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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화 아그네스의 강화 (120/241)

아그네스의 강화

“뭐가 떨어지든 말든, 일단 저 늑대부터 어떻게 해주세요! 어?” 

침을 튀겨가며 발광하는 제니스를 다시 앞으로 데려왔다. 

“왜, 왜 이러세요! 자, 잘못 했습니다! 제발!” 

눈으론 계속 플레임 울프를 쳐다보며, 오른손으로 제니스의 마혈을 풀어주고, 만리추종향을 녀석의 목에 발랐다. 

“어, 우, 움직인다! 몸이 움직여!” 

“너무 좋아하진 말고, 너한테 먹였던 거 독이거든.” 

제니스는 자유의 몸이 되어 좋아하다가 바로 표정이 굳었다. 

“도, 독? 그럼 아까 먹인 게... 으윽!” 

제니스의 뱃속에 잠복시킨 단장독을 발동시키자, 그는 표정을 굳히며 자신의 배를 움켜잡았다. 

“나만 해독할 수 있는 독이니, 도망칠 생각은 하지 말도록.” 

녀석에겐 독에 대한 저항이 조금 있지만, 독이 바로 내장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바로 발동시킬 수 있었다. 

탁. 

“네게 주는 첫 번째 명령이다.” 

“으으...” 

단장독을 잠재워놓고, 무릎 꿇은 제니스를 일으켰다. 

“입구로 나가면 내가 설치해 놓은 결계가 있다.” 

“결계라구요?” 

“그래. 그곳에 입만 있는 기괴한 모습의 괴물들이 나타날 거다. 넌 괴물들이 결계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놈들을 처리해. 모습은 징그럽지만 목만 베면 바로 죽으니, 어렵지 않을 거다.” 

밖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 환영미리진을 설치해 놓고 마이라를 놔두었다. 마이라가 전해준 예언대로라면 그녀를 이곳에 데려오는 것이 더 위험하다. 

“알겠어요!” 

제니스는 플레임 울프를 쳐다보며 슬금슬금 뒷걸음질 쳤다. 

“크르르...” 

계속 기세를 내뿜고 있었기 때문에 플레임 울프는 그르렁 거리기만 할 뿐 섣불리 접근하지 못하고 있었다. 

화륵. 

녀석의 날카로운 이빨 사이로 붉은 불꽃이 보이고 있었다. 브레스를 쓰려는 모양인데, 놈은 그것을 쓰기 전에 죽을 것이다. 

콰아아아앙! 

콰르르르르! 

천지가 관통되는 소리와 함께 건물의 천장이 무너져 내렸다. 난 기다렸다는 듯 뒤로 빠져서 쏟아져 내리는 기둥들을 피했다. 

“깨앵!” 

플레임울프는 화염 한 번 내뿜지 못하고, 천장에 깔려 그대로 압사되었다. 

쿠우웅! 

플레임 울프를 깔려 죽인 잔재위로 묵직한 무언가가 떨어져 내렸다. 그 충격으로 건물 전체가 흔들거렸고, 흙먼지가 하늘로 솟구쳤다. 

후와아아앙! 

코끼리 3마리가 동시에 떨어져도 이 정도 무게감은 아닐 것이다. 

흙먼지 속으로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신장은 4m가 넘었고, 피부는 빨갛게 물들었으며, 찰흙 같은 살덩이들이 넘실거리고 있었다. 

“드디어 왔군.” 

얼굴엔 글러트니의 이빨들처럼 오직 입만 보이고 있었고, 팔에 달린 주먹은 사람 2명의 몸통을 뭉쳐놓은 살덩이들의 철퇴 같았다. 

“우으으으.” 

놈은 자신의 입을 벌려서, 그 안에 소용돌이 치고 있는 더럽고 냄새나는 어둠을 내게 보여주었다. 

“히이익!” 

뒤에서 쳐다보던 제니스가 녀석을 보고 미친 듯이 도망치는 것이 느껴졌다. 

“글러트니의 위. 역시나 역겹네.” 

[글러트니의 위] 

폭식 글러트니가 자신의 위를 떼어 만든 생명체. 어떤 것이라도 소화 할 수 있는 글러트니의 위이기 때문에 물리, 마법, 특수 능력에 저항을 가지고 있으며, 입에서 지독한 산성독을 내뿜는다. 목이 약점이지만, 재생속도가 빨라 한 번에 베지 않으며 효과가 없다. 

촤아악! 

글러트니의 위는 기다릴 것도 없이 내게 산성독을 내뿜었다. 입에서 초록빛이 보이는 순간 바로 움직였기 때문에 놈의 공격은 내가 있던 바닥만 적셨다. 

치이익. 

산이 닿은 바닥은 물에 닿은 소금처럼 녹아내렸다. 

“인사 한 번 거창하네.”” 

