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행운 Luck-141화 (14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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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권  신의 아티팩트

[만약 그 공격에 당한 것이 네가 아닌 드래곤이라고 한다면 소멸당할 정도의 공격이었어. 다행이 발보르 님의 권능과 힘을 흡수한 너이기에 이 정도의 상처에 그쳤지. 아님 너도 그 공격으로 죽었을 거야.]

“어쨌든 이대로는 물러설 수 없어. 나의 상처를 치료해줘.”

[그렇게 원한다면 해주겠다.]

츠으… 츠츠츠.

대거 자히르가 듀크의 붉은 피를 흡수했고, 얼마 후 피를 머금은 자히르에서 기이한 빛이 흘러나와 듀크의 몸속으로 스며들었다.

화화확.

듀크의 몸에서 빛이 나더니 곧 사라졌고, 눈을 감고 있던 그가 눈을 떴다.

“으음… 모든 상처가 회복되었군. 이 정도면 스네이크 검법으로 싸워볼 만해.”

[그렇게 자신만만한가? 명심하라, 만약 그자에게 진다면 너의 목숨은 끊어지고 나도 그자에게 귀속된다는 걸…….]

“그렇게 되도록 놔두지 않을 거니 걱정하지 마.”

듀크는 상처가 회복되자 자신감이 생겼고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채채챙, 파팍!

오크군단과 발보르 신의 전사들이 서로 뒤섞여 치열하게 전투를 하고 있었다. 제3차 방어선도 오크군단에 의해 무너지고 마지막 제4차 방어선에서 서로 치열하게 싸웠다.

이 언덕 위로 올라서면 본채가 내려다보이는 곳이었다.

본채에 목책과 각종 방어무기가 준비되어 있었지만, 사실상 이곳만 돌파하면 거의 무너진다는 게 정설이었다.

오크왕 켈란은 전장을 내려다보면서 중얼거렸다.

“취익… 이 정도면 곧 무너지겠군, 취익… 그놈이 근처에 있는 게 느껴져, 취익… 이번에는 놓치지 않을 것이다, 취익… 반드시 잡아서 더 강해지겠다! 취익.”

스윽.

켈란이 매직 스테프를 쥐고 있는 손을 들어 올리더니 앞으로 내뻗었다.

“파이어 애로우!”

슈슈슈슝.

불꽃이 이글거리는 화염의 화살촉 50개가 생성되더니 빠르게 쏘아졌다.

서클이 낮은 마법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위력이 강하지 않은 화염계 마법이지만, 오크왕 켈란이 시전한 것이라 그런지 의외로 엄청난 위력을 담고 있었다.

허공을 가로질러 날아가자 그걸 본 발보르 신의 전사들은 겁을 먹었다.

콰콰쾅!

“아아악! 옷에 불이 붙었어! 꺼줘!”

“크아악!”

“커억!”

마치 장난 같은 화염계 마법공격이 무려 연속으로 십 회나 시전되었기에 그 피해가 컸다.

듀크는 그런데도 전혀 힘들어하지 않았다. 매직 스테프에 마법을 응축해 발사했기에 힘의 소비는 최소한이지만 그 위력은 훨씬 강했던 것이다.

“오크 마법사야, 이제 그만 나와 싸우자.”

“취익… 드디어 나타났는가, 취익… 심한 상처를 입었을 텐데 벌써 회복했구나, 취익.”

“이번에는 쉽게 당하지 않을 것이다.”

“취익… 글쎄, 그게 마음먹은 대로 될까? 취익.”

슈아아앙.

듀크는 허공을 날아서 오크왕 켈란에게 다가와 거리를 좁히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바로 켈란이 뒤로 날아가면서 마법을 시전했다.

“취익… 블레이즈, 취익.”

회전하는 칼날 5개가 생성되어 서로 어지럽게 뒤섞이면서 듀크에게로 날아갔다.

“흥, 이런 공격에 당할 내가 아니다. 차압!”

대거 자히르에서 녹색 빛의 오러탄이 쏘아져 회전하는 칼날과 부딪쳤다.

콰콰쾅!

폭음이 터지면서 오러탄과 회전하는 칼날이 같이 소멸되었다.

“이번에는 내가 공격할 테니 받아라! 이얍!”

슈슈슈슝.

녹색 빛의 오러탄이 켈란에게로 날아오자 그는 파리를 쫓듯 그렇게 손을 휘젓자, 오러탄이 보이지 않는 힘에 가로막혀 옆으로 모두 튕겨졌다.

“허엇, 오러탄이 허무하게 실패하다니.”

“취익… 파이어 볼트, 취익.”

불꽃을 머금은 작은 공이 20개나 생성되어 듀크에게로 날아갔다.

“이 정도 공격으로는 어림없어. 차압!”

후두두둑.

듀크가 대거 자히르를 앞으로 내뻗자 냉기가 쏟아져 나오더니 날아오던 불공이 순간적으로 모두 얼어버리면서 땅으로 떨어졌다.

“취익… 정말 대단한 냉기구나, 취익… 불공이 순식간에 얼어버리다니, 취익.”

“이번에는 나의 공격이다. 받아라!”

츠으… 츠츠츠.

갑자기 주변이 온통 지독한 냉기로 인해서 공기가 얼렸다.

“취익… 대단히 지독한 냉기지만 그뿐, 나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취익… 왜인 줄 아나? 그건 너와 같은 신의 아티팩트인 번개와 태양의 신 라칸 님의 권능과 힘이 들어 있는매직 스테프를 내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지, 취익.”

매직 스테프를 들고 있는 손으로 한번 크게 원을 그리자 투명한 막이 형성되어 오크왕 켈란의 몸을 보호해주었다.

