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1화 열쇠 (71/241)
  • 열쇠

    신체능력의 1% 상승이라니.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던 보상이다. 3번째 검술서를 읽어서 얻은 보상이니, 앞으로 카볼의 검술서를 얻으면 얻을수록 추가적인 보상을 받는다는 뜻이었다.

    델리언 왕국 검술서를 읽어서 확인을 해봐야겠다.

    이오칼 왕국 검술서를 옆으로 빼두고, 델리언 왕국 기본 검술서를 펼쳤다.

    [창조주의 눈에 예속된 천안이 델리언 왕국 기본 검술 1장 검 빼들기를 각인합니다.]

    [특성 천무지체로 인하여 검 빼들기를 즉시 재현하실 수 있습니다.]

    1장을 읽어보니, 역시나 각인 메시지가 나타났다. 이것도 진품이다. 머뭇거리지 않고 집중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델리언 왕국 기본 검술을 모두 체득하셨습니다.]

    [델리언 왕국 기본 검술이 특성 검인에 예속 됩니다.]

    [잊혀진 제왕의 검 4/18]

    [특성 검인의 경험치가 15% 상승합니다.] 

    [검인에 기본 검술 4개가 모인 효과로 모든 신체능력이 1.5% 상승합니다.]

    델리언 왕국 기본 검술서를 모두 읽고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자, 다시 메시지 창이 계단처럼 주르륵 나타났다.

    와, 진짜냐. 

    솔직히 다른 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내 시선은 마지막 줄에 떠 있는 신체능력 1.5%상승에만 가있었으니까. 

    이런 식으로 책을 얻을 때마다 0.5%씩 상승 수치가 올라간다면 마지막 검술서를 읽을 때는 한번에 5.5%의 신체능력이 올라갈 거다. 

    아니, 그 이상으로 올라갈지도 모른다. 

    책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긴 해도, 신체능력이 %로 강화되다니 정말 말도 안 되는 혜택이었다. 

    다만 올라가는 신체능력이 단리로 적용되는지 복리로 적용되는지는 알아보고 싶었다.

    탁.

    앞으로 일을 기대하며 델리언 검술서를 덮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후라켄은 책상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것 같았고, 아린은 다른 검술서를 보고 있었다.

     이레아는 책을 읽는 척 하면서 조심스럽게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음.”

    카볼의 검술서만 보면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아서 후라켄이 건네준 검술의 정석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읽었다. 

    [특성 검인의 경험치가 0.5% 상승합니다.]

    이전에 본 다른 검술서에 비해 꽤 많은 경험치가 올라갔다. 

    “다 읽어보았나?”

    “네. 세 권 모두 훌륭한 검술서였습니다.”

    검술의 정석을 덮자, 후라켄이 말을 걸어왔다.

    “카볼의 검술서는 어떻게 알게 된 건가?”

    “아버지께서 저는 기사들과 상대할 일이 많을 거 같다고,  기본정도는 알아두라고 하시면서 카볼의 검술서를 보여주신 적이 있습니다.”

    “그럼 검술을 익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검술이 어떤 건지 알기 위해 검술서를 읽어본 것인가?”

    “네. 언제 기사를 상대 할지 모르니, 검술을 배우지는 않더라도 알아둬야죠.”

    “좋은 생각이네. 다만, 아무리 책을 봐도 많이 부족할 걸세. 그럴 때는 실전이 중요하지. 아무리 검술서를 읽어도 실전만은 못하니까.”

    “명심하겠습니다.”

    ‘난 책만 읽어도 강해집니다.’라고 말할 수는 없으니, 기사들의 검술을 파악하기 위해서 검술서를 읽는다고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다.

    “카볼의 검술서도 괜찮았지만, 공작 각하의 검술서도 읽기 편했습니다. 검을 모르는 저도 술술 이해가 되더군요.”

    “내 책 이상 가는 기본 검술서는 앞으로도 나오지 않을 걸세. 후후후.”

    칭찬을 들은 후라켄은 자신감 넘치는 웃음소리를 내었다.

    “감사합니다. 잘 봤습니다.”

    “아닐세.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야.”

    카볼의 검술서들을 정리해서 후라켄에게 돌려주었다. 그는 웃으며 책을 받아들었다. 

    “생각보다 늦어져서 바로 출발해야 할 거 같습니다.”

    책 3권을 정독했기 때문에 원래 출발 시간보다 많이 늦어진 상태였다.

    “음.”

    “아...”

    “유렌.”

    후라켄이 옆에 있는 이레아를 잠시 쳐다보다가 나를 불렀다.

