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행운 Luck-100화 (10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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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권  오크 왕국

스윽.

손짓으로 잡아당기는 듯한 자세를 취하자 마법진 속에서 온갖 물건들이 쏟아져 나왔다. 마치 아공간 속에 들어 있던 물건들이 켈란이 소환해서 나오는 것 같았다.

그것들은 광장의 일부분을 채울 정도였는데, 짐수레로 약 80대 분량은 되어 보였다. 특히 책들이 많았는데 짐수레 20대 분량은 될 것 같았다. 각종 진귀한 물건들과 보석, 황금, 마법 시약까지 아주 다양했다.

하프오크인 켈란에게는 인간들이 좋아할 만한 보물은 큰 흥미가 없었지만 책은 마음에 들었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로부터 인간들이 좋아하는 보물에 대해서 들었기에 나중에 쓸모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취익… 일단 나의 아공간 속에 보물들을 넣어놓고 취익… 책 몇 권은 지금 읽어봐야겠군.”

의지로써 자신의 아공간을 열었는데 이전에는 짐수레 3대 분량을 집어넣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7서클에 올랐기에 아공간이 엄청나게 커 보였다. 무려 짐수레 1백 대 분량이었다.

“취익… 아공간이 엄청나게 커졌구나.”

책의 수량을 살펴보았더니 약 1만 권은 되어 보였다.

어느 것부터 읽어야 할지 몰라 일단은 책의 제목을 살펴보았다. 이 책들을 전부 읽는다면 켈란은 지금보다 훨씬 현명한 하프오크가 될 것이다. 그만큼 책은 읽은 자에게 사고를 키워주는 귀중한 것이었다.

“취익… 지금 나가면 언제 다시 이런 시간적 여유가 있을까 생각하니 며칠 더 이곳에서 책을 읽으면서 보내야겠어, 취익.”

수백 권의 책 제목을 살피다가 그는 특이한 제목을 찾아냈다.

“취익… 신들의 권능이 스며 있는 아티팩트? 취익.”

호기심이 생긴 그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을 읽던 켈란은 순간 두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놀라워하며 책에 집중했다.

책 속에는 신들의 권능과 힘이 들어 있는 아티팩트에 대한 설명과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신들의 아티팩트는 모두 6개로 그걸 흡수한 자들의 능력에 따라 다르겠지만 완벽하게 힘을 흡수했다고 가정하면 아티팩트의 힘과 권능은 분명히 서열이 있는 것이었다.

서열 6위에 해당하는 아티팩트가 바로 엘프 여신의 눈물이라는 보석함이며, 5위가 마신의 다이아몬드 켓츠 블루, 4위가 눈과 얼음의 신 발보르(Valbor)의 대거 자히르(Zahir), 3위가 번개와 태양의 신 라칸(Rakhan)의 권능과 힘이 들어 있는 마법 지팡이(Magic staff), 2위가 천신 휴라니아(Huerania)의 권능과 힘이 들어 있는 황금 이렇게 4가지의 보석으로 장식된 십자가 크로스(Cross), 1위가 혼돈의 신인 카오스(Chaos)의 권능과 힘이 들어 있는 암흑상자 다크박스(Darkbox)였다.

“취익… 진정 놀랍구나! 대륙에 신들의 아티팩트가 흩어져 있다니, 취익.”

책의 뒷장에는 신의 아티팩트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가 쓰여 있었다. 물론 이 책을 쓴 대마법사가 5백 년 전에 기록한 것이기에 지금은 누가 가지고 있을지 몰랐다. 일단 그는 책에 나와 있는 내용을 살펴보았다.

엘프 여신 눈물의 보석함은 풍요의 숲 엘프들이 소유하고 있다고 전해짐.

마신의 다이아몬드 켓츠 블루는 어쌔신 길드 중에서 다크 스네이크라는 곳에서 보관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음.

눈과 얼음의 신 발보르의 대거 자히르는 아이스랜드 어딘가에 묻혀 있음.

번개와 태양의 신 라칸의 마법 지팡이는 대륙의 최남단 화산인 헤바(Heba)속에 있을 것으로 추정됨. 그리고…(중략).

천신 휴라니아의 크로스는 황금해골단(Gold Skull Group)이라는 비밀단체에서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있음.

혼돈의 신 카오스의 다크박스는 골드 드래곤 칼리드란의 레어안 보물창고에 있다고 하는데, 들어가 본 자가 없음.

