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행운 Luck-136화 (136/156)

0136 / 0156 ----------------------------------------------

제5권  신의 아티팩트

아이스 바 상점과 공장은 푸른 잔디가 깔린 나인 타워의 정원 한쪽에 마련되었다.

다섯 가지 과일 맛 아이스 바의 원가는 겨우 10코인이었다.

그래서 이윤을 남겨야 하니 20코인에 판매를 하기로 하고 20세 전후의 남자 100명을 우선 모집했다.

그리고 판매원들에게 아이스 바 하나의 가격을 22코인으로 판매하게 하고는 판매원이 아이스 바 하나를 팔면 2코인의 이윤을 보장받도록 조치했다.

이것은 하루에 100개의 아이스 바를 팔았다고 하면, 2실버의 돈을 하루 만에 번다는 거였다. 즉, 평민들에게는 아주 쏠쏠한 수입이었다.

하벨은 모자와 깔끔한 유니폼을 만들어 그들에게 입힌 후 판매하도록 했다.

그렇게 사상 처음으로 다섯 가지의 아이스 바 한 개에 22코인에 판매를 시작했다.

아이스박스를 어깨에 메고 판매에 나선 아이스 바맨들은 도시 켄싱턴을 누비면서 외쳤다.

“아이스 바 있어요, 아이스 바!”

길을 걸어가던 시민들도 뭔가 하고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무더운 날씨에 시원한 것 하나 드세요. 시원한 스로베 아이스 바, 그리프 아이스 바, 오렌 아이스 바, 망키 아이스 바, 메린 아이스 바가 있습니다. 단돈 22코인으로 아주 쌉니다.”

그러자 처음에는 어린아이가 먼저 호기심을 보이면서 22코인을 주고 스로베 과일 맛 아이스 바를 하나 샀다.

“쩝쩝… 아! 시원하고 맛있어.”

그 아이는 아이스 바의 환상적인 맛에 푹 빠져서 가지고 있던 돈으로 무려 세 개나 더 사먹었다.

더운 날씨에 아이스 바는 시원하고 달콤하면서도 부드럽고 아무튼 어린아이에게는 세상에 태어나 처음 접해보는 최상의 맛인 것이다.

“야… 컥스, 그것 맛있냐?”

“응, 끝내주게 맛있어. 이런 맛은 처음이야. 너희도 하나 사 먹어봐.”

“그래? 형, 그거 하나에 얼마에요?”

“하나에 22코인이다. 어떤 맛으로 줄까?”

“움… 나는 오렌 아이스 바로 주세요.”

“자… 여기 있다.”

“쩝쩝… 우와! 진짜 시원하게 맛있어.”

“그렇게 맛있어?”

“응, 시원하고 달콤한 게 정말 맛있어.”

“형, 나도 하나 줘요.”

“나도, 나도.”

그러다 보니 주위에서 놀던 다른 아이들도 아이스 바에 호기심을 보이면서 하나 사먹더니 그 아이도 가지고 있는 돈을 전부 아이스 바를 사먹는 데 썼다.

얼마 후 주위에 있던 아이들이 전부 다가와 아이스 바를 사먹었다.

판매 첫날에는 다섯 가지 과일 맛 아이스 바를 20개씩 모두 100개를 아이스박스에 담아 판매하도록 했는데, 2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다 팔고 돌아왔다.

“야, 돌스. 나간 지 몇 시간이나 되었다고 벌써 들어와?”

“100개 벌써 다 팔았는데요.”

“뭐? 그걸 벌써?”

“2시간도 안 되어서 벌써 2실버나 벌었다고요. 기분 최고예요! 100개 더 주세요.”

“허… 알았다. 이번에도 다 팔고 오는지 보자.”

제일 먼저 100개를 팔고 돌아온 판매원 돌스가 추가분을 받아서 나가자 얼마 후 다른 판매원들도 한 명씩 상점으로 돌아왔다.

“다 팔았어요. 여기 아이스 바 대금 있어요.”

“음… 정말이구나. 알았다.”

“추가분으로 100개 주세요.”

“알았다, 조금만 기다려라.”

이렇게 해서 첫날에는 무려 2만 개의 아이스 바 판매실적을 올렸다.

다음 날에는 아이스 바가 이미 어느 정도 알려져 있었기에 판매원이 나오자마자 길 가던 남자들까지 아이스 바를 사먹었다. 아이스 바를 먹는 사람들 중에는 용병들도 있었다.

“어제 아들이 글쎄 이 아이스 바가 그렇게 맛있으니 먹어보라더군.”

“우리 아이도 그러더라고. 그래서 오늘은 하나 사먹었는데 정말 맛있어. 안 그래?”

“이거 한 개 가격이 22코인이니 그리 부담스러운 것도 아니고 말이야.”

