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령수 (3)
“뇌인신법(雷刃身法)인가, 이름 죽이네.”
성취도의 마지막 계단을 오르자마자, 소룡지보는 뇌인신법이라는 강렬한 이름으로 바뀌어 버렸다.
새로 개방 된 게 아니라 상급의 신법으로 바뀌었기 때문인지, 뇌인신법은 처음부터 3성의 성취를 이루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인지 사용해보지 않아도 뇌인신법이 어떤 무공인지 알 수 있었다.
“소룡지보는 애들 장난이었어.”
아마 뇌인신법도 사천당가의 최종신법이 아닐 거다. 하지만 소룡지보와는 차원이 달랐다.
소룡지보가 이름 그대로 날지 못하는 어린용이라면, 뇌인신법은 하늘로 승천을 할 수 있는 신법이었다.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시험을 한 번 해봐야겠다.
“뇌익(雷翼).”
이름조차 없었던 소룡지보의 첫 번째 걸음이 뇌익이라는 우레의 날개가 되었다.
지지직.
파앙!
소룡지보의 첫 번째 걸음과 똑같이 앞으로 돌진하는 걸음이지만, 그 속도가 차원이 달랐다.
고작 3성의 경지지만, 극성에 달했던 소룡지보보다 1.5배는 빠른 속도로 돌진했다.
거기다 빠른 것이 다가 아니었다. 상체의 움직임을 조금 바꾸는 것으로 더욱 다양한 변화를 보일 수 있었다.
“미쳤군.”
나도 모르게 입에서 감탄이 나왔다. 제대로 된 무게 중심을 찾고, 신법의 성취를 상승시킨다면 어떤 움직임 나올지 파악 되지 않았다.
상성도 좋고.
써보니까 더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뇌인신법은 만독자전신기에 포함되어 있는 자전(磁電)의 뇌기와 좋은 상성을 가지고 있었다.
“아린.”
“네.”
“빽.”
빽빽이와 놀고 있던 아린은 내 부름에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입가엔 낮은 우물이 지어져있었다. 아린은 빽빽이 앞에서 만큼은 더 이상 감정이 옅은 사람이 아니었다.
“가볍게 대련 한 번 할까?”
“네?”
“맨손으로 상대를 먼저 치는 사람이 승리 어때?”
“알겠습니다.”
“빽!”
빽빽이가 둘이서 알아서 해보라는 듯 옆에 있는 나무 위로 올라갔다.
“팔로는 공격을 하거나 막을 수 있고, 상대의 신체를 먼저 만지는 사람이 승리 맞습니까?”
“그래.”
아린의 표정이 돌덩이처럼 굳어졌다. 진지하게 상대하겠다는 뜻이다.
“전 준비됐습니다.”
그녀는 속도를 장점으로 삼는 검사니, 뇌인신법의 속도를 테스트해보기에 딱 좋은 상대다.
“간다.”
지직.
“헉!”
뇌익을 사용해서 아린의 코앞에 나타났다. 아린은 소룡지보만을 생각했기 때문인지, 뇌익의 속도를 보고 깜짝 놀라서 눈을 2배는 크게 떴다.
탁.
내가 그녀의 오른쪽 어깨를 잡으려 할 때 아린이 팔꿈치를 휘둘러 내 팔을 쳐내고, 역으로 나를 잡으려고 손을 뻗어왔다.
하지만 난 이미 그곳에 없었다.
지지직.
아린이 내 팔을 쳐내자마자, 뇌인신법의 세 번째를 사용했다. 상대의 뒤로 파고드는 우레의 그림자, 뇌영(雷影)이다.
소룡지보의 세 번째 걸음과 똑같이 상대의 뒤를 잡는 무공이지만 속도와 변화가 그 격이 달랐다.
“아!”
탁.
내가 자신의 뒤에 있는 것을 파악한 아린이 자신을 만지지 못하도록 반대 방향으로 튀어나가며 몸을 돌렸지만, 그전에 뇌익을 사용해서 그녀를 따라잡아 등을 쳤다.
“으...”
아린이 천천히 고개를 돌려서 나를 쳐다보았다. 그녀의 눈빛엔 숨길 수 없는 놀라움이 담겨있었다.
“대공자님. 이게 어떻게 된...”
“어때? 좀 발전한 거 같아?”
“발전이라니요. 그 정도가 아닙니다. 방심하지 않았는데도 뒤를 잡히다니...”
방심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아린이 상정한 것은 소룡지보를 쓸 때의 나였을 테니, 방심한 것과 다를 바가 없다.
그녀가 뇌인신법을 알고 있는 채로 나를 상대했다면 이렇게 쉽게 끝나지는 않았을 거다.
“이게 실전이었다면 전 두수 만에 대공자님에게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렇게 거창하게 말 할 필요는 없고.”
