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지니스 2 >
트램프의 입에서 노회한 언사가 흘러나왔다.
"저에게 통 크게 배팅해 주신다면, 그에 합당한 댓가를 지불할 준비가 언제든지 되어 있습니다."
그에게 넌지시 말했다.
"대륙간 탄도탄과 스텔스 전투기의 기술이전 외에도 대통령 각하에게 여러가지 논의드릴 사항들이 많습니다."
트램프가 고개를 끄덕이며 내 말에 귀를 기울였다.
"중국과 일본이 한국을 대상으로 전면적인 경제제재 조치를 단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니 중일 양국의 간교한 술책을 미국의 힘으로 억제해 주십시오."
그가 두눈을 번뜩이며 입을 열었다.
"일본과 중국의 준동을 초장에 제압해 달라는 뜻입니까?"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덧붙여 일본과 대만의 핵무장을 결코 용납하지 마십시오."
"한국에만 핵무장을 허용하라는 말씀이군요."
"그렇습니다. 각하."
트램프가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며 은근한 어조를 흘려보냈다.
"각하께서 원하는 대로 해드릴테니, 제가 지정하는 300개의 차명 계좌에 각각 1억불씩 입금해 주십시오."
"그전에 한가지 조건이 한가지 있습니다."
"그게 뭐죠?"
"각서를 한장 작성해 주십시오. 그리고 미국 대통령의 전용 인장을 각서에 날인해 주십시오."
"으음..."
트램프의 입에서 깊은 한숨 소리가 새어나왔다.
미국 대통령의 전용 인장은 전 세계에서 단 하나 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 인장이 각서에 날인 될 경우 트램프는 절대 나와 맺은 밀약을 모른체 할 수 없었다.
그거 결심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원하신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각서를 작성해 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 인사를 전한 뒤 양복 상의 주머니에서 미리 작성한 각서를 꺼내서 그에게 전달했다.
트램프는 각서에 적혀있는 제반 사항을 세심히 살핀 뒤 자단목으로 만든 고풍스러운 책상 서랍에서 큼지막한 미국 대통령의 전용 인장을 꺼냈다.
그는 각서에 대통령 인장을 날인 한 뒤 나에게 건넸다.
각서를 살피자 하단에 파란색의 독수리 문양이 보였다.
각서를 상의 주머니에 소중히 챙긴 뒤 그에게 악수를 청했다.
우리는 힘찬 악수를 교환한 뒤 커피를 음미하며 이런저런 대화를 길게 늘어놓았다.
그러기를 얼마 후, 트램프가 USB 메모리를 나에게 내밀었다.
"그 안에 300개에 달하는 비밀계좌가 들어있습니다. 그 곳으로 최단 시일 안에 약속한 자금을 이체해 주십시오."
"염려마십시오. 오늘 중으로 이체해 드리죠."
그 말을 끝으로 집무실을 유유히 벗어났다.
워싱턴 주재 한국 대사관으로 들어서자 주미 한국 대사 부부가 나를 맞이했다.
그들과 인사를 나눈 뒤 대사 부부가 사용하는 관저로 들어섰다.
거실 책상에 좌정한 채 면전에 서 있는 주한수에게 지시를 내렸다.
"대사관저에 개미 한마리도 얼씬대지 못하게 해."
"그리 조치하겠습니다."
"그리고 내 노트북을 갖고 와."
"예. 각하."
잠시 뒤, 주한수가 노트북을 책상 위에 조심스럽게 올려놓았다.
한수를 내보낸 뒤, 노트북을 켰다.
노트북의 비번을 입력한 뒤 HBC 은행에 접속했다.
HBC 은행에는 대략 1천개에 달하는 비밀 계좌가 있었다.
그 중에서 5백억불 가량이 예치된 계좌를 오픈한 뒤, 트램프의 비밀 계좌로 1억불씩 차례로 자금을 이체했다.
자금이체 작업은 새벽 5시경에 끝났다.
꼬박 날밤을 샌 꼴이었다.
허나, 나는 그다지 피곤하지 않았다.
신기하게도 나이를 먹어갈수록 몸이 점점 더 건강해진 탓이었다.
40대 이후로 단 한차례도 감기에 걸리지 않았으며 술을 아무리 많이 마셔도 숙취가 전혀 없었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흘러간다'의 산증인이 바로 나였다.
그 정도로 내 육체는 날이 갈수록 강건해졌다.
이해못할 노릇이었다.
2시간 정도 잠을 잔 뒤, 곧바로 하루일과를 시작했다.
짧은 수면이었지만, 내 몸은 금세 피로를 회복한 상태였다.
불가사의할 지경이었다.
정말 나이를 거꾸로 먹는거 같았다.
아침 식사를 대사관저에서 해결한 뒤 워싱턴 한인 교민회를 방문했다.
