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행운 Luck-149화 (149/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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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권  신의 아티팩트

츠츠츠츠.

물그릇에 먹물이 번지듯 하벨의 온몸이 다크박스로 인해 검은색으로 물든 인간이 되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1미터 정도 허공으로 하벨의 몸이 떠오르더니 5미터 정도 크기의 둥근 막이 형성되었다.

신의 권능과 힘을 흡수하기까지 몸을 보호하기 위해 강력한 결계가 쳐진 것이다.

켈란 시티 외곽의 한 야산.

그곳에 당도한 메디아 파탈리푸트라 메가스테네스는 황금 해골단원들을 적절한 곳을 지정해서 배치시켰다.

그런 다음 자리에 앉아 눈을 감고 오크왕 켈란에게 자신의 의지를 보냈다.

“번개와 태양의 신 라칸의 마법 지팡이와 눈과 얼음의 신 발보르의 대거 자히르를 소유한 오크왕 켈란이여, 밖으로 나오너라.”

우우웅.

한창 수련을 하던 오크왕 켈란에게 강력한 의지가 담긴 메시지가 전달되자 켈란은 눈을 떴다.

“취익… 또 찾아왔구나, 취익… 이번에는 영체가 아닌 본체가 왔으니 그냥 보내주지는 않을 거다, 취익.”

“오크왕 켈란이여, 어서 오너라.”

“취익… 이놈, 이번에는 확실하게 너의 것도 빼앗아주마, 취익… 텔레포트.”

츠파파팟.

수련장에서 사라진 오크왕 켈란은 자신을 부른 자가 있는 허공에 나타나 아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취익… 나를 부른 자여, 올라오라! 취익.”

“큭큭… 드디어 나타났구나. 좋다, 어디 한번 싸워보자.”

두둥실.

메디아 파탈리푸트라 메가스테네스는 허공으로 떠오르면서 의지로 황금 해골단원들에게 켈란 시티를 기습공격 하라고 명령을 내렸다.

그는 일당백의 전사들이라서 오크들에게 피해를 많이 줄 것이라 생각했다.

그와 켈란은 서로 마주보고 허공에 떠 있었다.

스윽.

크로스를 그냥 앞으로 내뻗었을 뿐인데, 마치 홀로그램처럼 크로스의 모습을 담은 환영 같은 것이 죽 뻗어나가면서 점점 거대해졌다.

이에 오크왕 켈란도 매직 스테프를 앞으로 내뻗었다.

하지만 다른 자들의 공격이었으면 이 한 번의 내뻗음으로 인해 모든 공격을 차단했을 텐데 크로스는 그렇지가 않았다. 속도는 조금 줄어들었지만 멈추지 않고 날아왔다.

“취익… 역시 대단하구나, 취익.”

츠파파팟.

오크왕 켈란이 안 되겠다고 생각했는지 순간적으로 이동하면서 크로스 공격을 피했다.

하지만 대형 크로스는 오크왕 켈란이 있던 자리까지 도달했다.

쾅!

순간 굉음과 함께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다.

“으음… 순간이동으로 피했군.”

“취익… 엄청난 위력이구나, 취익.”

역시 신의 아티팩트 중 두 번째 서열에 오른 크로스의 위력은 정말 대단했다.

켈란은 그것으로 크로스를 우습게보는 마음을 버렸고, 진지하게 임했다.

이번에는 오크왕 켈란이 오른손에 쥐고 있던 대거 자히르를 앞으로 던질 듯한 자세를 취하자, 이번에도 역시 거대한 대거의 환영 같은 것이 그에게로 날아갔는데, 그로 인해 주위의 대기에 있는 수분이 순간 급랭(急冷)하면서 얼어붙었다.

츠츠츠츠.

그리고 그의 손에서 백색의 빛이 환하게 일어나면서 채찍과 비슷한 것이 생성되었고, 그는 그것을 오크왕 켈란을 향해 휘둘렀다.

휘리리릭, 퍼억!

대거 자히르가 생성시킨 대형 대거와 빛의 채찍이 서로 부딪쳤다.

콰쾅!

쩌쩌쩍, 파사삭.

