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2화 가이린 (3) (92/241)

가이린 (3)

내가 가장 재밌어하는 도박은 섰다다. 

섰다를 좋아했기 때문에 소설에도 집어넣었는데, 그 덕에 내가 앉은 테이블에서 섰다가 진행되고 있었다. 

차이점은 화투패가 현실보다 크고, 색이 검은색이었으며, 카드와 비슷한 감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흠...” 

매캐한 담배 연기 사이로 모두의 패를 살펴보았다. 

“흐흐...” 

“나쁘지 않네요.” 

“하아, 아주 개 끗발이네.” 

사람들의 패들이 나쁘지 않았다. 갑오인 내가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여자와 딜러 분이었다. 

하지만 도박은 패로 하는 게 아니라... 

돈으로 하는 거지. 

“칩을 걸어주십시오.” 

“난 들어가겠네.” 

딜러의 말에 중년인이 자신의 앞에 있는 칩의 1/5정도를 앞으로 밀어 넣었다. 

“콜. 받겠습니다.” 

청년 역시 같은 양의 칩을 넣으며, 판에 들어왔다. 

“음, 나는...” 

“누님 쪼신 겁니까?” 

“무슨 소리야! 간다!” 

청년의 말에 여자는 별로 좋지도 않은 패를 가지고 칩을 밀어 넣었다. 역시 별명이 호구왕인 여자다웠다. 

“손님은...” 

딜러가 마지막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여기서 바로 칩 교환 되지?” 

“물론입니다. 저희 블랙 오크....커억!” 

콰르르르! 

테이블에 금화를 쏟아 부었다. 

돈 소리를 귀신같이 듣는 도박꾼들이 우리 테이블을 쳐다보며 침을 꼴깍하고 삼키는 것이 보였다. 황금빛에 시장바닥처럼 시끄러웠던 도박장이 침묵에 잠겼다. 

“이거 전부 바꿔줘.” 

“아, 알겠습니다.” 

딜러가 옆에 있는 서버에게 눈짓을 하자, 그가 산더미 같은 붉은색 칩을 가져와 금화와 바꿔 가져갔다. 

“일단 이정도만 걸까?” 

처음부터 압도 할 필요는 없었으니, 다른 사람들이 건 칩의 4배만 밀어 넣었다. 

“소, 소님. 이걸 정말 한 번에 거시는...” 

“그래.” 

“꽃미남, 무리하는 거 아니야?” 

“괜찮아요.” 

내가 판돈을 올렸기 때문에 이들도 나만큼의 돈을 걸어야 패를 까고 승부를 할 수 있다. 

“크흠...” 

“음...” 

4명의 심리파악은 이미 끝내 놓았다. 

이들은 나를 처음 봐서 내가 허세를 부리는지, 진짜 패가 좋은지를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승부를 걸지 않을 것이다. 

거기다 내 옆에 앉은 미녀 덕에 딜러는 밑장빼기나 패 돌리기 같은 타짜의 손기술을 쓸 수 없다. 

“제기랄! 죽어!” 

중년인이 나쁘지 않은 패임에도, 내 돈에 겁먹고 자신의 패를 내려놓았다. 

“후, 저도 죽습니다.” 

청년 역시 무표정 그대로 패를 내려놓았다. 

“끄응...” 

여자 역시 고민하다가 패를 덮었다. 

“음...” 

딜러가 슬쩍 도박장의 관리자를 쳐다보았다.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나와 같은 양의 칩을 앞으로 내밀었다. 

“콜입니다.” 

딜러가 낮은 패임에도 들어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미 내가 호구라는 것을 들은 관리자의 허락 하에 몇 판 져주기 위해서다. 

그들은 내 앞에 있는 칩의 산이 결국 자신들의 손에 돌아올 거라 생각하고 있을 테니까. 

“그럼 패를 뒤집어 주십시오.” 

딜러와 내가 패를 동시에 뒤집었다. 

“갑오?” 

“미친!” 

“갑오를 들고 이렇게 돈을 박았다고?” 

“아니, 꽃미남! 간이 대체 어떻게 되먹은 거야?” 

“하하! 그냥 한 번 해봤어요.” 

촤르르륵. 

칩을 챙기며 초보자의 들뜬 표정을 연기했다. 

초보 티가 줄줄 나는 내 모습을 보며, 관리자는 옆에 있는 브리카에게 미소를 보냈다. 날 확실한 호구라 생각한 모양이다. 

[브리카. 지금 밖에 나가서 이곳의 뒷문과...] 

계획대로 됐다는 생각에 브리카에게 전음으로 2가지 지시를 내린 다음 다시 판을 보았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해볼까. 

** 

“비, 빌로님!” 