“맞아, 이렇게 무더운 날에는 그저 이런 시원한 것 하나 먹는 게 제일이지. 우리 같은 사람들이 예전에는 이런 시원한 것 구경이나 할 수 있었어? 겨우 귀족들이나 사먹었지. 안 그래?”

“맞아, 하여튼 요즘은 살기 좋아졌다니까. 이런 것도 먹고 말이야.”

어쨌든 수도 켄싱턴에는 나인 타워와 아이스 바 상점으로 인해 각종 과일이나 우유, 벌꿀이 예전에 비해 쉽게 구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상인들은 부랴부랴 인근 도시나 영지에서 그것들을 구입해서 더 많이 수레로 떼어왔다.

그렇게 아이스 바를 판매한 지 한 달이 지난 어느 날, 아르미온이 하벨을 찾아왔다. 아르미온은 한 달이 넘도록 영지로 돌아가지 않았다.

“저… 할 말이 있어요, 클로버 님.”

“무슨 말인지 해보세요, 아르미온 님.”

“저… 클로버 님을 사랑해요.”

“예? 저를 말입니까?”

“그래요, 사랑해요.”

“그, 그건…….”

“혹시 따로 좋아하는 여자 분이 있으신가요?”

“그, 그건 아닙니다만… 너무 당혹스럽군요.”

“그렇게 생각하셨다면 죄송해요. 하지만 꼭 고백하고 싶었어요. 죄송해요.”

“음… 사실은 나도 아르미온 님을 사랑합니다.”

“그, 그게 정말인가요?”

“그럼요. 제가 왜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아… 고마워요. 그런 줄도 모르고 어젯밤 잠도 제대로 못 잤어요.”

“어쩐지 피부가 거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랑해요, 클로버 님.”

“나도 사랑합니다, 아르미온.”

아르미온은 하벨이 자신의 고백을 받아줬기 때문인지 하벨에게 먼저 다가가 키스를 했다.

하벨은 그녀의 대담함에 순간 당황했지만, 이내 두 사람은 몇 번이나 더 키스를 나누면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이 고백으로 인해 두 사람은 연인 사이가 되었다. 좋은 일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아이스 바 사업이 잘되면서 기존의 상점과 작은 공장으로 더 이상 사업을 이어가는 것이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인근에 빈 땅을 사들여서 아이스 바 공장을 만들었다.

각종 과일과 아이스 바에 들어가는 재료들을 보관할 초대형 냉장창고도 3동이나 만들었다. 이제는 사업규모가 수십 배나 커졌지만 하벨의 사업 수완으로 인해 어려움이 없었다.

하벨은 수도 켄싱턴에서 10개월 만에 나인 타워와 아이스 바 사업으로 막대한 돈을 벌었다.

하지만 너무 잘나가는 상황이니 귀족들의 탄핵 표적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그는 먼저 선수를 쳐서 그들에게 친분을 만들었다. 또한 그들의 정치에 필요한 자금을 일부 지원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페파스 공국에서는 하벨과 친분이 없는 귀족이 없었으며, 모든 귀족과 사이가 좋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공왕과 귀족들은 한목소리로 하벨에게 귀족의 작위를 주자는 의견이 나왔다. 그래서 파격적으로 하벨에게 남작의 작위가 내려졌다.

그만큼 하벨의 인맥은 대단했다. 아이스 바 사업 확장을 위해서 도시에는 지점을 하나씩 만들었는데, 무려 42개나 되었다.

그러다 보니 하벨 혼자서 42개의 지점을 모두 관리하기에는 너무 벅찼다.

그래서 그가 생각한 것이 지점의 영업을 다른 사람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 소식을 들은 수십 명의 귀족들이 하벨을 찾아왔다.

190여 명의 귀족들이 테이블에 앉아 있었고, 하벨이 일어나 설명을 했다.

“이제까지의 아이스 바 사업이었습니다. 도시마다 지점을 열어서 영업을 하게 되면 독점이라 무조건 돈벌이가 될 수 있습니다. 보기엔 간단하게 보이지만 이 아이스 바 하나를 만들려면 여러 가지의 기구들과 재료가 있어야 합니다. 단언하건대, 아직은 누구도 이 사업을 할 수 없습니다. 각 도시의 지점의 운영권은 계약금으로 1만 골드입니다.”

한 귀족이 불만인 듯 말하자, 하벨은 이런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 대답했다.

“계약금이 너무 많은 것 아니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저와 같은 사업을 하는 사람은 아직 없습니다. 그러니 독점이라는 말입니다. 1만 골드가 아니라 2만 골드라고 해도 할 사람은 많습니다.”

“그, 그거야…….”

