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행운 Luck-137화 (137/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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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권  신의 아티팩트

“또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게 뭐요, 클로버 경?”

“켈터스 남작령에는 바다가 있습니다.”

“바다? 그야 최남단에 있는 영지이니 당연히 바다가 있는 것 아니오?”

“바다에는 각종 물고기들이 많습니다. 그것을 수도 켄싱턴까지 가져와서 판매를 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그것이 가능하겠소? 물고기를 잡았다고 해도 말리지 않는다면 하루만 지나도 상할 텐데?”

“당연히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랬습니다만, 이제는 아닙니다.”

“그래요? 어째서…….”

“제가 대형 얼음창고를 만들어서 사업을 하고 있으며, 또한 물고기를 담아서 운반할 아이스박스라는 것을 개발했기 때문입니다.”

“아… 아이스박스에 대해서 듣기는 했소. 그렇다면 열흘이 걸려도 얼마든지 운반이 가능하겠구려.”

“그렇습니다, 전하. 도로정비에 들어가는 비용으로 50만 골드를 내놓겠습니다. 또한 전하께는 20만 골드를 드리겠습니다.”

“허허… 정말 대단하구려, 클로버 경. 알겠소, 그 정도의 자금이라면 좋은 일을 하는 것인데 당연히 허락을 해야지요.”

“감사하옵니다, 전하.”

“아니에요. 이게 어디 나만 좋은 일인가요?”

하벨은 공왕과 근사한 만찬을 즐기고 나서 왕궁을 나왔다.

다음 날, 켈리아스 공왕은 오전 국무회의에서 중부지역인 수도 켄싱턴에서 남부지역의 최남단 켈터스 남작령까지의 대로를 정비하겠다고 발표하자, 세이번 후작이 즉각 반대의견을 냈다.

“전하, 도로정비에는 막대한 인력과 비용이 들어갑니다. 그것을 어떻게 충당하시려고요?”

“하하하… 걱정하지 마시구려, 세이번 후작, 이번에 들어가는 공사비는 전적으로 나의 사비로 충당할 것이니 말이오.”

“그, 그렇다면 저도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습니다, 전하.”

“저희도 그렇습니다, 전하.”

“하하하… 고맙구려. 그럼 오늘 공고문을 붙이고 인력을 모집해봅시다.”

세이번 후작이 이렇게 말하자, 귀족들도 반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귀족들은 공왕이 왜 느닷없이 이런 공사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또한 공왕의 사비가 제법 있다고는 해도 수십만 골드나 들어가는 대규모의 공사라 의혹이 컸지만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다.

‘말도 안 돼, 전하께서는 이번 공사비를 충당할 사비가 없을 텐데?’

‘누가 이런 대규모의 공사를 원한 것일까? 아, 그러고 보니 클로버 남작이 있었어.’

순간 세이번 후작과 귀족들은 클로버 남작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제야 이 모든 공사를 제안한 사람과 제안한 이유를 추측할 수 있었다.

클로버 남작에게서 이번 공사가 나왔을 거라는 걸 생각하자 그가 아니면 이런 엄청난 공사를, 더구나 크게 중요하지도 않은 공사를 할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인지 클로버 남작의 움직임을 귀족들은 예의주시했다. 이번에도 뭔지는 모르지만, 클로버가 돈 냄새를 맡았기 때문이다.

귀족들이 생각하고 있는 클로버는 사업적인 수완이 좋은 것을 알고 있었기에 어떻게 하면 그와 사업을 같이할 수 없을까 하고 고민 중이었다.

츠파파팟.

하벨은 연인인 아르미온과 함께 텔레포트 마법으로 켈터스 남작령으로 이동했다. 켈터스 남작은 하벨을 반갑게 맞이했다.

“어서 오게, 클로버 경.”

“아버지, 클로버 님은 이제 남작이 되었어요.”

“으음… 소식을 들었다. 축하하네.”

“감사합니다, 남작님.”

“잘 왔네. 부인이 자넬 보면 아주 좋아할 거야. 들어가세나.”

“예, 반갑게 맞아주셔서 고맙습니다.”

“무슨 소리, 이 정도 가지고 뭘. 어서 들어가세.”

