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0화 가이린 (90/241)

가이린

“처음 본 내 편이 되어달라고 할 정도로 염치가 없지는 않아. 다만 아서의 곁에 서는 것도 바로 결정하지 말고 깊게 생각해줬으면 좋겠네.” 

생각지도 않던 의외의 발언이다. 

일 왕자는 나를 자신의 편에 두기 힘들다고 생각한 것인지, 아니면 배려를 해준 것인지 이 왕자에게만 가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고 있었다. 

여행을 다녀와서 세상을 보고 온 일 왕자는 많은 성장을 이룬 것 같다. 

“나도, 아바마마도, 다른 사람들도 아서의 진짜 얼굴을 제대로 모르는 것 같아. 그 모습이 드러날 때까지만 선택을 보류해 달라는 거야.” 

일 왕자는 여전히 흔들림 없는 눈을 유지하고 있었다. 자신의 동생에게 다른 얼굴이 있다는 것을 확신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왕자가 그 가면을 벗고 맨얼굴을 드러내는 것은 왕이 되고 나서다. 일 왕자는 이 왕자의 본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죽음을 당한다. 

“물론 이건 내 부탁일 뿐이야. 모든 결정은 자네가 내리는 것이지.”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내 뜻이 전해졌다면 다행이야.” 

그는 여러 가지로 내 배려를 해주고 있었다.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 

“아서 하고도 약속이 되어 있지 않나?” 

“그렇습니다.” 

“가보게. 만나서 즐거웠네.”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그래.” 

그에게 정중한 인사를 한 뒤 일 왕자 궁을 나섰다. 숙소로 돌아가려고 할 때 왕자 궁의 정문 앞에 시종으로 보이는 젊은 귀족 한 명이 서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유렌 자작님.” 

처음으로 내 이름 뒤에 자작 소리를 들으니까 무언가 어색하고 민망한 기분이 들었다. 

“저는 이 왕자 저하께서 보내신 애첸 커넨 자작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유렌 록스라고 합니다.” 

“네. 반갑습니다.” 

시종, 특히나 왕족의 시종들은 단순한 하인이 아니라, 고위 귀족의 자제 혹은 하급 귀족들이다. 

그들은 잡무만 하는 것이 아니라, 비서나 보좌관 같은 역할을 수행하며 왕족들을 돕는데, 내 앞의 애첸 역시 이 왕자의 비서 같은 사람이다. 

“지금 바로 이동하셔도 괜찮으시겠습니까? 아니면 준비하실 시간을...” 

“괜찮습니다. 바로 가시죠.” 

“알겠습니다.” 

그를 따라 일 왕자 궁과 정 반대편에 있는 이 왕자 궁으로 향했다. 일 왕자 궁이 편안하고 조용한 느낌이라면, 이 왕자 궁은 조금 더 화려하고, 활발한 느낌을 주었다. 

“정원이 아름답지 않습니까?” 

“그러네요.” 

“이 왕자 저하께서 직접 계획하고 가꾸신 정원입니다. 오시는 손님들마다 감탄을 하시죠.” 

“확실히 잘 가꿔진 정원입니다.” 

“맞습니다. 왕궁 중앙 정원보다도 낫죠.” 

대답은 그렇게 했지만, 솔직히 잘 모르겠다. 마스터 급인 작은 할아버지가 가꾸는 우리 집 정원이 더 깔끔해 보였으니. 

“이 왕자 저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들어가시지요.” 

“안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영광이었습니다.” 

애첸은 나를 왕자 궁의 2층에 있는 테라스에 안내해주고, 내려갔다. 

“오셨군요.” 

“유렌 록스가 이 왕자 저하를 뵙습니다.” 

“하하, 일어나세요.” 

이 왕자의 말을 듣고, 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늘 한 점 보이지 않는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는 금발의 미남에겐 누구라도 호감을 가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체는 미친놈이지. 

[이름: 아서 브라이어드] 

[특성: 검위(劍威), 독심(毒心), 매력lv3, 감정결여, 습득강화lv3, 연기lv3 ] 

[호감도: 0 (중립) ] 

[현재 기분: 일 왕자와 무슨 말을 했는지 알고 싶음.] 

감정결여, 독심에 연기까지. 

이 왕자는 사이코패스 성향과 소시오패스 성향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자다. 

어떤 것이든 빠르게 습득하는 능력에 연기 특성으로 타인의 감정을 연기하며 지금까지 이야기 속에 나오는 왕자를 연기했던 것이다. 

