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7화 리자드맨 (4) (107/241)

리자드맨 (4)

“내가 너희를 노렸다는 걸 대체 어떻게 안 거냐!” 

“그건 네가 알거 없고.” 

“이, 이놈이!” 

방금 전 실버트가 내게 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주니, 놈의 잘생긴 얼굴에 핏줄이 줄기줄기 올라와 흉신악살처럼 변했다. 

“역으로 속아보니 어때? 재밌지 않아?” 

“크으윽!” 

실버트가 피가 나도록 입술을 깨물었다. 눈빛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었다면, 지금 놈은 날 수십 번은 죽였을지도 모르겠다. 

“후후.” 

실버트의 기습적인 저격이 실패한 이유는 간단했다. 거미굴까지 찾아가서 얻어온 비비드의 사냥개와 내 기감으로 놈의 움직임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실버트를 만나자마자, 비비드의 사냥개를 설정해 놨기 때문에 블링크를 써서 뒤로 빠진 놈의 위치는 훤하게 보이고 있었다. 

실버트의 위치가 파악되니, 놈의 마탄이 어디서 날아올지는 뻔했다. 내 모든 감각을 놈이 있는 방향에 집중하며, 일왕자의 옆에 붙었다. 

나와 일왕자에게 마탄이 날아온 순간 양손에 내력을 모아서 두 발의 마탄을 막아내고, 당황한 일왕자에게 쓰러져서 죽은 척을 해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으드득. 네놈은 처음부터 지랄 맞게 마음에 안 드는 놈이야.” 

샤악! 

“블링크!” 

번쩍! 

놀이라도 하는 것처럼 가볍게 비수를 날리자, 실버트가 블링크를 써서 옆으로 도망쳤다. 실버트는 버섯이 뿜은 연기 속으로 도망쳤지만, 놈의 위치는 깨끗하게 보이고 있었다. 

“이야 도망 잘 치네.” 

“으윽. 대체 어떻게!” 

안개 속에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실버트가 있는 곳을 쳐다보자, 놈이 당황하며 뒷걸음질 쳤다. 

“네가 알거 없다니까.” 

슈앙! 

“브, 블링크!” 

겁을 주듯이 비수를 날리자, 실버트가 다시 블링크를 사용했다. 

“이번엔 안 될 걸.” 

슈앙! 

실버트가 블링크로 도착할 위치를 파악하고, 아직 놈이 나타나지 않은 허공을 향해 비수를 던졌다. 

퍽! 

“크아악!” 

비수는 천천히 날아간 뒤 실버트가 나타나자마자 놈의 팔에 정확하게 박혔다. 

“마, 말도 안 돼! 어떻게 블링크의 위치를!” 

“니 생각이 보이거든.” 

“으으으... 너, 너는 대체...” 

저벅. 

“히익!” 

내가 실버트를 향해 한걸음을 걷자, 놈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눈을 보니, 멘탈이 바사삭 가루가 돼서 동공이 풀린 것 같았다. 

“딱 이군.” 

자백제를 먹이기 딱 좋은 과자 멘탈이다. 

슈앙! 

“블링크!” 

다시 비수를 날리자, 실버트가 발악을 하듯 블링크를 사용했다. 

뛰어난 계산능력과 공간 파악능력을 가지고 있는 마법사가 아닌 이상 저렇게 블링크를 마음대로 쓸 수 없다. 실버트는 분명 뛰어난 마법사라 평범한 기사라면 놈에게 농락을 당하겠지만, 내겐 통하지 않는다. 

빠지지직! 

실버트가 블링크를 쓰자마자, 우레의 날개를 달고, 놈이 이동하는 곳으로 튀어나갔다. 

번쩍! 

“헉! 브, 블...” 

실버트는 코앞까지 다가온 나를 보고, 혼비백산하여 주문을 외우려 했지만, 내 주먹이 조금 더 빨랐다. 

빠각! 

“크아악!” 

내력을 담은 주먹이 실버트의 입에 쳐박히며, 놈의 이빨을 옥수수알갱이를 뽑듯 우수수 뽑아버렸다. 주먹 한 방에 실버트는 바닥에 쳐박히며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으아아악! 내, 내 입이! 크아악!” 

“고작 그거가지고, 징징 짜냐.” 

“흐으윽.” 

놈의 혈도를 보자, 심장어림에서 기어처럼 회전하고 있는 마력의 흐름이 보였다. 

“커억! 무, 뭐를!” 

실버트의 혈도에 내 내력을 집어넣어 놈의 마나 흐름을 막아버린 다음 자백제와 마비독을 먹였다. 

“이 개자식! 내게 무슨 짓을 한 거야!” 

빠각! 

“끄아악!” 

실버트의 입을 다물게 하기 위해 놈의 갈비뼈를 부숴버렸다. 

