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내가 얼마 만에 일어났는데, 이러는 거야?” 

“일주일이 넘었습니다.” 

“음...” 

일주일이라니 생각보다 길었다. 

워낙에 많은 것을 겪어서 내겐 찰나 같은 시간이었지만, 날 기다리는 이들에겐 힘든 시간이었던 모양이다. 

내 앞에 선 사람들을 한 번씩 쳐다보았다. 모두 볼이 홀쭉했고 눈 밑은 재를 바른 것처럼 새까맣다. 

“빼액...” 

빽빽이도 마지막에 봤던 통통했던 모습은 어디가고 바싹 말라있었다. 

“하아...” 

일단 손에 든 마검들을 주머니에 넣은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말 고맙다. 덕분에 위기를 넘겼어. 로디엔님을 비롯한 엘프분들도 감사합니다.” 

이들이 일주일간 자리를 뜨지 않고 내 호위를 서준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바로 감사인사를 전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에요! 저흰 유렌 형님의 기사 아닙니까!” 

“맞습니다. 일어나셔서 다행입니다.” 

“일어나신 거면 됩니다. 유렌님!” 

“빽!” 

브리카는 먼저 진심을 담아 말하자, 크라이드와 페루가 그의 말에 동의하듯 미소를 지었다. 

“유레님. 아무 일 없이 일어나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그리고 마스터에 오르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옆에 있던 아린이 갑자기 마스터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어떻게 알았어?” 

“저, 정말이시군요! 엘라임이 말해줬어요. 유렌님이 마스터의 벽을 넘었다고.” 

대답은 아린이 아니라 로디엔이 해주었다. 난 어깨에 앉아있는 푸른빛의 매 엘라임을 쳐다보았다. 

-모를 수가 없다. 인간이여. 두 마검의 마나를 먹은 것으로 모자라, 엘루나에 퍼져있는 마나까지 모두 네 것으로 만들지 않았나. 

대주천이 경지에 올랐을 때 외부의 마나가 빨려온다 생각했는데 그때 자연의 마나가 흡수된 모양이다. 지금 생각해도 꿈같은 감각이었다. 

-진심으로 놀랐다. 수천 년의 삶을 살며 너같이 어린나이의 인간이 그런 경지에 오른 것은 처음 보았다. 너는 천재가 아니라 괴물이다. 

“아, 그놈의 괴물 소리 좀 그만해. 엘라임!” 

-사실을 말한 것이다. 저 인간에게 천재라는 소리는 그를 비하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엘라임에게 괴물 소리를 들었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정령왕에게 능력을 인정받아 괴물 소리를 듣는 인간이 얼마나 되겠는가. 

“유렌님. 피곤하실 텐데 일단 마을로 돌아가시죠.” 

전혀 피곤하지 않고 날아갈 것 같았다. 칠죄종이 당장 튀어나와도 싸울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이기는 건 다른 문제지만. 

“그래. 돌아가자.” 

만독자전신기가 칠성이 되고 화경에 올라 얻은 것을 정리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곧바로 자리를 정리한 뒤 마을로 이동했다. 내가 내공을 모으고 있을 때 주변정리를 어느 정도 끝낸 모양인지 불탄 숲이 어느 정도 정리되어 있었다. 

“응?” 

“엘프들이 나와 계시는데?” 

늦은 시간임에도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 수많은 엘프들이 나와 있었다. 그 가운데엔 살짝 미소를 머금은 아르시아가 있었다. 

“엘루나의 연화목가지의 첫 번째 잎 아르시아 세라피아가가 유렌 록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아르시아는 우리가 입구 앞에 서자마자 한 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엘루나의 ...가지의 ...가 유렌 록스님에게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아르시아만이 아니다. 

앞뒤로 서있는 엘루나의 수백의 엘프들이 자신의 이름과 소속을 밝히며 내게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아...” 

전신에 소름이 돋았다. 

고개를 숙이지 않는 자존심 강한 엘프가 인간의 예의를 갖춰 내게 고마움을 전하고 있었다. 설사 제국의 황제라고 해도 절대 볼 수 없는 광경이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일어나세요.” 

아르시아가 자리에서 일어난 뒤 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녀를 따라 다른 엘프들도 일어나서 고개를 숙였다. 

“후후, 정말이네요.” 

“네?” 

