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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권 신의 아티팩트
파츠츠츠.
스너비 왕국의 왕성 중앙의 타워 꼭대기 층에는 왕비 올리비에와 시녀들이 대기해 있었다.
갑자기 빛이 확하고 일어났다가 사라졌다. 빛이 사라진 곳에는 하벨이 아리엘을 안고 아르미온과 시녀들이 뒤에 서 있는 것이 올리비에의 눈에 확연하게 보였다.
“돌아오셨군요.”
“그렇소. 올리비에, 이쪽은 아르미온, 귀여운 공주님인 아리엘이라오.”
“어서 오세요, 아르미온.”
“처음 뵙는군요, 올리비에 님, 아르미온이라 합니다.”
“내가 한 살이 많으니 날 언니라 생각해요, 아르미온.”
“예, 그럼 언니로 모실게요.”
“귀여운 공주님이 아리엘이에요?”
“예. 안녕하세요, 델리안 폰 아리엘이라 합니다.”
“아유… 귀여워! 반갑다, 아리엘.”
이렇게 첫 만남이 이루어졌다. 다행히도 그들은 서로에 대해 약간의 얘기를 들었기 때문인지 그리 낯설어하지 않았다.
며칠이 지나자 모든 것이 안정되었다. 하벨은 페파스 공국에서 타워를 지어 재미를 본 것을 떠올리고, 플로렌스를 비롯해 옐로우 캐슬 등 각 도시들과 왕성 주위에 마법으로 타워를 신축했다.
신의 아티팩트 3개를 흡수해서인지 신의 권능인 창조의 힘도 어느 정도 사용할 수 있었다. 다만 우주나 행성을 창조할 정도의 창조력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렇게 하벨은 획기적인 생각으로 기존에 없었던 건축물을 만들어 새로운 주거지로 만들었다.
도시의 한쪽에 9층 높이로 타워를 수십 동이나 신축했다. 다만 골격 부분은 하벨이 마법으로 만들었고, 내부 인테리어는 상인들에게 맡겼다.
이렇게 해서 새로운 타워 개념의 주거단지가 최초로 선보이게 되었다.
도시의 상업지역에도 타워를 신축해 여관이나 상가로 만들었는데, 꽤 많은 인기를 끌었다. 또 한 번 하벨의 신개념 발상으로 인해 대대적인 발전을 한 것이다.
킬라스 제국군 545만 명이 켈란 시티로 진군하면서 100만 명은 셀레스틴 공작의 동부지역 도시인 엘비토에 지원군으로 보내졌고, 사이먼 자작의 북부지역 대도시인 벤다그에도 역시 100만 명을 지원군으로 보냈다.
“오크들을 다 쓸어버려라!”
“100만 명의 지원군이라면 오크들을 쳐부술 수 있다. 진격하라!”
사기가 충만한 제국군은 두 지역의 도시로 행군했지만, 이미 이들 두 지역에서 치열하게 싸우던 오크군단의 전사들은 지속적인 소모전으로 인해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후퇴 명령을 내린 후였다.
뿌우우우.
고동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자 편제를 이루어 대기하고 있던 오크군단이 각 군단별로 행군을 시작했다.
“취익… 켈란 시티로 이동한다, 취익.”
“취익… 이동하라, 취익.”
이미 척후활동을 하는 오크전사들로부터 제국군 545만 명이 켈란 시티로 진격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기에 오크군단도 신속하게 켈란 시티로 이동했다.
제국군이 두 지역에 도착해보니 이미 오크군단은 철수하고 없었다. 제국군은 약간 맥이 빠졌지만 어쩔 수 없었다.
제국군의 지원군은 즉시 처음 목적지인 켈란 시티를 향해 행군을 했다.
이번에는 오히려 사이먼 자작이 50만 명의 병사를 지원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셀레스틴 공작도 100만 명의 병사를 지원했다. 그래서 제국군은 사상 유래 없는 695만 명이라는 천문학적인 대군이 되었다.
