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3화 가이린 (4) (93/241)

가이린 (4)

도박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등급이 있다. 

즐기는 자, 중독 된 자, 갈 때까지 간 자. 

즐기는 자와 중독 된 자들은 아린과 크라이드의 살벌한 검을 보고, 알아서 무릎을 꿇고, 양손을 들어 올려 내 처분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갈 때 까지 간 놈들은 뒤가 없었으니 다른 마음을 먹고 있었다. 

“뭐, 뭐하는 거야! 상대는 4명밖에 없잖아! 뚫어! 여기서 잡히면 다 죽어!” 

룰렛 테이블 앞에 있는 점박이가 도박꾼들을 둘러보며 소리쳤다. 

“나를 살인마로 아는 건가? 불법 도박했다고 죽이진 않는다.” 

도박 좀 했다고 죽이면 사람들이 남아나겠는가, 돈을 압수하고 적당히 팬 뒤에 돌려보낼 것이다. 

“거, 거짓말이야! 우리 돈도 전부 가져갈 거라고!” 

“그건 맞아. 여기 있는 돈은 모두 압수다.” 

“거봐. 이대로는 안 돼! 우리 모두 함께 덤비며...” 

지지직! 

콰앙! 

“커어억!” 

뇌인신법을 사용해서 점박이 앞으로 번개처럼 이동한 후 바로 입을 날려버렸다. 내게 얻어맞은 점박이는 액자라도 된 것처럼 벽으로 날아가 쳐 박혔다. 

“뭐, 뭐야!” 

“보이지도 않았어.” 

“소문이 진짜였다니...” 

이곳엔 용병들도 많이 있지만 그들조차 내 움직임을 쫓지 못해서 어벙한 얼굴만 하고 있었다. 

“주접떠는군.” 

영화 같은 데서 보면 스토리상 선동하는 사람을 그냥 놔두는데, 개인적으론 정말 답답하다. 선동의 선자도 내뱉기 전에 조지는 게 답이다. 

“끄으으...” 

이빨이 모두 뽑혀버린 점박이 중년인에게서 시선을 돌려 모두를 내려 보며 입을 열었다. 

“왜 쳐다만 보고 있지? 다 꿇어.” 

“으...” 

고오오오. 

만독자전신기의 기세를 불러와 도박장 전체를 내리눌렀다. 

내 기세는 범인이 견딜 수 있는 압박을 넘어갔다. 뭐라도 해보려는 듯 서서 버티던 사람들이 덜덜 떨며 무릎을 꿇었다. 

“음...” 

로디엔은 여러 감정이 담긴 눈으로 나를 잠시 쳐다본 뒤 다른 사람들과 같은 행동을 했다. 

도망치지 않는군. 

사실 로디엔이 도망친다면 나도 막을 수 없을지 모른다. 어차피 큰 벌이 내려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지 그녀는 무릎을 꿇은 채로 눈을 감았다. 

“자, 자작님.” 

“뭐지?” 

두 번의 큰 충격을 받아서 20년의 세월이 2분 만에 지나간 것 같은 얼굴을 한 빌로가 무릎을 꿇은 채로 말을 걸어왔다. 

“저희를 모두 몰아내더라도 얼마 지나지 않아, 도박장과 범죄들이 다시 우후죽순처럼 생겨날 겁니다. 태양이 있고, 달이 있는 것처럼 세계엔 빛과 그림자가 있습니다. 빛이 있으면...” 

“알아.” 

“예?” 

내 반응이 예상 외였는지 빌로가 벙찐 표정을 지으며 말을 멈췄다. 

“안다고. 길어봐야 3개월? 그쯤이면 다시 도박장들이 주르륵 생기겠지.” 

“그, 그걸 아신다면 잠시 저와 이야기를...” 

빌로는 나를 말이 통하는 사람이라 생각했는지 눈을 반짝이며 일어났다. 

“누가 일어나라고 했지?” 

“아, 아니 그게...” 

“3개월 후에 또 불법 도박장이 생기면 또 뒤집어엎으면 된다.” 

“그런...” 

“뒷세계를 잘 아는 녀석도 있으니, 새로 생긴 도박장을 찾는 게 어렵지도 않을 거고.” 

브리카를 가리키며 말했다. 

사실 빌로의 말이 맞다. 

가장 큰 도박장의 주인과 거래를 하는 것이 나쁜 방법은 아니다. 솔직히 내가 손해 볼 거 없이 주는 돈만 받으면 되니까. 

하지만 국왕이 내게 믿는다는 말을 했다. 

국왕의 말을 단순하게 받아들여선 안 된다. 그는 내가 이곳을 어떻게 운영할지 지켜본다는 것이다. 나중에 거래를 하더라도 지금은 청소를 할 때다. 

