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행운 Luck-138화 (138/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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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권  신의 아티팩트

그날 대부분의 저녁의 식탁에는 아마도 싱싱한 활어를 이용한 요리가 올라올 것이다. 또한 그 싱싱한 맛에 감탄하면서 먹을 것이다.

이렇게 하벨의 사업적인 머리는 또 빛을 발해 또 한 번 활어로 인기를 누렸다.

“후후… 초밥과 생선회를 비롯해 생선구이도 만들어 귀족들에게 선보여야겠어.”

그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나인 타워에는 활어를 이용한 초밥을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초밥을 만들기 위해 루카스 백작가 주방장의 도움을 받았다.

초밥에 관한 설명을 들은 주방장은 처음에는 생소하게 생각했고 몇 번의 실패를 거듭했으나, 30년 경력이 말해주듯 얼마 후 제대로 된 초밥을 만들었다.

또한 하벨이 고용한 주방장 5명은 즉각 연습에 임해서 며칠 만에 초밥을 능숙하게 만들었고, 그로 인해 나인 타워의 초밥 요리사가 되었다.

“이게 초밥이라는 건가?”

“그렇습니다. 드셔보시면 알겠지만 정말 맛있습니다.”

“으음… 쫄깃한 게 정말 맛있군.”

“새콤하고 고소해서 더 맛있습니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데?”

“한 접시 더 시켜.”

“예, 알겠습니다. 여기 한 접시 더.”

이렇게 나인 타워를 찾은 사람들은 초밥을 먹어보고 그 맛에 감탄했고, 입소문이 금세 퍼졌다.

초밥이 인기를 끌게 되자 하벨은 싱싱한 활어를 이용한 생선회도 선보였다.

귀족 중에는 미식가들이 많았는데, 그들은 날생선인 활어로 만든 생선회를 별다른 거부감 없이 먹고 그 맛에 감탄했다.

그것 때문에 수도 켄싱턴에 있는 귀족들은 나인 타워를 파티장소로 빌리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귀족들의 파티에는 초밥과 생선회가 빠지지 않았다. 그렇게 귀족들이 시작하면 평민들은 자연스럽게 귀족의 문화를 모방했다. 그렇기 때문에 초밥과 생선회는 빠르게 널리 퍼져 나갔다.

평민들에게는 간편하게 요리를 할 수 있는 각종 생선구이가 인기를 끌었다.

“이야… 정말 싱싱한 게 고소하더라고.”

“나도 먹어 보았는데 정말 맛있었어.”

“활어의 가격도 저렴해서 집사람이 아주 좋아하더라고.”

싱싱한 활어구이는 특유의 고소한 맛에 반한 많은 사람들이 해먹는 요리였다.

한편 수도 켄싱턴에서 켈터스 남작령까지의 도로 공사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는데, 공사가 진행되는 중에는 짐마차나 짐수레를 이용한 상단들이 아이스박스라는 아티팩트를 가지고 물건을 운반했다.

그로 인해 그것은 주변 영지로 급속히 퍼져 나갔고, 이제 상단에서는 아이스박스라는 것이 없으면 장사를 못할 지경이었다.

일단 아이스박스에 각종 식량을 비롯해 고기와 채소, 생선까지 넣어서 보관하게 되면 변질이 되지 않기 때문에 오랜 시간 동안 운반할 수 있었다.

일반 가정에도 아이스박스가 많이 팔려나갔지만, 상단에서는 좀 더 대형의 아이스박스가 판매되었다.

하벨이 개발한 아이스박스라는 아티팩트는 마법사들이 만든 아티팩트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저렴했다.

보통 마법사들이 만든 아티팩트는 작은 것도 수백골드를 웃도는데 비해, 하벨의 아이스박스는 가정용은 10골드, 상단에서 필요한 아이스박스라고 해도 50골드나 100골드 정도밖에 하지 않았기에 상단에서도 쉽게 구입해 쓸 수 있었다.