도박장에서 유렌을 지켜보던 관리자가 식은땀을 흘리며, 블랙 오크 도박장의 주인이 있는 사무실의 문을 열었다. 

“뭐야?” 

도박장의 주인 빌로는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던 닭다리를 내려놓고 짜증어린 표정을 지었다. 

“아까 브리카가 데려왔다는 호구 있지 않습니까? 그...” 

“아, 그래. 잃어 줄만큼 잃어 줬지? 이제 복구 시작해.” 

“아, 아니 그게 아니라...” 

“뭔데?” 

관리자는 비로 앞에서 말을 하지 못하고 우물쭈물 거리고 있었다. 

“답답하게! 빨리 말해!” 

“처, 처음부터 좀 많이 잃어서 바로 복구를 지시했는데, 걸려들지를 않습니다. 이쪽 패가 낮다 싶으면 바로 밀고 들어오고, 우리 쪽 패가 높으면 절대 승부를 해오지 않습니다. 거기다 도, 돈으로 후려치니까 방법이...” 

“뭐? 호구라며!” 

“패를 만지는 것만 보면 확실히 호구티가 나긴 하는데, 게임을 하는 건 백전노장이 따로 없습니다. 판의 모든 패를 보고 있는 것처럼...” 

“카운팅 아니야?” 

“포커가 아니라, 섰다를 하고 있습니다.” 

카드를 파악 할 수 있는 포커와는 달리 패를 공개하지 않는 섰다는 카운팅이 불가능하다. 

“지금 누가 판을 잡고 있는데!” 

“랑소입니다.” 

“랑소가 털리다니...” 

랑소는 딜러 중에도 에이스를 듣는 뛰어난 타짜다. 그가 밀릴 정도면 호구가 아니라, 호랑이일지도 모른다. 

“손기술은 썼어?” 

“그 여자가 있어서 기술은 쓸 수가 없습니다.” 

“호구왕이 아직도 있었어?” 

“돈 다 잃고 떠난 줄 알았는데, 어디서 돈을 빌렸는지 아까 다시 왔습니다.” 

“젠장! 하필이면... 얼마나 잃었는데” 

빌로가 손톱을 깨물면서 다시 입을 열었다. 

“1500골드가 넘어 갑...히이익!” 

챙그랑! 

빌로가 닭다리가 있던 접시를 그대로 관리자에게 내던졌다. 

“이런 미친 놈!” 

“소, 손님들 돈까지 포함하면 이미 2500골드...” 

관리자가 덜덜 떨면서, 한 마디를 덧붙였다. 빌로는 소파에서 일어나서 재떨이를 잡고 관리자의 머리에 내던졌다. 

쾅! 

“크악!” 

관리자 대신 재떨이를 맞은 나무문이 빠스슥 부서졌다. 

“지금 그게 말이 되는...” 

“다른 도박꾼들까지 모여들어서 손기술을 쓰는 건 불가능합니다. 거기다 이제 돌아갈 것처럼...” 

“브리카 이 개새끼가 사기를 쳐? 그 새끼 어디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갑자기 사라져서...” 

빌로는 입에 덕지덕지 묻은 양념을 옷으로 쓱 닦고 일어났다. 

“쓰벌! 안내해.” 

** 

도박장엔 호구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도박장에 들려 한 번 큰돈을 딴 호구는 그 맛을 잊지 못하고 계속 도박장에 가서 돈을 퍼준다는 공식인데. 

만일 그 호구가 돈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돈을 따가기만 한다면 어떻게 될까? 

모르긴 몰라도 도박장 주인 입장에서 피가 거꾸로 솟지 않을까? 

지금 방에서 나와서 나를 죽일 듯 쳐다보는 저 녀석처럼. 

“패를 뒤집어 주십시오.” 

딜러의 표정은 심각하게 굳어져 있었다. 지금 그의 앞엔 1600개가 넘는 붉은색 칩이 모여 있었다. 그가 이곳에서 일한 후 처음 보는 거대한 판이었다. 

“육 땡이다! 제발!” 

중년인이 덜덜 떠는 손으로 패를 뒤집었다. 화려한 장미가 그를 축복하는 것 같았지만, 그 옆에 청년이 씩 웃고서 자신의 패를 보여주었다. 

“전 팔 땡입니다.” 

“으아아아!” 

희게 빛나는 보름달이 장미를 짓밟아버리자 중년인이 얼마 남지 않은 자신의 옆머리를 쥐어뜯었다. 

“딜러, 까봐.” 

“구 땡입니다.” 

“시발! 시발! 시바알!” 

딜러의 말에 청년이 피가 나도록 자신의 입술을 깨물었다. 꽤나 부자로 보이는 청년에게도 지금의 손해는 간단히 넘길 수 없었는지, 입에서 계속 욕이 나오고 있었다. 