허리춤의 검을 뽑아든 다음 글러트니의 위에게 돌진했다. 글러트니의 위도 내가 달려드는 것을 기다렸다는 듯 그 거구를 재빠르게 움직이며 거대한 주먹을 내려찍었다. 

콰아앙! 

보법을 사용해서 뒤로 빠져서, 글러트니의 위가 휘두를 주먹을 피했다. 놈의 주먹에 맞은 애꿎은 바닥만 무너져 내렸다. 

타악. 

놈이 내려찍은 주먹을 밟고 팔을 타고 올라가서 놈의 어깨에 이르렀다. 

우우웅. 

검에 내공을 가득 담아 목을 베려했지만, 놈이 자신의 왼손을 벽처럼 만들어 내 공격을 막으려 했다. 

쩌엉! 

그대로 글러트니 위의 왼손을 수평으로 베어버렸지만, 목에 닿지 못하고 놈의 주먹을 벤 후 검이 반으로 부러져 버렸다. 

“쳇.” 

다시 휘둘러오는 놈의 주먹을 피해 다시 바닥으로 내려갔다. 

“일반 대장간에서 산 싸구려라 못 버티네. 아그네스.” 

-지금 생각하는 거 그대로지? 

“맞아.” 

아그네스를 날이 하나인 도(刀)로 변화시켰다. 도는 길쭉하게 뻗어 있어 날에 초승달을 달고 있는 것 같았다. 

“로벨 왕국 검술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이 모양이어야 하거든.” 

록스 후작가의 도서관에서 얻은 로벨 왕국 검술 예검(銳劍)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우우웅. 

도에서 대기조차 갈라버릴 것 같은 날카로운 도기가 생성 되었다. 

“한 번 검기를 쓰니까, 도기를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네.” 

“쿠아아앙!” 

도기를 보고 위험을 느낀 건지, 글러트니의 위가 산을 내뿜었다. 

촤아악. 

오른 팔을 들어 그것을 그대로 흡수해버렸다. 

[흡독지력이 대지에서 독(글러트니의 위)을 흡수합니다.] 

[흡독지력이 만독자전신기의 운용을 돕습니다.] 

[흡독지력의 숙련도가 올랐습니다.] 

[만독자전신기의 성취도가 올랐습니다.] 

[주광오산(蛛狂五酸)의 성취도가 올랐습니다.] 

“미안한데, 그런 거 소용없다.” 

“크어어어!” 

글러트니의 위가 당황하여 막무가내로 주먹을 휘둘렀다. 

샤아악! 

몸을 오른쪽으로 회전시켜 놈의 주먹들을 피한 뒤 로벨 왕국 기본 검술 로키를 사용했다. 로키는 몸을 회전시키면서 상대의 뒤로 돌아가 적의 발목을 베는 기술이다. 

글러트니의 위는 인간보다 훨씬 거대했지만, 로벨 왕국 검술의 예기와 도기로 연계로 놈의 오른쪽 발목을 한 번에 베어버렸다. 

“쿠어어!” 

빠르게 움직이며 남아 있는 왼쪽 발목도 그대로 잘라버렸다. 책으로만 익힌 로벨 왕국 검술이지만, 내 검에는 시리도록 차가운 예기가 응축되어 있었다. 

쿠우웅. 

발목이 잘려나간 글러트니의 위는 그 거대한 몸체를 견디지 못하고 바닥으로 무너졌다. 

하지만 놈의 발목과 발 사이에 붉은 연기 같은 것이 생겨나 다시 붙으려고 하고 있었다. 글러트니의 위는 재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빠르게 놈의 목을 분리하는 것이 제일이다. 

촤아악! 

내게 휘둘러 오는 글러트니의 주먹과 팔을 가볍게 베어버리고, 놈의 목으로 달려갔다. 

쩌어억. 

목을 베는 순간 놈의 입이 크게 열렸다. 입속의 어둠 속에서 로브를 뒤집어쓰고, 새하얀 피부를 가진 여자의 얼굴이 나타났다. 

글러트니! 

그녀의 눈을 보지 않고, 고개를 숙였다. 도기를 더욱 크고 날카롭게 만들어 글러트니 위의 목을 베어버렸다. 

촤악. 

목이 잘려나가자 여자는 사라지고, 글러트니는 바닥으로 완전히 쓰러졌다. 

쿠웅. 

“알아보지는 못했겠지...” 

글러트니는 자신의 위가 죽기 전에 내 정보를 파악하려 했겠지만, 그 전에 죽여서 용병의 모습은 봤어도 진정한 내가 누구인지는 파악하지 못했을 거다. 

거기다 글러트니는 내가 도법과 오러를 쓴다는 것, 산성독이 통하지 않는 정보를 가지고 갔다. 아마 그 정보들은 그 놈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 것이다. 