“질문은 내가 한다. 내가 묻지 않은 말을 할 때 마다 뼈가 하나씩 나갈 거다.” 

“아아악.,.” 

“브리더는 리자드맨 킹과 같이 있나?” 

“그, 그렇다. 일왕자가 이쪽으로 온다는 정보를 주었으니, 곧 나타날 거다. 내, 내가 무슨 소리를!” 

실버트는 자신도 모르게 정보를 밝히고 깜짝 놀라고 있었다. 멘탈이 폭삭 무너진 놈에게 자백제가 제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리자드맨 킹에게 달려있는 두 개의 뿔은 뭐지?” 

“뿔? 그, 그건 나도 모른다. 놈은 태어날 때부터 뿔을 달고, 있었다. 브리더도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고 해, 했었다.” 

“뭐?” 

난 당연히 브리더나 세피로스 놈들이 리자드맨 킹에게 무슨 짓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그런 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더 위험할지도...” 

처음부터 뿔이 달렸다는 것은 원작 스토리의 변화라는 뜻이다. 힘이나 민첩성이 강화된 정도가 아니라, 분명 다른 능력이 있을 것이다. 

“리자드맨 킹에게 어떤 능력이 있지?” 

“리, 리자드맨 킹은 기본적으로 리자드맨하곤 비교도 할 수 없이 강력한 몬스터다. 거기다 주변에 있는 리자드맨들의 능력을 강화시키며. 인간이상의 지능을 가지고...” 

“그딴 거 말고, 뿔을 가지고 쓰는 능력 없어?” 

“나, 난 모른다. 브리던가 알고 있지만, 나중에 직접 보라면서 말을 해주지 않았다. 기사단 따위는 리자드맨 킹 혼자 전멸 시킬 수 있다면서...” 

“별 도움이 되지 않는군.” 

실버트에게서 시선을 떼고, 뒤에서 얼빠진 표정을 지은 일왕자를 쳐다보았다. 그는 당연하게도 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왕자님.” 

“어? 그, 그래.” 

“실버트가 우리를 노렸다는 건 아시겠죠?” 

“다른 건 잘 모르겠지만, 그것만은 확실히 알겠네.” 

일왕자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을 물어볼 차례입니다.” 

“음...” 

일왕자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내가 이놈에게 물어볼 것이 어떤 것인지 알아차린 것이다. 

“들으실 준비 되셨습니까?” 

“물론이네.” 

“우리를 암살하도록 지시한 사람은 누구지?” 

“이, 이왕자다.” 

“음...” 

동생인 이왕자가 자신을 죽이도록 의뢰한 사람이라는 것을 듣고도 일왕자의 표정은 딱히 변하지 않았다.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알고 계셨습니까?” 

“조금... 왠지 그럴 것 같았네. 난 오히려 자네가 놀랍군. 전혀 놀라지 않다니.” 

“저도 조금 그럴 것 같았습니다.” 

“후후, 그런가.” 

일왕자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속이 편하지는 않군.” 

일왕자에게 위로를 해줄 말을 찾지 못해서,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먼저 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그럼 일단 연기부터 처리하겠습니다.” 

“이 연기를 해결 할 수 있나?” 

“제가 이오칼에서 성자라는 별명은 얻은 이유를 듣지 못하셨습니까?” 

“아!” 

우우웅. 

흡독지력을 사용해서 아직도 뭉게뭉게 솟아오르는 연기들을 모조리 흡수했다. 내 손은 청소기라도 된 것처럼 주변의 모든 연기를 빨아들였다. 

[흡독지력이 대기에서 독(거대 붉은 싸리버섯)을 흡수합니다.] 

[흡독지력이 만독자전신기의 운용을 돕습니다.] 

[흡독지력의 숙련도가 올랐습니다.] 

[만독자전신기의 성취도가 올랐습니다.] 

[살혼연의 경지가 상승했습니다.] 

[살혼연이 마음의 귀신을 깨우는 심귀연으로 변화합니다.] 

“응?” 

어떤 독이 나올지 기대했지만 새로운 독이 개방 된 게 아니라, 살혼연이 강화 되어 심귀연이라는 새로운 독이 되어 나타났다. 

“귀신을 깨운다고? 이거 설마?” 

거대 붉은 싸리버섯의 독은 시야 차단과 사람들에게 혼돈을 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살혼연과 비슷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 보니, 둘이 합쳐진 모양이다. 

“살혼연의 성취도가 높은 이유도 있을 테고. 어찌 됐든 잘 된 일이군.” 

연기가 사라져서 주변을 살펴보니, 기사와 병사, 리자드맨들은 눈을 붉게 물들인 채 서로에게 끊임없이 칼질을 하고 있었다. 

