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행운 Luck-82화 (8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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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권  다크 실버문

“스너비 왕국령으로 들어가면 신도시인 옐로우 캐슬(Yellow castle)에 컨비션트 보석상점이라는 곳이 있는데, 얼마 전 그곳에 아주 귀중한 보석 한 점이 들어왔다는 정보를 입수했네.”

“…….”

“오랫동안 입수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던 보석이라 그걸 구입하려고 했으나 일이 꼬이려고 하는 건지 우리보다 먼저 그걸 구입한 자가 있었네.”

“음… 그가 누구입니까?”

“헐리슨 남작이라는 자가 구입해갔지.”

“그렇군요. 그런데 그걸 빼앗아 오려고 하는 겁니까?”

“그렇네. 그 보석의 이름은 켓츠 블루, 조직에서 꼭 필요로 하는 물건이네.”

“그 정도의 일로 다크 실버문의 요원들을 1백 명이나 동원할 필요가 있습니까? 20명만 동원해도 충분했을 텐데요.”

“아니, 그렇지가 않네. 헐리슨 남작이라는 자의 검술실력도 소드 익스퍼트 중급이라 무시 못 할 수준이고, 저택에는 2백 명의 사병들이 주둔해있네.”

“으음… 사병이 많군요.”

“그렇네. 여기는 스너비 왕국령이며, 대륙의 어느 왕국보다 치안상태가 좋아 빠져나가는 게 더 힘드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우린 다크 실버문입니다.”

“나도 잘 알고 있지만 두렵네.”

“예? 하이거 님께서 두렵다는 말씀이십니까?”

“스너비 왕국령으로 침투하면 내 말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걸세.”

“으음… 평소 말을 과장하지 않으시는 분이신데 그런 말씀을 하시다니요.”

“하벨 국왕은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을 가졌다는 소문이 있네. 난 그것이 꼭 사실 같아서 두렵기만 해.”

“저도 정보길드에서 스너비 왕국에 대해서 알아보았더니 지금 제논성이 포에니 왕국군과 치열하게 전투중이라 하더군요.”

“나도 들었네. 스너비의 5만과 포에니의 15만이 전투를 하고 있다더군.”

“예, 그렇습니다. 그런 상황인데 우리의 움직임에 신경 쓸 여유가 있겠습니까?”

그의 말에 하이거가 쓴웃음을 지었다.

“허허허… 젊음이란 좋은 것이군. 두려움을 모르니까 말일세. 하지만 난 두렵다네.”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는 소드 익스퍼트 상급까지 죽일 수 있는 능력을 가졌습니다.”

“잘 아네. 그렇기에 이번 임무에 자네가 투입된 거 아닌가. 나는 이제 그만 눈 좀 붙여야겠네.”

“예, 그럼 쉬십시오.”

다크 스타는 하이거가 눈을 감는 걸 잠시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음… 하이거 님이 걱정 하시는 걸 보니 은근히 걱정되네? 아냐, 그까짓 하위 귀족인 남작 하나 처리하는 일인데 너무 긴장할 필요 없어.’

그리고 시간은 밤을 지나 새벽이 되었다.

삐이익.

신호에 순식간에 흑의인들이 사방에서 모였다.

“지금부터 모두들 식사를 하도록 한다. 임무를 끝마치기 전까지는 식사를 못할 테니 넉넉하게 먹어라.”

“…….”

불을 피우지 못하기에 그들은 건포와 물로 식사를 끝마쳤다.

“식사를 마쳤으면 이제 출발이다.”

스스스슷.

다크 스타가 이번에도 앞장서서 날아가자 그 뒤를 갈색 로브를 입은 하이거와 다크 실버문의 대원들이 뒤따랐다.

신도시 옐로우 캐슬 외곽에 위치한 헐리슨 남작의 저택.

헐리슨 남작은 저택 지하에 마련되어 있는 개인 연무장에서 땀을 흘리면서 자신의 롱소드를 휘두르고 있었다.

그는 매일 새벽 검술연습과 수련을 하는데 아침식사 시간까지 하는 것이 그의 습관이다.

한창 검술연습에 몰두해 있던 헐리슨 남작은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대답했다.

“누구냐?”

“집사 아리슨입니다.”

