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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 Luck-106화 (106/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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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권  오크 왕국

뿌우우우.

고동소리가 울려 퍼지자 테이커 남작 측에서 먼저 앞으로 달려 나갔다. 그러자 맞은편의 트로백 남작 측이 그들을 향해 돌격해왔다.

“와아아아!”

채채챙! 파팍!

듀크는 롱소드를 꺼내 들고 오른손으로 휘두르다가 왼손에 쥔 대거 자히르를 던졌다.

퍼억!

“크어억!”

순식간에 피를 전부 빼앗긴 적 용병은 고꾸라졌다.

스피어를 든 적영지병이 접근해 그를 공격했지만 실력 차이가 확연하게 나기에 마치 전쟁놀이처럼 적을 가지고 놀았다.

듀크는 회수한 자히르를 그자에게 던졌다.

“커어억!”

그는 피를 빼앗기고 뒤로 넘어졌고, 가슴에 꽂힌 자히르를 뽑아 다시 주변에 있는 적에게 던졌다.

듀크는 그렇게 약 10분 만에 적들을 12명이나 죽였다.

그는 이제 몸이 좀 풀리려는데 적들이 후퇴하자 그들을 추격하면서 자히르를 던졌다.

“커억!”

적들이 등에 자히르를 맞고 비명을 지르면서 엎어지면 어느새 달려가 그걸 뽑아 들고는 다시 던졌다.

마침내 듀크의 등 뒤에서 달려오던 용병들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그 혼자서 적들을 추격해 죽이는 것을 그제야 알게 된 적들은 그를 포위하려고 모여들었다.

그러나 그는 뒷걸음질 치면서 포위망에서 벗어나 자히르를 던져 그들을 한 명씩 죽여 나갔다.

순식간에 피를 빨리고 용병이 쓰러지자 손짓만으로 자히르를 회수해 다시 적들에게 던졌다. 손에 자히르와 줄이라도 연결된 것인지 너무나 쉽게 회수했다.

듀크를 포위하려다가 10명이나 죽어버리자 안 되겠다 생각했는지 보우병이 화살을 쏘았다.

자히르에 피를 빨리고 죽은 병사가 쓰러지는 걸 붙잡은 듀크는 날아오는 화살을 막기 위해 시체를 방패막이로 활용했다.

퍼퍼퍽.

시체의 등에 화살 세 발이 박혔지만 그는 한 발도 맞지 않았다.

“저, 저런 약삭빠른 놈!”

“저놈은 꼭 죽여야 한다. 화살을 쏘아라!”

슈슈슝.

또다시 화살이 날아오자 듀크는 시체를 밀어버리고는 손에 쥐고 있던 자히르를 적들에게 던졌다.

퍼억.

적들 중 한 영지병이 가슴에 고통이 느껴져 고개를 숙여보았더니 가슴엔 대거가 박혀 있었다.

“크윽… 어, 언제 이것이?”

털썩.

듀크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화살을 보고는 공중제비를 연속으로 시전해 모두 피했다.

스윽.

그는 손을 앞으로 내뻗어 대거 자히르가 회수했다.

“크로스 보우병은 뭐 하는가, 저놈을 쏘아 죽여라.”

투웅.

석궁에서 발사된 퀘럴은 파공성을 일으키며 빠르게 날아왔다.

그러나 튜크는 상체를 뒤로 젖히면서 좌우로 흔들어 퀘럴을 피하면서 여유롭게 뒷걸음질로 되돌아왔다.

이런 모습은 아군에게 사기를 높여주었지만 적들에게는 그들을 농락하는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그만큼 사기가 떨어졌다.

“와하하하… 최고다, 최고!”

“정말 대단해. 혼자서 몇 명이나 죽인 거야?”

테이커 남작도 듀크의 활약을 모두 보았기에 옆에 있는 부관에게 그를 데려오라 말했고, 그에 부관은 듀크에게 다가왔다.

“영주님께서 자네를 잠시 보자 하시네. 따라오게“

“저를 말입니까? 알겠습니다.”

듀크는 부관을 따라 테이커 남작에게로 걸어갔고, 그는 다가오는 듀크를 아래위로 훑어보고는 말을 꺼냈다.

“조금 전 자네의 활약상을 잘 보았네. 대단하더군.”