    “예. 각하.”

    “전에 말했던 대로 자네의 집에 방문해도 되겠지?”

    “물론입니다. 가문 전체가 공작 각하를 존경하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오셔도 됩니다.”

    “허허, 그렇게 까지 말하니, 꼭 찾아가야겠네.”

    후라켄은 다시 이레아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유렌님.”

    나갈 준비를 할 때 계속 멍하니 있던 이레아가 보자기에 감싸진 물건을 들고 다가왔다. 

    “피메라 산까지 가시는 길에 시장하실까봐 준비했어요.”

    “음식인가요?”

    “네. 제, 제가 만들었어요.”

    “성녀님이 만드신 음식이라니, 정말 영광입니다. 감사합니다.”

    “그, 그 정도는 아니에요. 빽빽이 것도 넣었으니, 잘 챙겨주세요.”

    이레아가 상큼한 미소를 지으며 내 어깨에서 날개를 부비는 빽빽이를 쳐다보았다.

    “알겠습니다.”

    “빽.”

    빽빽이가 고맙다며 이레아에게 날아가서 애교를 부렸다.

    “그리고...”

    이레아는 손톱을 깨물면서 머뭇거리고 있었다. 

    “저, 저도 할아버지와 같이 유렌님의 집에 가도 될까요?”

    “공작 각하께도 말씀드렸지만,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감사합니다.”

    이레아는 얼굴을 붉히며 후라켄에게 쪼르르 달려갔다. 

    “그럼 가보겠습니다. 여러 가지로 챙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 나도 자네들과 지내서 진심으로 즐거웠네.”

    “두 분 조심히 가세요.”

    후작과 이레아의 배웅을 받으며, 저택을 나왔다. 그들은 우리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저택의 앞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마차 안 받길 잘 한 것 같네.”

    “네. 대공자님이 마차에 타시면 어제 같은 일이 또 일어날지 모릅니다.”

    후라켄이 마차를 빌려준다고 했지만, 마차가 너무 화려해서 또 난리가 날까봐 그냥 걸어가겠다고 했다. 

    “좋은 분들이었지?”

    “마스터라고 불리시는 분이 저렇게 소탈하고 편하게 대해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성녀님도 정말 선하고 다정한 분이셨습니다.”

    “그래. 두 분에게 받은 게 많아.”

    얼마 걷지도 않아서 마탑의 지부에 도착했다. 이오칼에서 예상외의 일들이 발생했지만, 나름대로 좋은 결과로 끝낸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이제 기라녹스와 아린을 집으로 돌려보낸 후에 그것을 챙기러 가야겠어.

    **

    역시 이 세계는 지위와 명성 깡패다. 

    남의 나라에서의 하는 워프였기 때문에 원래라면 신분조사와 여러 가지 검사를 해야 해서 꽤나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후라켄의 내준 허가서와 록스가의 인장, 거기다 유렌 록스라는 이름값이 더해지니 일사천리로 워프를 이용할 수 있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을 알리려고 미친 듯이 노력하는 것 같다.

    10분도 걸리지 않아서, 베하른 성으로 이동한 뒤 기라녹스가 있는 피메라 산으로 향했다.

    이전처럼 5일에 걸려서 드워프 마을에 도착을 하니, 마을 앞에 있는 강철 문을 수리하고 있는 드워프들이 보였다.

    “어?”

    “은인!”

    “은인이 오셨다!”

    그동안 별 일 없었는지, 드워프들의 표정은 아무 문제없이 밝아보였다.

    “기라녹스! 유렌님께서 오셨다.”

    “정말요?”

    기라녹스가 입구로 달려 나왔다. 얼굴에 검댕이 묻어있는 것을 보니, 열심히 일을 하고 있던 것 같다.

    “대공자님!”

    “잘 지냈어?”

    자세히 얼굴을 보니, 꽤나 야위어 보였다. 

    “아무문제 없었습니다. 대공자님은 괜찮으세요?”

    “난 별일이 있을 수가 없지. 근데 귀왕살 만들고 안 쉬었어? 눈 밑이 시꺼먼데?”

    “사부님이 이것저것 알려주셔서요. 그거 따라가느라 바빴습니다. 덕분에 좋은 거 많이 배웠습니다.”

    기라녹스가 신이 난 얼굴로 웃으며 잡고 있는 쇠 집게를 만지작거렸다.

    “잘됐네. 인정받은 거 축하한다.”

    “아, 아니에요! 아직 인정까지는...”

    기라녹스의 실력과 정신력이 성장한 것을 보고, 테스테인이 기술을 전해줬을 거다. 