그날 저녁식사를 함께 하면서 켈터스 남작령을 발전시키기 위한 각종 사업에 대해 의논을 했고, 켈터스 남작은 엄청난 사업의 규모에 놀라면서도 하벨의 사업적인 수완에 감탄했다.

다음 날, 하벨은 켈터스 남작에게 마법으로 만든 건축물을 선물했다.

그건 영주의 저택 옆에 돌로 된 9층 타워를 만든 것이었다.

“아… 대단하군, 클로버 남작.”

“아닙니다. 이제 저와는 남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런가? 하하하!”

“한 달 후에 아르미온과 결혼식을 하면 진정한 가족이 되는 것이죠.”

“자네 같은 대단한 사위를 두어서 영광이네.”

“감사합니다, 그렇게 좋게 봐주셔서 말입니다.”

“아니네, 진정이네, 자네는 나의 부인을 살려주었으며, 또한 이렇게 아르미온과 결혼하겠다고 하니 고마울 따름이네.”

“제가 더 감사합니다. 그리고 오늘부터는 남작님도 아주 바빠질 것입니다.”

“어젯밤 자네가 계획한 사업 내용을 듣고 얼마나 흥분했는지 모른다네. 정말 고맙네, 열심히 최선을 다해보겠네.”

“저는 잠시 아르미온과 함께 산책하러 나갔다 돌아오겠습니다.”

“그러도록 하게.”

“아르미온, 갑시다.”

“예, 아빠. 다녀올게요.”

“그래, 좋은 시간 보내라.”

슈우우우.

하벨은 아르미온의 손을 잡고 하늘로 날아올라 무인도로 향했다. 그곳은 하벨이 정신을 차린 후 처음 지냈던 곳이었다. 그들은 하늘을 날아 가볍게 땅에 내려섰다.

“이곳이 클로버 님이 살던 곳이었다고요?”

“그래요, 아르미온. 예전이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구려. 일단 이곳에 별장을 하나 만들겠소.”

“또 그 마법을 쓸 건가요?”

“그래요. 이번에는 좀 더 심혈을 기울인 것이라오.”

츠츠츠츠.

잠시 후 무인도의 중심에 아름다운 9층 타워가 완공되었다.

아르미온은 이전까지 보아온 그 어떤 건축물보다 아름답다고 느꼈다.

“아르미온, 제법 신경을 썼는데 마음에 드오?”

“아… 정말 아름다워, 이게 우리 별장이군요.”

“그렇소. 위층으로 올라가서 구경해봅시다.”

“좋아요, 가요.”

아름답게 만들어진 타워를 구경하면서 꼭대기 층인 9층에까지 올라가 주위 바다를 내려다보았다.

“아… 여기가 가장 전망이 좋은 것 같아요.”

“그렇소. 가장 높은 곳이니 아름다운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구려.”

“정말 고마워요, 클로버.”

“마음에 들었다니 나도 기쁘구려.”

“사랑해요, 클로버.”

“나도 사랑하오, 아르미온.”

두 사람은 서로 껴안으면서 뜨거운 키스를 나누었다.

켈터스 남작령에 갑자기 여러 가지의 개발이 이루어졌다.

먼저 바다를 끼고 있는 영지라서 그런지 고기 잡는 어부들이 제법 많았지만 고기잡이배는 몇 척이 없었다.

그런데 하벨이 켈터스 남작에게 엄청난 자금을 지원해주었기에 인근 영지에 있는 고기잡이배를 무려 50척이나 한꺼번에 구입해서 해안으로 들여놓았다. 역사적인 날이라 켈터스 남작이 직접 선착장으로 나왔다.

“영주님, 배가 들어옵니다.”

“그래, 나도 보았다.”

“정말 대단하구나. 무려 50척이나 됩니다.”

“허허… 저 배들로 앞으로는 많은 고기를 잡을 수 있겠어.”

“그렇습니다. 이미 고기를 잡을 선원들도 확보했습니다.”

“클로버 경의 도움으로 영지는 빠르게 발전할 수 있겠구나.”

뚝딱뚝딱.

