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3화 1+1 (53/241)
  • 1+1

    호명된 사람들이 황홀한 표정으로 왕실 보고에 들어가서 보물을 찾을 때 나는 한 발 뒤로 물러나있었다. 

    “유렌 뭐하는 거야.” 

    “잠시 만요.” 

    모든 사람들이 안쪽에 있는 보물들을 살펴보는데 관심이 쏠려서 내게 관심을 주는 사람은 빨리 들어가라고 재촉하는 후작밖에 없었다. 

    계속 냉정하던 베일마저, 물건을 찾을 생각에 보고 쪽으로 고개를 쭉 내밀고 있어서 내가 관찰하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밖에서 보고의 구석만 살피던 베일의 시선이 왼쪽 끝에서 멈췄다. 원하던 물건을 발견했는지 그의 손이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저건가? 

    화려한 장식이 달린 커다란 검 뒤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붉은색의 뿔이 있었다. 

    [창조주의 눈이 발동합니다.] 

    [신살수(神殺獸) 글라디오스의 송곳니] 

    신수, 영물, 악귀, 정령같이 영력이 있는 존재를 잡아먹고 살았다는 계(界)의 짐승 글라디오스의 송곳니다. 송곳니에는 글라디오스의 살기가 깃들어 있어, 무기로 만든다면 신수와 영물, 악귀, 정령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신살의 속성을 가지게 된다. 

    신살이라니! 

    왜 베일이 2년 넘게 왕실에 있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말도 안 되는 물건이었다. 저게 저놈들 손에 넘어가면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른다. 

    무조건 가로채야 한다. 

    베일의 신호를 받은 다르가 보고 있던 활을 내려놓을 때 최단거리로 걸어가서 놈들이 희열에 가득 찬 눈으로 바라보고 있던 이빨을 들어 올렸다. 

    “난 이걸로 해야겠네. 뭔지는 몰라도 마음에 들어.” 

    다르가 듣도록 중얼 거린 뒤, 사람들을 둘러보는 척하며 베일과 다르의 반응을 살폈다. 

    큭. 

    둘은 몸에서 혼이 빠져나간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웃음을 참으며, 보고를 빠져나와서 후작의 옆으로 갔다. 

    “유렌 너 미쳤...” 

    “자네 정말 그것으로 고른 건가?” 

    후작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내게 뭐라고 하려 할 때 국왕이 내 옆으로 다가와서 말을 걸었다. 

    “그렇습니다. 폐하.” 

    “그게 무엇인지 알고?” 

    “무엇인지는 잘 모릅니다.” 

    “그럼 왜 그것을 선택을 했지?” 

    국왕의 얼굴은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상태를 보니, 이빨의 정체를 알지 못하는 것 같았다. 

    “제 무기는 단검이나 단도 같은 투척 무기입니다.” 

    “알고 있네.” 

    “그래서 저는 모두가 보고로 들어갈 때 뒤쪽에서 보고를 훑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제게 맞는 무기가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호오...” 

    국왕이 계속하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보고에도 단검과 단도는 있었지만, 투척용은 아니었습니다.” 

    “자네는 그것을 보기만 해도 아는 건가?” 

    “네. 투척용은 형태가 다르니까요.” 

    “그래. 우문이었군. 자네에게 단검은 기사의 검과 마찬가지일 테니.” 

    국왕이 더 말해보라는 듯 기꺼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래서 이 단단해 보이는 뿔을 가지고 무기를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은은하게 도는 붉은 빛까지 딱 제 마음에 들었습니다.” 

    “확실히 괜찮아 보이는군. 그런데 나도 정체를 모르는 물건이라...” 

    “혹시 안 되는 겁니까?” 

    “내 무엇이든 하나만 고르라고 하지 않았는가. 상관없네. 이 뿔은 지금부터 자네의 것일세.”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국왕에게 인사를 한 후 고개를 들면서 베일을 살짝 쳐다보았다. 얼빠진 표정을 하고 있던 베일은 원래의 평온한 표정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 평온한 모습에 더욱 섬뜩함을 느껴서 베일의 상태창을 보려고 할 때 국왕이 다시 말을 걸었다. 

    “그 뿔과는 별개로 내 자네에게 묻고 싶은 게 있는데...” 

    “어떤 것이라도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자네 왕실 정원에서 꽃을 꺾은 적이 있나?” 