“국왕 폐하께서 처음으로 내게 주신 땅이다. 더러운 것들을 계속 놔둘 순 없다.” 

국왕의 귀에 들어가면 기분이 좋을 만한 대사를 날려주면서, 표정을 굳혔다. 

“하, 하지만 도박장들이 모두 망하면 가이린에 들리는 사람들이 줄어들 겁니다. 이곳엔 도박 외엔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건 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니까. 닥쳐.” 

“흐윽.” 

빌로의 눈을 쳐다보자, 그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빌로는 나름 꽤나 머리가 잘 돌아가는 인물이었다. 그의 말대로 마을에 도박꾼들이 묵으며 많은 돈을 써주었으니. 

하지만 앞으론 도박꾼들에게 의존 할 필요 없다. 큰 돈이 될 광산이 나타날 테니까. 

“왔군.” 

쿵! 

“자작 각하를 뵙습니다.” 

“자작 각하를 뵙습니다!” 

페루와 위병들이 도박장의 문을 부수며 안으로 들어왔다. 

“전부 압송하도록.” 

“알겠습니다!” 

위병들이 딴딴한 포승줄을 꺼내서 사람들을 줄줄이 묶기 시작했다. 

“같이 돌아가시겠습니까?” 

“아니, 큰 도박장 몇 군데 만 더 부수고 갈게. 준비해놔.” 

“알겠습니다.” 

** 

미쳐 소식을 듣지 못한 도박장들까지 습격해서 많은 도박꾼들을 체포하고, 세기조차 힘든 도박자금들을 압수 한 채로 성에 들어왔다. 

“자, 자작님! 제발 용서해주세요!” 

“자작님! 한 번만!” 

영주 성이 작아, 뇌옥에 수용할 인원들이 훨씬 넘어갔기 때문에 임시로 수용소를 만들어놓았는데, 내가 지나가자 그곳에 갇혀있는 도박꾼들이 잘못을 빌기 시작했다. 

“안 죽인다, 안 죽여. 몇 대 맞고 끝날 거야.” 

“몇 대 맞는 건 상관없습니다. 제발 돈만! 제 아들의 치료비입니다!” 

“지랄한다. 그 돈을 가지고 도박장에 쳐 와놓고, 개소리는.” 

“그, 그게...” 

아들 치료비를 들고 도박을 하려던 놈이 뭐라는 지 모르겠다. 

“정말 네 아들이 아프다면, 아이를 데리고 영주성에 오도록.” 

그의 아들에겐 죄가 없으니, 혹시나 해서 말을 해주었을 때 성문 앞에 있던 내 앞으로 달려왔다. 

“자작 각하!” 

청색 문사복을 입은 중년인이었는데, 흥분한 것처럼 얼굴을 붉어져 있었다. 

“자작 각하를 뵙습니다! 지금까지 자작 각하를 대신해 영지의 관리를 맡았던 파이란 토일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유렌 록스라고 합니다.” 

파이란이라는 사람은 브리카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다. 의지는 충만하지만 힘이 없어 가이린을 방관할 수밖에 없었던 영주 대리인이다. 

내 예상과는 다르게 이 관리자는 도박장과 아무관계 없이 그저 성실한 사람이었다. 

“마, 말을 낮춰 주시지요. 유렌님의 명성은 계속 들어왔습니다. 가이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도 만나서 반갑...” 

“환영합니다!” 

반갑다는 말을 할 때 갑자기 뒤에서 어린 여자아이가 나와 파이란의 말을 따라했다. 

“아리스!” 

아이는 파이란의 딸인지 앞으로 달려와서 그의 다리 뒤에 숨어버렸다. 

“죄, 죄송합니다. 방에 있으라고 했는데.” 

“괜찮습니다. 관리관님의 아이인가요?” 

“네. 죄송합니다.” 

“아이가 부모와 떨어지기 싫은 거야 당연하죠.” 

정말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아이를 보며 방긋 웃어주었다. 내가 웃으니, 아이가 마음이 풀렸는지, 파이란의 다리 뒤에서 얼굴을 빼꼼 내밀었다. 

“아저씨는 누구야?” 

“오늘부터 이집에서 살 사람이야.” 

“여긴 우리 집인데...” 

“응. 앞으로 같이 살 거야.” 

“헤...” 

아이가 부끄러운지 다시 파이란의 뒤에 숨었다. 그 모습이 귀여워 자연스럽게 웃음이 나왔다. 

“잠시만 기다려 주실 수 있겠습니까? 이 녀석을 좀...” 

“네. 다녀오세요.” 