재미교포들을 위무한 뒤 곧바로 백악관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한미 2차 정상회담이 예정된 탓이었다.
백악관의 유서깊은 이스트윙(East Wing, 동쪽 별관)에서 트램프와 비공개 오찬회동을 가졌다.
스테이크와 포도주로 배를 채운 뒤 그에게 본론을 꺼냈다.
"각하의 비밀 계좌에 총액 300억불을 이체했으니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인 뒤 테이블 위에 놓여진 노트북에 시선을 고정했다.
트램프는 계좌의 잔액을 모두 확인한 뒤 흡족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고맙습니다. 우하하하...!"
그는 호탕한 광소를 과시한 후 나에게 악수를 청했다.
우리는 친근한 악수를 교환한 뒤 본격적인 논의에 돌입했다.
"대륙간 탄도탄과 스텔스 전투기의 기술이전을 최단 시간 내에 완료해 주십시오. 그리고 일본과 중국의 경제제재 움직임도 즉시 억제해 주십시오."
"여부가 있겠습니까. 각하께서 원하시는 대로 신속하게 일을 처리해 드리죠."
트램프의 믿음직한 화답이었다.
"어제도 말했다시피 일본과 대만의 핵무장을 절대 용납하시면 안되십니다."
"염려마십시오. 오직 한국에게만 핵무장을 허용해 드리겠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마지막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북한의 핵무기, 대포동과 스커드 미사일, 생화학무기, 장사정포 저장고의 위치를 소상히 알려주십시오."
"CIA가 보유한 정보를 조만간 한국 정부에 전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각하."
"우리 사이에 별말씀을 다하십니다. 하하...!"
트램프는 환한 웃음을 내비치며 또 다시 악수를 청했다.
300억불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뇌물이 효험을 발휘하는 순간이었다.
2치 한미 정상회담을 끝마친 뒤, 트램프와 함께 백악관 정원에 마련된 연단으로 올라갔다.
내외신 기자단에게 목례를 취한 후, 한미 양국의 정상회담 결과에 관해 짤막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트램프 대통령은 한국의 핵무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하셨습니다."
내 말에 뒤이어 트램프의 발언이 이어졌다.
"한국의 핵개발은 자위권 차원입니다. 대선 과정에서 공약했다시피 저는 한국의 핵개발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입니다."
그러자 장내에 운집한 내외신 기자들이 뜨거운 질문공세를 펼쳤다.
트램프는 기자들의 질문에 유려한 언변으로 응수하는 한편, 나에게 친근한 표정을 연신 지어보였다.
40분 동안 이어진 기자간담회를 끝마친 뒤 워싱턴 국제공항을 향해 보무도 당당히 발걸음을 내딛었다.
***
서울대병원 건강 클리닉 센터로 들어서자 대통령 주치의인 김한석 박사가 나를 맞이했다.
자기공명 촬영베드에 몸을 눕자 김 박사가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지금부터 대통령 각하의 정기 건강검진을 시작하겠습니다."
묵묵히 고개를 끄덕인 뒤 두눈을 지그시 감았다.
자기공명 심층 촬영과 대장, 위 내시경 등의 검사가 끝나자 김 박사가 신체나이를 측정하는 생체역학 센터로 나를 안내했다.
생체역학 센터에서 조깅과 근력, 지구력, 순발력 등의 검사를 끝마친 뒤 VIP 병동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VIP 병동에서 정갈한 한식으로 배를 채울 무렵, 김 박사가 내 앞에 나타났다.
그의 손에는 건강검진 기록표가 들려있었다.
김 박사가 감탄한 얼굴로 검진 결과를 보고했다.
"내부 장기가 아주 깨끗하십니다. 그리고 근력과 지구력, 순발력 등의 각 방면에서도 21살의 신체 능력을 기록하셨습니다."
"정말 자기 관리를 철저하게 하시는 거 같습니다. 대통령 각하."
"지난 25년 동안 복싱과 헬스, 조깅을 꾸준히 한 덕분이죠. 하하..."
김 박사에게 환한 미소를 내비친 뒤 준비한 금일봉을 하사했다.
그러자 그가 얼굴 가득 황송한 표정을 지으며 머리가 바닥에 닿을 정도로 허리를 깊숙이 숙였다.
"감사합니다. 대통령 각하."
"부담 갖지 말고, 그냥 받으세요. 그럼 나중에 봅시다."
***
백악관에 중국의 섭건평 국가 주석이 모습을 드러냈다.
트램프는 집무실에서 섭건평과 비공개 정상회담에 돌입했다.
그의 입에서 날 선 언사가 쏟아져 나왔다.
"중국이 한국을 목표로 경제제재 조치를 시행할 경우, 우리 미국 정부는 중국산 제품을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무역 금수 조치에 돌입할 것입니다."
