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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권 오크 왕국
동굴 속에서 입수한 마법서에는 키메라를 제조하는 비법이 있었다. 하지만 꽤 복잡했고, 재료가 많이 들어갔다.
그러나 그것보다 좀 떨어지는 방법이지만 더욱 효과적인 방법이 있었다.
“이 방법이 좋겠군, 취익.”
바로 정신계 마법만으로도 몬스터의 정신을 개조하여 자신의 충실한 부하로 만드는 방법이었다.
두 번째 방법은 조금 더 복잡한 방법이었는데, 무엇보다도 매력적인 건 힘이 10배나 강력해지고 상처가 나도 트롤처럼 재생이 가능한 방법이었다. 그 방법으로 자신의 우수한 오크 전사들을 선별해서 가디언으로 삼고, 일부는 다른 부족을 공격하거나 앞으로 인간들과 전쟁이 일어날 때 선봉전사로 내보내면 큰 힘이 될 거라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당장 그 방법에 착수한 것이다.
그는 먼저 트롤을 정신계 마법으로 기절시키고 주문을 걸어서 정신을 개조하여 맹목적인 충성심을 가진 부하로 만들었다.
“취익… 성공이야.”
오직 자신의 명령만 받게 했기에 켈란은 마음에 들었다. 보통 트롤 한 마리는 오크 전사 열 마리가 달려들어야 겨우 제압할 정도로 몬스터 중에서도 상위에 있는 몬스터였다. 그런 트롤을 자신의 명령으로 움직인다고 생각하니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큰 힘이 들지 않고서도 트롤 부하를 만들 수 있었기에 패밀리어를 이용해 주변에서 살고 있는 트롤부터 먼 곳까지 정찰해서 1백 마리의 트롤 부하를 만들 수 있었다.
“취익… 트롤 부하가 1백 마리나 되니 든든하군, 취익.”
그는 동굴 속에 특별히 우리를 만들고 그 속에 1백 마리의 트롤 부하들을 가두어두곤 먹이를 주며 필요할 때 동원했다.
지금은 크게 쓰일 곳이 없기에 트롤 부하들은 주로 힘쓰는 일에 가끔 동원했다. 그렇지만 앞으로 전투에도 투입할 것이다.
다음으로 착수한 것이 오크 전사들의 돌격대였다.
“취익… 나의 돌격명령에 무조건 달려 나가서 공격하는 그런 강력한 오크 전사가 필요해, 취익.”
그것은 기초 방법이기에 비교적 손쉽게 성공할 수 있었다. 그는 각종 마법 약물과 정신계 마법을 사용하여 오크 전사의 힘과 비교했을 때 열 배 정도의 힘을 내는 오크돌격부대를 탄생시켰다.
몸에 상처를 입어도 트롤처럼 금방 상처가 아물었기에 외모만 오크지 트롤이라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정말 마음에 들어, 취익… 이들로 인해 더욱 강력한 오크 전사가 될 것이야, 취익.”
그런 오크돌격부대원 1백 명을 오크돌격부대로 편성했고, 지금은 3개의 오크돌격부대를 만들 수 있었다.
키메라처럼 어려운 작업이 아니기에 마법 약물이 필요하면 그 수를 언제든지 대량으로 늘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마법 약물의 재료가 부족해서 준비하는 게 시간이 좀 걸렸다.
오크 전사들을 대대적으로 동원하고 있기에 하루에 30마리의 오크돌격부대원을 만드는 작업이 가능했다.
앞으로도 계속 마법 약물이 충분하게 준비되면 그 수를 많이 늘릴 수 있을 것이다.
대륙에는 이렇게 풍운이 일어나고 있었다.
스너비 왕성 지하 연무장.
하벨은 엘프 여신의 눈물과 마신의 힘이 들어 있는 켓츠 블루를 흡수해서 자신도 모르는 엄청난 힘을 보유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만큼 부작용도 심각했다. 자신의 힘이라 할 수 있는 예지력을 최대한 5일까지만 펼칠 수 없게 된 것이다.
그 이상의 미래를 보려고 하면 머리가 아파서 기절할 지경이 되었다. 무리 없이 펼치려면 3일이나 걸렸다.
