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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 Luck-125화 (12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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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권  신의 아티팩트

“수고했다. 서둘러 이자의 시신을 치워라. 어서!”

“예, 알겠습니다. 야, 다리 잡아.”

시신이 치워질 동안 아나이스 주점의 사장과 직원들은 겁에 3질려 오돌오돌 몸을 떨고 있었다.

“흔적을 지워야 하니 저자들도 처리해.”

“허억! 사, 살려주십시오.”

“살려주십시오, 제발…….”

슈가가각.

“크아악!”

“아아악!”

털썩.

주점의 사장을 비롯해 직원들까지 전부 잔인하게 죽인 그들은 유유히 주점을 떠났다.

꽝!

요란한 굉음이 터지면서 테이블이 들썩거렸다.

화가 치밀어 몸을 부들부들 떨던 안드라 후작은 상체를 숙이면서 테이블의 좌우에 앉아 있는 자들을 노려보았다.

살기를 머금은 눈빛에 겁을 먹은 귀족들은 고개를 숙였다.

그들 중, 안드라 후작의 참모인 세르엘 자작이 한마디 했다.

“후작 각하, 아무래도 느낌이 좋지 않습니다.”

“그건 무슨 소린가?”

“어제 저녁에는 멜바 수비대장인 앤디를 비롯해 기병군단의 럭시, 베툰 천인대장이 암살당했습니다.”

“그러니까 내가 화가 치민 것 아닌가! 범인의 흔적도 모르니까 말이야.”

“하지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것이 아닙니다.”

“속 시원하게 말해보게. 하고 싶은 말이 뭔가?”

“최근 일주일간 멜바 수비대의 간부들과 기병군들의 간부, 멜바 중장기병의 백인대장들이 연이어 암살당했습니다. 그 수가 무려 24명에 이릅니다. 이건 심각한 문제입니다. 따라서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으음… 자네가 그렇게 말하는 걸 보니 뭔가 대책을 생각하고 있는 것 같군?”

“일단 멜바의 전 군에 비상령을 내리고 신속하게 전열을 정비시키면서 간부들에게는 호위병을 대거 지원해야만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 것으로 될까?”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간부들에게 확실하게 주지시켜야만 합니다.”

“으음… 자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회의가 끝이 나면 당장 그렇게 조치하도록.”

“예, 후작 각하.”

왈칵.

그때였다. 갑자기 대회의실 문이 열리면서 집사 디자르와 멜바 수비대의 제2 보급창고의 경비병이 들어와 바닥에 엎드렸다.

“디자르 집사, 회의 중인 걸 모르나?”

“큰일 났습니다, 각하!”

“큰일이라니?”

“여기 있는 병사는 멜바 수비대의 제2 보급창고의 경비를 보던 병사인데, 긴급하게 소식을 알려왔습니다. 제2 보급창고에 원인 모를 불이 났다고 합니다.”

“뭐라? 자세하게 말해보라. 어서!”

“약 1시간 전에 갑자기 제2 보급창고에서 원인 모를 불이 났는데, 50동 중에서 37동이나 불이 났습니다.”

“말도 안 된다. 어떻게 한두 동도 아니고 37동이나 불이 났단 말인가? 그리고 병사들을 동원해 불을 진압했다면 그렇게까지 불은 나지 않았을 텐데?”

“그게, 한두 동이 불이 나기 시작한 게 아니고, 갑자기 37동이나 일시에 불이 나다 보니 신속하게 병사들이 대처를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으음… 이건 누가 혼란을 일으키는 것 같은데? 역시 세르엘 자작의 말이 맞았군.”

“그렇습니다, 후작 각하, 즉시 비상을 내리고 신속하게 전열을 정비한 다음, 범인들을 찾아야 합니다.”

“이렇게 회의 중에도 불이 났으니 또 어디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군. 신속하게 자네들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병사들에게 비상을 내려 전열을 정비하고 신변의 안전을 위해 호위병들을 대거 늘려서 자신들의 몸을 보호하도록. 이상.”

“예! 알겠습니다, 후작 각하.”

테이블에서 일어난 그들이 밖으로 나가려는데 또 다른 병사가 들어오더니 보고를 했다.

“큰일 났습니다.”

“이번에는 무슨 일이냐?”

“정체를 알 수 없는 적들이 영주성의 성문을 열어서 대거 쳐들어왔습니다.”

“뭐라?”

“각하, 잘못하다가는 신변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비밀통로로 먼저 빠져나가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나 대영주인 안드라 후작이 적들이 겁이 나서 도망쳐야 한단 말인가?”

“각하, 자존심을 내세울 때가 아닙니다. 적들이 영주성 안으로 침투한 상황입니다. 즉시 비밀통로로 빠져나가셔야 합니다.”

“친위기사단과 호위병들은 뭘 하는지… 속히 각하를 모시어라. 어서!”

“으아악!”

“크억!”

이때 복도에서 병사들의 비명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허억, 각하 벌써 놈들이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속히 가셔야 합니다.”

“크으… 어디 두고 보자. 자네들도 나를 따르게.”

“예, 알겠습니다. 각하, 호위병들과 친위기사단의 기사들은 신속하게 복도로 접근하는 적들을 막아라!”

그그그긍.

대회의실의 한쪽 벽면에는 도시 멜바의 모습이 조각되어 있었는데, 영주성 부분을 손가락으로 누르자 벽면이 스르르 움직이면서 어두운 비밀통로가 나타났다.