“앉으시죠.” 

“감사합니다.” 

일어나서 이 왕자의 맞은편에 앉았다. 나와 이 왕자가 있는 테라스에선 조금 전에 칭찬했던 정원의 전경이 모두 보이고 있었다. 

“정원이 멋지네요.” 

“하하! 그런가요? 제가 계획하고 가꾼 정원인데, 그런 말씀을 들으니 조금 부끄럽네요.” 

내 칭찬을 듣고 웃고 있지만, 이 왕자는 내게 어떠한 감정도 느끼고 있지 않았다. 일 왕자와의 대화가 궁금할 뿐이다. 

“형님과의 식사는 괜찮으셨습니까?” 

“네. 음식이 정말 맛있더군요.” 

“저도 가끔 그곳에 가서 식사를 했었는데, 확실히 보는 것보다는 괜찮죠. 저희 궁의 요리사도 한 실력 하는데, 조만간 식사 한 번 하시죠.” 

“초대해 주신다면야 당연히 가야죠.” 

일단은 예의상으로 대답하며 계속 그의 상태를 관찰했다. 

“저와 형님이 여행을 다녀왔다는 건 들으셨나요?” 

“네. 들었습니다. 왕국을 한 바퀴 돌아 보셨다고.” 

“맞습니다. 좋은 경험이었죠.” 

그는 여행을 추억하는 듯 먼 곳을 바라보았지만, 여전히 감정의 변화 생각의 변화는 없었다. 그는 추억 따윈 하고 있지 않았다. 

“원래 형님은 왕위에 관심을 가지는 것 같지 않으셨는데, 여행을 다녀오신 뒤에 갑자기 변하시더군요. 여행을 다니시며 느끼신 게 있는 모양입니다.” 

일 왕자와의 대화를 이야기 해보라는 듯 나를 떠보는 말이다. 

넘어가주지. 

“제게도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역시 그렇군요. 형님이 왕이 되신다면, 분명 나쁘지 않은 나라가 되겠죠. 하지만...” 

그가 마시던 차를 내려놓고, 진중하고, 패기넘치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감정변화가 없다. 

이 왕자는 지금의 감정도 연기하고 있을 뿐이다. 

“형님은 좋은 사람이지만 큰 것을 보지 못하고, 작은 것에 집중하는 분입니다. 형님이 왕이 된다면 크라시스는 현재에 안주하며 발전하지 못한 채 다시 전쟁의 불씨를 태울 제국에게 나라를 그대로 내어 줄지도 모릅니다.” 

이 왕자는 일 왕자를 대놓고 깎아 내리고 있었다. 그의 말을 간단히 정리하면 일 왕자가 나라 팔아먹을 놈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웃긴 점은 후에 제국에게 나라를 넘기는 것은 일 왕자가 아니라, 내 앞에 있는 미친놈이다. 

“저는 왕이 되어 이 나라를 더욱 발전시키고 행복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갑작스레 마음이 바뀐 형님과 달리, 저에겐 저 정원을 만든 것처럼 확실한 계획이 있습니다. 그 계획의 가장 앞에서 유렌님이 절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왕자는 내 도움이 꼭 필요하다는 듯 간절한 눈빛으로 날 쳐다보았지만, 호감도의 변화는 없었으며, 현재 기분 역시 날 물건처럼 생각하고 있을 뿐이었다. 

모든 것을 보고 있는 나는 등줄기에 소름이 솟아오르는 것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너무 갑작스럽습니다. 작위와 영지를 받은 지 하루도 되지 않았기도 하고...” 

“물론 지금 대답을 받으려는 것은 아닙니다. 형님께도 같은 제안을 받으셨을 테니, 제가 어떤 생각을 하는 지,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알겠습니다. 돌아가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왕자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눈과 입이 동시에 웃는 확실한 웃음이지만, 그것 역시 연기였다. 

이 괴물에게 연기가 아닌 것은 숨 쉬는 것 밖에 없었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좋은 대답 기다리겠습니다.” 

“네. 나중에 뵙겠습니다.” 

그에게 예를 갖춰 인사를 건넨 뒤 내 원래의 숙소로 돌아왔다. 

“직접 보니, 진짜 미친놈이네.” 

똑똑. 

한숨을 내쉬었을 때 밖에서 노크소리가 들려왔다. 