“으음… 이건 손해가 너무 큰데?”
그러나 좋은 능력도 두 가지나 생겼다.
첫째가 엘프 여신의 눈물에서 생긴 상처 회복력이었다. 오러 블레이드가 아닌 기사가 휘두르는 칼에는 상처가 생기지 않았다.
오우거 정도가 휘두르는 목봉에는 제법 내상을 입었지만 오크가 휘두르는 공격에는 내상을 입지 않을 정도로 육체가 마치 무인이 외공을 수련하는 것처럼 보였다.
또한 상처가 생겼다고 해도 순식간에 나아버렸다. 이 방법은 자신이 직접 대거로 피부를 그어보았기 때문에 알게 된 것이다.
두 번째는 켓츠 블루의 영향인데, 천리안 능력이 생긴 것이다. 하벨은 가만히 앉아서도 15킬로미터까지의 거리에 있는 것을 전부 볼 수 있었다. 다만 마법사가 마법을 펼치거나 아니면 결계를 설치한 것은 보이지 않았다. 이런 막강한 능력은 힘의 일부였고, 하벨은 아직 그 능력의 일부만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런 상태인데도 하벨이 생각하지도 못했던 능력이 두 가지나 생긴 것이다.
“으음… 내가 느끼기에 두 가지의 신의 물건을 일부 사용할 수 있는데 이 정도이니 완벽하게 흡수한다면 얼마나 대단할지 상상도 못하겠어.”
가부좌를 틀고 있던 하벨은 자리에서 일어나 한쪽에 진열된 롱소드를 꺼내 들고는 검술연습을 시작했다.
이 세계는 무력이 최우선으로 쳤기에 자신도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검술을 연습했다.
오러 브레이드 같은 검술을 펼치는 검법서는 없지만 기초적인 검술동작이나 특이한 동작이 들어 있는 검법서는 제법 가지고 있었기에 그걸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또한 드래곤의 레어에서 입수한 고대의 각종 검술서를 보면서 검술을 익혔다. 이미 하벨은 오러 브레이드를 시전할 수 있었기에 소드 마스터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하벨 자신은 기초적인 검술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기에 기초검술을 열심히 연습했다.
마법의 경지도 8서클에 올랐기에 공격 마법을 충분하게 연습해야 했다. 그는 텔레포트 마법으로 은밀히 먼 바다로 이동하여 수시로 연습했다. 그리하여 몇 달 만에 능숙하게 8클래스의 마법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8서클 마스터에 올랐다. 곧 8서클의 벽을 깨고 9서클에 오를 것이다.
검술은 소드 마스터의 마법은 8서클 마스터, 거기다가 스너비 왕국의 국왕이라고 부르는 인간으로서는 더 이상 부족한 게 없을 정도였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모든 일에 열심이었다.
“모든 것을 갖추었고, 아름다운 부인까지 있기에 더 이상 부족한 게 없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으니… 다시 나의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구나.”
그것 때문에 하벨이 이렇게 마법 수련에 매달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후후후… 이미 나는 인간의 한계를 넘었고 따라서 수천 년을 살 수 있게 되었다. 즉, 드래곤의 수명과 비슷해졌어. 그러니 급할 것이 없어.”
하벨은 드래곤의 마법서를 읽으면서 인간 마법사들과 드래곤은 마법구현이 현저하게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드래곤들의 마법도 9서클까지 있기에 인간 마법사의 9서클과 비슷하게 보이지만 사실 파워와 마법 범위에서 많은 차이를 보였다.
드래곤들은 용언 마법이라고 해서 말과 의지만으로도 마법을 펼치는 게 가능하다. 정확히 따져서 말하면 그것은 10서클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인간마법사는 심장의 마나 고리를 이용하기에 드래곤들과 비교하면 여러 가지로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긴 마법적인 주문과 공식, 의지가 모두 한꺼번에 필요로 했기에 정신력에서 드래곤들보다 많이 떨어졌다. 서클이 높아질수록 익숙해져서 그런 것이 순식간에 이루어지기는 했지만 어쨌든 드래곤보다는 모든 면에서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또 다른 하나, 바로 드래곤들은 드래곤 하트라고 부르는 게 있기에 막대한 마나를 저장할 수 있었지만 인간은 그렇지 못했다.