그에 비해 켈란 시티에 있는 오크군단은 250만 마리 정도였는데, 두 지역에서 이동해온 오크군단으로 인해 350만 마리가 되었지만 제국군에는 크게 못 미쳤다.
곳곳에 척후활동을 하고 있는 오크전사들로부터 보고를 받은 도시 켈란의 방위사령관인 술라루프스는 걱정이 되었다.
“취익… 인간족의 군대는 무려 695만 명이나 되는 데, 우리는 350만 마리이다, 취익… 즉시 각 오크 성에 오크전사들을 지원요청을 해야겠구나, 취익.”
그의 요청으로 각 오크 성에서는 오크 왕국의 위기라고 판단하고 매직 게이트를 통해 오크군단이 대거 이동해갔다.
6곳의 오크 성에서는 각 50만 마리씩 모두 300만 마리의 오크전사들을 지원했다. 때문에 모두 합해 켈란 시티에는 650만 마리의 오크전사가 되었다.
695만 명의 제국군과 오크군단 650만 마리.
수에서는 제국군이 조금 우세였지만 사실상 무력 면에서는 오크전사들의 상대가 아니었다.
술라푸프스 방위사령관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취익… 인간족 군대가 695만 명이지만 우리 오크군단도 650만 마리나 된다, 취익… 충분하게 우리 오크전사들이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어, 취익.”
보통 오크전사 한 마리에 인간족 군대의 병사는 5명 정도가 협공해야만 비슷한 전력이기에 객관적으로 보면 제국군은 오크 왕국의 오크전사들을 이기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켈란 시티의 내성 지하 연무장.
오크왕 켈란이 폐관수련을 하는 곳이었다.
“취익… 으하하하하, 취익.”
오크왕 켈란의 웃음이 크게 터졌다.
“취익… 번개와 태양의 신 라칸의 권능과 힘을 전부 흡수 했으며, 취익… 또한 눈과 얼음의 신 발보르의 권능과 힘도 80퍼센트나 흡수했다, 취익.”
조금만 더 수련한다면 두 개의 신의 아티팩트를 전부 흡수할 수 있겠지만 어쩔 수 없이 지하 연무장에서 나왔다. 킬라스 제국군이 켈란 시티로 쳐들어왔기 때문이다. 그것도 695만 명이라는 천문학적인 병력을 보유한 대군이었다.
오크군단도 650만 마리나 되었지만 이런 대규모의 전투에는 자신이 빠져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기에 폐관수련을 중단하고 이렇게 나온 것이었다.
“취익… 드워프들이 만든 무구를 가져와라, 취익.”
“예, 알겠습니다, 취익.”
마법적인 능력에 신의 아티팩트 덕분으로 권능과 힘이 넘쳐나는 켈란이었기에 자신이 직접 오크전사들의 무력을 높이기 위해 드워프들의 무구를 가져오라고 한 것이다.
켈란은 수만 개의 롱소드와 배틀 액스, 석궁, 보우, 스피어를 살펴보고 절반은 전격계 마법을 새겨 넣었다.
또한 나머지 절반에는 빙계 마법을 새겨 넣었다.
이렇게 함으로써, 오크전사들의 무력은 수직상승을 했다.
켈란 시티 외성 밖에는 15개의 오크군단이 동, 서, 남쪽 방향으로 편제를 마쳤다.
둥둥둥둥.
북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킬라스 제국군 30만 명의 선봉군단이 다가왔다. 제국군 측에서도 부대별로 편제를 이루었고, 깃대의 깃발이 바람에 휘날렸다.
선봉군의 사령관인 바리안 백작은 부관에게 명령을 내렸다.
“오크들도 모든 준비가 끝났구나. 즉시 중장기병들을 내세워 저들을 짓밟아라!”
“예, 사령관님! 중장기병들을 출병시켜라.”
두두두두.