파이란은 안아든 아이를 하인에게 넘겨주고, 바로 되돌아왔다. 

“자작님. 이 도박꾼들은 어떻게 처리 합니까?” 

“일단 평범한 도박꾼들은 가지고 있는 자금을 모두 압수한 뒤에 태형을 부과한 뒤 내보내세요. 불법 도박장 설치를 한 주범들은 따로 뇌옥에 가둬 두시구요.” 

“알겠습니다!” 

파이란이 들뜬 얼굴을 숨기지 못한 채로 한쪽 무릎을 꿇었다. 

“지금까지 보이는데도 할 수 없는 일이 많아, 여러모로 힘들었을 겁니다. 앞으로는 많이 바빠질 거예요. 준비 단단히 하세요.” 

“기다리고 있었던 일입니다.” 

파이란이 크게 소리 지며, 고개를 숙였다. 

“그만 일어나세요. 말할 때마다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파이란이 감동을 받은 것 같은 눈으로 날 쳐다보았다. 이전 영주가 아주 개판이었으니, 그럴만하지만. 

“자작 각하. 성과 사용인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네. 부탁합니다.” 

** 

가이린 영지 북쪽에 있는 에킬 산에 용병으로 보이는 남자 6명이 서로 웃고 떠들면서 천천히 산을 오르고 있었다. 

“아침에 빵이 3조각으로 딱딱딱 갈라지는 게 오늘은 크게 터질 것 같았다니까. 정말로!” 

“그런 어중간한 도박 평생 해봐야 뭐 되냐? 태어났으면 한 번은 떵떵거리며 살아야 할 거 아니야.” 

“떵떵 거리며 살아야 하는데, 왜 산을 올라 가냐고 카일 이 자식아!” 

“맞아. 왜 말을 안 해주는데! 이젠 말해줘도 되잖아.” 

용병들은 가장 앞에서 걷고 있는 붉은 머리 카일에게 답을 요구하고 있었다. 

“거의 다 왔다니까. 조금만 참아. 절대, 절대 실망하지 않을 거야.” 

“에휴...” 

“그래도 저놈이 거짓말을 하진 않잖아.” 

“하긴.” 

이들은 최근 오우거 4마리를 잡는 임무를 완수하고, B등급의 용병패와 명성까지 단 번에 얻은 하리보 용병단이다. 

“휴식일에 뭐하는 건지.” 

그들은 휴식일임에도 불구하고 동료 카일의 부탁에 같이 산에 오르고 있던 것이다. 

“도착했다!” 

카일이 걸음을 멈춘 곳은 깜깜한 동굴이었다. 동굴은 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아, 범의 아가리 같이 소름이 끼치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동굴? 곰이라도 잡으러 온 거야?” 

“곰이 아니라, 더 큰 게 나올 것 같은 동굴인데.” 

용병들은 여전히 여유를 가지며, 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게 아니야. 따라와.” 

카일은 배낭에서 횃불을 꺼내, 불을 붙인 뒤 거리낌 없이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용병들은 서로를 바라보다 카일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서 동굴의 끝에 있는 구덩이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이거 구멍 보여주려고 이 좋은 날에 산을...” 

“바로 따라들 들어와.” 

“어! 카일!” 

카일은 말릴 새도 없이, 구덩이에 자신의 몸을 던졌다. 

“하, 뭐지?” 

“일단 들어가자.” 

용병들도 어쩔 수 없이 카일을 따라 구덩이에 들어갔다. 

“헉!” 

“이, 이게 뭐야!” 

용병들이 구덩이를 통해 내려온 곳은 동굴보다 4배는 넓은 곳이었고, 횃불을 켤 필요도 없이 푸른빛으로 주변이 대낮처럼 밝았다. 

“푸른빛의 보석?” 

“아니야. 저건...” 

“마, 마나석이다! 그것도 셀 수도 없이 많아!” 

“미친! 이런 건 본적도 없어.” 

“이것 보라고, 질까지 좋아. 내 얼굴이 퍼렇게 비치잖아.” 

마나석의 색이 투명한 파란빛을 띄는 것을 보니, 질도 상당한 편이었다. 

“카일! 이 자식!” 

“크하하하! 이제 우린 부자야!” 

“고맙다. 카일!” 

용병들이 카일을 껴안으며, 환호성을 질렀다. 

“나 들은 적 있어.” 

“뭘?” 

“처음 발견된 마나석 광산의 끝엔 부르는 게 값이라는 거대한 마나석이 있대.” 

“카일 가봤어?” 

“아니, 나도 이곳에 우연히 들어온 뒤에 너희들을 바로 부른 거야.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까.” 