“취익… 모든 것이 어느 정도까지는 추정이 된다. 하지만 세월이 이미 5백 년이나 흘렀기에 정확한 것은 없다, 취익… 다만 이 책의 대마법사가 번개와 태양의 신 라칸의 마법 지팡이가 대륙의 최남단 헤바(Heba)화산 속에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면서 다른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적어놓은 것을 보니 그나마 이것이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크겠어, 취익.”

켈란은 광장을 오가면서 곰곰이 생각하다가 이내 중얼거렸다.

“취익… 7서클에 올랐다고 좋아했더니 신의 아티팩트가 무려 6개나 있을 줄이야… 이것들 중 한 개만 내가 소유할 수 있다면, 취익… 오크 왕국을 건국하는 걸 넘어 어쩌면 대륙을 지배할 수 있을 텐데.”

왕성의 지하 연무장에서 수련하던 하벨은 자신이 통제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신의 권능과 힘이 무려 두 개나 몸속에 있었기에 본신의 힘과 세력 충돌이 일어났을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든 간에 이들의 힘을 일부 사용해서 소비해야 했다.

그래서 밀린 업무를 처리하고 며칠간의 여유가 생긴 그는 즉시 한밤중에 허공으로 떠올랐다. 병사들이 하벨을 발견하면 안 되기에 그는 투명화 마법을 사용했다.

슈슈슈슉.

투명화 마법이 허공에 뜬 상태로 탄환같이 쏘아지면서 그는 바다 쪽으로 날아갔다. 왕성에서 가까운 인근 바다에서 엄청난 힘을 사용했다가는 무슨 큰일이 생겨날지 몰라서 먼 바다로 날아간 것이다.

2백 킬로미터를 날아 망망대해로 나온 그는 즉시 마력을 끌어올렸다.

심장의 8개 마나 고리가 빠르게 휘돌기 시작했다.

훙훙훙훙, 츠츠츠.

8서클 대마법사라서 그런지 배열이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익스플로전(Explosion).”

콰콰쾅!

화르르르.

강력한 폭발음과 함께 그를 중심으로 지름 150미터의 화염의 구체가 생성되었다. 구체 안은 순식간에 고열에 휩싸이며 눈 깜짝할 사이에 모든 것을 태워버렸다.

6클래스의 마법으로는 지름 5미터의 화염이 생성시킬 수 있다. 하지만 하벨은 8서클 대마법사라서 이 마법을 시전하면 지름 20미터 정도의 위력을 보일 수 있었다.

그런데 신의 아티팩트 2개가 몸속에 기생한 후부터는 드래곤이 이 마법을 펼쳐도 이렇게 위력적이지 않았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위력이었다.

또한 이 정도 위력의 마법을 시전했다면 모든 마력이 일시에 소비되어야 정상일 텐데, 마력을 확인해보았더니만 미미한 정도의 마력만 소비된 상태였다.

“으음… 너무 위력이 커도 걱정이군. 이대로 중지할 수는 없으니 더 강한 마법을 사용해보자. 썬더 스톰.”

번쩍,

콰콰쾅! 휘이이이.

썬더 스톰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번개 폭풍이었다.

이 마법을 시전하게 되면 그의 몸을 중심으로 회오리바람이 생겨나게 되는데, 그 회오리에서 강력한 번개가 사방으로 뿌려져 나가게 된다.

하지만 이 마법에도 단점이 있어 주의해야 했다. 단점이란 마력의 소모가 크고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 그의 통제에서 벗어나서 날뛰게 된다는 것이었다.

7클래스의 마법이라서 6클래스의 익스플로전 마법보다 훨씬 마력의 소모가 컸다. 그런데도 아직 마력이 많이 남았기에 그는 다른 마법을 배열해서 즉시 영창했다.

“으음… 아직도 부족해! 마그마 블래스터.”

슈슈슈슝.

마그마 블래스터는 뜨거운 고열로 뭉친, 사람의 상반신 정도 크기의 마그마탄이 초고속으로 날아가서 폭발하는 마법이었다. 파이어 볼에 비해 파괴력이 몇 배나 강하며, 관통성과 폭발성을 동시에 갖춘 뛰어난 공격 마법이었다.

또한 캐스팅 딜레이가 매우 짧아서 대마법사들이 애용하는 마법 중의 하나이기도 했다.

이 마법에 정확하게 적중되면 최상급의 몬스터라고 할지라도 순식간에 재로 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속 공격이 가능한 대신에 정확도가 떨어지며 상대를 맞추는 것이 빗나가면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퐁퐁퐁퐁, 치이이이.

