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7화 세 가지 선택 (87/241)

세 가지 선택

너구리 뱃속을 그대로 가져다 논 것처럼 어둡고 서늘한 방 가운데에 은색으로 옅게 빛나는 둥근 테이블이 있었고, 그 테이블을 14개의 갈색 의자가 둘러싸고 있었다. 

테이블과 의자가 있는 장소는 어두워 의자에 누군가 앉아 있는 것만 확인 될 뿐 남자인지, 여자인지조차 보이지 않았다. 

“시작하지.” 

테이블의 정중앙, 상석에 앉아 있던 자에게서 젊은 남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목소리는 침착하다 못해 하품이 나올 정도로 느렸다. 

“두 자리가 비는데?” 

“살귀와 영괴의 자리에요.” 

중간에 있는 누군가의 의문에 왼쪽 상석에서 젊다 못해 어리게 느껴지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살귀는 베일, 영괴는 애닌을 세피로스에서 부르는 이름이다. 

“영괴. 그 변태 늙은이가 모임에 참여하지 않는 일이야 흔하지만, 살귀는 처음 아닌가? 이상한 일이군.” 

테이블의 오른쪽, 다른 실루엣보다 2배 이상의 덩치를 가진 남자의 목소리다. 그는 커다란 신체만큼이나 목소리도 웅장했다. 

“영괴는 이제 경고를 줄 때도 되지 않았나?” 

“놈의 능력이 특별하다고, 언제까지 놔둘 생각이지? 내가 이번에 눈여겨 본 녀석이 있는데 영괴 이상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 녀석을...” 

“여긴 시장바닥이 아니다. 그렇게 쉽게 멤버를 바꿀 수는 없어.” 

“모두 조용히 해주세요. 일단 정기모임보다 2달이나 빠르게 여러분을 소집한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실루엣들이 각자의 의견을 한마디씩 뱉기 시작할 때 상석의 어린 목소리의 여성이 말을 하자,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영괴가 죽었습니다.” 

“뭐?” 

“그게 무슨!” 

상석에 있는 세 명을 제외한 나머지 실루엣들이 깜짝 놀랐는지, 유지하고 있던 자세를 풀었다. 

“문제는 그가 어떻게 죽었는지, 누구에게 죽었는지, 왜 죽었는지 조자 알 수가 없었습니다.” 

“소울 리콜로 영괴의 혼을 불러오면 되지 않소.” 

“그의 혼이 불려오지 않아요. 어디론가 사라진 것처럼...” 

“그게 무슨! 10년 전에 죽은 자도 불러오는 것이 당신의 소울 리콜이잖소!” 

“네. 하지만 그의 혼은 찾을 수가 없더군요.” 

“허...” 

어이가 없는 소리를 들었다는 듯 덩치 큰 남성이 입을 쩍 벌렸다. 

“영괴가 모임에 자주 불참하는 것은 맞지만, 제 연락만큼은 제대로 받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메시지 마법이 발동조차 되지 않고 끊겼습니다. 이 경우는 오직 하나, 마법을 받는 대상이 죽었을 때뿐입니다.” 

“그런...” 

“대체 무슨 일이...” 

“거기에 한 가지 말씀드릴 게 더 있습니다.” 

실루엣들이 인상을 찌푸릴 때 여성의 입이 다시 열렸다. 

“오늘 살귀가 오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그에게도 다시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설마?” 

“영괴와 똑같이 살귀에게도 메시지 마법이 발동되지 않았습니다. 살귀도 죽은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모두의 침묵. 하지만 이 침묵은 애닌이 죽었다고 했을 때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지금 그의 혼을 리콜하려고 했는데, 영괴와 마찬가지로 찾을 수가 없어요.” 

“그럼 영괴를 죽인 놈과...” 

“네. 동일인물이라 생각 됩니다.” 

“말도 안 돼! 영괴는 그 능력의 특수함과 희소성으로 세피로스에 들어왔지만, 살귀는 달라! 힘을 개방한 놈을 죽이려면 최소 마스터는 불러와야 해.” 

덩치가 눈을 부릅뜨며 주먹을 꽉 쥐었다. 

“영괴가 죽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의심했지만, 살귀까지 죽고, 그들의 혼조차 사라졌기 때문에 이제 확실해졌습니다.” 

여자가 입을 다물고 가운데에 있던 남자의 입이 천천히 열었다.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우리를 노리는 자가 있다.” 

** 

“세 가지 무공이라...” 

선택하라는 메시지 창 밑에는 세 개의 선택지가 있었다. 