폭음이 일어나면서 대기에 얼었던 것이 일시에 깨어져 흩어졌다. 마치 허공에서 유리를 산산조각 낸 듯한 장관이었다.

빛의 채찍은 얼마나 긴지 30미터나 떨어져 있는 오크왕 켈란에게까지 뻗어왔다.

스스스.

하지만 오크왕 켈란은 번개를 방불케 하는 엄청난 빠르기로 손쉽게 그 공격을 피했다. 이런 빠르기가 가능했던 건 번개와 태양의 신 라칸의 권능 때문이었다.

크로스에 박혀 있는 빨강의 루비, 파랑의 사파이어, 노랑의 다이아몬드, 백색의 다이아몬드, 이렇게 4가지 색의 쥬얼리 중, 노랑의 다이아몬드에서 빛이 번뜩였다.

“취익… 우욱! 이건 무슨 힘이지? 취익.”

오크왕 켈란에게만 갑자기 빛이 번쩍하고 난후 50배의 중력이 작용해서 움직이는 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지면서 힘이 들었다.

“큭큭큭… 이제야 좀 속도가 떨어지는군. 천신 휴라니아 님의 4가지 권능 중 하나다.”

츄우우웅.

크로스 모습을 담은 공격이 또다시 이어졌다.

이미 한번 엄청난 공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감히 우습게보지 못하고 즉시 방어한 것이다.

매직 스테프의 킹코브라 두 눈인 레드 다이아몬드에서 붉은 광선이 죽 내뻗어졌다.

콰쾅!

서로 공격이 부딪치면서 폭발을 일으켰다. 엄청난 공격이라서 마치 천둥이 치는 듯했다.

“우욱… 엄청나군.”

“취익… 두 개의 힘을 가지고 우세하지 못하구나, 취익.”

둘의 경지를 분석해보면 이렇게 되는 게 당연했다. 그는 크로스의 권능과 힘을 모두 흡수했지만 오크왕 켈란은 아니었다.

매직 스테프의 권능과 힘을 80퍼센트 정도 흡수했고, 또한 대거 자히르의 권능과 힘은 겨우 40퍼센트밖에 흡수하지 않았으니 어찌 같을 수 있겠는가?

그래도 두 가지의 힘과 권능이라면 우세할 만도 하지만 크로스가 상위서열의 신의 아티팩트이기에 어쩔 수 없이 차이가 났다.

‘오늘 오크왕 켈란을 죽이고 저것을 빼앗지 않으면 다시 기회가 없겠어.’

‘취익… 아직은 무리인가, 취익… 역시 상위의 신의 아티팩트는 무섭구나, 취익.’

이렇게 둘은 서로 두려운 마음이 들었지만 속마음이나 감정 따위를 얼굴에 드러내지는 않았다.

킬라스 제국의 동부지역 도시 엘비토(Elvito).

셀레스틴 공작은 700만 명이라는 엄청난 인원으로 50만 마리의 오크군단을 상대했다.

막강한 무력을 자랑하는 오크전사들을 맞아 병사들은 환각작용을 하는 약물을 복용해서인지 벌써 전투가 2달이 넘어갔고, 끝없는 소모전이 계속되었다.

셀레스틴 공작의 병력은 지난 2달 동안 무려 200만 명이나 쓰러졌고, 오크군단은 그것의 10분의 1인 20만 마리가 죽었다.

셀레스틴 공작이 이렇게 악착같이 오크전사들에게 버틸 수 있었던 건 제국군 545만 명이라는 초유의 대병이 오크와의 전쟁을 위해 이곳으로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오늘만 버티면 545만 명의 지원군이 도착할 것이다. 그때까지만 버티면 된다. 힘을 내라!”

“오크들을 물리치자!”

백부장이나 천인대장들의 독려에 병사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이들에게 지원군이 도착한다는 것은 삶의 희망이기에 더욱 악착같이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취익… 성을 함락시켜라! 취익… 공격!”

“취익… 목조타워와 파성추를 내보내라! 취익.”

“취익… 오크전사들아 성을 공격하라! 취익.”

오크전사들이 명령에 의해 성을 공격했다.

