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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 Luck-89화 (89/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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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권  다크 실버문

이 마법은 원거리든지 접근전이든지 공격을 하거나, 마법을 써도 계속 보이지 않는 상태로 남게 된다.

“나에게서 도주할 수 있을 것 같으냐? 위자드 아이(Wizard eye).”

츠으으.

다리오의 두 눈이 번뜩였다. 보이지 않는 시각으로 숨어있더라도 볼 수 있는 마법사의 눈이었다.

“거기에 숨어 있었구나. 체인 라이트닝(Chain lightning).”

파지지직!

강력한 번개 사슬이 형성되어 날아가 숨어있던 하이거에게 격중되었다.

“커어억, 어떻게 날 찾았지?”

슈우우우.

추락하던 하이거는 마법을 시전해보려 했으나 충격을 받아 쉽지 않았다. 땅에 부딪히게 되면 즉사할 상황이었는데, 다크 스타가 어느새 아래에 모습을 보이면서 그를 받아내었다.

“크으… 자네 때문에 살았어.”

“급한 상처부터 치료하시죠.”

“알았네. 힐.”

츠츠츳.

번개 사슬 공격에 피부가 심하게 화상을 입어 치료마법을 사용해도 상처가 더디게 아물더니 중도에서 멈추어 버렸다.

“크으으… 상처가 심해 치료마법인 힐로도 부족하구나.”

꿀꺽 꿀꺽.

하이거는 즉시 품속에서 포션 한 병을 꺼내 들이켰다. 그리고 절반을 남겨 상처에 발랐다. 그제야 나머지 상처가 아물었고, 심하던 내상도 어느 정도 나았다.

한편, 마력을 조금 회복한 다린은 즉시 퀸 자이언트 앤트를 막기 위해 마법을 영창했다.

“대지여, 나의 의지대로 이루어지게 해주소서. 디그(Dig).”

우르르르…폭삭!

갑자기 땅이 꺼지면서 구덩이가 생겨나 그 속에 퀸 자이언트 앤트가 빠졌다.

“그만 죽어라. 매직 스피어(Magic spear).”

마법의 창이 무려 5개나 생성되어 날아가 구덩이 속에서 허우적거리던 퀸 자이언트 앤트의 몸에 격중되었다.

키에에에엑!

퀸 자이언트 앤트는 깊은 상처를 입고 녹색 피를 흘렸다.

“이때를 놓치면 안 됩니다. 어서 공격해요.”

“이얍, 죽어라!”

파파팍, 서걱.

싸이클론 기사단의 기사 15명이 우르르 달려들어 퀸 자이언트 앤트를 공격해 더 큰 상처를 만들었다.

다른 자이언트 앤트들이 그 앞을 가로 막으려고 했지만 10명의 기사가 더 달려와 자이언트 앤트를 공격했다.

롱소드에 검기를 주입할 수 있는 실력을 가진 기사들이라 상처 입은 퀸 자이언트 앤트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몸을 비틀 거리다가 머리를 땅에 처박았다.

“퀸 자이언트 앤트가 쓰러졌다! 이번에 숨을 완전히 끊어야 된다. 공격해!”

키에에에엑!

털썩.

최후의 비명을 지르던 퀸 자이언트 앤트는 숨이 완전히 끊어졌다.

“헉헉… 정말 대단한 몬스터였어.”

“아직 자이언트 앤트가 남았으니 모두 죽여야 해.”

하지만 자이언트 앤트는 이제 겨우 60여 마리가 남아 있을 뿐이었다. 기사들이 협공하면서 공격하자 얼마후 자이언트 앤트는 모두 죽일 수 있었다.

“헉헉… 두 번 다시 마주치고 싶지 않은 놈들이었어.”

“나도 그래.”

뒤돌아 마차로 돌아오던 기사들의 등을 은신해 있던 다크 실버문 대원 5명이 기습했다.

슈가가각!

“크악, 아아악!”

털썩.

순식간에 5명의 기사가 비명을 지르면서 쓰러지자 나머지 기사들도 흠칫거리면서 뒤돌아섰을 때에는 다크 실버문 대원들이 롱소드로 그들의 배를 찌른 후였다.

“크으… 이렇게 허무하게…….”