선택지들은 자신들을 골라달라는 듯 각자 보라색, 노란색, 빨간색으로 번쩍이고 있었다. 

[패위독장(敗爲毒掌)] 

[건화독수(建火毒手)] 

[전뢰상권(戰雷狀拳)] 

“이제야 나오네! 그래. 이런 게 나와 줘야지!” 

사천당가라고 해도 암기와 독만으로 싸우지 않는다. 주먹이나 손을 사용하는 무공이 없을 리가 없을 텐데, 6성이 되어서야 그 잠금이 풀린 모양이다. 

“패위독장은 장법.” 

장법은 손바닥을 무기로 사용하는 무공이다. 하수는 손바닥을 상대에게 직접 맞춰야하지만, 고수들은 원거리에 있는 적에게 내력으로 이루어진 장풍을 날릴 수 있다. 

“건화독수는 수공이고.” 

수공은 손 그 자체를 이용하는 무공으로 손등이나, 손가락, 주먹 혹은 그 틈까지 손의 모든 것을 이용한다. 무협에 한 번 씩은 나오는 금나수나 소수마공 같은 것이 바로 수공이다. 

“전뢰상권은 권법이네.” 

권법은 주먹질이다. 이 세 무공 중에 가장 직관적이고 위력이 강하며 다양한 권법이 존재한다. 내가 들어온 판타지 세계에도 여러 권법이 있을 정도니. 

“이 세 개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는 거지.” 

암기와 독을 다루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저 세 개까지 동시에 익히는 것은 어려운 일이니, 내게 하나를 고르라는 선택권을 준 것 같다. 

“패위독장은 강맹한 독들을 장법에 담아서 적을 중독 시키는 것이고, 건화독수는 지속형 독으로 상대를 조이는 수공.” 

장법과 수공은 만독자전신기의 만독의 힘을 사용하는 무공이었다. 위력이 엄청나기 보다는 독으로 상대를 점차 약화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반면 전뢰상권은 만독자전의 자전의 뇌기를 이용한 권법이네.” 

전뢰상권은 뇌기를 주먹에 담아 큰 파괴력을 내는 권법이다. 어쩌면 내게 가장 부족한 근접전과 파괴력을 이 권법이 해결해 줄지 모른다. 

“뇌인신법과 시너지도 최고일거 같고.” 

뇌기를 이용하는 권법이니, 같은 뇌기를 이용하는 뇌인신법과의 조화가 3개의 무공 중 가장 좋을 것 같다. 

“다 끌리는데, 하나만 고르라니.” 

전뢰상권 가장 끌리는 것은 맞지만, 한 번 고르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빽.” 

빽빽이가 뭘 그런 걸 고민 하냐는 듯 내 어깨에 내려앉아서, 파닥거렸다. 

“그래. 고민하는 건 나랑 맞지 않아. 근접전과 뇌인신법과의 조화를 생각하면 여기선 주먹이다.” 

고민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사천당가 특성을 생각해보면 분명 새로운 독술이 나올 테니, 뇌기의 주먹을 고르기로 정했다. 

틱. 

흔들림 없이, 마지막 창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었다. 

[한 번 선택하면 바꿀 수 없습니다.] 

[전뢰상권을 선택하시겠습니까?] 

“남자는 주먹!” 

[전뢰상권을 습득하셨습니다.] 

확인까지 마치자, 전뢰상권을 배웠다는 메시지와 함께 내 뇌리에 전뢰상권의 자세와 내력인도, 신체 움직임이 새겨졌다. 

지금 당장 전뢰상권 열두 개 초식을 모두 펼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제대로 하는 것은 달라.” 

암왕을 만나고 느꼈다. 

시스템으로 무공을 배우는 것은 가장 기본일 뿐이다. 제대로 된 위력을 내려면 피똥 싸는 노력과 연구를 해야 한다. 

“못 참겠네.” 

아직 오후고, 어차피 내일 정오에 왕궁으로 이동 할 테니, 밤까지는 수련을 해도 괜찮을 거 같다. 

“빽빽아. 나가자.” 

“빽.” 

내 방 여기저기를 둘러보던 빽빽이와 같이 저택을 나와 제 4 연무장으로 향했다. 연무장은 으레 그렇듯 텅 비어 있었다. 

“돌아다니며 놀고 있어.” 

“빽!” 

빽빽이를 자유롭게 놔두고, 연무장의 중간에 자리를 잡았다. 

“좌로 반보, 오른손은 상단, 왼손은 하단.” 