    드워프 족장에게 대장장이로 인정을 받았으니, 이 녀석도 진짜 물건이 되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이름: 기라녹스]

    [특성: 마병창조(魔兵創造), 화염친화lv3, 집중lv3, 정교lv2, 판단lv2, 감정lv2, 장인의 혼lv2]

    [호감도: 77 (깊은 신뢰) ]

    기라녹스는 못 본 사이에 또 특성들의 레벨이 올라갔다. 이 녀석이 내 주변에서 가장 빠르게 능력이 상승하는 재능러다.

    [현재 기분: 자신의 올라간 기량을 자랑하고 싶음. ]

    거기다 겸손한 척하고 있지만, 기라녹스는 내게 자신의 실력을 자랑하고 싶어 하고 있었다. 나쁘지 않았다. 

    장인에게 자신감은 필수적인 부분이니.

    “족장님은?”

    “사부님은 안에 계십니다. 불러드릴까요?”

    “아니, 내가 갈게.”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마을이 많이 달라졌거든요.”

    “벌써 마을을 다 고친거야?”

    “후후, 드워프들의 특기죠.”

    반파되어 있던 마을은 완벽하게 정상으로 돌아가 있었다. 지금 드워프들이 고치고 있는 강철 문만 제외한다면 얼마 전에 습격 받은 마을이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 할 거다.

    “은인!”

    “족장님. 별일 없으셨습니까?”

    “다행히도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기라녹스가 성실하게 지냈나요?”

    “은인께서 이 녀석을 어떻게 다루셨는지 모르겠지만, 이전과는 천지차이가 됐습니다. 기라녹스를 사람으로 만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허허허.”

    테스테인이 기분 좋게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족장님이 잘 키워서 그런 거죠. 제가 한 게 뭐가 있겠습니까?”

    “이 녀석이 헤이해질 때 마다 은인 이야기를 하면 바로 정신을 차립니다.”

    “사, 사부님!”

    나와 테스테인은 쑥스러워 하는 기라녹스를 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족장님과 기라녹스가 만들어 주신 무기들 정말 잘 썼습니다.”

    “그렇습니까?”

    “정말요?”

    테스테인과 기라녹스가 서로를 마주보며 씩 웃었다. 

    “만들어 주신 구슬로는 데스 나이트를 잡았습니다.”

    “데, 데스 나이트!”

    “우와!”

    “정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어느새 옆에 와서 이야기를 듣던 갈드가 탄성을 내질렀다.

    “귀왕살로는 이번 마계화의 주범인 마계수의 심장을 찔러서 일격에 죽였습니다. 빠르게 마계수를 잡았기 때문에 이번 전투에서 희생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아!”

    자신들이 만든 무기가 커다란 활약했다는 소리를 듣자, 테스테인은 보는 내가 뿌듯해 보일 정도로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고, 기라녹스는 붉어진 눈시울을 글썽거렸다. 

    “말씀하신대로 좋은 일에 써주셨군요.” 

    “약속드리지 않았습니까. 제대로 쓰겠다고. 앞으로도 제게 무기를 만들어 주신 것 절대 후회하지 않게 해드리겠습니다.”

    “네 녀석 정말 사람 운은 아주 타고 났구나!”

    팍!

    “윽!”

    테스테인이 기라녹스의 등을 힘껏 때렸다.

    “사, 사부님.”

    “저런 분은 만나기 힘들다. 아니, 네 인생에 다시 저런 분이 나타 날 리 없으니, 끝까지 잘 모셔라.”

    “무, 물론이죠.”

    “앞으로도 이 녀석을 잘 부탁드립니다.”

    테스테인이 기라녹스와 같이 고개를 숙였다.

    “훌륭한 대장장이로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도 미소를 지으며 그와 똑같이 고개를 숙였다.

    “기라녹스 떠날 준비를 해라.”

    “엑? 벌써요?”

    “벌써는 무슨.”

    내가 말할 필요도 없이, 테스테인은 기라녹스를 보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루정도는 있어도 됩니다.”

    “은인의 얼굴을 보니 하실 일이 있어보이는데, 이 녀석 배려해주실 필요 없습니다. 충분히 놀고먹었습니다.”

    “내가 놀고먹긴 뭘...”

    퍽!

    “엑!”

    따지려던 기라녹스는 테스테인의 주먹에 맞고, 입을 다물었다. 

    “입 닫고 빨리 준비나 해라. 은인께선 잠시 저를 따라와 주시겠습니까?”

    “네.”

    테스테인을 따라 그의 방으로 향했다.