기사들이 방심한 틈을 타서 기습한 것이라서 10명이 미쳐 대응하지도 못하고 쓰러졌다. 남아있는 기사들도 자이언트 앤트를 상대하느라 몹시 지친 상태였기에 다크 실버문 대원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싸이클론 기사단의 단장과 부단장도 이미 퀸 자이언트 앤트에 희생되었기에 지금 남아있는 기사들은 9명이 전부였다.

다만 마차의 마부석에 앉아 있는 두 명의 기사들은 전투에 참여하지 않았기에 전투력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슈가가각.

“아악, 크아악…….”

9명의 기사들 중 5명이 너무나 허무하게 다크 실버문 대원들의 칼에 베이면서 쓰러져 버렸고, 4명은 물러나 2명의 기사와 뭉쳤다.

“내가 마법으로 파워를 늘려줄 테니 공격하세요.”

다린은 지친 4명의 기사와 전투에 참여하지 않은 2명의 기사에게 마법을 시전했다.

“기사들에게 힘을 주소서. 스트렝스.”

파파파팟!

기사들의 몸에서 빛이 일어나더니 사라졌다.

그러자 지쳐 있던 기사들은 힘이 솟는 걸 느꼈다.

“싸우기 전보다 더 힘이 넘치는 것 같아.”

“이젠 저놈들과 싸워볼만 하겠는데요.”

채채챙, 파팍!

일방적으로 당하던 기사들이 이젠 힘이 생겨 대등하게 싸울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양측은 치열하게 싸웠지만 다크 실버문 대원들이 점차 뒤로 밀렸다.

기습하거나 암습공격에는 유리했지만 검술실력에서는 확실히 기사들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다크 스타가 이들 곁으로 달려오자 마법사 다리오도 언제 기사들 뒤에 나타났는지 마법을 펼쳤다.

“파이어 볼.”

슈우우, 콰쾅!

불덩이가 땅에 떨어져 폭발하자 자연스럽게 양측은 뒤로 물러서면서 대치하게 되었다. 상처 치료를 끝마친 하이거도 다크 스타 옆으로 다가왔다.

적들은 다크 실버문 대원 5명과 다크 스타, 마법사 하이거, 이렇게 모두 7명이었고, 이쪽은 싸이클론 기사단의 기사 6명과 마법사 다리오와 그의 제자 다린, 마차 속에 있는 올슨 시종장, 이렇게 해서 9명이었다.

적들은 피해가 거의 없는 반면에 이쪽은 싸이클론 기사단 3백 명 중 6명만 남고 단장과 부단장까지 모두 죽었기에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비열한 미소를 띤 하이거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흐흐흐… 오늘 너희들은 이곳에서 살아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과연 그럴까?”

마차를 은폐물로 삼으면서 고개를 내민 올슨 시종장이 대답하자, 다크 스타가 말했다.

“그게 무슨 말이지?”

“이 모든 상황을 예상하고 계셨던 분이 오시기 때문이다.”

“뭐라?”

그때였다. 허공의 한 지점에서 공간이 이지러지면서 지름이 2미터 정도 되는 빛의 구가 나타났다.

“허엇, 저게 뭐지?”

다크 실버문 대원 한 명이 허공의 한곳을 쳐다보며 외쳤고, 모두들 그곳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빛이 점차적으로 약해지더니 사라졌고, 투명한 막 속에서 한사람이 모습을 나타냈다.

20대로 보이는 잘생긴 남자가 스르르 지상으로 내려왔다.

“허억, 국왕폐하?!”

“국왕폐하께서 이곳에 납시셨다!”

올슨 시종장이 앞으로 나와서는 즉시 바닥에 엎드리자 나머지 사람들도 모두 엎드렸다.

그는 바로 스너비 왕국의 하벨 국왕이었다.

왕관을 쓰고 화려한 옷에 망토까지 걸친 모습이었다.

“이…이게?”

당황한 적들의 눈이 커졌다.

“후후후… 나의 기사들을 죽이고 물건까지 넘보다니 너희들에게 용서는 없다. 오직 죽음만 있을 뿐이지. 리버스 그래비티(Reverse gravity).”