평소라면 저렇게 쉽게 독성을 발휘하기 어렵지만, 머리에 피가 쏠린 상태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버섯의 연기독에 쉽게 빠져든 것이다. 

“킥?” 

자신이 뿌리던 연기가 갑자기 사라지자, 거대 붉은 싸리버섯은 깜짝 놀라며 주위를 돌아보았다. 

“일단 저놈부터 처리해야겠네.” 

“카악!” 

지지직. 

내가 놈에게 달려들자, 버섯이 다시 연기를 내뿜으며 뒤로 물러났지만, 연기를 무시한 채 앞으로 파고들어 귀왕살로 놈을 반으로 갈라버렸다. 

촤아악! 

“키악...” 

반으로 잘린 싸리버섯은 몸을 바르르 떨다가 움직임을 멈추었다. 버섯을 처리한 후 사람들이 몰려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일왕자님. 귀를 막아주십시오.” 

“귀?” 

“우와아아아아아아!” 

일왕자가 귀를 막은 것을 보고, 숨을 꾹 참은 다음 목에 내력을 가득모아 소리를 내질렀다. 

“크아악!” 

“아악!” 

“윽!” 

“키아악!” 

내 함성을 들은 사람들과 리자드맨들이 귀를 부여잡고, 비명을 질렀다. 

“헉” 

“크윽.” 

정식으로 배운 사자후는 아니지만, 내력이 무지막지하게 들어있는 소리의 충격에 사람들이 제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뭐, 뭐야.” 

“내가 왜 여기 있던 거지?” 

“이게 대체 무슨...” 

정신을 차린 사람들은 주변을 돌아보며 혼란스러워 하고 있었다. 

“모두 정신 차려라!” 

“와, 왕자님.” 

“죄송합니다.” 

“연기를 마시고, 앞의 적을 죽여야 한다는 충동에...” 

“일단 앞의 리자드맨들이 먼저다.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놈들을 처리해라!” 

“알겠습니다!” 

리자드맨 전사와 주술사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리자드맨들을 처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도마뱀 잔당을 모조리 죽여라!” 

“우와아아아!” 

제 정신으로 돌아온 기사들과 병사들은 리자드맨들을 손쉽게 물리치고 전열을 정비해서 돌아왔다. 

“어? 왕자님. 실버트님이 왜 저러고 있죠?” 

“정말이네. 혹시 부상을 입으신 겁니까?” 

“다리와 입에 피가 나고 있습니다. 일단 임시조치라도!” 

전투를 끝내고 돌아온 기사들이 바닥에서 꼼짝도 하지 못하고 있는 실버트를 보며 걱정 어린 표정들을 지었다. 

“모두 그만두도록!” 

실버트에게 달려가던 기사와 마법사들이 일왕자의 위엄 있는 목소리에 움직임을 멈췄다. 

“그 자는 저와 일왕자 저하를 암살하려고 했습니다.” 

“무슨!” 

“말도 안 돼!” 

“저, 정말입니까?” 

기사들과 마법사들이 귀신이라도 본 것 같은 얼굴로 실버트와 나를 쳐다보았다. 

“정말이다. 실버트는 나와 유렌을 노리며 마탄을 날려 왔다. 유렌이 내 옆에 없었다면 난 이미 죽었을 거다.” 

일왕자가 신뢰 가득한 눈빛으로 날 쳐다보았다. 

실버트에게 가서 사실을 밝히는 질문을 하려 했지만, 일왕자는 내게 고개를 젓고, 본인이 실버트에게 다가갔다. 

“나와 유렌을 죽이려고 들었지?” 

“그, 그렇다. 흐읍!”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나오는 대답에 실버트의 눈이 지진 난 것처럼 흔들렸다. 여전히 자신이 왜 대답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눈치다. 

“왜 우리를 노린 거냐.” 

“으, 의뢰를 받았다. 너희를 죽이고, 이, 이곳의 인간들을 전멸시키라는...으으.” 

실버트의 말을 들은 기사들의 눈이 튀어나올 것처럼 커지고, 적탑의 마법사들이 혼이 나간 것처럼 무릎을 꿇었다. 

이번 일이 적탑에 끼칠 영향에 대해 생각한 것이다. 

“그럼... 누구에게 의뢰를 받았지?” 

일왕자는 이미 알고 있음에도 전혀 동요 없이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그, 그건 이...” 

번쩍! 

실버트가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려고 할 때 하늘 번쩍였다. 그 번쩍임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옆에 있는 일왕자를 몸을 잡고, 앞으로 굴렀다. 

빠지지직! 

“크아악!” 

치이익! 

하늘에서 떨어진 낙뢰가 실버트와 그의 바로 옆에 붙어 있던 기사를 지져버렸다. 번개 한 번에 둘은 새까맣게 타서 절명했다. 