“이전의 대공자님보다 확실하게 빠릅니다. 거기다 순간순간의 변화가 더 날카로운 것 같습니다.”
아린은 그 짧은 대련 순간에도 내 움직임을 잘 본 것 같았다.
“아쉽네...”
다른 신법들도 시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하늘을 보자 이미 해가 내 머리 위를 지나가 있었다. 왕궁으로 갈 준비를 할 시간이 조금 넘어버렸다.
“대공자님. 이제 돌아가실 시간입니다.”
아린도 시간을 알았는지,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돌아가자.”
“빽.”
**
후라켄이 준비해준 검녹색 예복을 입고 다른 치장을 마친 뒤 저택 앞으로 나가자, 이레아가 와 있었다.
“유렌님!”
개방형 마차 옆에 서있던 이레아가 한걸음으로 내 앞까지 다가왔다.
“오랜만입니다.”
“네.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셨나요?”
전투 모드가 아닌 이레아는 여전히 목소리를 떨고 있었다.
“공작 각하께서 잘 챙겨주셔서 정말 편하게 있었습니다.”
“다행이에요.”
“성녀님은 숲의 뒷정리를 담당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니에요. 당연히 제가 할 일이었죠.”
이레아는 자진해서 이번 사태의 뒷정리와 피해를 받은 사람들을 도와줬다고 한다. 성녀라는 이름이 정말 잘 어울리는 여자다.
“아, 그런데...”
“빽!”
주머니에 들어가 있던 빽빽이가 갑자기 튀어나왔다.
“어머!”
하얀 솜뭉치가 파닥거리며 날아오르는 모습에 이레아가 탄성을 터트렸다.
“기운을 차렸군요!”
“네. 다행히 며칠 전에 깨어났습니다.”
“정말 귀엽게 생긴 아이네요. 아!”
“빽.”
이레아의 손 위로 빽빽이가 내려앉았다.
“너, 너무 귀여워요. 이름이 뭐죠?”
“빽빽입니다.”
“네?”
이레아의 표정이 싸늘해졌다. 그녀는 ‘내가 잘 못 들은 것 같은데 어디 다시 한 번 말해봐’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빽빽이...”
“...”
이레아는 지금까지 봤던 표정 중 가장 차가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 여자에게 이런 표정이 있을 줄은 몰랐다.
“하아...”
뒤에서 아린의 한숨소리가 들렸다.
빽빽이란 이름이 저럴 정도로 별로인 이름인가?
“이름이 참 재, 재밌네요.”
“하아...”
이레아의 말에 아린이 다시 한 숨을 내쉬었다.
“빽빽아.”
“빽빽.”
내가 이름을 부르자, 빽빽이는 자신은 좋다는 듯 조롱조롱한 울음소리를 내었다.
“모두 준비는 끝났나?”
후라켄이 깔끔한 흰색 예복을 입고 저택에서 나왔다.
“네.”
“근데 분위기가 왜 이래?”
“아, 아무것도 아닙니다. 출발하시죠.”
차마 정령수의 이름 때문이라고 말 할 수가 없었다.
“몸가짐을 다시 한 번 살펴보도록. 왕궁으로 가는 길엔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을 테니, 잘 보여야지.”
“사람들이라니요?”
“이번 마계수와 데스나이트 사건은 이미 온 나라에 소문이 퍼졌네.”
후라켄이 내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을 이었다.
“특히나 마계수와 데스나이트를 제압하고 대지를 정화시킨 성자 유렌의 이름은 지금도 미친 듯이 퍼지고 있다네. 아주 난리가 났지.”
“그럼 그 사람들은...”
“그래. 왕궁으로 들어간다는 것을 알고 자네를 보기 위해서 모여든 거지.”
“아...”
“별거 아닐세. 사람들에게 인사만 좀 해주면 돼. 출발하게.”
후라켄은 별일 아닌 것처럼 말하면서 마차를 바로 출발시켰다.
“우와아아아아!”
“성자님!”
저택을 나가 왕궁으로 향하는 대로에 들어서자마자, 귀를 뚫는 함성이 시작되었다.
“유렌님!”
“성녀님!”
“데스나이트 슬레이어! 유렌 록스!”
마차가 다니는 가운데 넓은 길을 제외하고, 길의 양 옆은 사람들로 꽉차있었고, 그들의 모든 시선은 우리가 타고 있는 마차를, 그 중에서도 나를 향하고 있었다.
“유렌님! 신성 왕국으로 와주세요!”
“성자님! 정령수 좀 보여주세요!”
“성녀님!”
“유렌님! 왕국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크라시스 왕국에서도 퍼레이드처럼 지나가며 사람들의 환호를 받아봤지만, 남의 나라에서 이정도로 큰 환호를 받을 지는 몰랐다.