그가 펼친 마법은 하벨의 의지가 미치는 곳까지 영향이 미치는데 공간 내의 압력을 바꾸어 그 압력에 견디지 못하고 죽는 무서운 마법이었다.

적들인 다크 실버문 대원 5명과 다크 스타, 마법사 하이거, 이렇게 모두 7명이 자신과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5미터의 허공으로 스르르 떠오르더니 그들에게만 1천미터의 심해압력처럼 약 백 배나 되는 엄청난 압력이 집중되었다.

“크아아악, 커억!”

“사…살려줘, 아악!”

엄청난 압력에 견디지 못하고 그들은 비명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온몸의 모든 구멍에서는 피가 주르룩 흘러나왔다.

마법사 하이거는 마법을 영창하려고 했으나 정신집중이 되지 않고, 마나 또한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끄으으… 마법을 펼칠 수가 없어.”

압력이 점점 높아지자 더 이상 견디지 못한 다크 실버문 대원들의 몸이 빈 깡통처럼 쭈그러들더니 퍽 하고 터져나갔다.

그리고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마법사 하이거 조차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몸이 터져버렸다.

마지막으로 남은 다크 스타가 힘겹게나마 한마디를 했다.

“끄으으… 이렇게 허무하게 내가 죽지만 마스터께서 이 복수는 반드시 해주실 거다.”

퍼억!

그 말을 마지막으로 다크 스타의 몸도 터져버렸다.

휘이이이.

바람이 불어와 비릿한 피 냄새를 풍기면서 저편으로 사라져 버렸다.

“올슨 시종장.”

“예, 국왕폐하.”

“헐리슨 남작에게서 받은 것을 다오.”

“여기 있사옵니다, 국왕폐하.”

올슨 시종장이 보석함을 두 손으로 바쳤다.

보석함을 받아든 하벨은 뚜껑을 열어 안에 들어 있는 켓츠 블루를 꺼내어 살펴보았다. 5캐럿쯤 되는 아름다운 블루다이아몬드로 보였다.

하벨은 고개를 끄덕였다.

‘보기엔 아름다운 보석이지만 이속에는 드래곤하트보다 더 농축된 순수한 암흑의 힘이 들어 있구나. 하긴 마계 군주인 마왕의 힘을 능가하는 마신의 힘 일부가 들어 있는 보석이니 당연한 거겠지.’

그는 보석함에 켓츠 블루를 다시 집어넣어 뚜껑을 닫고 상의 주머니 속에 보석함을 집어넣었다.

‘이로써 엘프 여신의 눈물과 마신의 힘이 들어 있는 켓츠 블루를 내가 손에 넣었지만 도대체 이 세상엔 신의 힘이 들어 있는 물품들이 얼마나 더 있는 걸까.’

“올슨 시종장.”

“예, 국왕폐하.”

“나는 먼저 왕성으로 돌아갈 테니 자네는 좀 더 이곳에 있다가 곧 도착할 플레타(Fleta) 기사단과 기병 2천에게 이곳의 뒤처리를 맡기고 왕성으로 오너라.”

“알겠사옵니다. 국왕폐하.”

“마법사 다리오와 제자 다린이 이번에 큰일을 해주었구나.”

“아…아니옵니다. 국왕폐하.”

“나는 상과 벌을 분명하게 구분한다. 이번 일에서 세운 공으로 마법사 다리오에게 수도인 스너비를 제외한 원하는 장소에 마법사의 탑을 세우는 걸 허락하노라.”

“국왕폐하의 은혜에 황공하옵니다.”

마법사 다리오는 눈물을 흘리면서 하벨에게 두 무릎을 꿇은 다음 두 팔을 땅에 대고 머리가 땅에 닿도록 절했다.

제자 다린도 기쁨에 격앙되어 눈물을 흘리면서 스승을 따라 절했다.

왕국에 국왕의 허락으로 마법사의 탑을 세운다는 것은 마법학파의 최대 큰 축복이다. 그것은 왕국을 하나 건국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번쩍!

하벨의 몸에서 빛이 일어나더니 사라져 버렸다.

두두두두.

그리고 지평선 끝에서 흙먼지가 일어나며 말발굽 소리가 들려왔다. 하벨이 언급했던 플레타 기사단과 기병들이 달려오고 있는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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