망치질 소리가 곳곳에서 요란하게 들렸다. 초대형 창고를 10동이나 한꺼번에 만드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창고 속에는 대형 수조도 만들고 있었다. 물고기를 잡으면 이곳에 일단 가두어두려는 것이었다.

일거리가 별로 없었던 영지민들을 대거 이용해 이런 초대형 창고를 10개나 만들었기에 대부분의 영지민들이 동원되었다.

“이봐, 서둘러. 오늘 중으로 일을 마무리해야 해.”

“예, 다 되어갑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오후에는 영주님께서 방문하실 거니 일에 차질이 있어서는 안 돼. 알았나?”

“예, 알겠습니다. 어이, 거기는 청소를 시작해.”

오후에는 켈터스 남작과 하벨, 아르미온이 방문했다.

“허허… 정말 엄청난 규모군!”

“어떻습니까, 이 정도면 물고기를 충분하게 보관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이 창고 하나만 해도 대단한데 무려 10개 동이나 짓고 있다니 놀랄 수밖에.”

“정말 대단해요, 클로버.”

“하하… 앞으로 고기잡이배가 잡아온 고기를 여기에 보관하면서 수도 켄싱턴으로 이동시켜 판매할 것이니 물고기를 많이 잡아야 할 것입니다.”

“이미 고기잡이배도 50척이나 구입해두었는데 뭐가 걱정이에요.”

“아르미온! 내일부터는 잡은 물고기를 여기로 가져와 보관하게 될 것이다. 기쁘지 않느냐?”

“영지의 수익이 생기는 일인데 어찌 기쁘지 않겠어요.”

“클로버 남작의 도움 덕택에 영지민들도 일거리가 생겨서 좋고, 나 또한 수익이 생기는 일이니 잘된 일이구나.”

“아빠, 더 놀라운 일이 앞으로 많이 생길 텐데 벌써부터 놀라시면 안 돼요.”

“아르미온의 말이 맞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클로버 남작, 정말 고맙네. 자네는 우리 가족의 은인이야.”

“이제 가족이나 마찬가지니 그런 말씀은 마십시오.”

“그래요, 아빠.”

“진정 이게 꿈은 아니지?”

“그렇습니다. 이 정도로 꿈이라니요?”

다음 날, 고기잡이배가 잡은 첫 물고기를 초대형 창고에 들여와 수조에 종류별로 분류해서 넣었다.

처음에 영지민들은 이런 것을 왜 만드나 했지만, 돈을 주고 일을 시켰기에 불만은 없었다. 그저 시키는 대로 창고만 지으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은 영지이다 보니 인력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런데 그때 인근 영지에 있는 유민들에게 켈터스 남작령에 일거리가 많다는 소문이 퍼졌고 그로 인해 유민들이 대거 유입되었다.

이렇게 단기간에 켈터스 남작령은 급격하게 발전을 했다.

하벨은 자신의 마법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우선 켈터스 남작령에 있는 초대형 활어 수조창고에 이동 마법진을 설치했고, 수도 켄싱턴에 마련한 자신의 상점에도 이동 마법진을 설치했다.

하벨은 수도 켄싱턴에서 다른 건어물을 취급하는 상점과 거래를 했다.

싱싱하게 살아 있는 활어를 저렴한 도매가격에 팔자 인근상인들이 몰려들었다.

해안가에 가야만 겨우 살아 있는 물고기를 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하벨 덕분에 살아 있는 활어를 수도 켄싱턴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정말 획기적인 일이었다. 그 누구도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그것을 하벨이 시도한 것이다. 각종 요리를 해먹을 수도 있 싱싱한 활어가 시장에 나와 판매되었다.

“자… 살아 있는 싱싱한 활어를 30코인에 판매합니다.”

“활어가 30코인입니다.”

“어머, 물고기가 살아 있어!”

“살아 있는 물고기는 처음 봐! 정말 신기하다!”

“활어 두 마리만 주세요.”

“예, 아주 좋은 놈들이니 집에 가셔서 요리해보세요. 맛이 끝내줍니다.”

“여기도 한 마리 주세요.”

“난 세 마리 주세요.”

“예예, 여기 있습니다.”

갑자기 사람들이 건어물을 파는 상점에 대거 몰려들어서 활어를 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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