사람들이 목청일 터질 것처럼 내 이름이나 성자를 부르고 있었다.
“어때? 자네의 인기가 실감이 되나?”
“유렌님에 대한 이야기는 막을 새도 없이 바로 퍼져나갔어요. 너무 놀라운 일들이 많았으니까요”
“보게, 내 이름은 나오지도 않잖아.”
“할아버지는 매일 거리를 돌아다니셔서 자주 보잖아요.”
후라켄이 아쉽다는 듯 말했지만, 그의 목소리엔 만족스러움만 가득 담겨 있었다.
“저기가 왕궁일세. 자네 나라보단 좀 작을 걸세.”
신성 왕국의 왕궁은 크라시스 왕국 보다 작았지만, 더 화려한 외형이었다. 기둥이나 벽마다 여신이 새겨져 있고, 성 전체가 반짝거리고 있었다.
“난 지금부터 폐하를 뵈어야 하네. 자네는 내일이니, 오늘은 숙소에서 푹 쉬게나.”
“알겠습니다.”
왕궁에 들어가자마자 후라켄은 왕을 알현하러 갔고, 나와 다른 사람들은 숙소로 안내받았다.
“침대 좋네.”
“빽.”
방에 들어와서 바로 침대에 드러눕자, 빽빽이가 주머니에서 빠져나와서 나와 똑같이 뒹굴 거리기 시작했다.
“네가 내일 해줘야 할 중요한 일이 있거든? 너 자신을 위한 거야.”
누운 채로 빽빽이를 보며 입을 열었다.
“빽.”
빽빽이가 말해보라는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내일 내가 너를 툭 치면 바로 앞에 있는 석상에 가서 초록색 보석을...”
**
똑똑.
다음날 아침 식사를 하고, 명상을 하고 있을 때 노크소리가 들렸다.
“공작 각하?”
“잘 잤나?”
문 앞에 서있는 사람은 후라켄이었다.
“편하게 잘 잤습니다. 그런데 어쩐 일로...”
“자네를 데려가려고 왔지. 내 손님이니 끝까지 내가 챙겨야 하지 않겠나.”
“음.”
옆을 보니, 젊은 문관과 시녀들이 어쩔 줄을 모르고 서 있었다. 저 사람들이 원래 나를 안내할 사람이었던 모양이다.
“바로 준비하고 나가겠습니다.”
“천천히 하게.”
시녀의 도움으로 깔끔하게 옷을 차려입고, 마지막으로 빽빽이를 주머니에 넣었다.
“거기 있다가 내가 만지면 나오는 거야.”
“빽!”
빽빽이가 당차게 대답했다. 계획대로 되면 빽빽이는 오늘 속성하나를 얻을 것이다.
“여기서 보니, 자네 정말 잘생겼군. 꼭 내 젊은 시절을 보는 것 같네.”
“그렇군요.”
록스 후작 때부터 많이 듣는 소리라 그냥 그러려니 넘겼다.
“진짜인데?”
“알겠습니다.”
“안 믿는군. 나중에 내 젊었을 적 초상화를 보여주지.”
후라켄과 잡담을 하며 젊은 문관을 따라서 알현실로 향했다.
“유렌님.”
“대공자님.”
알현실의 문 앞에는 이레아와 아린이 먼저 도착해 있었다. 이레아는 청색과 녹색이 섞인 신관복을 입고 있었고, 아린은 기사들이 입는 검붉은색 예복을 입고 있었다.
“이 할애비는 보이지도 않느냐?”
“할아버지하곤 아침 같이 먹었잖아요.”
“그래도 인사라는 게 말이다.”
둘이 이야기를 하는 동안 아린을 봤는데, 그녀는 한 나라의 왕을 보기 전인데도 여전히 평온한 표정이다.
“긴장되지 않아?”
“긴장하고 있습니다.”
그 말조차 평온하다. 전혀 긴장한 느낌이 아니다.
“어? 대공자님.”
하지만 그녀의 평온한 표정은 왕이 아니라, 내 주머니를 보고 깨져버렸다.
“설마 빽빽이를 데리고...”
“알현허가가 났습니다. 모두 준비해주십시오.”
아린이 말을 하려고 할 때 문 앞에 있는 서기관이 입을 열었다. 아린은 바로 입을 다물었지만 눈을 깜빡이며 빽빽이와 나를 번갈아 쳐다보고 있었다.
“그럼. 문을 열겠습니다.”
쿠쿵.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자, 서기관이 문을 열었다. 자연스럽게 입장하는 후라켄을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쿵.
알현실은 굉장히 넓었지만, 가운데 옥좌에 앉아 있는 남자의 존재감 때문에 조금 좁은 느낌이 들었다. 부드럽지만 단호한 위엄이 그의 주변을 덮고 있었다.
