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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 Luck-81화 (8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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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권  다크 실버문

“자작부인과 딸은 처리했나?”

“예, 처리했습니다.”

“좋아, 대원들의 피해는?”

“7명이 죽고 5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부상자는 심각한가?”

“아닙니다. 검에 약간 상처를 입었지만 포션으로 치료했기에 이동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신속하게 죽은 대원들을 처리하고 이곳을 떠난다.”

“예, 알겠습니다.”

죽은 대원 5명을 한곳으로 모은 그들은 사체에 특수한 약병을 꺼내 부었다.

치이이이.

아주 강력한 독인 듯 시신은 바로 녹아버렸다.

다크 실버문의 흔적을 모두 지운 그들은 다크 스타에게 결과를 보고했고, 그의 지시에 따라 즉시 흩어졌다.

스스스슷.

다크 실버문 대원들은 나타날 때와 마찬가지로 소리 없이 신속하게 성을 떠났고, 다음 날 매일같이 성안으로 물건을 싣고 들어온 상인에 의해 성안의 사람들이 모두 죽었다는 소문이 퍼져나갔다.

다그닥다그닥.

대규모의 기병들이 진군을 하고 있었다.

기병들의 뒤로는 무장한 보병들이 열을 맞추어 행군하고 있었으며, 그들의 뒤로는 짐을 실은 수레가 끝이 안보일 정도로 줄을 지어 움직였다.

쿠르르르.

수천대의 수레바퀴가 굴러가면서 내는 소음은 엄청났다.

지난밤 의문의 마법사로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은 니코 자작은 포탄과 화염계 마법 흔적으로 보아 범인이 스너비 왕국에서 파견된 고위 마법사로 짐작했다.

그래서 이대로 전투를 계속한다면 승산이 없다 판단해서 전면적인 공격을 퍼붓기 위해 자신이 직접 본진을 이끌고 제논성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코파쵸, 마스터 켄트미안과 10명의 마법사들은 왜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거지?”

“벌써 돌아와서야 하는 시간인데 아직도 오지 않는 걸로 보아서는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이 생겼다는 거야!”

“그… 글쎄요. 그건 저도 잘…….”

“에잉, 10명의 마법사는 그렇다고 해도 마스터 켄트미안은 이렇게 약속시간을 어길 자가 아닌데.”

“저도 이상하게 생각됩니다. 약속했던 시간이 지나도록 단 한 명도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은… 어쩌면 그들 모두 죽은 게 아닐까요?”

“죽어? 그들이?”

“예, 제 생각에는 그렇습니다.”

“으음… 그렇게 말할 정도면 뭔가 아는 게 있다는 건데 뭔지 말해봐.”

“어젯밤 의문의 마법사가 나타났지 않습니까? 아마 그자에게 모두 당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크흠… 어젯밤에 혼자서 막대한 피해를 입힌 자이니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군. 오늘은 저 제논성을 확실하게 점령해야 하는데…….”

“우리 측 병력이 훨씬 많으니 가능할 것입니다.”

“15만이나 되는 대병을 이끌고도 제논성 하나 점령하지 못한다면 폐하를 뵐 면목이 없어서 우린 자결해야해.”

“걱정하지 마십시오, 사령관님. 우린 아직도 적들보다 최소 두 배나 많은 병력입니다.”

“그래. 이번에는 꼭 제논성을 점령해 보이겠어. 공성타워는 준비되었나?”

“이미 공성타워 20기가 준비 되었습니다. 성문을 부술 파성추와 발리스타(Ballista)까지 충분하게 준비가 되었으니 명령만 내려주십시오.”

“좋아, 이번에는 확실하게 놈들을 박살내버리겠어.”

슈우우우.

그때 갑자기 피리소리와 비슷한 괴이한 소리가 들리면서 하늘에서 뭔가 떨어졌고, 병사들은 호기심에 머리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았다.

“저저… 저게 뭐야?”

“적들의 공격이다! 조심해라!”