“이, 이게 무슨...” 

사람들이 놀라서 자빠져 있을 때 건물 위에서 이곳을 내려다보고 있는 리자드맨을 발견했다. 

하지만 평범한 놈이 아니었다. 

검붉은 피부, 3m가 넘어가는 신장, 검은색의 대형 곡도와 가슴에 있는 기형적으로 커다란 문신. 

“키아아아!” 

리자드맨 킹이 드디어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내가 모르고 있던 놈의 뿔에선 번쩍이는 파란색 스파크가 튀겨지고 있었다. 

“저놈이었군.” 

실버트를 낙뢰로 죽인 건 리자드맨 킹이 사용한 능력인 모양이다. 아마 일왕자를 노리려다 실패서 바로 옆의 실버트에게 직격한 모양이다. 

쿵. 

리자드맨 킹은 건물에서 뛰어내려 땅으로 착지한 뒤 이곳으로 천천히 걸어왔다. 

쿠구구, 

놈의 뒤에는 지금까지 처리했던 리자드맨보다 2배는 많은 숫자의 리자드맨들이 따라오고 있었다. 리자드맨들 중에는 리자드맨 전사와 리자드맨 주술사도 있었다. 

“모두 뒤로! 모두 뒤로 빠져!” 

“아!” 

리자드맨 킹의 위용과 능력에 식은땀을 흘리던 기사와 병사들은 내 말을 듣고 정신을 차리며,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다. 

“하필 번개인가.” 

번개는 위력도 강력하지만, 그 빠른 속도가 더욱 무시무시하다. 자칫 잘못하면 많은 사람이 죽을 지도 모른다. 

“제 뒤에 계십시오.” 

“아, 알겠네.” 

일왕자의 앞에 서서 주변을 살펴보았다. 분명 브리더가 근처에 있을 것이다. 

[아린.] 

옆을 보며, 검을 꼭 쥐고 있는 아린을 불렀다. 그녀는 내 전음을 듣고 나를 곁눈질 했다. 

[이 주변에 저놈을 조종하는 곰 가죽을 뒤집어쓴 남자가 있을 거야. 놈을 찾아서 처리해.] 

아리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금씩 뒤로 빠져서 건물 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브리더는 개인 전투능력이 떨어지는데다가 아린에겐 명경지수가 있으니, 절대지지 않을 것이다. 

슈아앙! 

일단 견제용으로 리자드맨 킹에게 6개의 비수를 날려보았다. 

챠아앙! 

리자드맨 킹은 반달 같은 곡도를 유려하게 휘둘러서 비수를 모두 쳐내었다. 흡사 검무를 배운 검사의 춤 같았다. 

“검술은 그대로고 번개의 능력이 추가 된 모양이네.” 

빠지지직! 

리자드맨 킹의 뿔에서 다시 스파크가 튀겨졌다. 이번엔 하늘로 갈 것도 없이 내 정면으로 번개가 쏟아졌다. 

이미 방향을 예측했기 때문에 일왕자를 데리고 몸을 피하려 했지만 상황은 쉽게 돌아가지 않았다. 

파지지직! 

직선의 번개가 나뭇가지처럼 열 갈래로 갈라져서 쏟아졌다. 피하려 했지만, 내가 피하는 순간 뒤에 있는 일왕자가 통구이가 될 것이 생각났다. 

이건 막을 수밖에 없다. 수화불침인 나라도, 번개는 치명적이다. 버티기 위해 양손에 내력을 가득 모았다. 

[상승의 경지가 발동합니다.] 

상승의 경지 발동으로 번개가 날아오는 짧은 시간이 아주 조금 길어졌다. 

혀를 날름거리는 번개를 보며, 독처럼 흡수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 머릿속에서 만독자전신기와 흡독지력의 흐름이 미친 듯이 섞이기 시작했다. 

[구결조합(口訣調合)이 해금되었습니다.] 

만독자전의 만독으로 독을 흡수하는 흡독지력, 그렇다면 자전을 이용하면 뇌전을 흡수 할 수 있을지도 몰라. 

양손에 모은 내력에서 만독을 제외하고 자전의 내기만 남긴채 흡독지력의 운용법을 응용하자, 손에서 보라색 번개가 번쩍이기 시작했다. 

[흡뇌지력(吸雷之力)이 생성되었습니다.] 

[흡뇌지력을 발동합니다.] 

빠지지직! 

콰아아아! 

내 손에서 터지는 보라색 번개, 흡뇌지력이 리자드맨 킹이 날린 푸른 번개 갈래들을 모조리 흡수해버렸다. 

슈아아! 

난 양손에서 연기를 내고 있는 보라색 뇌전을 보며,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이게 되네. 나 천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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