“그, 그럼 손님의 패를 보여주시겠습니까?” 

딜러가 더듬거리며 나를 쳐다보았다. 지금까지 날 제대로 이긴 적이 없었고, 내 패에 따라 1600골드짜리 판이 움직이니, 그 마음이 이해가 갔다. 

“하아, 난 땡이 아니라...” 

“응?” 

“드디어 지는 건가?” 

뒤에서 판을 보고 있는 도박꾼들의 표정에서 아쉬움이 묻어났다. 항상 돈을 잃어온 도박꾼들은 나를 보며 대리만족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까보긴 해야겠죠.” 

뒤에 모여 있는 도박꾼들을 쳐다보고, 패를 뒤집었다. 

“3광 7끗?” 

“망통!” 

“뭔 개소리야! 망통이 아니라, 삼칠 땡잡이잖아!” 

“땡잡이가 떴어! 땡잡이가 구 땡을 잡았다!” 

“우와아아! 도신이다! 도신이 뜨셨어!” 

도박꾼들이 자신들이 이기기라도 한 것처럼 환호를 지르며 서로의 손을 잡고 뛰기 시작했다. 

“아...” 

이번 판에 망통이라, 진즉에 죽어버린 녹색머리 미녀는 황홀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도 그녀를 한 번 쳐다보며 부드럽게 웃어주었다. 

이 여자가 여기에 있다니 운이 좋았어. 

사실 가이린에 온 기념으로 인사차 도박장을 노린 것도 있지만, 내 옆에 앉은 여자를 찾는 의미도 있었다. 

랙커드에서 알려주었던 히로스 왕국 검술서를 가지고 있다는 실력 있는 용병 로디엔이 바로 내 옆에 있는 녹색머리 여자였으니까. 

[이름: 로디엔 세라피아] 

[특성: 오러 적응lv3, 유연한 신체lv3, 괴력lv3, 패검lv3, 4대 속성 친화력lv4, 축혼(祝魂) ] 

[호감도: 35 (호감) ] 

[현재 기분: 도박을 포함한 여러 가지를 함께하고 싶음.] 

괴물 같은 특성이다. 거기다 이 여자에겐 커다란 비밀이 있었다. 

“미남, 오늘 시간 좀 있어?” 

아까 장난치던 것과 다르게 로디엔은 진심으로 내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하고 있었다. 도박 잘하는 남자를 좋아하는 설정 그대로다. 

“오늘은 아마 바쁠 것 같네요.” 

“그, 그래? 그럼 내일...” 

“흐으윽!” 

로이엔이 뭐라 하든 말든, 딜러는 자신의 손을 피가 나도록 물어뜯고 있었다. 

“즐길 만큼 즐겼으니, 이제 집에 갈까나?” 

“헉?” 

내가 간다는 소리에 도박장 주인 빌로가 한 걸음에 내 뒤로 다가왔다. 내가 여기서 딴 돈이 4000골드다. 절대 그냥 보내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갈란다. 칩을 돈으로 바꿔줘.” 

“아, 그, 그것이...” 

“저기 손님.” 

“응?” 

모르는 척하며 뒤에서 날 부른 빌로를 쳐다보았다. 

“뭐죠?” 

“한 가지 게임만 즐기시면 지루한 것이 당연합니다.” 

“그런가요?” 

“그럼요. 다른 게임은 어떠신가요? 포커나 주사위로 즐기는 도박은 색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그럼 조금만 더 놀까...” 

“모시겠습니다.” 

빌로를 따라 주사위 판으로 이동했다. 

“이 게임은 컵 안에 들어 있는 주사위가 하늘을 쳐다보는 눈을 맞추는 게임입니다.” 

“주사위가 2개니까 2부터 12까지 중에 하나를 맞추는 건가요?” 

“그렇습니다. 아주 간단하며 직관적이죠. 그래서 재미가 있는 겁니다.” 

“저랑 당신 둘 다 틀리면요?” 

“그럼 돈을 묶고 다시 진행합니다.” 

나도 알고 빌로도 알고 있다. 이건 단판에 끝나는 게임이다. 

“이번엔 주사위야?” 

“섰다 실력이 진짜인지 볼 기회네.” 

“도신! 믿는다!” 

다시 내 뒤로 도박장의 모든 도박꾼들이 모여들었다. 그들은 도박장의 주인이 아닌, 날 응원하고 있었다. 

“시작하겠습니다.” 

빌로 자신이 직접 딜러가 돼서 게임을 진행했다. 

탁! 

그는 컵에 주사위 2개를 넣고 흔들더니, 테이블을 부술 것처럼 강하게 내리쳤다. 

