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행운 Luck-88화 (88/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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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권  다크 실버문

“어엇, 저럴 수가!”

마법사 하이거는 당황했다. 낯선 청년이 자신의 파이어 볼을 너무나 쉽게 방어했기 때문이다.

“으음… 다리오, 엄청난 재능을 지닌 제자를 두었구나.”

“세월이 지나면 나를 능가할 아이다.”

한편, 싸이클론 기사단의 기사들도 디스펠 매직으로 인해 공포의 환상마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으으… 다리오, 네놈만 없었더라도 우리의 계획을 방해하는 이가 없었을 텐데 이젠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몬스터 서머닝(Monster summoning).”

츠으…츠츠츠츳!

그것은 조금 전 오우거를 소환했던 마법이었는데 이번에는 다른 몬스터가 쏟아져 나왔다.

그것들은 사람 주먹만 한 크기의 대형 개미인 자이언트 앤트(Giant ant)였다.

사사사사삭.

대로의 구덩이에서 엄청난 수의 자이언트 앤트가 쏟아져 나와 싸이클론 기사단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너희들은 모두 자이언트 앤트의 먹이가 될 것이다. 으핫핫핫!”

하이거는 플라이 마법으로 허공 높은 곳으로 떠올라 아래의 광경을 내려다 보았다.

순식간에 대로를 뒤덮어버린 자이언트 앤트는 지금도 끝도 없이 계속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것은 소환마법 이었기에 다리오도 되돌릴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화염계마법을 시전했다.

“파이어 볼트.”

파이어 볼보다는 작은 크기의 불공이 20개 정도 생성되더니 자이언트 앤트에게로 날아갔다.

퍼퍼퍼퍽!

키에에엑!

크기가 작은 불공이었지만 주먹만 한 크기의 자이언트 앤트에게는 효과적이었다. 불공에 맞은 자이언트 앤트가 그대로 폭발해 버렸다. 그러나 압도적인 수의 자이언트 앤트인지라 그 피해는 미비할 정도였다.

상당한 검술실력을 가진 싸이클론 기사단의 기사들이 롱소드를 휘둘러 자이언트 앤트를 죽였지만 기사 한 명에 수십 마리가 달려들어 갑옷의 틈을 파고들면서 물어뜯었다.

“크아아악, 커억!”

여기저기에서 기사들이 쓰러졌고, 자이언트 앤트들이 기사의 살점을 뜯어 먹었다.

키하아아아!

그때 갑자기 엄청난 포효소리가 들리더니 구덩이 속에서 5미터 크기의 초대형 자이언트 앤트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개미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크기가 대단했는데, 자이언트 앤트들의 여왕이었다. 퀸 자이언트 앤트(Queen giant ant)앞으로 자이언트 앤트들이 죽은 기사를 물고 가져와 바쳤다.

더듬이를 움직이던 퀸 자이언트 앤트가 입을 벌려 기사의 머리를 씹어 먹었다.

퀸 자이언트 앤트와 자이언트 앤트들의 공격을 쳐다보던 다리오가 얼굴이 굳어지더니 말했다.

“이대로 있다가는 싸이클론 기사단이 전멸하겠다. 제자야, 내가 마법을 시전하면 너는 파이어 볼을 날리거라.”

“예, 스승님!”

“우우웃… 나의 마력을 모두 사용해서라도 막겠다. 인센디어리 클라우드(Incendiary cloud).”

스으…스스스슷.

인화성 있는 구름이 생성되어 주위를 뒤덮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하이거의 눈이 커졌다.

“어엇, 다리오 저놈이 저 마법을 시전하다니…….”

“위험하니 싸이클론 기사단은 뒤로 물러나세요. 파이어 볼.”

심상치 않은 구름을 본 기사단이 즉시 뒤로 물러남과 동시에 파이어 볼이 생성되어 날아가 폭발했다.

쾅! 화르르르.

인화성이 있는 구름에 파이어 볼이 날아가 폭발 했기에 온통 주위가 불바다가 되었다.

키에에엑

퍼퍼퍼펑!

자이언트 앤트는 뜨거운 불길에 의해 몸이 터지거나 익어버렸다. 그러나 자이언트 앤트들이 자신들의 여왕을 보호하기 위해 몸으로 불길을 막았기에 여왕에게까지는 미치지 못했다.