트램프의 폭탄발언에 섭건평의 얼굴이 참담하게 일그러졌다.
중국 경제는 미국에 의존하는 시스템이었다.
미국 수출길이 막힌다면, 중국은 하루아침에 패망하는 운명이었다.
그런 탓일까? 섭건평은 변변한 저항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한 채 트램프에게 허무하게 백기투항했다.
"대통령 각하의 말씀을 뼛 속 깊이 새기겠습니다."
"그럼 다행이군요. 서로 얼굴 붉힐 일이 줄어들테니. 후후..."
트램프의 입가에 비릿한 조소가 그려졌다.
***
백악관 집무실에 일본의 야베 총리가 나타났다.
트램프는 곧바로 비공개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그는 야베에게 단도직입적인 언사를 내뱉었다.
"일본 정부가 한국을 대상으로 경제제재 조치를 취할 경우, 미국 정부 역시 일본산 제품을 대상으로 전방위적인 무역 금수 조치에 착수할 것입니다."
야베의 얼굴이 무참하게 일그러졌다.
허나, 트램프는 그런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신의 요구사항을 계속 이어갔다.
"또한 일본의 핵무장에 관해서, 우리 미국 정부는 절대 불허할 것임을 명확하게 밝히는 바입니다."
야베의 입에서 볼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정말 한국의 핵무장을 용인하실 방침이십니까?"
트램프가 별일 아니라는 얼굴로 맞받아쳤다.
"한국은 자위권 차원에서 핵무장을 하는 겁니다. 그러니 일본은 신경을 끄십시오."
그의 단호한 언사에 야베의 말문이 저절로 닫혔다.
***
청와대 집무실.
주한수가 주요 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각하의 국정지지도가 90% 수준의 안정적인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트램프 대통령과 대등한 정상외교를 펼친 점에, 국민들이 특히 높은 점수를 부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당연한 결과였다.
"수고했어. 이만 나가봐."
"네. 각하."
주한수를 내보낸 뒤 집무실 한켠에 마련된 헬스기구로 발걸음을 옮겼다.
100KG에 육박하는 중량 스쿼트를 2시간 동안 만끽한 뒤 펀치볼을 목표로 강력한 펀치를 벼락처럼 퍼부었다.
헬스와 복싱을 3시간 정도 즐긴 후, 하루일과를 마감했다.
관저로 들어서자 사랑스러운 그녀들이 나를 반겼다.
그녀들과 오붓한 시간을 즐긴 뒤 꿀맛같은 취침에 들었다.
***
제주도와 오키나와 해역을 가로지르는 제 7광구에 정체불명의 초대형 시추선박이 등장했다.
시추선에는 중국을 상징하는 오성홍기가 자랑스레 나부끼고 있었다.
시추선은 한일 공동 경제수역인 제 7광구 한가운데 정박한 뒤 석유와 가스를 채취하기 위해 심해로 굴착 장비를 서서히 안착시켰다.
그날 이후, 중국 정부는 한국과 일본 정부를 도외시한 채 제 7광구에서 석유와 가스를 제멋대로 채굴하기 시작했다.
***
청와대 집무실.
박용범 산업자원부장관이 긴장이 역력한 얼굴로 보고를 올렸다.
"미개발 경제수역인 제 7광구에서 중국 시추선박이 불법적으로 석유와 가스를 채취하고 있습니다."
그의 보고는 거대한 충격파를 몰고왔다.
한국에 석유와 가스가 존재한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정말 제 7광구에 석유와 가스가 존재한다는 말인가?"
박용범이 고개를 끄덕이며 즉답했다.
"제 7광구에는 러시아의 석유와 가스 매장량을 두배 이상 능가하는 원유와 가스전이 심해에 존재합니다."
"현재 시세로 환산할 경우 매장가치가 어느 정도지?"
"거의 20조 달러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믿기지 않는 보고였다.
허나, 박용범이 이리 말할 정도면 어느 정도 사실 관계를 파악했다는 의미였다.
그의 보고가 확실하다면, 제 7광구에는 한화로 2경 4천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부가 은닉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사실을 왜, 지금에서야 보고하는 건가?"
"저도 최근에야 알게 된 사실입니다. 각하."
그러나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었다.
상식적으로 막대한 석유와 가스가 매장된 지역을 개발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허나, 한일 양국은 공동경제수역인 제 7광구를 전혀 개발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점에 관해서 박용범에게 질문을 던졌다.
"제 7광구를 개발하지 않은 이유가 뭐지?"
용범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변했다.
"거기에는 나름의 사유가 있습니다. 각하."
"그게 뭐지?"
"일본 정부가 제 7광구의 개발을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용범은 점점 뜻모를 소리만 하고 있었다.
"알기 쉽게 설명해 봐."
그가 두눈을 빛내며 길게 말을 이었다.