“후후후… 이제는 아이스박스의 용도가 널리 알려졌으니 아이스박스 공장을 몇 배나 크게 확장해야겠어.”

하벨은 예지력은 없었지만 그의 예측은 정확했다.

대형 상단은 페파스 공국을 넘어 다른 왕국이나 제국까지 널리 이동해서 각종 물건을 거래했는데 그때에도 아이스박스는 유용하게 쓰였다.

특히 사막을 횡단할 때에는 아이스박스 속에 물통을 넣어두면 아주 좋았다. 또한 음식물을 넣어두어도 잘 상하지 않아서 인기를 끌었다. 이제는 사막 한가운데에서 아이스 바를 꺼내 먹을 정도였으니 그것은 엄청난 문화 충격이었다.

이전까지만 해도 감히 그런 생각 자체를 하는 사람이 없었는데 그것을 하벨이 먼저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하벨은 엄청난 돈을 벌어들일 수 있었다.

이제 페파스 공국의 귀족들은 유통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깨달았고 각자 알아서 영지민을 동원해서 길을 닦거나 넓혔다. 짐마차나 짐수레가 원활하게 왕복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길을 넓히거나 고르게 잘 닦은 영지에는 어김없이 상단의 이동이 원활해져서 지역 영지민들이 큰 혜택을 받았다.

이렇게 페파스 공국에서는 공국민들이 각종 개발 사업에 동원되자 그동안 놀던 자들이 일거리를 얻었고, 일거리가 없어 가난에 허덕이다가 죽은 사람도 줄었다. 그들의 수중에 돈이 들어오자 제일 먼저 배를 채울 식량의 수요가 늘었다.

그리고 굶주림을 벗어나자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각종 먹을거리와 물건을 가지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그로 인해 이전보다 훨씬 많은 돈이 필요하게 되었고, 그에 발맞추어 각종 개발 사업이 활성화되면서 수천 가지의 일거리가 생겨났다.

과거의 용병길드는 몬스터 사냥이나 상단의 호위에 동원될 사람을 많이 구했지만, 최근에는 각종 개발 사업에 쓰일 사람을 많이 구했고 많은 사람들이 응모했다. 그게 다른 일보다는 훨씬 수입이 좋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것들은 거의 대부분 고정적인 수입이 있었기에 용병들도 많이 몰렸다. 이런 신규 사업이 돈이 되자 각종 인력시장 길드가 20곳이나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이른 새벽에 수백 명의 사람들이 인력 시장 길드 앞에 모였다.

와글와글.

역시나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어서인지 소란스러웠다.

“켄싱턴 대장간에 선착순 30명 모집합니다. 아침과 점심을 주고 일당은 10실버입니다.”

“여기요, 여기!”

“오른쪽 맨 끝에 있는 분 오세요. 다음은 드보르 짐마차 제작소에서 20명 모집합니다. 아침과 점심을 주며 일당은 12실버입니다.”

“저요!”

“나도 그곳에 가겠소!”

“체력이 좋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분은 다른 데로 가세요.”

이렇게 새벽마다 20곳의 인력시장 길드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각자 일거리를 찾아 나섰다.

짐마차를 제작하는 곳 하나만 보더라도 바퀴를 만드는 사람, 문을 만드는 사람 등 여러 종류의 일거리가 있었기에 많은 인력이 필요했다.

또한 각종 부품은 대부분 쇠가 들어가기에 그걸 만드는 대장간의 일거리가 크게 늘어나 사람들이 많이 필요했다.

짐마차 하나만 해도 수백 가지의 부품이 들어가기에 그걸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많이 필요했으며, 또한 각종 일거리가 대거 늘어나 많은 사람들을 필요로 했다.

페파스 공국은 이렇게 모든 분야에서 생산 활동이 이루어지자, 경제가 잘 돌아가기 시작했다.

공국민들이 일을 하고 벌어들인 돈은 각종 물건을 구입하는 데 쓰였다.