“내가 검술 연습을 하는 시간이라는 걸 잘 알고 있으면서 무슨 일이지?”

“왕성에서 올슨 시종장이 오셨습니다.”

“올슨 시종장님께서? 곧 나갈 테니 소회의실로 뫼시게.”

“알겠습니다. 남작님.”

올슨 시종장은 작위가 남작으로 헐리슨 남작과 같았지만 나이가 더 많고 작위도 먼저 수여받았다. 거기에 왕성의 일을 맡고 있기에 같은 남작의 귀족이라고 해도 옐로우 캐슬 치안대장직을 맡고 있는 그보다는 훨씬 권력이 높았다.

“으음… 이른 아침부터 무슨 일이지?"

혼자 중얼거리던 헐리슨 남작은 롱소드를 진열대에 꽂아 넣고는 연무장을 벗어났다.

소회의실로 헐리슨 남작이 들어서자 테이블에 검은 자켓을 입은 한 사람이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그는 은발에 광대뼈가 툭 튀어나와 있어 꼬장꼬장한 성격을 가지고 있을 거라는 선입견을 가지기 쉬웠는데 실제로도 그런 성격에 완벽함을 추구하는 인물이었다.

“이른 아침에 무슨 일이십니까?”

찻잔을 들어 따듯한 차를 한 모금 마시던 올슨 시종장이 헐리슨 남작의 얼굴을 다보고는 찻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헐리슨 남작,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요. 얼마 전에 블루 빛의 보석을 하나 구입한 적이 있지요?”

“며칠 전이라면… 아… 컨비션트 보석상점에서 그런 보석을 하나 구입한 적이 있습니다. 보석의 색이 마음에 들었고, 이름이 켓츠 블루라 하더군요.”

“맞아요. 그걸 당장 가져와 나에게 주시오.”

“예? 그건 누이동생의 생일선물로 줄려고 산 건데요?”

“그 이유는 알 필요도 없고, 나도 알고 싶지 않아요. 이건 왕명이니까 말이오.”

“예? 폐하의 명이시라구요.”

“그렇소이다. 아님 내가 이른 아침부터 이곳에 올 필요가 있겠소? 그까짓 보석 하나 때문에 말이오.”

“그건 그렇습니다만… 알겠습니다. 당장 가져오겠습니다.”

고개를 갸웃거리던 헐리슨 남작은 즉시 자신의 서재로 가서는 보석함을 가져와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올슨 시종장은 즉시 보석함을 열어보았다.

5캐럿의 블루다이아몬드가 보석함속에 들어 있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보석 속에 고양이 눈과 비슷한 무늬가 있었다.

“음… 제법 귀한 보석이구려.”

“예, 그래서 제가 큰마음 먹고 구입했던 겁니다.”

“이것을 얼마나 주고 샀소?”

“850골드나 주고 샀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올슨 시종장은 자켓 주머니에서 작은 돈주머니를 꺼내 1천 골드 전표 한 장을 꺼내 내밀었다.

“이것을 왜?”

“국왕폐하께서 1천 골드를 주고 구입하라 하셨소이다.”

“제가 어찌 돈을 받겠습니까, 그냥 가져가십시오.”

“아니오. 국왕폐하께서는 반드시 대금을 지급하라 하셨소이다. 그러니 받아도 됩니다.”

“그… 그럼 받겠습니다.”

“아참, 국왕폐하께서 말씀하시길 오늘 이 저택에 큰일이 일어날 테니 대비를 단단히 하라는 명이시오.”

“예? 그…그건 무슨 말씀이십니까?”

“글쎄요. 난들 알겠소? 다만 국왕폐하께서는 특별히 석궁병 3백 명을 지원하라 하셨으니 곧 도착들 할 겝니다. 그들을 지하 연무장에 숨겨두도록 하시오. 또한 이 저택의 경비를 보고 있는 사병들에게도 지시해 철저하게 경비를 서라 하시오.”

“으음… 알겠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는 말씀해주시지 않으셨습니까?”

“나도 무척 궁금했지만 말씀을 해주시지 않으셨소이다. 석궁병을 3백 명이나 지원하신 걸로 보아서는 보통일은 아닌 모양이지요.”

“그럼 오늘은 저택에 있어야겠군요.”