“으아… 뭔가가 떨어진다! 피해라!”

콰콰콰쾅!

백부장과 천인대장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병사들은 제대로 피하지 못하고 포탄이 터지면서 허공을 날아 떨어지거나 파편에 맞아 쓰러졌다.

병사들의 비명소리가 터졌지만 백부장들은 동요하지 않고 부하들에게 외쳤다.

“물러서지 마라! 진군하라, 진군!”

“물러서는 놈은 이 칼로 죽일 것이다!”

“속보로 진군하라. 진군!”

제논성을 불과 2킬로미터 정도 남겨 두고서 포격이 시작 되었기에 그들은 진군을 멈추지 않았다.

“제논성이 보인다. 힘을 내라!”

뿌우우… 뿌우!

고동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자 선두에 있던 병사들부터 전열을 정비하기 시작했다.

“공성타워를 출격시켜라!”

쿠르르르.

바퀴가 달린 공성타워 5기가 제논성벽을 향해 이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를 제논성에서 가만히 보고 있지는 않았다.

“다가오지 못하게 불화살을 쏘아라!”

“불화살을 쏴라!”

슈슈슈슈슝.

허공에 포물선을 그리면서 날아간 불화살이 공성타워에 꽂혔지만 불은 붙지 않았다. 이미 몬스터의 가죽에 특수한 약품처리를 한 이후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적들은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불은 붙지 않는다. 걱정 말고 수류탄을 던져라!”

휘휘휘휙.

성벽 위에 있던 병사들이 일제히 수류탄을 던졌다.

콰콰쾅!

위력이 제법 강력한 수류탄이 터지면서 공성타워 곳곳이 부셔졌지만 아직까지는 버틸 만했다.

“화살을 쏘아라!”

“저놈들이 이상한 것들을 던지지 못하게 하라!”

쏴쏴쏴쏴.

공성타워 안에 있던 적들이 드디어 제논성을 향해 화살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이때다! 성문을 부술 파성추를 내보내라!”

“발리스타로 놈들을 공격하라!”

콰우우우!

무시무시한 파공성을 일으키면서 날아온 거대한 불화살은 성안으로 넘어와 건물에 격중되거나 수레에 격중되어 불이 났다. 발리스타에서 발사된 거대한 불화살은 무서운 위력을 보였다.

“불을 꺼라!”

“물통을 가져와라! 어서 서둘러라!”

쿵쿵쿵쿵.

파성추도 성문을 부수려고 계속 성문을 들이 박았다.

“저 파성추를 없애야 한다. 즉시 기름을 붓고 불을 붙여라.”

주루루룩.

성 위에서는 파성추를 향해 기름을 붓고 불화살을 쏘았다.

화르르르!

“조심해, 불이 붙었다!”

파성추의 천장은 두꺼운 쇠방패를 붙였기에 화살공격이 잘 통하지 않았지만 기름에 불이 옮겨 붙자 안에 숨어 있던 병사들이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공성타워가 더 이상 접근하지 못하도록 집중공격을 퍼부어라.”

“대포로 공성타워를 무너뜨려라!”

파파파팡!

외성 안에 준비되어 있던 대포가 다시 불을 뿜었다.

공성타워에 명중되지 못한 포탄은 기병과 보병들이 있는 곳에 떨어져 폭발해 피해를 입혔으며, 명중된 포탄은 그대로 폭발하면서 공성타워가 무너져버렸다.

“공성타워가 무너진다! 피해라!”

콰쾅!

공성타워가 쓰러지는 곳에 있던 병사들은 날벼락을 맞았다.

“아악, 내 발!”

“꺼내줘. 아아악!”

공성타워 한 기가 무너지기 시작하자 다른 것들도 얼마 버티지 못하고 차례대로 박살나 버렸다.

또한 대포에서 쓰던 포탄을 몇 개 운반해 와서 성문 앞에서 공격하고 있는 파성추에 떨어뜨렸다.