기본 준비자세 전궁(戰宮)이다. 

“제 일 권 전사권.” 

슈욱. 

허리에 있던 손을 앞으로 빠르고 강맹하게 내뻗는 간단하고 기본이 되는 정권지르기다. 어설픈 주먹질이지만 그 안에는 쌓이고 쌓아온 만독자전신기의 뇌기가 가득 담겨 있었다. 

펑! 

압축된 공기가 터지는 소리가나며, 비어있는 연무장을 울렸다. 

“시원하네!” 

권을 선택하길 정말 잘한 것 같다. 내력이 담긴 주먹을 지르자 신법이나 암기를 수련할 때와는 다른 쾌감이 느껴졌다. 

“제 이권 이룡출수!” 

일권 보다 두 배는 빠른 속도, 흡사 손에서 용이 나가는 것 같은 움직임으로 양 주먹을 뻗었다. 이룡출수에 사용한 혈도에서 기분 좋은 뜨거움이 느껴졌다. 

전뢰상권의 나머지 열개의 초식도 천천히 시도하며 권법에 대한 감을 잡아보았다. 

띵! 

[전뢰상권의 숙련도가 상승했습니다.] 

전뢰상권의 열두 가지 초식을 모두 사용하자, 숙련도 상승 메시지가 나타났다. 꽤나 많은 숙련도가 올라갔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진정한 힘을 발휘하는 자세를 찾아야해.” 

시스템의 성취도를 올리면서 제대로 된 자세와 힘의 분배를 찾아내야 전뢰상권의 진정한 묘리를 구사할 수 있다. 숙련도에 기뻐할 때가 아니다. 

“시작해볼까.” 

심법이 있기 때문에 하루 잠을 안자는 정도는 아무런 영향도 없다. 전뢰상권을 수련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서 오늘은 밤을 새고 내일 아침에 저택으로 돌아가기로 정했다. 

펑! 

파앙! 

주먹질을 할 때마다 대기의 울렁거림이 느껴지며, 점차 힘과 속도가 붙는 것이 느껴졌다. 전뢰상권은 놀라운 매력과 위력을 가지고 있는 무공이었다. 

지지직. 

거기다 예상대로 전뢰상권과 뇌인신법은 같이 만들어진 무공처럼 호흡이 굉장히 잘 맞고 있었다. 

뇌인신법과 전뢰상권을 조합하면 수백 가지의 움직임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화르륵. 

무공 수련의 희열에 빠져서 시간조차 잊었을 때 깜깜했던 시야가 밝아지는 것이 느껴졌다. 

“아린.” 

“돌아오셨군요.” 

옆쪽을 보니, 아린이 횃불을 들고 있었다. 그녀가 연무장에 불을 켜준 것이다. 

“오랜만이야. 그 때 일은...” 

아린에게 거짓말을 해서 집으로 돌려보냈기 때문에 그녀를 보자 약간의 미안함이 느껴졌다. 

“괜찮습니다.” 

“응?” 

아린이 마지막 불을 올리고, 내 앞으로 다가왔다. 

“제가 약해서 돌려보내신 거 알고 있습니다.” 

“아니야. 그게 아니라...” 

“강해지겠습니다.” 

연무장 바닥의 모래에 시선을 던지던 아린이 고개를 들었다. 얼음처럼 굳어 있던 그녀의 눈에서 새싹처럼 올라오는 강렬한 의지가 보이고 있었다. 

“전 후작 각하께 대공자님을 지켜달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그건 명령일 뿐이었지만, 달라지는 대공자님을 보며 각하의 명령은 제 의지가 되었습니다.” 

아린은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희미한 미소를 보였다. 

“하지만 대공자님은 제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강해지셔서, 제가 대공자님을 지키기는커녕 계속 도움만 받았습니다.” 

“그건...” 

“바다에서도, 북부에서도, 피메라 산에서도, 마계화 된 지역에서도 대공자님은 항상 제 앞에 계셨습니다.” 

아린의 목소리에서 작은 떨림이 느껴졌다. 

“하지만 앞으로는 제 의지로 달라지겠습니다.” 

그녀의 음성에서 떨림이 사라지고 단호한 의지만이 남았다. 

“제가 그 누구보다 강해져서, 대공자님의 뒤가 아닌, 앞에서 검을 휘두르겠습니다.” 

“...”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손을 감싸고 있는 피에 젖은 붕대, 다 닳아 빠진 부츠, 흙과 먼지에 범벅이 된 옷과 얼굴. 