“각하, 시간이 없습니다. 속히 가셔야 합니다.”

“크으… 두고 보자, 이놈들!”

“자네들도 어서 따르게. 어서!”

후작의 참모인 세르엘 자작의 신속한 상황판단으로 그가 비밀통로에 먼저 들어가자 그 뒤를 안드라 후작과 귀족들이 차례대로 따라갔다.

마지막에 롱소드를 꺼내 들고 주위를 살피면서 호위대장이 들어가자 비밀통로의 벽면이 다시 되돌아오면서 그 흔적을 지웠다.

이들이 만약 10분 정도만 늦게 움직였어도 모두 정체를 알 수 없는 자들에게 살해당했을 것이다. 세르엘 자작의 신속한 판단으로 인해 그들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롱소드를 들고 대회의실로 쳐들어온 자들은 흑의에 복면을 한 무리로 50여 명이나 되었다.

“안드라 후작과 귀족, 군 간부들을 찾아라.”

“너희는 다른 곳을 뒤져라.”

“비밀통로가 어디 있을 것이니 잘 찾아봐라.”

비밀통로는 쉽게 찾아지지 않았지만, 한참을 살펴보던 중에 우연히 도시 멜바가 조각된 곳의 영주성 부분을 건드렸다.

그그그긍.

“어엇, 여기 있습니다.”

“찾았어! 저기에 비밀통로가 있었구나. 추격하라!”

“여기야, 여기!”

비밀통로는 천장과 벽, 바닥이 모두 돌로 되어 있었다.

약 100미터 정도 되는 길었는데, 끝에까지 도착하자 사방이 둥근 원형인 공간이 나왔다.

바닥에는 룬문자와 기이한 도형이 새겨져 있었는데, 척 보기에도 이동 마법진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이… 이런 제기랄, 안드라 후작과 귀족, 군 간부들이 전부 도망쳤군. 한발 늦었어!”

“도시 에스코피에나 도시 니네베 중에서 한 곳이 아닐까요?”

“음… 에스코피에보다는 니네베가 더 크니 그쪽으로 간 것인지도… 놈들은 알까? 우리 전사들이 같은 시간에 두 도시를 공격하고 있다는 걸 말이야.”

“큭큭큭… 그걸 알겠습니까?”

“흐흐… 당연히 모르겠지?”

츠파파팟.

이들의 말대로 안드라 후작과 그 일행은 도시 니네베에 있는 후작의 별장으로 이동했다.

지하실에 마련된 후작의 개인 연무장의 한쪽 바닥에 그려진 이동 마법진으로 그들이 모두 이동했는데, 평소에는 눈에 보이지 않도록 마법의 약물로 그려두었던 것이다.

“도시 니네베에 있는 병력을 신속하게 정비하여 놈들의 공격에 대비하여야 하니, 퍼피와 오브로 군단장은 속히 움직여라.”

“예, 후작 각하!”

안드라 후작에게 인사를 한 두 명은 서둘러 지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향했다. 그런데 이때 위에서 수십 명의 흑의인들이 내려오면서 소리쳤다.

“안드라 후작과 귀족들이 저기에 모여 있다. 잡아라!”

“허엇, 저들이 여기까지? 후작 각하, 피해야 합니다.”

“놈들이 여기도 쳐들어왔습니다.”

“어… 어떻게 놈들이 여기까지?”

채채챙, 파팍.

귀족들과 군간부들이 검을 꺼내 들고 몰려오는 흑의인들과 서로 뒤섞이면서 검을 휘둘렀지만, 상대하기에는 너무 많았다.

마치 파도가 밀려오듯 그렇게 쏟아져 들어와서 공격을 했다.

가가각.

“아아악!”

“크악!”

털썩.

점점 뒤로 밀리던 안드라 후작과 그 귀족 일행은 곧 포위당했다.

이미 승패는 결정이 나버렸다고 생각한 안드라 후작은 어깨를 늘어뜨렸다가 흑의인들에게 물었다.

“너희는 누군데 반란을 일으킨 것이냐?”

“흐흐… 우리는 눈과 얼음의 신이신 발보르 님의 전사들이다.”

“발보르 신의 전사라고?”

“그렇다. 신의 이름으로 널 죽이겠다. 공격해!”

“와아아!”

채채챙!

“아악! 살려줘!”

“난 살고 싶어. 살려줘!”

“크아악!”

“커억!”

흑의인들도 검에 베이면서 쓰러졌지만 조금도 물러섬 없이 공격하던 흑의인들은 얼마 후 안드라 후작을 비롯해 귀족들과 군간부 전부의 목을 베어버렸다.

한 흑의인이 안드라 후작의 잘려진 머리를 치켜들고는 소리쳤다.

“우하하… 안드라 후작의 목을 내가 베었다.”

“젠장! 내가 먼저 벨 수 있었는데 아까워.”

목을 든 흑의인은 지상으로 올라가 말을 타고 별장 주변에서 한창 싸우는 영지병들과 흑의인들을 보면서 외쳤다.

“안드라 후작의 머리가 여기 있다.”

“어엇, 후작 각하!”

“저, 정말 후작 각하의 목이다.”

절망적인 목소리를 내던 영지병들은 손에 들고 있던 무기를 떨어뜨리고 항복을 외쳤다.

얼마 후 멜바를 비롯해 에스코피에, 니네베와 800여 개의 마을을 모두 점령당하자, 눈과 얼음의 신 발보르의 전사들이 나타났다고 소문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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