그러나 하벨은 하단전, 중단전, 상단전이라는 개념을 알고 있기에 이곳의 마법사들과 달랐다. 또한 이곳에는 수학이 그렇게 발달하지 못해 마법사들이 마법을 펼치는 속도가 느린 반면, 고등학교에서 수학을 배운 하벨은 이 세상의 8서클 마법사보다 마법을 펼치는 속도가 3배나 빨랐다.
이건 드래곤의 용언 마법과 비교해도 그렇게 차이가 없을 것이다. 골드 드래곤 칼리드란의 마법서를 보고 그대로 시전해 보았기에 그건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어쨌든 9서클에 올라 9클래스의 마법을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경지가 되면 창조적인 마법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골드 드래곤 칼리드란은 이미 오랜 연구 끝에 차원이동 마법진을 연구해서 결국 성공할 수 있었다. 진정으로 완벽하다고 말하기에는 조금 부족하지만 어쨌든 하벨(박현빈)이 이 세상으로 차원이동이 되어 오지 않았는가.
골드 드래곤 칼리드란이 쓴 마법서에는 차원이동 마법진의 수식과 방법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하지만 아직 하벨의 마법의 경지가 8서클에 불과하기에 차원이동 마법진을 그려서 실험해보는 것은 너무 위험했다.
그래서 좀 더 노력해 9서클 마스터에 올라서 좀 더 미흡한 부분을 보강해서 실험하기로 하고, 지금은 8클래스의 마법 연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쿠르르르.
블론 상단의 마차와 짐수레 50대가 브루노 자작의 영주성이 있는 도시 시마의 외성문으로 들어왔다.
가죽갑옷을 입고 무장한 경비병들이 도시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검문하고 있었는데, 평소에는 10여 명이던 경비병이 오늘은 세배나 많은 30명이 배치되어 있었다.
외성 검문대장인 제스는 블론 상단을 알아보고 줄 서 있는 사람들의 옆으로 마차와 짐수레가 통과할 수 있도록 경비병들과 함께 직접 수신호를 보냈다.
“블론 상단의 마차와 짐수레는 이쪽으로 들어가시오.”
“예, 알겠습니다.”
말을 탄 용병들과 짐수레를 모는 마부들이 천천히 줄을 맞춰 외성 문을 통과해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도시 시마에는 블론 상단의 지점이 있었으며, 상단주인 데니스 남작은 이곳에서 말을 타고 하루 반나절이나 떨어진 에본(Ebon)이라는 곳의 영지를 가지고 있었다.
에본은 블론 상단의 본점이 있는 곳이기도 했는데, 겨우 5개의 마을을 가진 작은 남작령이었다.
하지만 데니스 남작은 5대째 중급의 블론 상단을 운영해 오고 있었다. 따라서 킬라스 제국 북부지방의 국경주변(아이스랜드와 거래하는 보리스 마을 포함)에는 백작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재력이 많다고 알려져 있었다.
시마의 외성 안으로 들어간 블론 상단은 지점으로 향했다. 지점에 머물면서 두 번째 목적지를 정하자는 제니퍼의 제안 때문이었다.
듀크는 며칠 후 용병길드에 등록한 후 영지전이 일어난 곳을 알아볼 예정이었다. 전쟁 용병으로 참여해서 자히르에 피를 듬뿍 먹여주는 게 목적이라 할 수 있었다.
블론 상단의 지점에 마차와 짐수레를 비롯해 용병들까지 들어오자, 지점의 일꾼들이 서 있다가 뛰어가 일을 거들었다.
마차에서 제니퍼와 하녀 릴리, 듀크가 내렸다.
“어서 오십시오, 아가씨.”
“이곳까지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가씨.”
제니퍼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 듀크는 저택 하녀들의 안내를 받아 목간통에 들어가서 뜨거운 물에 몸을 담갔다.
목욕이 끝나자 준비된 깨끗한 옷을 입고 하녀들의 안내를 받아 저택의 장미 홀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