“그래도 뭔가...” 

계획대로 되긴 했지만, 글러트니를 직접 보게 되니, 굉장히 찝찝하고 석연치 않은 느낌이 들었다. 

“근데 이거 안 사라지네.” 

글러트니의 위는 목이 날아간 그대로 신체가 사라지지 않았다. 발목이 붙다가 말은 것을 보니, 죽은 것은 확실했다. 

“이거 진짜 언데드 되는 거 아냐?” 

일단 글러트니 위의 산성독을 모두 흡독하고, 포메라를 불러보았다. 

“주인. 이 난리는 뭐요?” 

“이게 그 때 숲을 망쳤던 놈이야.” 

“그런데 왜 이렇게 걸레를 만들어 놨소? 안 잘린 곳이 없군.” 

“너무 커서 어쩔 수 없었어. 어때? 언데드로 만들 수 있겠어?” 

“으음, 가능할 것 같소.” 

포메라는 시체를 잠시 살펴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거 그 괴물이 자신의 위를 잘라 낸 거라 추적 할 수도 있는데, 그건 어때?” 

“음, 그건 이 괴물이 죽음으로써 끊어졌소. 상관없소.” 

포메라는 여러 가지 마법을 글러트니의 위에 사용해보고 말했다. 

“대단하오. 이런 피부라니, 평범한 검이나 마법은 통하지도 않겠소.” 

“이거 언데드로 만들어. 나중에 그놈과 싸울 때 써먹어야겠다. 자신의 위가 자신을 공격하면 웃기긴 하겠네.” 

훗날 놈과의 전투에서 글러트니가 보일 표정을 생각하니 웃음이 나왔다. 

“알겠소.” 

포메라가 움직이는 것을 본 후, 아까 플레임 울프가 깔려죽은 곳으로 걸어갔다. 

쿵. 

쿠궁, 

플레임 울프의 머리에 박혀 있던 루비를 찾기 위해 바위와 돌들을 치웠다. 

“이런 일은 원래 대형 장비들이 있어야 하는데, 나도 진짜 괴물 다됐네.” 

인간 10명이 모여도 들 수 없는 돌과 바위들을 한참 치우고 나서야 바닥에 깔린 루비가 보였다. 늑대는 이미 녹아 사라져 있었다. 

[셸던의 루비] 

무기에 강력한 화속성을 부여하는 보석이다. 7서클 마법 플레임 웨폰의 화력을 무기에 상시 적용시킬 수 있다. 

“이거 최고지. 기라녹스에게 줘서 새로운 암기를...” 

-유렌. 

“응?” 

-그거 나 줘. 

“뭐라고?” 

-내가 그 보석의 힘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아그네스의 말이 정말이라면 그녀에게 속성을 박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기라녹스에게 이 보석을 주면 암기 하나가 나오지만, 아그네스가 이 힘을 가진다면 그녀가 변하는 암기와 무기 전체에 화속성을 부여 할 수 있으니까. 

“최곤데, 돌아가서 해보자.” 

-응. 

셸던의 루비를 줍고, 포메라에게 가려 할 때 옆에 작은 보석이 하나 더 보였다. 박혀 있던 벽에서 떨어진 모양이다. 

“어? 이거...” 

[화염의 정령석.] 

여기서 화염의 정령석이라니, 생각지도 못했던 소득이다. 

“빽빽아. 입 벌리고 기다려라. 선물 가져간다.” 

** 

“다 됐소.” 

“쿠어어...” 

포메라의 고생으로 글러트니의 위는 처음의 그 거대한 모습을 되찾았다. 놈의 붉은 목에 하얀 실밥이 남아 있긴 했지만. 

“수고했다. 내 컬렉션이 늘었어.” 

“음...” 

포메라는 내 컬렉션이라는 말에 할 말이 있어보였지만, 딱히 입을 열지 않았다. 

“애리는?” 

“버릇없는 새와 잘 놀고 있소.” 

“그럼 돌아가 봐. 우리도 곧 갈게.” 

“알겠소. 이따 봅시다.” 

포메라를 돌려보내고, 바로 밖으로 나갔다. 

“흠...” 

건물 밖의 바닥엔 구정물 같은 것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고, 진 앞에는 제니스가 검을 들고 서있었다. 

녀석이 글러트니의 이빨을 모두 처리한 것 같다. 

“지, 지시하신대로 이곳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제니스는 글러트니의 위를 보자마자, 밖으로 도망쳤기 때문에 놈을 처리하고 온 내게 겁을 집어 먹고 있었다. 

제니스에게 고개를 끄덕여 주고, 바로 환명미리진을 해제했다. 

“얘가 뭐 이상한 짓 하진 않았어?” 

“네. 괴물들을 처리하시고, 결계 밖을 지키고 계셨어요.” 

