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상을 쓰겟다-186화 (186/200)

#185

그리고, 그 상황에 충격받은 것은 윤정식만이 아니었다.

“이게 대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지원이 입을 틀어막았다.

“역시 왔었구나. 하긴, 주주니까 못 올 것도 없지.”

“…사장님?”

그런 지원을 누구보다 빨리 발견한 것은, 오랜 시간 그녀의 상사로서 일했던 박재진이었다.

동시에, 지금의 일을 설명해 줄 수 있을 유일한 사람이기도 했다.

“며칠 전, 너희를 만났던 날 분명 말했잖아. 끝나고 약속이 하나 더 있다고.”

“윤정아였나요?”

“눈치 빠르네. 맞았어.”

“손을 잡고 윤정식을 몰아내자, 그런 거였나요? 쉬는 사이 변하신 모양이네요. 예전엔 그런 걸 받아들일 사람이 아니었는데.”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야.”

그날 새벽, 박재진을 찾아온 윤정아가 그에게 제안했던 것은, 사장 자리나 부회장 자리 같은 것이 아니었다.

“회장님이 어디에 있는지 안다고 하더군.”

“…아.”

지원이 침음성을 터트렸다.

그제야 이해가 됐다.

박재진은 누구보다 윤태형 회장을 존경하는 사람이니… 그녀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을 거다.

“나도 몰랐어. 회장님을 숨기고 있었을 줄이야….”

순간 박재진의 눈가에 노기가 어렸다.

그가 얼마나 윤태형을 존경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앞으로는 어떻게 되죠?”

“윤정식은 재판을 받겠지.”

혐의는 두 가지.

자신의 아버지를 가택에 연금하고 있었던 납치 혐의와 퇴원한 회장을 숨김으로써 C&N의 주가를 고의적으로 조작한 주가조작 혐의다.

“너희는 꽤 편해질 거야. 회장님이 다시 회사 전면에 나서기로 했거든. 그러니까, 너무 그런 표정은 짓지 마.”

박재진이 설득하듯 말했다.

“애초에 너희가 원한 건 다 이뤄졌잖아. 윤정식은 사라졌고, C&N이 스패로우 팩토리를 때릴 일도 없어졌으니까. 뭐, 기업대 기업으로 이윤을 위해 공격하는 상황이라면 모를까, 지금처럼 괜한 오기로 싸우는 일은 없다고 봐도 좋아.”

“하지만, 윤정아가 남았잖아요.”

“윤정아라….”

그 말을 발음하는 순간, 박재진의 등에 일순 소름이 돋았다. 며칠 전의 기억 때문이다.

처음에 윤정식과 윤태형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박재진은 생각했다.

윤정아가 아버지인 윤태형을 위해 동생인 윤정식을 내치기로 결정한 거라고-

하지만 실제로 그녀를 만난 순간, 박재진은 그것이 자신의 착각이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정식이를 끌어 내리기 위해서 아버지를 이용할 생각이에요.

전후관계가 완전히 달랐다.

웃는 얼굴로 동생의 파멸을 태연하게 이야기하는 그녀의 모습에서는 약간의 광기까지 느꼈을 정도다. 몸을 부스스 떤 박재진이 빠르게 대화를 마쳤다.

“아무튼, 내가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이게 전부야. 나머지는 나중에 물어 봐.”

기자회견장으로 바뀌어 버린 주주총회의 연단을 걸어 올라가는 박재진의 목 뒤에는 굵은 닭살이 오소소 돋아 있었다.

* * *

[충격, 윤정식 부회장, 지금까지 윤태형을 숨기고 있었다!]

[스패로우 팩토리가 쏘아 올린 작은 공… 대체 어디까지 커지나.]

[돌아온 회장 윤태형. ‘아들 일은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다시 예전의 C&N으로 돌아가겠다, 밝혀.]

[C&N의 파격적 인사 조치…. 윤태형과 비혈연 관계인 박재진 지부장을 부회장으로 전격 기용.]

[윤정아 사장, 이런 일이 있을 줄은 정말 몰랐다. 진실을 알자마자 아버지를 찾아 나섰다. 발언.]

[검찰은 윤정식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유정명 기자 전달해 드립니다.]

끼익.

면회실의 문이 열리며 나온 것은 윤정식이었다.

“정 상무. 가 있어요.”

“…알겠습니다.”

정 상무가 고개를 숙인 뒤, 자리에서 물러났다.

“참 충성스러운 사람이라니까. 안 그러니, 정식아?”