“일리아? 아직 안 갔어?” 

“인사라도 하고 가려고, 두 분 다 잘 만나고 왔어?” 

“그래. 부담스러울 정도로 잘 대접받았어.” 

“그렇겠지. 선택은 했어?” 

“아직.” 

일리아도 내가 왜 불려갔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쉽게 결정할 게 아니지. 잘 생각해야해. 차라리 중립을 유지하는 게 편할지도.” 

“그래. 그것도 생각해볼게” 

“영지로 돌아가면 바로 가이린으로 떠날 거야?” 

“가서 할 일이 많을 테니까. 준비하고 바로 출발하려고.” 

“너도 알겠지만, 거긴 상당히 거친 곳이라고 하지만 너라면 상관없겠지.” 

일리아가 내 위아래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응?” 

“나도 거기 가도 돼?” 

치료를 해준 이후 일리아가 굉장히 부드러워진 것 같았다. 

“언제는 말하고 온 것처럼 그러네. 평소처럼 대문 부수고 들어와.” 

“후후, 하긴, 그러네. 나랑 어울리지 않지.” 

일리아가 가볍게 미소 짓는 것으로 방 전체가 밝아진 것 같았다. 

“아, 어깨는 자고 일어나니, 통증이나 불편함이 아예 없어졌어. 치료해줘서 고마워.” 

일리아가 자신의 어깨를 가볍게 휘돌렸다. 

“혹시 모르니, 치료는 계속 받아.” 

“다 낫는 대로 네 영지에 쳐들어 갈거니까. 준비 확실하게 해놔.” 

“알아 모시겠습니다.” 

“후후.” 

일리아는 웃으며 마르쿠스로 떠났고, 나는 아린과 같이 후작가로 돌아왔다. 

아린과 기다리고 있던 페루에게 사람들을 모아달라고 요청한 뒤 후작의 집무실로 향했다. 

“축하한다. 유렌 록스 자작.” 

“하, 왜 이러세요.” 

“하하하!” 

후작은 이미 내가 작위와 영지를 받은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바로 달려들어 나를 부둥켜안고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정말 대단하다고 밖에 할 말이 없구나. 유렌!” 

“솔직히 저도 놀랐어요.” 

“당연하지! 나도 네 할아버지께 후작위를 물려받았을 뿐이다. 너는 이미 나를 넘어섰어.” 

“너무 띄워주시면 진짜인줄 알아요.” 

“하하, 난 진심이다! 진심!” 

후작은 그 어떤 때보다도 기뻐보였다. 오죽하면 계속 웃어서 10년은 젊어 보일 정도였으니. 

“언제 떠날 것이냐?” 

“준비 되는 대로 바로 떠나려 합니다. 그곳에 문제가 많을 테니, 빨리 처리하고 싶습니다.” 

“그래. 가이린이라. 재미있겠구나. 후후.” 

후작은 내 걱정이 아니라, 가이린의 사고뭉치들을 걱정하는 것 같았다. 

“흐흐.” 

후작은 나를 보는 것만으로 뿌듯함을 느끼는지, 계곡물이 흐르는 것처럼 계속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아, 우리 자작님 바쁘실 텐데, 내가 너무 붙잡았나보군.” 

“그만하세요. 떠나기 전에 다시 들리겠습니다.” 

“그래. 가서 준비 하 거라.” 

후작에게 인사를 하고 나와서 제 4 연무장으로 향했다. 그곳엔 아린과 크라이드, 페루, 기라녹스, 브리카까지 와있었다. 

어리둥절해 있는 그들의 앞에 서서 모두를 한 번 씩 쳐다보았다. 수는 적지만, 모두가 큰 인물이 될 자질이 있는 사람들이다. 

“이번에 왕궁에서 가서 국왕 폐하께 작위와 영지를 받았다.” 

“헉!” 

“저, 정말이십니까?” 

“우와! 대공자님! 축하드립니다!” 

“축하드립니다!” 

아린을 제외한 모두가 깜짝 놀라 눈을 휘둥그레 뜨며, 입을 벌렸다. 

“록스의 바로 옆 영지인 가이린 자작령과 자작의 작위를 받았다.” 

“이야! 가이린이면 제 고향입니다. 큰 형님!” 

“어?” 

“무, 무슨!” 

브리카의 말에 모두가 그를 황당한 눈으로 돌아보았다. 브리카도 자신이 실수 했다고 생각했는지 이빨을 딱딱 부딪쳤다. 