목조타워와 파성추가 앞장섰고 뒤쪽에는 투석기와 발리스타가 이동해왔다.

이때 갑자기 성문이 열리면서 약물을 마신 병사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그들의 눈은 충혈되었고 매우 흥분된 상태였다.

“오크들을 무찌르러 가자!”

“오크를 죽여라, 죽여!”

“와아아아!”

병사들은 함성을 지르며 무기를 들고 달려 나와 오크전사들과 격돌했다.

그들은 무력 면에서 오크전사들에게 약간 밀렸는데 오늘은 약물을 심하게 했는지 매우 저돌적이었다. 전혀 물러섬이 없이 오직 전진만 할 뿐이었다.

채채챙, 파팍.

오늘은 어제와 같이 소모전이 계속 이어졌다.

이번에 공격한 병사들은 끝장을 보려는 건지 지금도 끝없이 쏟아져 나왔으며, 벌써 병사들의 수가 10만 명을 넘어섰다.

“취익… 오크 마법사들은 뭐 하는가? 성문을 공격해! 취익.”

“취익… 성문을 공격하라! 취익.”

“취익… 파이어 볼, 취익.”

수십 발의 파이어 볼이 일제히 허공을 가로질러 성문으로 날아갔다.

“파이어 볼을 막아야 한다! 막아라!”

“성문이 위험하다. 저 파이어 볼을 막아라! 어서!”

역시 약물의 힘은 무서웠다. 파이어 볼에 맞으면 불에 타 죽는다는 걸 알면서도 수십 명의 병사들이 방패를 들거나 몸을 날려 파이어 볼과 충돌했다.

콰쾅!

화르르.

“아아악!”

수십 명이 파이어 볼을 맞고 쓰러졌지만 동료의 시신을 치우면서 병사들이 쏟아져 나오도록 길을 비켜주었다.

동문, 서문, 남문에서 엄청난 수의 병사들이 일제히 쏟아져 나오면서 오크군단을 공격하자, 미처 이런 병법을 예상하지 못한 오크 군단장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분명히 무력 면에서는 오크전사들의 상대가 아닌데 어찌 된 것인지 인간족 병사들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끝이 보이지 않게 쏟아져 나와 오크전사들을 공격하면서 작전이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

“취익… 이런 일이, 취익.”

“취익… 오크전사들이 뒤로 밀린다! 큰일이다! 취익.”

2달 전 처음 전투를 할 때에도 인해전술로 공격하더니 지금도 또 이런 전술을 펼치자 공포를 느낀 것이다.

그만큼 전투는 처음과는 많이 다른 상황이었다. 무적을 자랑하던 오크군단이었지만 엄청난 대군 앞에서는 작전이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

결국 얼마 후 오크군단은 처음으로 후퇴명령이 내려졌고, 오크전사들은 후퇴를 시작했다.

“와아아아!”

“오크들이 후퇴한다!”

“우리가 이겼다!”

외성 안과 밖에서 병사들이 손을 치켜들며 환호했다.

켈란 시티.

외곽의 야산 허공에서 메디아 파탈리푸트라 메가스테네스는 오크왕 켈란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을 때, 황금 해골단은 켈란 시티로 은밀하게 다가와 경비가 허술한 성벽을 통해 사다리를 걸어서 신속하게 성벽을 넘어왔다.

이들의 임무는 킬라스 제국군이 곧 도착할 때를 대비해 오크들에게 혼란을 일으키게 한다는 전략이었다.

병사 중에는 황금 해골단에게 충성하는 자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그에 반하는 세력을 모두 이번에 이끌고 온 것이었다.

황금 해골단의 다코타 전사 1만 명, 레드 나이츠 2천 명, 황금 해골단의 정식 회원이며, 정예병이라 할 수 있는 마스터 나이츠 300명, 황금 해골 기사단 30명, 황금해골 그랜드 마스터 2명은 흩어져 각자 맡은 바 임무를 다하기 위해 기습공격을 했다.

슈슈슝.

불화살이 여기저기에서 날아가 불이 활활 타올랐다.

검은 연기가 밤하늘에 자욱했고, 무장한 오크전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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