"원래 제 7광구는 제주도 대륙붕을 기점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7광구는 일본의 오끼나와 근해까지 이어지는 게 현실입니다."
"그런 이유로 일본 정부는 1990년대 제 7광구의 영유권을 주장했습니다. 그 결과 오늘날 제 7광구는 한일 경제공동 수역이 됐습니다."
용범의 설명은 계속 이어졌다.
"그런데 2001년에 국제 사법재판소는 영유권의 기점을 대륙붕보다 근해 지역에 무게를 싣는 법정 판결을 내렸습니다."
"더불어 2025년 경에 영유권 기점을 인근 해역으로 변경하기로 법정고시까지 해버렸습니다."
"그같은 사실을 파악한 일본 정부는 제 7광구의 개발을 차일피일 미룬 채 2025년까지 버티기 작전에 돌입했습니다."
그제서야 모든 것이 일목요연하게 파악됐다.
"2025년이 지나면 제 7광구를 일본 해역으로 선포하기 위해서, 개발 자체를 막는다는 뜻인가?"
"그리고 그 와중에 중국놈들이 제 7광구에 자기들 멋대로 깃발을 꽂은거고."
"그렇습니다. 각하."
일본과 중국은 북한을 능가하는 심복지환이었다.
북한을 흡수통일한 뒤에 중국과 일본까지 도모하는 게 최선책이었다.
***
청와대.
집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주한수를 면전에 불러들였다.
"박용범 산자부장관을 호출해."
"네. 각하."
1시간 뒤, 박용범이 내 앞에 나타났다.
"부르셨습니까. 각하."
면전에 공손히 시립한 박용범에게 넌지시 말했다.
"중국 만주 지역의 주요 자원을 보고해 봐."
"갑자기 무슨 말씀이신지요?"
"당신이 아는 바를 말해 보라고!"
언성을 높이자 용범이 주눅든 얼굴로 보고를 올렸다.
"만주에는 중국이 자랑하는 대경 유전과 대량의 가스전이 있습니다."
"그리고 천혜의 곡창지대인 탓에 14억 중국인들의 식량창고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젖과 꿀이 흐르는 풍요의 대지라는 뜻인가?"
"말하자면 그렇습니다. 각하."
"만주고토(滿州古土)라는 말을 아는가?"
"잘 알고 있습니다. 한민족의 잃어버린 영토라는 뜻 아닙니까?"
"그렇지. 고구려 조상님들의 강역이라고 할 수 있지. 허나, 지금 그곳은 중국 공산당 놈들의 차지야."
"우리 한국인들은 젖과 꿀이 흐르는 풍요로운 대지를 두눈 뜨고 쳐다만 보는 신세지."
용범이 은근한 얼굴로 물었다.
"만주고토에 뜻이 있으십니까?"
고개를 끄덕이며 화답했다.
"북한을 흡수통일한 뒤, 곧바로 만주고토 회복운동에 돌입할 생각이야."
그러자 녀석이 경악한 얼굴로 외쳤다.
"그 말씀이 정말입니까?"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용범에게 나가라는 손짓을 해보였다.
***
삼청동 안가 도감청 방지룸.
한국을 비밀리에 내방한 존 스탁턴 CIA 국장이 내 앞에 나타났다.
그가 건넨 노란 봉투를 서류 가방에 수습한 뒤, 내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북한을 흡수통일한 뒤 중국의 만주까지 도모할 계획입니다."
스탁턴 CIA 국장이 놀란 얼굴로 입을 열었다.
"중국을 잘못 건드리시면, 제 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우려가 있습니다. 대통령 각하."
"그래서 사전에, 당신에게 이런 말을 하는거 아니겠습니까."
창 밖에 드리워진 둥근 만월에 시선을 고정한 채 그에게 내 의중을 밝혔다.
"중국은 전 세계의 문제아나 마찬가지에요. 그런 중국을 효과적으로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중국을 최소 다섯개 이상의 국가로 분열시켜야 합니다."
스탁턴이 동감을 표명했다.
"저 또한 그리 생각하고 있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티벳과 신강지역의 위구르족, 운남의 묘족, 내몽골 지역의 몽고, 그리고 장강 이남의 자본주의 지지자 그룹을 선동한다면."
잠시 말을 끊은 뒤 입가에 담배를 물었다.
담배 연기를 훅 내뿜으며 다시 말을 이었다.
"최소 5개 이상의 국가로 중국을 분열시킬 수 있습니다."
스탁턴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내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가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며 친근한 어조를 흘려보냈다.
"각하의 고견을 트램프 대통령에게 전달하겠습니다."
"그래 주시면 감사할 따름입니다."
우리는 악수를 교환한 뒤 각자의 갈길로 뿔뿔이 흩어졌다.
< 비지니스 2 > 끝
ⓒ 방탄리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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