“이, 이 미친놈! 내가 하지 말라고 말했잖아!” 

“미, 미안. 죄송합니다.” 

페루가 브리카의 목을 잡고, 울부짖을 때 크라이드가 그 앞으로 움직였다. 

“방금 뭐라 했지? 지금 대공자님. 아니, 유렌 자작님에게 큰 형님이라니! 정신이 나간 것인가!” 

“아니, 실수 했을 뿐이라니까요. 죄송하다고...” 

“실수? 그게 지금 말이 되는...” 

크라이드와 브리카가 모이다니, 신기하네. 

원작에서 이 둘은 앙숙이자 절친 관계다. 

성실하고 침착한 성격을 가졌지만 버서커 특성인 크라이드와 가볍고 양아치 같지만 수호자의 특성을 가진 브리카는 서로를 싫어하면서도 죽이 잘 맞는 재밌는 관계를 보여준다. 

“크라이드. 일단 됐어.” 

“네.” 

“브리카.” 

“넵!” 

“네 고향이라고?” 

“그렇습니다!” 

브리카가 군인이라도 된 것처럼 고개를 들어 올리며 대답했다. 

“떠나 온지는 오래 됐지만, 이곳과 가까워 자주 들렸기 때문에 지금도 어디에 뭐가 있는지 모두 알고 있습니다.” 

“잘 됐군. 지금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가 내 사람이니, 나와 같이 가이린에 가게 될 거다.” 

“알겠습니다.” 

“가이린으로 가는데 문제가 있는 사람은 거수하도록.”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아린은 기사단에 말하고, 바로 준비해.” 

“알겠습니다.” 

“페루, 너도 네 짐이랑 내 짐까지 모두 챙겨둬.” 

“넵!” 

아린과 페루는 대답을 하고, 바로 움직였다. 

“기라녹스.” 

“네!” 

“공방에 이제 적응 했을 텐데, 미안해.” 

“아닙니다. 당연히 가야죠. 그리고 이제 제 실력은 공방에 좌우 되지 않습니다!” 

기라녹스가 자신의 가슴을 두드리며 대답했다. 테스테인이 보여주던 움직임이었는데 역시 스승과 제자다. 

“마음에 드는 자신감이네. 네가 제일 바쁘겠어. 페루에게 도움을 받아서 무거운 짐은 마법 주머니에 넣도록 해.” 

“알겠습니다.” 

기라녹스까지 보내자 남은 것은 크라이드와 브리카였다. 

“크라이드.” 

“네. 대공자님.” 

“오랜만이지?” 

“그렇습니다.” 

“수련은 열심히 했어?” 

“아린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어느 정도 익숙해졌습니다.” 

나와 크라이드가 말하는 것은 단순한 검술이 아닌, 버서커 특성의 힘이다. 

[이름: 크라이드] 

[특성: 버서커, 괴력lv2, 중검lv2, 육체 강화lv1, 정신 집중lv2 ] 

[호감도: 51 (강한 호감) ] 

[현재 기분: 성취를 보여주고 싶음.] 

크라이드도 특성이 많이 늘었네. 특히나 중요한 것은 정신 집중으로 저것의 레벨이 높아야 버서커 상태에서 이성을 유지 할 수 있다. 

“좋아.” 

코트를 벗어 옆에 걸쳐놓았다. 

“성과 한 번 보자.” 

“그 말씀 기다렸습니다!” 

크라이드가 장비를 점검하고, 바로 검을 뽑아 들었다. 

“브리카.” 

“네!” 

“잘 보도록 해.” 

“아, 알겠습니다.” 

크라이드와 넌 평생의 라이벌이 될 테니까. 

“크라이드. 전력으로 와라.” 

“물론입니다!” 

크라이드가 양손으로 검을 휘어잡고, 버서커를 발동시키기 시작했다. 

화르르. 

그의 어깨와 목 뒤에 버서커의 붉은 불꽃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불꽃이 멈추지를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화르르르. 

불꽃의 정령 이프리트라도 된 것처럼 그의 상반신 전체가 화끈하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생각이상으로 성장이 빠른데...” 

사실 크라이드의 성취를 보는 김에 뇌인신법과 전뢰상권을 시험해보려 한 건데 녀석의 버서커의 성장이 예상외로 빨랐다. 생각이상으로 흥미로운 대련이 될 것 같다. 

“재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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