“감사합니다.”

“조장을 맡아볼 생각이 없나?”

“시켜만 주시면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시원시원해서 좋군. 자네를 지금 당장 7조의 조장으로 임명할 테니 내일 잘 싸워주게.”

“예,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자네의 이름이 뭔가?”

“듀크라 합니다.”

“날 따라오게.”

“예, 알겠습니다.”

기사를 따라 이동한 그는 7조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그곳엔 다른 조도 함께 있었는데, 각 조는 2미터씩 거리를 두고 모여 있었다. 기사가 7조 앞에 멈춰 서서 조원들에게 말했다.

“이제부터 듀크가 7조의 조장이니 너희들은 명령을 잘 따르도록.”

“알겠습니다, 기사님.”

기사는 그렇게 한마디를 내뱉고는 즉시 뒤돌아가 버렸다.

7조원들은 듀크를 쳐다보았고, 그도 자신의 조원 21명을 살펴보았다.

원래 한 개 조의 조원은 30명인데 조금 전 전투로 9명이 죽은 모양이었다. 그래서인지 지금은 21명이 남아 있었다.

“이제부터 7조장을 맡아 너희들을 이끌 듀크라 한다. 나의 명령에 잘 따르도록.”

“흥, 나이도 어린 놈이…….”

퍼억.

“커억!”

언제 듀크가 주먹을 날린 건지 그자는 비명을 지르면서 배를 움켜쥐고 주저앉았다.

“불만 있는 놈은 앞으로 나와라.”

“…….”

“…….”

조금 전 혼자서 적진으로 돌격해 20여 명을 죽이는 그의 활약상을 조원들은 똑똑히 보았기에 아무도 나서는 이가 없었다.

배를 움켜쥐고 주저앉은 자는 헬케라는 자로, 평소 약간 반항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방금 듀크에게 잘못 걸려 호된 고통을 맛보게 된 것이었다.

“내일 전투에는 선두로 나설지도 모르니 각자 손방패라도 준비해둬.”

“알겠습니다, 듀크 조장님.”

“좋아. 별도의 지시가 있기 전까지는 앉아서 편안하게 쉬어.”

다음 날 오전, 듀크가 말한 대로 7조가 선두에 서서 돌격하게 되었다.

“너희들은 각자 흩어지지 말고 날아오는 화살만 손방패로 잘 막아라. 그럼 죽지 않고 살 수 있다. 싸움은 너희들 앞에서 나 혼자서 싸워도 충분하니 걱정하지 마.”

“듀크 조장님, 그렇게 해도 됩니까?”

“조장은 나다. 너희들은 나의 명령만 잘 들으면 된다. 알았나?”

“예, 알겠습니다.”

“좋아! 화살촉 대형을 잘 유지하면서 천천히 전진한다. 전진.”

슈슈슈슝.

역시나 적진에서 화살이 날아왔다.

그러나 손방패로 날아오는 화살을 막는 것이기에 그리 어렵지 않았다.

듀크는 즉시 앞으로 달려 나갔다.

적들도 어제의 한을 풀려는 듯 그에게 물밀듯이 달려왔다.

듀크는 대거 자히르만 꺼내 들고는 적들을 찔러나갔다.

푸우욱!

“커어억!”

자히르가 배에 꽂힌 적은 눈이 커지면서 고개를 떨구었다.

듀크는 죽은 자의 상체를 밀고는 옆에서 달려드는 적을 향해 자히르를 찔러나갔다.

푸욱!

“케엑!”

듀크가 적을 찌르면 자히르는 순식간에 그 피를 빨아먹었다.

워낙 실력 차이가 크다 보니 하품이 나올 정도였다.

겁을 집어먹은 적들도 그의 곁으로는 다가오지 않았다.

얼마나 검술이 뛰어나고 빠른지 검날이 짧은 대거로 동료를 잘도 죽이는 살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뭣들 하느냐, 저놈을 죽여라, 죽여!”

“안 되겠군. 보우나 크로스 보우로 공격해!”

일선 지휘관들의 외침에도 듀크의 몸놀림이 워낙 빨라 적들은 제대로 된 공격을 할 수 없었다. 마치 블링크 마법이라도 몸에 걸었는지 너무 빨랐다.