“이제야 알겠네.”

예전부터 궁금했었다.

어째서 윤정아는 ‘비등한 수준의’ 상대와 싸우는 것에 묘하게 익숙해 보였을까?

“처음부터 나를 끌어내릴 생각이었어.”

“처음부터는 아니지.”

윤정아가 고개를 저었다.

“처음에는 그냥 예방 차원일 뿐이었어. 그걸 실행하려고 마음먹은 건 얼마 안 돼.”

“…아버지 일은 어떻게 알았지?”

“아하, 그거.”

윤정아가 씩 웃었다.

“내가 바보도 아니고, 나도 아버지 딸인걸. 병원에 있는 게 아버지가 아니라는 건 진작 알았지. 몰랐던 건, 진짜 아버지가 어디에 있느냐였고.”

사실을 알았음에도 숨기고 있었던 건, 그것이 나중에 윤정식과의 싸움에서 보험이 될 수 있으리란 것 때문이었다.

“역시.”

세상 사람들은 말한다. 윤정아가 자신의 아버지를 위해 동생을 희생시켰노라고.

하지만 윤정식은 안다. 누나가 결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궁금한 게 더 있을 텐데. 얼마든지 물어보렴.”

“아버지 있는 곳은 어떻게 알았어?”

“네 노트북을 열어 봤거든.”

윤정식이 고개를 갸웃했다.

“…비밀번호가 있었을 텐데.”

“아, 그거. 정 상무가 알려 줬지.”

“정 상무?”

윤정식의 눈썹이 살짝 움직인다. 정 상무가 누나의 라인이라는 건… 이제는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비밀번호까지는 몰랐을 텐데.”

“맞아. 정 상무가 알려준 건 비밀번호가 여덟 자리라는 것 하나뿐이었지.”

윤정아가 비릿하게 웃었다.

“전에도 말했잖아. 넌 애매한 게 문제라고 말야. 후회하는 걸 너무 무서워하거든.”

정 상무의 도움으로 부회장실에 들어갔던 날, 윤정아는 단박에 동생 노트북의 비밀번호를 풀었다.

“감상적이기도 하지, 동생아. 죽은 연인의 기일이 비밀번호라니.”

끼긱- 윤정식이 이를 가는 소리가 크게도 들렸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했을 텐데. 내 노트북 안에 아버지가 있는 곳 정보 따위는 없어.”

“대신 장부가 있었잖아?”

윤정아는 윤정식의 머리 위에 있었다.

“아버지를 어디 가둬 놓으려면 돈이 필요했을 테고, 장부를 추적하면 찾는 거야 일도 아니지.”

“헛소리 마. 그건 불가능해.”

장부에서 돈이 나가는 지역은 한두 곳이 아니다. 아무리 윤정아가 똑똑하다고 한들, 그것만큼은 완전히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어릴 적에 아버지랑 강원도를 간 일이 있었지.”

윤정아의 입에서 추억이 흘러나왔다.

“그때 아버지가 그랬지. 자기는 나중에 은퇴하면 이런 곳에서 경치 보면서 살고 싶다고.”

윤정아가 피식 웃었다.

“장부에도 마침 강원도로 빠져나가는 돈이 있더라고. 나 참.”

자신의 동생은 유능하지만… 그만큼 미숙했다. 뭐 하나 똑바로 고를 줄을 몰랐다.

아버지는 가족보다 회사를 중요시했고, 자신은… 그 무엇보다도 아들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가치판단의 기준이 누구보다 확실한 만큼, 판단도 빠른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넌 아니지.”

윤정아는 동생의 삶을 안다.

회사를 얻는 도중 연인을 잃었다. 그 순간, 윤정식의 마음에는 회사에 대한 집착이 생겼다.

하지만 동시에... 가족보다 회사를 우선시하는 아버지처럼 되고 싶지는 않다고 울부짖었다.

“그래서 애매하다는 거야. 회사를 갖고 싶었다면 확실하게 처리했어야지. 가족을 생각할 거면 애초에 그런 짓을 하면 안 됐고. 아, 정 상무 이야기도 마찬가지고.”

“정 상무?”

더 구겨지지 않을 것 같던 윤정식의 표정이 다시 한번 구겨졌다.

윤정아와 윤정식의 싸움에서 가장 큰 키 역할을 한 것은, 누가 뭐래도 정 상무다. 그의 배신이 없었다면… 아마 이토록 참혹하게 패하진 않았으리라.