투명한 막은 태양처럼 환하게 빛을 내고 있었고, 표면에는 스파크가 일어나고 있는 기이한 장면을 연출했다. 또한 주위에는 급랭의 영향으로 눈이 바람에 휘날렸다.

“취익… 눈이다, 눈! 취익.”

“저것 봐, 하늘에서 눈이 내려.”

“취익… 어디에다 신경 쓰나? 공격해! 취익.”

“지금 눈이 문제가 아니다. 오크들을 공격해! 공격!”

양측의 부대장들의 독려로 전사들은 빼앗긴 정신을 차리고 다시 전투에 임했다.

오크왕 켈란과 듀크는 땅의 일은 신경도 쓰지 않은 채 더 높은 하늘 위로 날아올라 서로 마주보았다.

“취익… 제법이다만 아직은 나의 상대가 아니다, 취익.”

“흥, 오크 따위에게 지지 않는다.”

“취익… 너도 날 하찮은 몬스터로 보는구나, 취익… 그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이었는지 확인시켜주마, 취익.”

스윽.

매직 스테프의 손잡이 킹코브라의 두 눈인 레드 다이아몬드 속에서 기이한 빛의 덩어리가 응축되더니 초록빛 번개가 내뻗어졌다.

파지지직.

“크아아악!”

너무나 빨라 미처 몸을 피하기도 전에 번개를 맞은 듀크는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면서 땅으로 추락했지만, 비틀거리면서 겨우 다시 하늘로 떠올랐다.

하지만 켈란은 그것을 예상하고 거대한 마법의 손을 생성시켜 듀크가 있는 허공에서 붙잡을 수 있었다.

“이익, 또 마법의 손이냐?”

“취익… 도망치지 못하게 하는 것뿐이다, 취익.”

파지지직.

이번에도 매직 스테프에서 초록색 빛의 번개가 내뻗어졌다. 그러나 두 번 당할 그가 아니기에 대거 자히르를 앞으로 하고 내밀었다.

우우웅.

공명음이 터지면서 대기가 일렁였다.

매직 스테프에서 뻗어 나온 번개가 더 이상 앞으로 가지 못한 채 허공이 들이 멈췄다가 곧 굴절되었다.

“으핫핫핫… 번개공격을 더 해보거라, 오크야.”

“취익… 어디 이번에도 견디는지 보자, 취익.”

매직 스테프의 킹코브라의 두 눈인 레드 다이아몬드 속에서 붉은 광선이 죽 뻗어 나왔다.

치이이익.

대거 자히르에서 뻗어진 힘과 붉은 광선이 서로 충돌하자 스파크가 일어나면서 김이 피어올랐다.

점점 붉은 광선이 앞으로 나아가자 듀크는 마법의 손으로 부터 벗어나보려고 몸부림쳤지만 쉽게 벗어나지는 못했다.

쩌쩌쩡.

유리가 깨어지는 듯한 소리가 일어나면서 더 이상 견디지 못한 대거 자히르의 뭉쳐진 힘이 흩어져버렸다.

퍼억.

붉은 광선은 듀크의 가슴에 그대로 적중되었다.

“크아아악!”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면서 듀크는 입에서 검붉은 피를 내뿜으면서 고개를 떨어뜨렸고, 마법의 손으로 내동댕이쳐버렸다.

콰쾅!

“끄으으… 젠장!”

땅에 충돌한 듀크는 극심한 고통으로 괴로워했지만 다행히 기절은 하지 않았다.

스윽.

듀크가 땅과 충돌하면서 손에 쥐고 있던 대거 자히르가 떨어졌는데, 그걸 오크왕 켈란이 손짓으로 들어 올리자 허공으로 떠올랐다.

우우웅, 스스슥.

듀크는 우선 대거 자히르에 투명한 막을 형성시켜서 일단 힘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봉인시켜버렸다.

울컥.

입에서 검붉은 피를 내뿜던 듀크는 고통스러운 비명을 흘렸다.

“끄으으… 너무 강해.”

“취익… 그걸 이제야 느끼다니, 취익… 그것이 네가 죽는 이유다, 취익… 잘 가거라, 취익… 파이어(Fire).”

화르르르.

듀크의 온몸에 마법의 불길이 크게 일어나면서 몸을 태우기 시작했다.

“안 돼, 크으…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 수 없어… 아아악.”

몇 초 지나지 않아 듀크의 몸은 재가 되어 바람에 흩날려 사라졌다.

듀크는 검술에는 제법 능했지만, 오크왕 켈란은 영악하게도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면서 마법 공격으로 손쉽게 듀크를 이길 수 있었다.

그 결과로 이렇게 대거 자히르까지 그의 소유로 만든 것이다.

“취익… 드디어 자히르가 내 손에 들어왔구나, 취익.”

[맹약자를 물리친 그대 켈란이여, 정말 대단하구나. 나의 새로운 맹약자로 맺어지고 싶다. 허락하는가?]

“취익… 허락은 하지만 지금 당장은 맹약의식을 할 수 없다, 취익… 잠시 전장을 수습하고 조용한 곳에서 맹약의식을 하도록 하자, 취익.”

[알았다, 켈란이여. 나중에 보자.]

대거 자히르를 빼앗은 켈란은 기분이 날아갈 듯했다.

신의 아티팩트를 두 개나 소유했기에, 이젠 어떤 자와 겨룬다고 해도 두렵지 않았다.

“취익… 아무리 나보다 높은 서열의 아티팩트를 소유했다고 해도 나에게는 두 개의 아티팩트가 있다, 취익… 누가 날 당할 것이냐! 취익.”

아래를 내려다보니 발보르 신의 전사들은 오크군단에게 크게 밀리고 있었다. 얼마 후면 전투도 오크군단의 승리로 끝이 날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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