“그래?” 

“저, 저기 베일스님. 지시하신 일을 했으니, 주머니를...” 

“아, 그렇지.” 

아까 뺏었던 제니스의 주머니를 꺼내서 그 안에 있던 물건들 중 평범해 보이는 흰색 팔찌를 꺼냈다. 

[성석 팔찌] 

신성력을 상실하지 않도록 성석을 정교하게 다듬어 만든 팔찌다. 파마의 효능이 있어, 정신지배, 빙의, 악귀들의 접근을 막아주며, 소유자의 정신력을 상승시켜 준다. 

“이건 내가 가진다.” 

“예? 아, 예...” 

제니스가 영주에게 뺏었던 성석 팔찌를 내 주머니에 옮겨 담았다. 이 팔찌는 이레아에게 받아, 지금 내가 걸고 있는 성석 목걸이와 세트 아이템이다. 

“아, 이것도, 요것도.” 

“어... 그, 그건, 아, 그 보석은...” 

녀석의 주머니에서 몇 가지를 더 빼낸 다음 내 주머니에 옮겼다. 제니스는 손만 부들부들 떨며 내가 자신의 물건을 챙기는 것을 구경 할 수 밖에 없었다. 

“자, 가져가.” 

“가, 감사...합니다.” 

빼낼 거 다 빼낸 후에 녀석에게 주머니를 돌려주었다. 사람들의 수면향을 흡수해서 20분정도 후에 깨어나도록 만들었다. 

“저, 저기 도, 독은...” 

“아, 그래. 해독해 줘야지.” 

제니스에게 걸려있던 단장독을 완전히 해독해주었다. 제니스는 자신의 몸을 점검하며 떨리는 눈으로 날 쳐다보았다. 

“저, 저는 그럼 이만...” 

“그래. 잘 가.” 

“정말 보내주시는 겁니까?” 

제니스가 의외라는 듯 나를 돌아보았다. 녀석의 목울대가 울렁거리는 것을 보니, 상당히 긴장하고 있었다. 

“그래. 마음 바뀌기 전에 빨리 사라져.” 

“그럼!” 

제니스는 내가 신법을 사용하는 속도로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놈이 사라진 것을 보며 피식 웃고 마이라를 보았다. 

“이들이 깨기 전에 우리도 가야 돼. 업혀.” 

“네!” 

마이라를 업고, 마을로 되돌아 가기 위해 다시 숲으로 향했다. 

“저기 유렌님.” 

“응?” 

“제니스요. 그냥 보내도 되요? 그 사람에겐 많은 보물이 있다고 하잖아요.” 

“그거 없어.” 

“네?” 

내 말에 마이라가 깜짝 놀라 눈을 토끼같이 커다랗게 떴다. 

“쟤가 제니스 2세거든.” 

“아! 저도 너무 젊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제니스의 아들이었군요,” 

“저 녀석을 키워내느라, 진짜 무음의 제니스의 재산 대부분 사용됐어. 저놈 잡아봐야 별거 안 나와. 이미 뺐을 것도 뺏었고.” 

셸던의 루비, 화염의 정령석, 성석 팔찌에 잡다한 물건까지 얻을 것은 모두 얻었다. 

제니스는 앞으로 여러 곳에서 만나며 꾸준히 내게 자신의 보물을 가져다 바칠 녀석이다. 

만리추종향이 발라져 있고, 비비드 사냥개에 잡혀 있어서 어디에 있는 지도 알 수 있는데다가, 제니스가 어디서 뭘 훔칠지도 알고 있다. 

저 녀석은 내게 움직이는 보물 상자와 다를 바가 없다. 제니스를 자유롭게 나두고 만날 때 마다 녀석의 물건을 챙기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를 순 없지.” 

** 

마을로 돌아온 후 마이라를 애리에게 데려다 주고, 내 방으로 들어갔다. 

“빽.” 

자고 있던 빽빽이를 데리고 오자, 녀석은 왜 그러냐는 듯 날개로 내 어깨를 두드렸다. 

“넌 조금 기다려.” 

“빽?” 

“아그네스. 너부터 하자. 어떻게 하는 지 알아?” 

-응. 알 것 같아. 

셸던의 루비를 들어 올리며 묻자, 내 얼굴에 붙어 있던 아그네스가 팔찌로 흡수되어 하나가 되었다. 

우우웅. 

아그네스는 나와 처음 만났을 때처럼 빛의 형태로 변화했다. 

-지금이야. 그 보석을 내게 줘 

투명하게 빛나고 있는 아그네스에게 셸던의 루비를 가져다 대었다. 

번쩍. 

그 순간 방전체가 불타고 있는 것 같은 뜨거움이 느껴지고, 아그네스의 투명한 빛과 셸던의 루비의 붉은 빛이 하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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