“정 상무 휴가, 이상하지 않았어? 그렇게 일에 열심인 사람이 회사가 개판이 났는데 휴가를 떡하니 쓰다니.”

…생각해 보니 이상하기는 했다. 윤정식이 봐 온 정 상무는 프로페셔널한 사람이었으니까.

“그날은 정 상무 딸의 기일이었거든. 물론 너는 몰랐겠지만. 아니, 애초에 정 상무의 딸이 죽었다는 건 알았니?”

자신이 성심성의껏 모시는 상관이, 자신의 가장 중요한 것조차 모른다는 사실이… 정 상무에게는 어떻게 다가왔을까.

그리고, 그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찾아온 윤정아의 모습은 얼마나 기꺼웠을까.

“너는 결국 좋은 사업가조차 아니었다는 거지.”

“고작 그것 때문에 나를 배신했다고?”

“고작?”

윤정아의 눈썹이 크게 휘었다.

“정식아, 누나로서 하나만 말해 줄게.”

그 표정에 서린 것은, 분명한 분노였다.

“부모에게 있어서 자식의 일은 말야, 어떤 일이든지 ‘고작’이라는 말을 붙일 수는 없는 거야. 절대로 말야.”

다른 상황에서 들었으면 분명 감동적인 말이었겠으나… 윤정식은 누나의 말을 결코 ‘감동적’이라고는 느낄 수 없었던 것이다.

“5분 남았습니다.”

다행히, 시기적절한 교도관의 말 덕분에, 윤정식은 정신을 차렸다.

“…그래, 정 상무가 왜 배신했는지는 알았어.”

아직 가장 중요한 질문이 남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누나는 왜 날 배신한 거지?”

* * *

“형우 오빠!”

“그래, 읏챠!”

형우는 달려오는 복희를 안아 들었다.

“잘 지냈어?”

“아니! 오빠가 잘 안 와서 잘 못 지냈어!”

“미안, 바빴거든.”

“으음….”

복희가 뺨에 손가락을 대고 짐짓 고민하는 체를 했다.

“알았어. 나도 오빠 바쁜 거 알았으니까. 봐줄게.”

“엥? 어떻게 알았어?”

“뉴튜브에서 봤거든.”

복희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내밀었다. 희망보육원의 학생들이 모두 공용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라고 했다.

“아아, <월드 배틀> 말하는 거구나?”

“그것도 보긴 했는데, 그거 아냐.”

“그러면?”

“이거.”

복희가 동영상 하나를 틀었다. 형우의 목소리가 리드미컬하게 흘러나왔다.

시선 확 끌↑끌↑끌↑끌↑끌↑고! 밀땐 밀→밀→밀→밀→밀고! 당길 땐 당↓당↓당↓당↓기고!

“히이이익!”

형우가 비명을 지르며 복희의 휴대폰을 빼앗았다.

복희가 보는 뉴튜브의 제목은 <소설밀땅남 Remix>.

예전에 다큐멘터리에서 했던 자신의 인터뷰를 누가 힙합 음악과 합성해 놓은 기괴한 창작물이었다.

“이, 이런 건 대체 어떻게 본 거야?”

“오빠 이름 검색하니까 나오던데?”

“이런 거 보지 마!”

심지어는 구독에 좋아요, 나중에 볼 동영상으로까지 지정해 놨다.

얼굴이 시뻘게진 형우는 그 모든 걸 다 지운 후에야 다시 복희에게 휴대폰을 돌려줬다.

“히잉, 재밌는데. 밀땐 밀밀밀밀….”

“제발.”

…흑역사가 이렇게 뉴튜브에 박제되어 있다니.

이것도 인기라고 하면 고맙지만, 그것보다 부끄러워서 죽고 싶은 게 앞섰다.

“현수 오빠는 안에 있어. 바로 갈 거지?”

복희의 안내를 따라, 형우는 희망보육원 안쪽으로 들어갔다.

“형우 왔구나.”

“어, 오랜만이야.”

“그래. 네가 부탁했던 거 여기.”

현수가 두툼한 종이 뭉치를 내밀었다. 그 안에 든 것은 형법에 관련된 지식과 그 판례였다.

윤정식이 어떻게 될지 너무 궁금한 나머지, 법조인 아버지를 둔 현수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것이다.

“아버지한테 부탁한 거니 거의 확실할 거야.”

“이렇게까지 자세하게는 필요 없는데….”