“그게 좋겠어요. 국왕폐하께서는 오늘 하루만 잘 버티면 된다 하셨습니다.”

“잘 알겠습니다. 사병들에게 아침을 든든하게 먹이고 경계근무를 하라 일러두겠습니다.”

니코 자작은 본진이 출병해 제논성을 공략했다가 크게 패한 후 전열을 정비해 다시 총공격에 나섰지만 또 실패하고 말았다.

병사들의 피해도 엄청나서 이제는 8만 정도 남았으며, 제논성의 스너비 왕국군도 5천 명 정도의 피해를 입었다.

그만큼 양측의 전투는 치열했다.

다시 전열을 정비한 니코 자작의 본진은 마지막이 될 제3차 총공격을 앞두고 제논성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니코 자작은 자신의 옆에 있는 참모 코파쵸를 곁눈질하면서 말했다.

“오늘은 놈들이 폭발하는 무기를 쏘지 않는군.”

“그것을 저도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놈들의 그 무기가 바닥난 것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음… 그럴 수도 있겠지만 워낙 영악한 놈들이란 말이지.”

“오늘은 투석기와 발리스타를 먼저 쏘면서 제압해보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하긴 앞선 두 번의 전투처럼 무작정 돌격하다가는 병사들의 피해만 늘어날 뿐 좋은 방법이 아니었으니 그것도 좋겠어. 당장 공격하라고 하게.”

“예, 알겠습니다. 투석기와 발리스타를 앞으로 내세워 공격하라!”

슈우우우.

투석기에 장착된 돌덩이가 포물선을 그리면서 제논성을 향해 날아갔으며, 발리스타에 장착된 불붙은 대형화살도 조준이 끝나 발사되었다.

콰쾅!

제논성의 외성을 넘어 날아온 돌덩이에 맞은 집들의 지붕이나 벽면이 와르르 무너졌다. 또한 발리스타에서 쏘아진 불화살에 맞은 창고건물에도 불이 붙었다.

“불이 붙었다. 어서 물을 가져와 꺼라.”

“빨리 물 가져와! 서둘러라!”

하지만 미리 배치된 1백 명 단위의 병사들이 백부장들의 명령에 따라 신속하게 움직였다. 그래서 건물이나 창고에 불이 불어도 신속하게 진화할 수 있었다.

포에니군도 신속하게 뒤이어 공격을 감행했다.

“파성추를 출격시켜라.”

“공성타워도 내보내라.”

쿠르르르.

굉음을 내면서 파성추와 공성타워 5기가 제논성벽을 향해 이동하기 시작했다.

“공성타워가 접근한다! 투석기와 발리스타로 공격하라!”

투투투퉁!

투석기에서 발사된 돌덩이에 공성타워가 맞아 그대로 무너지면서 안에 있던 병사들이 추락했다. 또한 발리스타에서 발사된 대형 화살이 공성타워의 전면 벽을 뚫고 들어가 안에 있던 병사를 꼬치 꿰듯 꿰어 죽였다.

공성타워의 전면 벽은 나무판자를 세우고 그 겉면에는 철판을 부착했기에 방어력 면에서도 제법 강력했지만 막강한 파괴력을 자랑하는 투석기나 발리스타에는 어쩔 수 없이 일부가 무너지거나 뚫릴 수밖에 없었다.

“보병들을 내보내라!”

“보병들은 공격하라, 공격!”

“와아아아!”

“궁병들은 놈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화살을 쏘아라.”

“쏴라, 쏴!”

쏴아아아아!

하늘에서 화살의 비가 내렸다. 적 보병들이 대방패를 머리 위로 치켜들면서 서로 붙였다.

그런 방패병 사이로 보병들이 재빠르게 몸을 피했다.

“이때다. 석궁병들은 퀘럴을 발사하라.”

투투투퉁!

화살공격에 대비한 덕분에 피해는 미비했지만 석궁병이 쏜 위력적인 퀘럴은 사선으로 날아왔기에 제법 피해를 입힐 수 있었다.

하지만 포에니 측도 대대적인 공격을 감행하고 있었기에 이런 정도의 피해는 표시도 잘 나지 않을 정도로 미비했다.

전투상황을 지켜보던 하벨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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