    나와 국왕의 대화를 흥미롭게 듣던 사람들이 침음을 삼켰다. 왕실의 모든 것은 국왕의 것이기에 아무리 꽃이라도 함부로 뽑아서는 절대 안 되는 일이었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폐하!” 

    국왕의 기분에 보이던 약간의 의문이 바로 꽃에 대한 것이었다. 올게 왔다는 생각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땅에 박았다. 하지만 속으론 호흡을 고르며 머리를 차갑게 식혔다. 

    “내 요새 자네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네. 실력도 성격도 이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런 자네가 아무런 의미도 없이 정원의 꽃을 꺾을 리가 없다고 생각해서 묻는 거라네.” 

    “그게...” 

    “솔직하게 말해주겠나?” 

    주저하는 척을 하자, 국왕이 내 어깨에 손을 올리며 부드러운 웃음을 지었다. 

    “그럼. 제 집사를 불러와도 되겠습니까?” 

    “그가 필요한 건가?” 

    “그렇습니다.” 

    “그를 불러오라.” 

    국왕의 허락에 잠시 뒤 페루가 불려왔다. 녀석은 겁먹은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미리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을 말해줬기 때문에 지금 어떤 상황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래. 자네 집사가 왔으니, 이제 말해보게나.” 

    “페루, 그때 꺾은 꽃을 꺼내봐.” 

    “네, 네.” 

    챠챵! 

    페루가 마법 주머니에 손을 넣자, 국왕 옆에 있던 기사들이 페루의 목에 검을 겨누었다. 

    “아, 이 사람들, 괜찮아. 검 집어넣어.” 

    국왕의 말에 기사들이 다시 검을 집어넣었다. 하지만 그들의 눈빛은 허튼 짓을 하면 목을 베겠다는 위협을 품고 있었다. 

    “아...” 

    “워낙에 내 걱정이 많은 친구들이라 그렇다네. 다시 꺼내보게나.” 

    연기인지, 진심인지 페루는 손을 덜덜 떨면서 주머니에서 주황색 카메른을 꺼냈다. 

    “아름다운 꽃이로군. 이걸 왜 뽑은 거지?” 

    “이 꽃의 이름은 카메른이라고 합니다. 폐하.” 

    “카메른?” 

    국왕이 꽃을 보며 중얼거렸다. 표정을 보니, 전혀 모르는 모양이다. 

    “페루 밤의 카메른을 꺼내.” 

    “네.” 

    이번에 페루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은 붉은 색의 카메른이었다. 

    “색만 다르고 똑같이 생겼군.” 

    “위험합니다!” 

    국왕이 붉은 카메른에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도록 꽃을 들어올렸다. 

    “무슨...” 

    “죄송합니다. 이 꽃에는 독이 있어서 가까이 가시면 위험합니다.” 

    “독?” 

    어리둥절해 있는 국왕에게 고개를 숙이고 다시 카메른을 테이블위에 올려놓았다. 

    “카메른은 낮과 밤의 색이 다른 기이한 꽃입니다. 낮에 피는 주황색의 카메른은 향기를 내뿜지만, 밤에 피는 붉은색의 카메른은 지독한 독을 가지고 있습니다.” 

    독이 있다는 말에 꽃을 구경하던 사람들이 깜짝 놀라서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렇군. 독이 있는 꽃이라 뽑은 건가? 그럼 처음부터 그렇게 말하면 됐을 텐데, 왜 망설인 건가?” 

    “...” 

    국왕의 질문에 일부러 시간을 끌은 후에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정원사 때문입니다.” 

    “정원사?” 

    “네. 정원에 독을 가진 꽃이 자라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제가 말을 한다면 정원사에게 큰 벌이 내려질 거라 생각했습니다.” 

    잠시 말을 멈추고 국왕과 사람들의 반응을 살폈다. 상당히 나쁘지 않은 상태였다. 

    “카메른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도 밤이 아닌 이상 알아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거기다가 이 카메른은 정원에서 가장 구석진 곳에 피어 있었습니다. 정원사들이 알아보지 못한 게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그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정원사가 걱정 되서 말을 하지 않고 혼자 처리했다는 건가?” 

    “그렇습니다.” 

    “아.” 

    “음.” 

    이제야 사람들이 내 의도를 이해했는지,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 구별하기 힘든 카메른을 자네는 어떻게 알았는가?” 

    “저와 제 집사는 새벽에 카메른의 색이 변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습니다. 너무 신기하여 꽃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그럼 그 꽃은 왜 보관하고 있었는가?” 