바다 속으로 마그마탄 수십 개가 들어갔다. 주변의 바닷물이 마그마탄의 고열로 인해서 끓어올랐다.

물고기들이 영문도 모른 채 익어 버리면서 수면으로 떠올랐고, 허공에는 온통 증기로 가득했다. 엄청난 위력에 놀라면서도 걱정이 앞섰다.

양손을 양옆으로 벌리면서 천천히 머리 위로 들어 올리다가 흩뿌리듯 내뻗으면서 캐스팅 마법을 시전했다.

“허… 나원… 6에서 7클래스의 마법으로는 양이 안 찬다는 말인가? 어쩔 수 없지. 더욱 강력한 8클래스의 마법을 펼쳐 마력을 소비하는 수밖에… 프레임 레인(Flame Rain).”

콰콰콰콰… 후두두둑.

이것은 광범위 공격 마법으로, 공중으로부터 고열의 화염 비를 내리게 하는 마법이고, 이 마법을 쓰면 2킬로미터의 지역이 온통 화염의 비로 뒤덮이게 된다. 광범위한 지역에서 대량 살상을 할 경우에 하기 좋은 공격이었다.

또한 이 불꽃은 물로는 꺼지지 않는 데다가 하급의 마법방어조차 태워버리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나 매우 효과적인 공격이었다.

과거 대륙의 8서클 대마법사라고 알려진 플라트론이 자신을 쫓던 수백의 기마대를 바로 이 마법으로 모조리 태워 죽였다는 이야기는 아직도 전설로 남아 있을 정도였다.

“으… 아직도 마력이 사용한 것보다 두 배가 넘게 남아 있어. 이제 순수한 마력을 그냥 몸 밖으로 내뿜어서라도 소비해야겠군. 으흡… 끼아아아아!”

숨을 크게 들이쉬면서 마력도 같이 내뿜었다. 또한 폐에서 나오는 비명을 질렀다. 드래곤 피어가 연상될 정도로 강력한 비명소리였다. 마력이 엄청나게 담긴 소리의 파장이 하늘과 바다 속 사방으로 퍼졌다.

잠잠하던 바다가 태풍을 만난 듯 크게 요동쳤고, 엄청난 높이의 해일이 생겨나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비록 바다였지만 그 모습은 장관이었다.

하벨이 내뿜은 마력의 피어가 바다였기의 망정이지, 만약 육지였다면 엄청난 피해가 생겼을 것이다.

어쨌든 몸속에 있던 마력을 일시에 모두 소비해버리자 기운이 빠져서 허탈할 정도였다. 바로 수면으로 내려섰지만 원한다면 바닷물 위에 떠 있을 수도 있었다.

그 순간 그런데 하벨에게 행운이 찾아왔다. 몸속에 있던 마력을 일시에 소비했기 때문인지 9서클에 오르려는지 깨달음이 일어난 것이다.

우우우웅.

그는 즉시 가부좌를 틀고 앉아 두 눈을 감고 깨달음을 붙잡았다.

스스스스.

그러자 몸을 중심으로 둥근 막이 형성되었다.

수심 840미터의 깊은 바다 속에 동굴을 파서 레어를 만든 8,322살의 고룡급의 수컷 브론즈 드래곤(Bronze Dragon)은 행복한 인도자라는 뜻이 있는 에드워드(Edward)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머리카락이 청동색이어서 그가 브론즈 드래곤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그의 맞은편에는 빨간색 머리카락을 가진 아름다운 여성이 앉아 있었다. 그녀는 레드 드래곤이 폴리모프한 존재였다.

‘은혜로운’이라는 뜻이 있는 아나이스(Anais)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8,314살로 고룡이었다. 에드워드와는 불과 8살의 나이 차이로, 같은 또래라 할 수 있었다.

3백 년 만에 아나이스는 에드워드의 레어를 방문해서 잡담을 나누며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엄청난 마력이 감지되었다. 고룡급의 드래곤인 자신들조차 이 정도의 마력을 내뿜기는 어려웠다.

“에드워드, 너도 느꼈어?”

“으음… 혹시 신이라도 헌신한 걸까?”

“말도 안 돼. 우리 드래곤족이 창조된 이후로 한 번도 없었던 일인 걸 잘 알잖아?”

“그, 그렇다면 이 마력은 뭐지?”

“글쎄… 한번 가보자.”

“그게 좋겠어. 너무 궁금했는데 잘됐군, 텔레포트.”

“같이 가! 텔레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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