콰콰쾅!

역시나 포탄의 위력은 엄청났다. 파성추는 포탄 한 방에 그냥 박살나 버렸다.

“와아아아!”

“파성추가 박살났다.”

“적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화살을 쏘아라!”

니코 자작의 본진에서 준비한 공성타워와 파성추가 박살나 버렸기에 보병만으로는 더 이상의 공격은 무의미해졌다. 철저하게 준비를 한 제논성을 넘지 못한 것이다.

“사령관님, 피해만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제 후퇴명령을 내려주십시오.”

“크으… 공성무기까지 총동원하고서도 성하나 점령하지 못하다니 이게 말이 되나!”

“제논성의 방어력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높으니 앞으로도 쉽지만은 않겠습니다.”

“큰일이구나. 이래서야 언제 제논성을 점령한단 말인가.”

“후퇴명령을 내려주십시오.”

참모인 코파쵸의 독촉에 니코 자작은 어쩔 수 없이 후퇴명령을 내렸다.

“병사들에게 후퇴의 고동소리를 울려라.”

“예, 사령관님.”

뿌우우우우.

고동소리가 길게 울려 퍼지자 제논성을 공격하던 병사들이 모두 후퇴하기 시작했다. 그것을 본 제논성의 병사들은 양손을 머리 위로 치켜들면서 승리의 함성을 질렀다.

또다시 제논성의 5만 병사들이 10만이 넘는 니코 자작의 본진을 상대로 전투에서 승리한 것이다.

하벨은 전투를 지켜만 보고 나서지는 않았다.

자신이 나서지 않아도 충분하게 막아낼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슈슈슈슉.

흑의인 102명이 땅에서 1미터 정도 뜬 채 미끄러지듯 빠르게 날아갔다. 말이 달리는 속도와 비슷할 정도로 무척 빨랐다.

그처럼 허공을 날아갈 수 있는 것은 마법사이거나 아님 마법물품인 아티팩트를 이용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블루문이 하늘에 떴다고는 하지만 지금은 깊은 밤이었기에 이렇게 빠르게는 날수 없었다. 혹시라도 날아가다가 나무나 무엇인가에 부딪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혀 상관없다는 듯 나는 모습을 보니 야간에도 대낮같이 볼 수 있는 마법기능이 있는 모양이었다.

한참을 그렇게 평지를 날아가던 그들의 앞에 해발 850미터 높이의 산봉우리가 병풍처럼 펼쳐졌다.

스윽.

선두의 흑의인이 수신호를 보내자 다른 이들이 날아가던 것을 멈추고는 모였다.

“앞에 보이는 것이 그린 마운틴이다. 저곳만 넘으면 스너비 왕국령이며, 우리의 목적지이다. 오늘밤은 여기에서 야영을 하고 새벽에 그린 마운틴을 넘는다. 이상.”

스스스슷.

은신법으로 사라진 그들은 주변으로 흩어졌다.

다크 스타의 곁에 있는 자는 흔한 갈색 로브를 입었는데 갈색 수염이 덥수룩했다. 평범해 보이지만 눈빛만큼은 맹수를 방불케 했다.

다크 스타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하이거 님, 오후에는 목적지에 도착할 테니 조금 휴식을 취하십시오.”

“이보게, 다크 스타.”

“예, 하이거 님.”

“지난 일주일 동안 하루에 2시간도 채 잠을 자지 못하고 고생을 하면서 이곳 스너비 왕국령까지 왜 온 줄 아나?”

“목적지까지 하이거 님을 잘 뫼시라는 것만 통보 받았기 때문에 자세한 것은 모릅니다.”

“그럴 테지. 마스터 다크 세븐 스타님의 특별명령으로 이루어진 임무이니 말이야.”

“그렇습니까?”

“원래는 비밀 사안이기 때문에 알려주면 안 되지만 이제 곧 자네는 남이 아닌 가족이 될 테니 말해주겠네.”

“감…감사합니다. 하이거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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