“로디엔이 유렌님은 인사를 받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할 거라고 했는데, 정말이었어요. 후후.” 

“아...” 

로디엔이 어떠냐는 듯 당당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쳐다보았다. 나를 파악했다는 뜻 같았다. 

“저희 엘루나는 유렌님에게 갚을 수 없는 빛을 졌어요. 유렌님이 계시지 않았다면 저를 모함한 대부분의 엘프가 죽었을 거예요.” 

아르시아의 말은 정확했다. 인페르노를 막지 못한 아르시아와 정예 엘프들이 죽었을 테고, 못해도 엘루나의 엘프의 절반 이상은 죽었을 거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감사드립니다!” 

고개를 숙여 엘프들의 인사를 받아주었다. 할 수 있어서 한 일이었지만 이런 대우를 받으니 가슴을 울리는 큰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피곤하실 텐데, 내일 이야기 하고 오늘은 일단 쉬시죠. 숙소를 치워 두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 말씀하지 마세요. 후후.” 

아르시아와 엘프들의 안내를 받아 숙소로 들어갔다. 

“하아...” 

숙소에 들어가 한숨 대자로 누워있을 때였다. 

저것들은 뭐한데?” 

“빽?” 

느끼려고 한 것은 아니었지만, 숙소에서 10m정도 떨어진 곳에 사람들이 서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감각이 굉장히 좋아진 것 같다. 

“하아. 이것들...” 

숙소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뭐하는 거야?” 

내 숙소 앞에 아린과 크라이드, 브리카가 경계를 서듯 부동자세로 서 있었다. 

“아...” 

“헉!” 

“혹시 유렌님께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니들도 일주일동안 못 쉬었다며 가서 쉬어.” 

이들은 밖을 경계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또 정신을 잃을까봐 걱정을 하는 것 같았다. 

“너희들이 걱정해주는 건 고마운데 정말 괜찮아.” 

“음...” 

“명령이다. 가서 쉬도록.” 

“...알겠습니다.” 

아린이 대답하고 고개를 숙이자, 크라이드와 브리카가 따라 고개를 숙였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유렌님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불러주십시오.” 

“알겠다.” 

셋은 아쉬운 눈빛을 보내고 돌아갔다. 난 그들이 돌아가는 것을 보다가 방으로 들어가 앉았다. 

“걱정이 너무 많아 탈이야.” 

“빽!” 

그래도 저들의 걱정에 마음 한구석이 따스해진 느낌이 들어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빽빽이에게 옆에 있는 과일을 건네준 뒤 상태창을 켜보았다. 

“조화경은 예상하지 못했는데, 무협으로 따지면 초절정고수고 판타지로 따지면 소드마스터 인가. 믿기지가 않는군.” 

현실에서 일주일이 지났다지만 내겐 아주 잠시의 시간일 뿐이었다. 그 사이에 난 거대한 벽 몇 개를 순식간에 뛰어넘어버린 것이다. 

“시험을 해보면 되겠지.” 

비수 하나를 꺼내 든 후 그곳에 내력을 집어넣었다. 

우우웅. 

평소에 나오던 흰색 검기가 점점 진해지기 시작하더니, 기가 눈에 보일정도로 유형화되기 시작했다. 흡사 검날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고 있었다. 

석상의 던전에서 로벤이 보여준 오러 블레이드와 같은 형태였다. 

부우우웅! 

“이게 강기인가...” 

강철 비수 하나를 꺼내서 검기를 씌운 뒤 강기를 씌운 비수에 가져다 대보았다. 

치이익. 

검기를 씌운 비수는 강기를 만든 비수에 두부처럼 잘려나갔고 그 절단면은 버터를 녹인 듯 녹아있었다. 

“하하하하!” 

강기는 무협이나, 판타지에서도 꿈의 경지다. 내가 강기를 쓸 수 있다는 것에 절로 웃음이 터졌다. 

“초절정고수라니...” 

록스 후작가의 연무장에서 걷기부터 시작해 결국 여기까지 왔다는 생각에 말 못할 감정이 밀려왔다. 

“휴우...” 

눈물이 나올 것 같아 잠시 눈을 감고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었다. 생각과 마음을 정리한 뒤 새로 생긴 기술의 정보를 보았다. 

“제형독술이라...” 

기술의 능력을 읽다가 시선이 자연스럽게 멈췄다. 

“형태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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