상태를 보니, 후작가에 돌아온 이후 계속해서 검만 휘두른 것 같았다. 

그런 그녀에게 내가 해줄 말은 딱 하나 밖에 없었다. 

“그래. 믿겠다.” 

“감사합니다.” 

아린은 내 대답이 만족스러웠는지, 살짝 미소를 지었다. 

“내일 정오에 출발이니, 너무 무리하지 마세요.” 

“너도 가잖아.” 

“네. 저도 같이 부르셨다고 들었습니다.” 

왕궁에 호출 된 것은 나만이 아니다. 이오칼에 같이 갔던 아린도 국왕의 부름을 받았다. 그녀는 왕궁에 가는대도 별 신경을 쓰지 않는 눈치다. 

“빽!” 

“빽빽아. 오랜만이야!” 

“빽.” 

나무 위에서 자고 있던 빽빽이가 내려와서 아린의 뺨에 얼굴을 부벼댔다. 

“얘 마른 것 좀 봐.” 

“말라? 걔가?” 

오늘만 해도 후작이 준 포도 한 송이에 앵두 3개, 사과 하나를 먹었다. 지 몸보다 더한 양을 먹은 녀석이 마르다니. 

“혹시나 해서 가져왔는데 잘됐네.” 

“빽.” 

아린이 과일 조각들을 빽빽이에게 내밀었다. 썰려있는 크기를 보니, 빽빽이에게 주려고 미리 준비했던 것 같다. 

“대공자님도 저녁 드시지 않으셨잖아요.” 

“내 것도 있어?” 

“네. 가져왔습니다.” 

“아니. 이거...” 

그녀가 손에 들고 있는 도시락 통을 열지 않아도 뭐가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치레인 스프잖아.” 

“네. 수련 중이라 생각해서 가져왔습니다.” 

“아...” 

치레인 스프를 한동안 먹지 않았기 때문에 지겹다기보다는 무언가 그리운 느낌이 들었다. 

4 연무장, 아린, 치레인 스프까지 보니, 이곳에서 사천당가가 개방되길 빌며 살을 빼던 때가 생각났다.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정말 많은 것이 바뀌었다. 추억을 곱씹으며 치레인 스프를 꿀떡 삼키고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자세를 잡았다. 

“추억에 빠지긴 이르지, 아직 할 일이 많아.” 

나와 아린은 연무장에서 자정이 넘도록 수련을 한 후에 저택으로 돌아왔다. 

** 

“사고치지 말고, 뭐 주신다고 하면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하면서 그냥 받아. 말은 적게 하고.” 

“알겠어요. 지금 그 말 5번째에요.” 

“혼자 보내는 건 처음이니, 걱정 되서 그러지.” 

“괜찮아요. 저도 사회생활 잘 알고 있어요.” 

“크하하하!” 

후작이 내 말에 시원한 웃음을 터트렸다. 

“내가 널 너무 어리게 봤구나. 이오칼에서도 잘 했으니, 알아서 잘 하겠지. 미안하다. 하하!” 

“그럼 가볼게요.” 

“그래. 잘 다녀 오거라. 다른 곳으로 샐 거면 제발 미리 말 좀 하고.” 

“안 새요. 바로 돌아올게요. 준비됐습니다.” 

“알겠습니다.” 

왕궁에서 지원나온 마법사들에게 말을 하자, 그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마법진에 마나를 불어넣기 시작했다. 

“올라가십시오.” 

나와 아린이 올라가자, 마법진이 푸른색으로 변하며 왕궁과 연결되었다. 

번쩍. 

포메라와는 차원이 다른 안락함, 흔들림도 두통도 전혀 없이 이전에 왔던 워프장소에 도착했다. 

“유렌 록스님 맞으십니까?” 

“네. 맞습니다.” 

청색 옷을 입은 서기관이 앞으로 나왔다. 

“유렌 록스님이 왕궁에 계실동안 안내를 맡은 비디츠 남작이라고 합니다.” 

“유렌 록스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비디츠 남작이 다시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고, 나도 그에게 마주 인사를 건넸다. 

“알현은 오늘 저녁에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곳에서 쉬고 계시면 이따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에게 쉴 곳을 배정받고, 안에서 빽빽이의 머리를 긁어주고 있을 때 밖에서 노크소리가 들렸다. 

아린이 빽빽이를 보러 왔나 싶어 문을 열자, 생각지도 못했던 아름다운 여자가 앞에 있었다. 

“네가 왜 여길?”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