“주변을 돌아보시면 아시겠지만, 이번에 지점을 내려는 곳은 42개이지만, 여기에 계신 분들은 그 4배가 넘는 190명입니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계약금을 많이 주시는 분께 우선권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의 요구가 불만인 분들은 그냥 나가셔도 됩니다.”

귀족들은 평소 아이스 바 사업은 땅 짚고 헤엄치기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경쟁자가 없는 매력적인 사업에 날씨가 1년 내내 더우니 시원한 아이스 바는 무조건 사먹는다. 왜? 시원하고 달콤하고 맛있으니까.

거기에다가 하벨의 아이스 바 상점에서 아이스 바가 불티나게 팔리는 것을 자신들의 두 눈으로 똑똑히 보지 않았는가? 그 무엇보다도 이 사업은 매력적이었다.

이런 생각은 여기에 모인 사람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그래서인지 1호점인 도시 퍼커션의 운영권은 공개적인 입찰을 통해 3만5천 골드에 팔렸다.

그리고 2호점은 4만 골드에, 3호점은 5만 골드 하는 식으로 계속 금액이 늘어갔다.

그만큼 42개의 지점 운영권은 줄어들었으니, 귀족들의 위기의식은 그만큼 더 높아져서 계약금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는 계약금이 무려 10만 골드에 육박했지만, 귀족들은 그것에 놀라지 않았다. 비록 계약금을 많이 지불해야 하지만 일단 영업을 시작하면 금방 다시 벌어들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벨은 아이스 바 지점 운영권 42개를 무려 250만 골드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받고 넘겼다.

하벨의 사업적인 머리는 뛰어났다.

이번에 또 그가 벌인 신흥 사업은 두 가지나 되었다.

하나는 대형 창고를 짓고 빙계 마법진을 새겨 넣어 대형 얼음창고업을 하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아이스 바를 만들면서 생각했던 얼음을 판매하는 것이었다.

지금도 빙계 마법을 익힌 마법사들이 비싼 가격에 귀족들에게 얼음을 판매하고 있지만, 하벨은 막대한 자금력과 획기적인 생각으로 정면 돌파를 할 생각이었다.

하벨이 대형 얼음창고업을 하기 전만 해도 날씨가 더운 페파스 공국은 각종 과일이나 채소, 곡물까지 신선도가 떨어졌지만, 낮은 온도를 유지하는 대형 얼음창고에 보관하게 되면 오랫동안 보관하면서 싱싱함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런 이점 때문에 상인들은 하벨의 대형 얼음창고에 물건을 보관했다. 창고임대업으로 하벨은 또 고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또한 얼음 사업은 기존의 마법사들이 판매하는 얼음과는 다르게 큰 얼음도 판매를 하지만, 작은 각얼음을 만들어 술에 넣어 시원하게 마실 수 있도록 만들었기에 술집에서 각얼음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물에 각얼음을 넣으면 물이 시원해지니까 당연히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런 몇 가지의 획기적인 사업으로 인해 하벨은 페파스 공국에서 단기간에 가장 돈을 많이 벌어들이는 사람이 되었으며, 이렇게 시간이 몇 년이 흐르면 가장 돈을 많이 번 사람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느 날 하벨은 왕궁으로 들어가 켈리아스 공왕을 만났다.

“클로버 경이 어쩐 일이오?”

“전하께 부탁드릴 것이 있어서 찾아왔습니다.”

“허허… 클로버 경이 부탁할 때도 다 있구려. 어디 들어봅시다.”

“다름이 아니라 수도 켄싱턴에서 남부지역의 최남단 켈터스 남작령까지의 대로를 정비했으면 해서 찾아왔습니다.”

“멀쩡한 도로를 왜 정비한단 거요?”

“남부지역의 최남단 켈터스 남작령에서부터 이곳 중부지역인 수도 켄싱턴까지는 말로 쉬지 않고 달린다고 해도 7~8일 정도 걸리며, 마차나 짐수레는 그것보다 훨씬 많은 시일이 걸립니다.”

“그거야 당연한 것 아니오?”

“대대적으로 인부를 동원해 도로를 정비하면서 넓히면 지금보다 시일이 줄어들 것입니다.”

“그거야 나도 알고 있지만 인부를 동원하려면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고 또한 남부지역의 최남단 켈터스 남작령에는 특산물이 없는 걸로 아는데 자금의 낭비가 심한 것 아니오?”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도로 정비에 들어가는 비용은 제가 전액 부담하겠습니다. 그러니 전하께서 허락만 해주시면 됩니다.”

“그렇다면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니오. 한데, 왜 하필이면 켈터스 남작령이오?”

“일단 그곳까지 도로가 잘 닦여야 도로 주위에 있는 영지에서도 각종 물품을 수레에 실어 수도 켄싱턴까지 신속하게 운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그것뿐이라면 이유가 약한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