말발굽소리가 요란하게 일어나면서 흙먼지를 동반한 중장기병 2만 명이 빠르게 앞으로 달려 나갔다.
“취익… 마법사들은 중장기병들에게 마법을 퍼부어라, 취익.”
이미 편제를 이루면서 대기해 있던 오크 마법사들은 즉시 마법을 캐스팅하고 마법을 날렸다.
“취익… 거스트 오브 윈드, 취익.”
휘이이이.
돌풍을 일으키는 마법이 시전되자 흙먼지가 자욱하게 일어나면서 달려오던 중장기병들도 강력한 바람 때문에 속도가 떨어졌다. 또한 눈에 흙이 들어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눈을 감거나 상체를 숙여야 했다.
“취익… 매직 미사일, 취익.”
“블레이즈, 취익.”
마법으로 생성된 빛의 미사일이 달려오는 중장기병들에게 날아갔고, 회전하는 대형 마법의 칼날도 날아갔다.
“어엇, 공격 마법이다. 조심해라!”
퍼퍼퍼퍽.
“아악!”
“커억!”
마법에 당한 수십 명의 중장기병들은 비명을 내지르면서 말에서 떨어졌다. 그러나 그 피해는 미미했다.
“취익… 계속 마법을 퍼부어라, 취익.”
“월 오프 파이어, 취익.”
화르르륵.
“아아악!”
“크악!”
“불이 붙었다! 꺼줘!”
중장기병들의 전방에 불의 장벽이 생성되자, 뜨거운 열기와 불길에 불이 붙어 비명을 내질렀다.
“취익… 어스 쉐이크, 취익.”
우르르릉.
“아아악!”
마법의 영향으로 땅에 지진이 일어나 심하게 흔들리자, 일부는 땅이 갈라졌다. 달려오던 중장기병들은 말과 함께 고꾸라지거나 옆으로 쓰러졌다.
역시 땅 계열의 공격 마법은 무서웠다. 2만 명의 중장기병 중에서 무려 1만7천여 명이나 피해를 입었고, 겨우 3천 명만이 오크군단 앞까지 진격할 수 있었다.
“취익… 방패병들은 방패를 들어 막아라! 취익.”
“취익… 석궁병들은 중장기병을 공격하라! 취익.”
콰쾅!
방패병들과 중장기병이 서로 충돌했다.
중장기병과 말이 비명을 지르면서 쓰러졌는데, 황당하게도 중장기병들이 방패병을 뚫지 못했다. 보통의 방패병이었다면 중장기병을 절대로 막을 수 없었겠지만, 오크전사들의 방패병들에게는 오크왕 켈란이 실드 마법이 걸린 방패 아티팩트로 만들어 지급되었기에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이었다.
“취익… 스피어병들은 저들을 죽여라! 취익.”
“취익… 공격하라, 공격! 취익.”
오크전사들이 중장기병들에게 달려가 무기를 휘둘렀다.
막강한 무력을 자랑하는 중장기병들이 너무 허무하게도 오크전사들에게 전멸해버렸다. 이것을 지켜보던 선봉군의 사령관인 바리안 백작은 다시 명령을 내렸다.
“안 되겠다. 단번에 오크들을 박살내버리겠다. 보병들을 진군시켜라!”
“알겠습니다. 보병들을 진군시켜라!”
둥둥둥.
북소리가 울려 퍼지며 보병들이 진군을 시작했고 오크전사 측 역시 진군을 시작했다. 본격적인 양측의 무력충돌이 시작된 것이다.
계곡의 동굴 속에서 상처를 치료하고 있는 메디아 파탈리푸트라 메가스테네스는 감았던 눈을 떴다.
“큭큭큭… 드디어 상처를 모두 치료했다. 이제는 전력을 다해 오크왕 켈란을 죽이겠다.”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동굴 밖으로 나오더니 잠시 푸른 하늘을 쳐다보았다.
두둥실.
허공으로 떠오른 그는 켈란 시티를 향해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