    “제가 떠나기 전에 정원사들에게 보여줘서 주의를 줄 생각이었습니다. 주제넘게 나서려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크하하하!” 

    국왕은 듣는 사람이 통쾌할 정도로 시원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아까도 말했듯이 요새 자네 소문을 정말 많이 들었네. 하지만 이정도로 참한 인성까지 갖췄을 줄은 정말 몰랐네.” 

    “아, 아닙니다. 저는 그냥...” 

    “모두 어떤가? 젊은 친구의 마음씀씀이가 정말 훌륭하지 않은가?” 

    “그렇사옵니다. 폐하!” 

    “훌륭한 지도자가 될 자질입니다.” 

    속마음이야 어쨌든 귀족들은 겉으로나마 나를 칭찬하고 있었다. 후작하고 로페르 공작을 보니, 본인들이 칭찬을 들은 것처럼 기뻐하고 있었다. 

    “오늘은 정말 기분이 좋군. 좋아. 자네 하나 더 고르게.” 

    “네?” 

    “그 요상한 뿔 말고, 하나 더 고르라는 말일세.” 

    잠시 머리가 멍해졌다. 왕에게 호감도를 쌓게 될 줄은 알았지만, 보고에서 하나 더 가져가라는 말이 나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편의점 행사도 아니고 1+1이었다. 

    “저, 정말이십니까?” 

    “그렇다네. 왕실 보고에서 2개를 가져간 사람은 있지만 한 번에 두 개를 가져간 사람은 없었네. 자네가 처음이야. 빨리 가서 고르게나.” 

    얼떨떨한 표정으로 주변을 보는 척하면서 아까 보지 못한 베일의 상태창을 보았다. 

    [이름: 베일 파비앙] 

    [특성: 살귀(殺鬼), 고통내성lv4, 집중lv3, 강철피부lv3, 괴력lv4 ] 

    [호감도: -97(살해 충동) ] 

    [현재 기분: 사지를 갈라 찢어 죽이고 싶음. ]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평온해 보이는 베일의 속마음은 지독한 살의를 띄고 있었다. 중립이었던 호감도가 순식간에 -97을 찍었고, 나를 아예 조각내서 죽이고 싶은 모양이다. 

    보고에 안에 있는 다르는 그 무엇에도 손을 대지 않고, 입술을 찢어지라 깨물면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베일과는 다르게 노골적인 모습이었다. 

    “폐하께서 주신 하해와 같은 은혜 정말 감사합니다.” 

    “그래. 잘 선택하게.” 

    아무 것도 모르는 척하면서 다시 보고로 들어갔다. 

    반 정도는 물건을 고르고 밖으로 나왔지만, 아직도 고민하는 사람들은 2개를 고르게 된 나를 보고 부러운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카익스의 단검] 

    [레이논의 단도] 

    [다기의 삼지창] 

    역시나 무기 쪽은 내게 별 필요 없어보였다. 

    “유렌님.” 

    방어구가 있는 쪽으로 가려고 할 때 뒤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네?” 

    나를 부른 사람은 일그러진 표정을 하고 있는 다르였다. 

    “아까 고르신 이, 아니 뿔 말입니다.” 

    “네.” 

    “혹시 양보를 해주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양보요?” 

    그는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할 정도로 아주 조용하게 말을 걸었다. 나는 그와 반대로 일부러 소리를 높였다. 

    “네. 들어보니, 꼭 필요하셔서 선택하신 건 아닌 것 같아서요.” 

    “네. 그렇긴 한데, 그럼 다르님은 저 뿔이 뭔지 아시나요?” 

    아무 것도 모르는 척을 하며 순진한 표정을 지었다. 

    “아...” 

    다르가 말은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었다. 다르가 이렇게 노골적으로 나오는 이유는 하나다. 

    그는 이번 일을 해결하지 못하면 자신이 베일에게 처분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도 잘은 모릅니다만 색도 그렇고 모양도 매력적이라.” 

    “궁사시잖아요. 보고에는 좋은 활도 많아 보이는데요? 활을 고르시는 게 어떠신지?” 

    “아, 활은 이미 좋은 게 있기도 하고...” 

    핑계대기 애매해진 다르의 얼굴색이 창백하게 변해가고 있었다. 예상하지 못한 일에 당황하고 있는 다르를 보며 좋은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베일이나 다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한긴 글러먹었으니, 다르의 등골까지 뽑아먹을 계획을 순식간에 세웠다. 

    “저도 그 뿔이 딱히 필요한 것은 아니니, 내기를 하는 게 어떨까요?” 