“으음… 저자가 인간이냐?”

“저렇게 빠른 인간은 처음이야. 조준할 수가 없어.”

양떼에 사자가 뛰어든 듯 듀크는 마음껏 적들을 유린했다.

듀크의 활약에 힘입어 오늘의 전투도 쉽게 승리할 수 있었다.

“하하하… 역시 대단해. 안 그런가?”

“그렇습니다, 영주님.”

테이커 남작은 듀크의 활약상을 직접 목격하고는 너무 기분이 좋았다.

자신의 기사가 3명이나 되지만 저자처럼 적진에서 마음껏 휘젓고 다니는 모습은 본 적이 없었다.

새벽이 지나고 아침 해가 떠올랐다.

잠시 눈을 붙이던 하벨은 잠에서 깨어나 상체를 일으켰다.

몸은 아무것도 입지 않은 나체였으며, 그가 있는 곳은 섬의 백사장이었다.

“으음… 나는 누구지?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 그나저나 입을 거라도 있으면 좋겠는데…….”

스으… 츠츠츳.

그런데 그때였다. 허공에 30센티미터 정도 되는 거대한 외눈이 하나 생겨났는데, 그 외눈의 눈동자는 황금색이었다.

“너는 누구지? 어떻게 나타났어?”

-난 자아를 가진 델리안! 네가 의지로 날 불렀잖아.

“델리안? 내가 널 불렀다고?”

-그래. 뭐야, 몇 년이나 지났다고 네가 날 기억 못 하는 거야?

“응… 머리에 심한 충격을 받았나 봐.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지만 너에게선 왠지 친숙함이 느껴져.”

-너는 나의 맹약자이니까 당연하지.

“맹약자?”

-정말 생각 안 나?

“응, 생각을 떠올리려고 하면 머리가 아파.”

-표정을 보니 정말 머리에 충격을 심하게 받았나 보구나.

“그런가 봐. 나의 이름은 뭐였지?”

-넌 박현빈이였어, 박현빈.

“박현빈?”

-그래, 박현빈

“기억이 없으니 불안해. 그냥 기억이 돌아올 때까지 다른 이름을 쓰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해?”

-그야 네 마음이지.

“음… 그럼 어떤 이름으로 지을까?”

-클로버 어때?

“클로버?”

-그래. 클로버, 예전에 네가 좋아했다던 식물이잖아.

“그거 좋은데? 그럼 기억이 돌아올 때까지는 클로버로 할래.”

-잘 생각했어, 클로버.

“하하하… 이제부터 난 클로버다, 클로버.”

-야, 클로버. 너 창피하게 발가벗고 뛰어다닐 거야?

“입을 만한 게 없는 걸…….”

-내가 누구야? 나 델리안이야, 델리안.

“그게 뭐?”

-허, 이런… 날 너무 무시한다. 나의 공간에 없는 게 없을 정돈데 이럴래?

“그럼 나에게 옷을 줄 수 있어?”

-그럼. 너와 난 맹약자야, 맹약자! 직접 보고 고르는 게 좋겠지? 자, 받아.

허공 한쪽이 쩌억 하고 갈라지더니 그 속에서 황금팔찌가 튀어나왔다.

그것을 받아 든 클로버는 팔에 착용했다.

-이제 나의 공간이 보일 테니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마음껏 골라봐.

“응, 고마워.”

잠시 후, 클로버는 흰 난방에 검정바지를 입고, 가죽신을 신은 복장을 하고 있었다. 또한 허리에는 번들거리는 검은 가죽주머니를 하나 매달고 있었다.

-이제야 좀 사람다운데?”

“고마워. 델리안. 다 네 덕분이야.”

-고맙긴, 나의 공간에 있는 게 전부 네 것인데.

“그래도 고마워.”

-그럼 이제 난 돌아갈게. 필요한 것 있으면 언제든 불러. 델리안이라고 생각만 해도 나타날 테니.

“그래, 그럴게. 잘 가.”

스스스스.

외눈 델리안이 사라지자 클로버는 손에 쥐고 있는 은색 스피어를 휘둘러보았다.

미스릴로 만들어진 은색 스피어는 길이가 3미터로, 뱀 두 마리가 서로 몸을 칭칭 감고 있는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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