엄청난 수를 자랑하던 자이언트 앤트가 이번의 공격으로 인해 겨우 10/1 정도만 남았으나 아직도 2천여 마리는 되는 것 같았다.

“흐흐흐… 아직도 많이 남았으니 충분하게 저들을 죽일 수 있어.”

하이거의 말대로였다.

주먹만 한 크기의 자이언트 앤트였지만 그 수가 아직도 너무 많았기에 그것들을 전부 죽이기는 힘들었다. 특히 퀸 자이언트 앤트까지 살아 있는 상태에서는 말이다.

“이대로는 물러날 수 없어. 파이어 스톰.”

화르르, 휘이이이!

주변 전체를 불의 폭풍으로 뒤덮어 버리는 무시무시한 화염계 마법을 다린이 펼쳤다. 불의 폭풍에 휘말린 자이언트 앤트는 몸에 불이 붙으면서 괴로워하다가 타버렸다.

“헉헉헉…헉헉.”

많이 지친 듯 다린의 입에서 거친 숨소리가 나왔다.

하늘에 떠 있던 하이거는 즉시 마법을 영창하더니 마차를 향해 손을 내뻗었다.

“매직 애로우.”

압축된 공기의 마법화살 10발이 마차로 날아가 격중되었다.

퍼퍼펑!

그러나 올슨 시종장이 타고 있던 마차는 약간 흔들거릴 뿐 큰 충격을 받지 않아 전혀 부셔진 곳이 없었다.

“헛, 마차에 대방어마법진을 새겨 넣었구나. 제길.”

6서클 상급인 하이거의 마법으로는 대방어마법진을 깨기 힘들었다.

아주 강력한 자신의 공격마법을 연속으로 세 방을 작렬시켜야 대방어마법진이 깨지니, 얼마나 강력한 방어마법이 걸려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때 하이거의 눈에 마차 곁으로 싸이클론 기사단의 기사 2명이 다가가더니 창문 속에서 상자를 두개 건네받고는 동료기사들에게 처음 보는 물건을 건네는 광경이 보였다.

하이거는 몰랐지만 그 물건은 바로 수류탄이었다.

기사가 수류탄의 안전핀을 잡아 뽑고는 자이언트 앤트에게 던졌다.

콰콰쾅!

키에에엑!

수류탄이 터지면서 그 폭발력에 휘말린 자이언트 앤트 수십 마리기 그대로 박살나 버렸다. 한 상자에 50개의 수류탄이 들어 있어서 두상자이니 모두 1백 개나 되었지만 그것도 금방 소비되어 떨어졌다.

“이젠 자이언트 앤트가 얼마 남지 않았다. 모두들 힘을 내라!”

부단장의 외침에 힘을 얻은 기사들은 롱소드를 휘둘러 자이언트 앤트를 죽였다. 그래도 놈들은 수백 마리나 남아있었다.

3백 명이나 되던 싸이클론 기사단이 이제는 겨우 50명도 안 되는 적은 수가 되어 버렸다.

퀸 자이언트 앤트는 자신의 새끼들이 너무 많이 죽어버리자 화가 치밀어 직접 앞으로 나서서 기사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퀸 자이언트 앤트를 공격하라.”

“저것만 죽이면 자이언트 앤트는 물러날 거다!”

티티팅, 파팍!

30여 명의 기사들이 롱소드를 휘두르면서 퀸 자이언트 앤트의 공격했지만 딱딱한 피부를 가지고 있었기에 롱소드로는 생채기도 나지 않았다.

반대로 퀸 자이언트 앤트는 강력한 부리로 기사를 물어 몸을 두 동강 내 버렸다.

퀸 자이언트 앤트가 피가 철철 흘러내리는 기사의 몸을 닥치는 대로 씹어 먹으면서 다른 기사들을 공격했다.

“흐흐흐…그래 모두다 잡아먹거라. 나도 가만히 지켜만 보고 있을 순 없지.”

하이거는 환하게 웃으면서 마법을 영창했다.

“라이트닝 볼트.”

파지지지직!

“아아악, 커억!”

풀 플레이트 아머를 착용한 기사들이라 번개공격에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시작했다.

“흐흐… 번개공격에는 아주 취약하군. 죽어라 죽어.”

퀸 자이언트 앤트만 해도 기사들이 막기 힘든데 저렇게 허공에 떠서 기사들을 공격하니 점점 상황이 어렵게 되었다.