    “내기요?” 

    “네. 뿔도 좋지만, 파쇄의 궁수라는 당신의 궁술을 보고 싶습니다. 당신과 제가 대련을 해서 승자가 모든 것을 가지는 내기를 하는 게 어떨지?” 

    “무슨 소리지?” 

    갑자기 우리 뒤로 국왕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표정은 무표정이었지만, 그의 기분을 볼 수 있는 나는 국왕이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다르님이 제가 고른 뿔을 원하시는 것 같아서 내기를 하자고...” 

    “내기?” 

    “네. 대련을 해서 이긴 사람이 상대의 선택권을 가져가자고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허어...” 

    국왕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하지만 그는 화가 난 게 아니다. 속으로는 재밌는 구경을 할 수 있겠다고 즐거워하고 있었다. 

    “자네는 선택권이 2개나 있는데, 욕심이 조금 과해보이는 군.” 

    “죄송합니다. 사실 선택권보다는 파쇄의 궁수라 불리는 다르님의 궁술을 견식해보고 싶었습니다.” 

    “역시! 그럴 줄 알았네!” 

    국왕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부드럽게 웃으며 내 어깨를 두드렸다. 

    “좋아. 재밌겠어.” 

    “네?” 

    “그 내기 내가 직접 주관해주지.” 

    예상대로의 전개다. 

    국왕은 지금도 매일 검을 휘두르며 수련을 즐기는 무술광이다. 그런 사람이 궁술의 달인인 다르와 내 암기의 대결을 보고 싶어 하지 않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자네들 빼고 모두 골랐으니, 일단 문을 닫겠네.” 

    우리는 밖으로 나왔고 국왕은 왕실 보고의 문을 닫아서 원래의 출입문으로 만들었다. 

    “다르, 자네는 유렌의 내기를 받아들이는 건가?” 

    “그렇습니다.” 

    “그럼 됐군.” 

    다르는 생각도 해볼 필요 없다는 듯 바로 대답했다. 국왕은 다르의 대답을 듣고, 씩 웃더니 귀족들을 쳐다보았다. 

    “모두 듣도록. 유렌 록스와 다르 카스테인이 대련을 해서 승리한 자가 여기 있는 뿔을 가져가기로 결정했다.” 

    “저 뿔이 대체 무엇이기에...” 

    “보기보다 좋은 물건인가?” 

    “활과 단검의 대결인가?” 

    “폐하.” 

    대부분이 흥미진진한 얼굴을 하고 있을 때 로튼 공작이 국왕 앞으로 다가왔다. 

    “이들은 폐하께서 주신 위대한 은혜를 욕심으로 망치려고 하였습니다. 벌을 내리셔야합니다.” 

    “괜찮네. 나는 오히려 그 욕심이 마음에 들어. 젊은 친구들이 욕심을 부려야지.” 

    “허나...” 

    “괜찮네. 로튼 공작. 이런 대결 또 언제 보겠나.” 

    “...알겠습니다.” 

    국왕의 단호한 말에 로튼 공작은 뒤로 물러났지만, 싸늘한 눈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정리하자면 유렌이 승리를 한다면 다르가 가지고 있는 선택권을 가져가서, 저 뿔을 제외하고도 보고에서 2개의 보물을 고르는 것 맞나?” 

    “맞습니다.” 

    “다르가 이긴다면 저 뿔을 가져가고, 아직 사용하지 않은 자신의 선택권을 사용하는 것이 맞고?” 

    “그렇습니다.” 

    국왕은 나와 다르를 보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좋군. 아주 재미있겠어. 이틀 후 모두가 보는 앞에서 대련을 실시한다.” 

    ** 

    “대공자님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래.” 

    페루의 말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틀은 순식간에 지나갔고, 다르와의 대련 시간이 되었다. 

    “밖에 귀족들이 엄청나게 모여 있어요. 이 대결을 엄청나게 기대하고 있나 봐요.” 

    “그럼 실망시키겠네.” 

    “네?” 

    “시작하자마자 끝낼 거거든. 아마 별 재미없을 걸.” 

    “아하...” 

    당황하고 있던 페루는 내 말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어? 대공자님. 쓰시던 단검이 없으신대요? 제가 가져올게요!” 

    밖으로 달려 나가려는 페루의 모습에 피식 웃고서 손가락에 끼운 쇠구슬을 보여주었다. 

    “오늘은 이거면 충분해. 몇 초 만에 끝나는지, 숫자나 세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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