“모두 잘 왔네.”
남자의 머리색은 금발에 백발이 섞여 있었지만, 피부는 청년 못지않게 탱탱했다. 인자한 눈으로 우릴 쳐다보는 이 중년인이 신성 왕국의 국왕 레일리 베르트르슈다.
“폐하, 젠버그 가문의...”
“어제 봐놓고 뭘 또 인사를 하시는 거요. 일어나시오.”
무릎을 굽히고 인사를 하던 후라켄이 성왕의 말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리 네 명을 차분히 바라보던 성왕의 시선이 내게서 멈췄다.
“크라시스 왕국, 록스 후작가의 장남, 유렌 록스가 신성 왕국의 성왕 레일리 베르트르슈 폐하께 인사 올립니다.”
국왕을 봤을 때와 똑같은 예법으로 인사를 했다. 나 다음으로 이레아와 아린까지 인사를 마치자 성왕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후후, 그래. 자네가 그 성자로군.”
“아닙니다. 폐하.”
“아니다?”
“그렇습니다. 능력이 때에 맞았을 뿐 전 성자 같은 사람이 아닙니다.”
“하하하!”
레일리가 가볍게 웃음을 터트렸다.
“왜지? 성자라고 불리면 좋은 거 아닌가? 이 신성왕국뿐 아니라 자네의 나라에서도 큰 도움이 될 텐데”
“그런 식으로 다른 사람들의 찬양을 이용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호오.”
레일리의 입 꼬리가 묘하게 올라갔다. 후라켄과 마주 본 그의 미소는 더욱 짙어졌다.
“성자와는 상관없이 자네는 누구와도 비교하기 힘든 큰 공을 세웠네.”
“제가 아닌, 모두의 힘이었습니다.”
“후라켄 공작에게서 이야기는 모두 들었네. 위험한 신관과 성기사들을 도와주고, 데스나이트를 잡고, 마계수를 죽이고 성녀까지 구했는데 그게 모두의 힘인가?”
“그렇습니다. 모두가 제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룬 성과입니다.”
“독과 안개를 정화 한 것은?”
“그건...”
레일리는 겸손한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에 일부러 내숭을 떨고 있었다. 그가 나를 압박하는 것 같지만, 그는 지금 나를 굉장히 좋게 보고 있었다.
“뭐, 자네가 운으로 활약을 했든, 실력이 있든 상관없네. 다만 확실한 건 하나 있지.”
레일리가 말을 잠시 멈추고 나와 아린, 이레아를 한 번씩 쳐다보았다.
“자네가 이 왕국에 큰 도움을 주었다는 사실일세.”
레일리가 창밖의 왕도를 보여주며 입을 열었다.
“듣기만 해도 대단한 활약이었네. 마지막에 정령수를 구했다는 소리를 듣고 나조차도 자네가 정말 성자인가 했으니. 후후”
레일리가 진심에서 나오는 흐뭇한 미소를 보여주었다. 지금이 딱 적당할 것 같았다.
“빽.”
주머니에 있던 빽빽이를 툭 치자, 녀석이 주머니에서 빠져 나왔다.
챠챠챵!
내 주머니에서 빽빽이가 튀어나오자, 기둥 뒤에 숨어있던 왕의 호위 기사들이 달려 나왔다.
“그만.”
기사들은 레일리의 말에 모두 자리에서 멈췄다.
“이 새는?”
“이 녀석이 그곳에서 구한 정령수입니다. 저와 떨어지면 울어대서 어쩔 수 없이 데려왔는데, 정말 죄송합니다.”
“아니야. 잘 데려왔네. 안 그래도 내 정령수가 어떻게 생겼는지 한 번 보고 싶었어.”
여기까진 원작과 똑같다. 이제 빽빽이가 왕 옆에 있는 석상의 녹색 보석만 쪼아서 흡수만 하면 된다.
“빽!”
빽빽아! 거기 아니야!
날아오른 빽빽이는 내가 미리 알려준 왕의 옆에 있는 석상의 보석이 아니라, 뒤쪽 기둥에 붙어 있는 바다색 보석을 쪼기 시작했다.
“빽.”
“허허, 녀석. 정말 귀엽게 생겼군.”
“죄송합니다. 지금 바로 부르겠습니다.”
“아니야. 놔둬보게나. 뭘 하는지 좀 보고 싶네.”
레일리는 손주를 보는 듯 너그러운 웃음을 지으며 기둥의 보석을 쪼는 빽빽이를 쳐다봤다.
나도 저 녀석이 정령석을 놔두고 대체 뭘 쪼는 건가 해서 눈을 켜보았다.
[고대 물의 정령석 1단계]
고대 정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