    “이걸 가져가주십시오.”

    “이건 마나석이잖아요.”

    테스테인은 내게 파란색으로 빛나는 배구공만한 돌을 주었다. 

    “네. 전에 말씀드린 최상급 마나석입니다.”

    “그런데 이걸 왜 제게...”

    “이곳에 있다간 또 용암 골렘 같은 놈들이 올지도 모르니까요.”

    “그럼 파시면 될 텐데요.”

    “은인께 드린 것도 없어서 이거라도 드리고 싶습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무기 값도 제대로 안 받으셔서 죄송스러운데.”

    테스테인은 좋은 재료를 다듬고, 좋은 작품을 만들어서 기분이 좋다면서 제작비를 거의 받지 않았었다. 

    “저희를 구해주시고, 제자를 사람 만들어 주셨는데 이 정도는 쌉니다.”

    “그건 아니죠. 이거 제가 사겠습니다.”

    “네?”

    마법주머니에서 금화들을 쏟아냈다. 

    “으, 은인!”

    “습격 때문에 수리를 하느라 돈도 많이 필요하실 텐데, 이거라도 받아주십시오.”

    “아닙니다. 저희도 돈은 많습니다.”

    “족장님의 무기 덕에 많은 사람을 구해서, 왕궁에서도 좋은 물건을 받았습니다. 이 정도는 드리고 싶습니다.”

    나와 테스테인은 금화를 놓고 씨름을 하다가 결국 반만 가지기로 합의를 보았다. 이렇게 될 것 같아서 일부러 금화를 필요 이상으로 뿌렸다. 

    이 정도는 줘야 테스테인에게 좋은 무기를 받은 보답을 한 것 같았다. 

    이야기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자, 기라녹스가 떠날 준비를 마쳤고, 마을에 있는 모든 드워프들이 나와서 배웅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은인. 조심히 가십시오!”

    “은인. 감사합니다.”

    “기라녹스. 은인 잘 모셔라!”

    “아이, 갈드 아저씨, 제가 알아서 할 게요! 진짜 저 아저씨는 안 끼는 곳이 없어!”

    “하하하!”

    “허허허!”

    기라녹스와 드워프들의 정다운 모습에 나도 모르게 기분 좋은 미소가 지어졌다. 

    **

    “혼자라 편하면서도 외롭구만.”

    “빽!”

    빽빽이가 뭔 헛소리냐는 듯 내 머리를 한 번 쪼았다.

    “미안, 네가 있었지.”

    기라녹스와 아린을 록스 후작가로 돌려보내고, 나는 전혀 다른 곳에 와 있었다. 

    그 둘을 드워프 마을에 남겨둘까도 생각해 봤지만, 그곳에 놔두었다가 꺼져가는 베일의 관심에 불을 태울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후작가로 돌려보냈다. 

    “아린이 그런 표정을 짓다니.”

    아린은 끝까지 날 따라오려고 했지만, 후작님께 받은 비밀임무가 있다고 거짓말까지 해가며 겨우 돌려보냈다. 빽빽이와 처음으로 떨어진 아린의 표정은 꽤나 볼만 했다. 

    “이번 일은 위험하니까. 어쩔 수가 없지.”

    “빽.”

    이번에 여러 가지 위험한 일이 많을 거다. 아린조차 위험 할 수 있기 때문에 보낼 수밖에 없었다.

    “이야, 빽빽 하구만.”

    “빽?”

    “너 말고.”

    “빼액...”

    숲에 나무가 빽빽한 것을 보고 한 소리인데 빽빽이가 자신을 부른 줄 알고 울음소리를 내었다.

    “지금이라면 얻을 수 있어.”

    이름조차 어려운 필로세 숲에 온 이유는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 온 것이다. 사실 아이템을 얻는 다기 보다는 아이템을 얻기 위한 열쇠를 찾으러 온 거지만.

    이 숲에는 다양한 몬스터들이 나오는 숲이라, 인간이 거의 접근하지 않는 곳이다. 그래서 오히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응?”

    몬스터들을 잡으며 길을 찾고 있을 때 내가 잡지 않은 몬스터의 시체가 보였다. 다가가보니, 투구 채로 얼굴이 함몰된 홉 고블린이었다. 

    “둔기? 주먹?”

    홉 고블린은 얼굴 중앙에 정확한 일격을 받았다. 

    인간, 그것도 고수의 솜씨다. 

    시체에 벌레가 조금밖에 꼬이지 않은 것을 보니, 지나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이 숲에 선객이라...”

    아무래도 이곳에서 재밌는 일이 벌어지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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