“크크큭. 진짜 고맙다. 친구를 잘 둔 보람이 있어!” 

“일단 전체적으로 살펴보자.” 

“오케이!” 

용병들은 밝은 미래를 생각하는 듯 연신 웃으며, 마나석 광산의 끝으로 향했다. 

“와, 길이 끝이 없네. 마나석도 끝이 없고.” 

“마나석 광산이 이렇게 큰 곳은 본적도 없는데.” 

“봐. 저기가 끝인 것 같아.” 

“꼭 무슨 성 같은데...” 

한참을 걸어간 용병들이 둥근 문을 넘어 방처럼 되어 있는 곳으로 들어갔다. 

“우와! 크기 봐! 하하하하!” 

“미쳤어!” 

“대박. 진짜 우린 대륙에서 가장 큰 부자가 될 거야!” 

그들의 앞엔 어린 아이 정도 크기의 마나석이 바닥에 박혀 있었다. 보통 마나석이 남성의 주먹만 한 것을 보면 말도 안 되는 크기였다. 

“어?” 

“야, 왜 그래?” 

“뒤에서 무슨 소리가 나지 않았어?” 

용병들이 방방 뛰고 있을 때 갑자기 카일의 표정이 굳어졌다. 

“소리? 뭔 소리?” 

“갑옷 소리 같았는데...” 

철컥. 

“어?” 

“나도 들렸어.” 

“나도.” 

모두가 마른침을 삼키며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고 보니...” 

“왜?” 

“크, 큰 마나석이 있는 곳에 몬스터가 있다는 소리도 있었는데...” 

“몬스터?” 

“그래. 보통 골렘이나, 레스비아 같이 마나로 이루어진 몬스터들이 그곳에 있다고...” 

“그걸 왜 지금 말해 병신아!” 

“검 뽑아!” 

챠아앙! 

용병들이 바로 검을 뽑아들고, 입술을 깨물었다. 

“어, 저게...” 

“뭐, 뭐지?” 

우우우웅. 

용병들의 앞에 검은색으로 빛나는 갑옷과 황금색으로 빛나는 갑옷 2개가 둥둥 떠 있었다. 검은색은 악마가, 황금색은 천사가 입을 것 같은 형태의 갑옷이었다. 

다만 공통점은 두 갑옷을 연결하는 것은 사람의 신체가 아닌 보기만 해도 구역질이 나올 것 같은 시꺼먼 연기였다. 

철거덩. 

챵. 

갑옷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아챈 용병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무기를 떨어뜨리며, 이빨을 딱딱 부딪쳤다. 자신들이 살아서 이곳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리빙...” 

** 

똑똑. 

영주성의 사람들과 인사를 나눈 뒤에 한 방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방문을 두드렸다. 

“들어와.” 

여전히 자신감이 넘치는 여자의 목소리를 들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어머, 도박 천재 영주님이시네. 저를 따로 빼내시다니, 이번엔 몸의 대화를 하고 싶으셔서?” 

자신의 머리를 만지고 있던 로디엔이 날 쳐다보며 유혹을 하는 것 같은 농염한 미소를 지었다. 저래놓고 내가 달려들려고 하는 순간 저 여자는 자신의 힘을 개방 할 것이다. 

“그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할 말이 있습니다.” 

“대체 어떤 말을 하고 싶으셔서, 할 줄 아는 건 싸움과 도박뿐인 날 이곳에 따로 부르신 거죠? 저도 몇 대 맞고 이 성을 나가고 싶은데요.” 

“아, 걱정하지 마시길, 당연히 태형은 똑같이 때릴 겁니다. 잘못했으면 벌을 받아야죠.” 

“으윽.” 

내 말이 예상 외였는지, 로디엔이 인상을 찡그렸다. 

“다만 몇 가지 여쭈어 봐야 할 건 있으니까요.” 

그 말을 하며, 오른쪽 주머니를 열었다. 

“뻭빽!” 

주머니 안에서 튀어나온 빽빽이가 곧바로 로디엔의 머리위로 날아가 조롱조롱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이, 이 아이는,..” 

로디엔이 빽빽이를 보고 놀랐는지, 뜨악한 표정으로 자신에게 달려드는 빽빽이를 껴안았다. 

“빽빽.” 

빽빽이가 원래 미녀를 좋아하긴 하지만, 처음부터 저 정도로 달려드는 건 처음이다. 지금 녀석은 그녀의 외모가 아니라, 그녀가 가진 힘에 큰 친근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 녀석이 당신이 누군지 알려주었습니다.” 

“그, 그럼 당신은 제가 누군지...” 

“물론 알고 있습니다. 자연과 풍요의 종족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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