“숫자를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창조주의 눈을 사용해서 컵이 아니라, 빌로를 보았다. 

[현재 기분: 숫자는 9. 만약 놈이 맞춘다면, 기술을 써서...] 

역시 빌로는 컵 안의 주사위를 조절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 칩 모두를 걸겠습니다. 제한은 없죠?” 

“무, 물론입니다.” 

“우와!” 

“저걸 전부?” 

“한판에 6천 골드라니! 미쳤어.” 

“아니지. 6천 골드를 걸었으니, 12000골드짜리 판이야!” 

도박꾼들은 자신이 판에 참여한 것처럼 희열에 찬 얼굴로 다시는 보기 힘든 판돈을 보고 있었다. 

“그, 그럼 어디에 거시겠습니까?” 

“전 9에 걸겠습니다.” 

현재 주사위의 눈은 3, 6으로 합이 9였다. 당황할 줄 알았던 빌로는 9라는 소리를 듣고도 별 반응이 없었다. 역시 도박장의 주인다운 표정관리다. 

그의 심리를 읽어보았다. 

[시부랄! 진짜 운이 더럽게 좋은 녀석이네. 그렇다면 기술을 써야겠어.] 

“알겠습니다. 그럼 전 7에 걸겠습니다.” 

그는 컵을 들어 올릴 때 아주 작은 흔들림을 발생시켜 눈을 바꾸려고 하고 있었다. 수십 년을 도박장의 딜러로 살아온 그에게는 가능한 일이다. 

“그럼 열겠습니...헉!” 

만독자전신기를 휘돌려서 빌로 한 명에게 거대한 압박을 넣었다. 조금이라도 장난을 친다면 바로 머리통을 깨버린다는 의지가 담긴 협박이었다. 

“흐어억...” 

“마스터?” 

“왜 저래?” 

내 기세는 빌로에게만 집중됐기 때문에 그것을 느끼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이 얼빠진 표정으로 빌로를 쳐다보았다. 

아무리 뒷골목에서 수십 년 굴렀어도, 오러가 없는 일개 인간이 버틸 수 있는 압박이 아니다. 

“으으...” 

빌로는 컵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식은땀을 흘렸다. 그는 머리가 하얗게 변해 술수는커녕 컵만 겨우 들어올렸다. 

“9다!” 

“진짜 도신이다! 또 이겼어!” 

“우와아아아!” 

주사위는 처음의 숫자 그대로 3과6으로 9를 가리키고 있었다. 빌로는 순식간에 50년은 늙은 것 같은 모습으로 변했다. 

쾅! 

만족스럽게 웃으며, 나를 떠받드는 상황을 즐기고 있을 때 도박장의 문이 거칠게 열렸다. 

“마스터! 큰일 났습니다!” 

들어온 사람은 눈가에 상처가 있는 건달이었다. 

“신임 영주의 지시로 위병들이 이곳으로 오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시발!” 

“또 성인군자 납셨나보네.” 

“어차피 뇌물이나 받고 가겠지만, 일단 피해야지.” 

도박꾼들이 욕설을 뱉으며, 도망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근데 신임 영주가 누구야?” 

“모르냐? 유렌 록스잖아. 그 젊은 영웅.” 

“아, 이오칼의 성녀를 꼬셨다고 소문난 걔?” 

“맞아. 특이한 검은 머리에 잘생겨서 성녀가 그냥 넘어갔다는...어?” 

“자, 잠깐 오늘 처음 왔고, 검은 머리에 젊고 잘생긴...” 

“서, 설마...” 

도박장에 있는 모든 눈이 모조리 내게로 향했다. 

“휴, 놀이시간은 끝이군.” 

이제 나설 때가 되었기에 어설픈 도련님의 표정을 지우고 유렌 록스로 돌아왔다. 

“브리카.” 

“네! 자작 각하!” 

“애들은?” 

“곧 도착 할 겁니다.” 

콰앙! 

브리카의 말이 끝나자마자 오른쪽 벽이 무너져 내리며 대검을 불태우는 괴물 같은 모습의 크라이드가 나타났다. 

퍼퍼펑! 

이번엔 빌로가 나왔던 방문이 수십 조각으로 잘려나갔고, 그 뒤에서 바람에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아린이 모습을 드러냈다. 

“왔군.” 

아까 브리카에게 내린 지시가 도박장의 뒷문들을 파악하고, 그곳으로 아린과 크라이드를 불러오라는 것이었는데, 이제 도착한 것이다. 

위병들과 이곳에 오는 사람은 기사가 아니라, 페루뿐이다. 

“명을 내린다.” 

“명을 받듭니다.” 

아린, 크라이드, 브리카가 그 자리에서 한 쪽 무릎을 꿇었다. 

“이들을 모두 제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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