마법사 다리오와 그의 제자 다린은 너무 강력한 화염계 마법을 시전했기에 많이 지친 상태였다. 그래서 뒤로 물러나 지친 몸을 추스르면서 상황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또한 다크 실버문 대원 5명과 다크 스타도 아직 갈대밭에 은신해 기회만 보고 있었다.

하이거가 강력한 마법으로 적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었기에 굳이 자신들이 지금 나설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들이 곧 나서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큭큭… 조금만 더 있으면 좋은 기회가 올 거야. 그때 공격하면 된다.”

더 이상 하이거가 날뛰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되겠다 판단한 다리오가 플라이 마법으로 허공으로 떠올라 하이거와 마주 보았다.

“하이거, 이놈! 왜 이런 만행을 자행하는 것이냐!”

“흐흐흐… 다리오 사형, 지난날을 기억하시오?”

“30년이나 지난 일을 이제 와서 왜 꺼내는 거냐?”

“당신은 잊었는지 모르겠지만 난 아니야. 스승님의 사랑을 독차지한 것으로도 부족해 내가 사랑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어떻게 그녀를 가로챌 수 있지? 말해봐.”

“으음… 그녀도 너보다는 날 사랑했다.”

“무슨 소리, 그녀는 날 사랑했어. 하지만 넌 나보다 1년 먼저 입문했다는 이유로 스승의 사랑을 더 많이 받게 되었지.”

“…….”

“그것뿐인 줄 아느냐, 내가 마법적인 재능이 뛰어났지만 사형이라는 것과 외모가 나보다 더 잘생겼다는 것으로 그녀에게 너를 선택하도록 강요했지. 아닌가?”

“그…그건…….”

“난 후계자 자리 따위와 상관 없이 그녀를 사랑했기에 그녀만 있으면 모든 것을 포기하려고 했다. 그런데 넌 잔인하게도 나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가버렸어.”

“그렇다면 네놈은 왜 스승님을 독살하고, 그것도 모자라 스승님의 마법서를 훔치고 그녀를 강간한 후 자살했다고 속이면서 도망쳤느냐!”

“그… 그걸 어떻게?”

“흥, 처음에는 네놈의 말을 믿었지만 나중에서야 이상해서 살펴보고 그 모든 일이 네놈의 짓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흐흐흐… 다리오, 네놈만 없었더라도 난 후계자와 그녀까지 차지할 수 있었을 거야. 스승님의 마법서를 익히면서 난 6서클에 오를 수 있었지. 넌 나의 상대가 안 돼.”

“과연 그럴까? 스승님께서는 혹시라도 네놈이 마법서를 훔칠 수도 있겠다고 예상하고는 마법서의 후반부를 지워버리셨다 하셨다. 또한 사본을 만들어 그곳에다가 후반부의 마법공식과 마법이론을 적어 놓으셨는데 난 그걸 찾았지.”

“그…그럴 리가!”

“하이거 네놈의 마법 능력을 보니 6서클 상급이구나. 하지만 난 6서클 마스터이니 상대가 안 돼. 더구나 난 스승님의 마법서로 인해 곧 6서클의 벽을 깨고 7서클에 오를 것이다.”

“이…이이… 죽어라! 라이트닝 볼트.”

파지지직.

“흥, 그 정도로는 어림없어. 에어 실드.”

스스슷.

압축된 공기로 전방에 공기의 방패를 형성해 번개공격을 막았다.

“으아아… 에어 블래스트(Air blast).”

퍼퍼펑!

압축된 공기를 폭발시켜서 공격하자 마법사 다리오는 즉시 블링크 마법으로 사라져 공격범위를 벗어났다.

“흥, 이번에는 나의 공격을 받아봐라. 블레이즈.”

휘리리릭!

다리오는 회전하는 칼날을 두 개나 생성시켜 하이거에게로 날렸다.

“어엇, 실드(Shield).”

쩌쩌쩍 스팟!

회전하는 칼날에 맞은 실드가 깨어지면서 같이 소멸해버렸지만 남은 한 개의 칼날이 더 있었으며, 그것이 하이거의 어깨를 스치고 지나쳤다.

“크으윽… 힐(Heal).”

츠으…츠츠츠.

상처에서 빛이 확 일어나더니 피가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상처가 순식간에 아물었다.

“임트로브드 인비저빌리티(Improved invisibility).”

스스슷.

순간 하이거의 신형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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