“뭐, 누구 부탁인데. 그리고 끝난 후에는 꼭 파쇄해서 버려야 돼. 판례를 건내주는 게 법적으로 어긋나는 것까지는 아닌데, 도의적으로 좀 그렇다더라.”

인터넷으로 보내도 되는 걸 굳이 여기까지 찾아온 이유이기도 했다.

“아버지 말씀은 뭐라셔?”

“아마 4년에서 5년 정도일 거래.”

“…5년이라.”

납치 감금과 주가조작이라는 거창한 이름에 비해, 형량이 생각보다 가볍다는 느낌이었다.

“납치 감금은… 아무래도 친족이다 보니 그쪽에서 막으려고 들 테고, 지금 C&N의 재정 상태를 보면 고의적인 주가조작 혐의를 씌우기도 힘드니까. 판례상으로 그렇다는 거야.”

“…그렇구나.”

형우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정치인이나 공무원이라면 실형을 받는 순간 그 인생이 끝난 거나 마찬가지겠지만, 기업인은 다르다. 능력만 있다면야, 언제든지 다시 재기를 노릴 수 있는 것이다.

“애매하네.”

“하지만 나쁜 건 아니지.”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애매한 게 아니라, 거의 풍전등화의 상황이 아니었는가.

나쁜 것에서 애매한 것이 되었다고 하면… 그건 확실하게 좋은 일일 테다.

“그나저나 형우야, 뭔 일 없었어?”

“뭐가?”

“원장님께서 그러시더라고. 얼마 전에 양복 입은 사람이 찾아와서 투자자들에 대해서 이것저것 묻고 갔다고.”

“…응?”

“처음에는 아버지랑 관련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너랑 관련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나를 뒷조사했다고? 에이, 설마.”

손사래를 치려던 형우의 손끝이 살짝 멈췄다.

윤정식이라면… 충분히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뭐, 별일은 없었으니까.”

형우는 그냥 그렇게 넘기기로 했다.

* * *

며칠 전, 윤정아가 부회장실에 침입해서 발견했던 것은 윤태형 회장의 소재뿐만이 아니었다.

“네 서랍을 봤어.”

“거기에 뭐가 없었을 텐데? 아, 뭔가 있기는 있었군. 누나 아들이 대마 핀 거 말야. 혹시 그거 말 안 해 줬다고 나를 감옥에 가두는 거야? 그거라면 좀 너무한데.”

“바보인 척하지 마, 윤정식.”

윤정아는 이제 화를 숨기려고 들지도 않았다.

“다른 게 또 있었잖아.”

“뭘 말하는지 모르겠는데.”

“…계속 바보인 척하겠다면 말리지는 않겠어. 내가 대신 말하면 되니까.”

윤정아가 더운 숨을 내뱉었다.

“거기 보육원에 대한 투자 정보가 있더라.”

“뭐?”

윤정식의 표정이 순식간에 변했다.

그게 대체 뭔 개소리야? 하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윤정아는 그조차도 연기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을 이어나갔다.

“대마를 피운 아들의 정보를 입수했지만 입을 닫고 있었던 것, 그리고 나 몰래 보육원에 대해 조사하고 다닌 것. 두 개를 합치면… 그 답은 바보라도 알 수 있는 거잖아?”

“아니, 누나. 지금 대체….”

“너는 태준이를 후계자에서 쳐내려고 했던 거야. 결혼 생각은 없으니, 대신 보육원에서 적당한 애를 하나 구해 후계자로 앉힐 생각이었겠지.”

윤정아는 맞지? 하는 표정으로 동생을 바라봤다.

하지만….

“미친 소리 하지 마!”

윤정식이 절규하듯 외쳤다.

“그 보육원은 김형우 놈이 후원하는 보육원이라 조사를 해본 것뿐이야!”

“그래, 계속 그렇게 헛소리를 하렴.”

윤정아가 안 속는다는 듯 손사래를 쳤다.

“그렇다고 네 처지가 바뀌지는 않을 테니 말야.”

그 말을 끝으로, 누나는 밖으로 나갔다.

“…미친.”

저절로 그런 말이 나왔다.

권력다툼에서 졌다거나, CEO나 가족으로서 미숙했다거나, 배신당했다거나. 그런 건 다 괜찮았다.

그건 나름 고상한 결말이었으니까.

하지만.

“이건… 이건 아니잖아.”

어떤 고상함도 없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다.

자신이 쌓아왔던 것들이… 누나의 착각 탓에 무너졌다고? 아무 의미도 없이?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윤정식은 그만,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그러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을 만큼… 지독한 결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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