그것을 안 각 상단에서는 그들에게 필요한 각종 물건들을 상점에 진열해서 판매했는데, 다른 왕국과 무역을 해서 새로운 물건을 가져와 판매하기도 했다.

공국의 각 영지들도 자금의 여력이 생기자, 그동안 미루었던 광산개발과 각종 사업에 착수했다.

물건의 수요가 있으면 그걸 충족시키기 위해 각종 물건이 생산되는 게 세상의 이치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하벨은 켈터스 남작령에서 아르미온과 저녁 산책을 하다가 한 상단의 야영지에서 부싯돌로 불을 힘들게 일으키는 걸 보고는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래, 라이터를 개발하면 좋겠군.”

“클로버, 라이터라니, 무슨 말이에요?”

“라이터라는 것은 쉽게 설명하자면 저렇게 야영할 때 불을 손쉽게 일으킬 수 있는 물건이오.”

“불을요? 아… 그럼 아주 생활에 유용하겠는데요?”

“그렇소. 그럼 실험 삼아 하나 만들어보려는데 어떻소?”

“어떻게 그런 걸 생각했어요? 좋아요, 만들어봐요.”

하룻밤 사이에 라이터의 원리와 구조를 해결한 하벨은 다음 날 오후에 최초의 오일라이터를 만들어 아르미온에게 보여주었다.

“어머, 예뻐요!”

하벨이 만든 오일라이터는 지포 라이터와 유사한 모양과 크기였으며, 모두 세 가지 종류였다.

“이것은 은으로 만들었고, 이것은 금과 구리를 7대3의 비율로 섞어 만든 금장 라이터, 마지막으로 이것은 금과 은을 비롯해 쥬얼리을 박아 넣은 쥬얼리 라이터라고 하오.”

“아… 정말 대단해요, 클로버!”

“세 가지 라이터의 기능은 같지만 외형을 어떤 것으로 만들었나 하는 것에 따라 가치는 달라지는 거요.”

“예, 그런 것 같아요. 그럼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줘요.”

“알겠소. 이렇게 뚜껑을 열어서 여기에 손가락을 대고 움직이면 불이 붙는다오.”

찰칵, 화르르.

라이터의 불은 손쉽게 일어났다.

“어머, 정말 손쉽게 불이 일어나네요. 이번에는 제가 해볼게요.”

찰칵, 화르르.

아르미온이 라이터의 불을 켜보니 역시나 손쉽게 불이 일어났다.

“정말 대단해요, 클로버. 어떻게 이런 걸 하루 만에 만들었어요?”

“기본적인 원리와 구조를 알고 있는데 어려울 게 있겠소?”

“클로버, 이 문양은 뭔가요?”

“아… 이것은 클로버라는 식물인데, 잎이 세 개 나는 게 보통이고, 특이하게도 가끔은 잎이 네 개가 나기도 하는데, 네잎 클로버에는 ‘행운’이라는 뜻이 있다오.”

“아… 그래서 잎을 네 개 새겨 넣었군요.”

“그렇소. 앞으로 이걸 ‘네잎 클로버 오일라이터’라 명명해서 판매할 거요.”

“호호… 이것으로 또 한 번 돈을 벌 생각을 하다니 당신은 정말 대단해요.”

“그냥 이렇게 판매할 게 아니라 평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쇠로 만든 라이터를 비롯해 지금과 같이 쥬얼리를 박거나 금을 섞은 것, 은을 섞은 것을 만들어 판매할 생각인데 어떨 것 같소?”

“좋은 생각이에요!”

며칠 후 하벨은 수도 켄싱턴에서 쥬얼리를 제작하는 기술자들을 고용해 라이터 제작에 들어갔다.

예상대로 라이터의 반응은 좋았다. 어느 정도는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렇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을 줄은 몰랐다.

그것은 상점에 나오기가 무섭게 상단이나 야영을 자주하는 용병들에게 인기를 끌어 히트 상품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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