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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황금해골단
더욱 충격적인 것은 갑자기 허공에 10미터 정도의 거리를 두면서 20여 개의 라이트 마법이 펼쳐져 대낮같이 밝아진 것이다.
킬라스 제국의 병사들은 너무나 쉽게 정체가 드러나 스너비 영지의 궁병들이나 석궁병들에게는 최상의 표적이 되고 말았다.
“아악!”
“컥!”
“당황하지 마라. 적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
“야, 거기 어서 전열을 정비해.”
“겁먹지 마라. 방패병들은 화살을 막으면서 진격하라.”
각 천인장과 백인장들의 독려로 병사들이 우왕좌왕하다가 정신을 차리면서 신속하게 앞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하자 마치 파도가 해안으로 밀려오는 듯했다.
선제공격으로 톡톡하게 재미를 본 스너비 영지병들의 일선 지휘관들은 궁병과 석궁병들을 독려했다.
“겁도 없이 영지로 쳐들어온 놈들이다. 다 죽여라!”
“화살을 있는 대로 퍼부어라!”
참호 속에 들어가 머리와 석궁만 밖으로 내밀면서 쏘는 석궁병들보다 30미터는 뒤에 궁병들은 횡대로 길게 도열해 있었다.
1열이 2백 명이며, 등 뒤로 약간의 거리를 두면서 10열까지 있었기에 모두 2천 궁병이었다.
그들의 뒤쪽에는 거대한 사각 대방패를 손에 쥐고 있는 방패병들이 서 있었다.
건장한 병사라고 해도 2명 정도는 충분하게 몸이 들어갈 정도로 큰 대방패였다.
“적의 화살이 날아온다. 막아라!”
“빨리빨리 서둘러.”
평소 강도 높은 군사훈련을 받으면서 정신무장이 잘되어 있는 스너비 영지병들은 지휘관들의 명령에 신속하게 움직여 방패를 길게 붙이면서 그 속에 몸을 숨겼다.
티티팅
허공에 긴 포물선을 그리면서 떨어진 화살은 대부분 사각 대방패에 튕겼지만, 일부는 방패에 박히기도 했다.
둥둥둥!
북소리가 울려 퍼지자 참호 속에 있던 석궁병들이 석궁을 일제히 한 발 발사하고는 재빨리 일어나 신속하게 후퇴하기 시작했다.
석궁병들의 후퇴를 원활히 하기 위해서 궁병들이 지원사격을 퍼부었다.
또한 석궁병들은 안전을 위해서 이미 머리에 금속투구를 쓰고 있었으며, 등에는 화살이 박히지 않도록 원형 방패를 부착해두었다.
대부분의 화살은 방패에 맞아 튕겨 나갔지만 간혹 화살을 맞고 쓰러지는 석궁병들도 있었다.
그런 병사들은 옆에서 달리던 동료들이 재빨리 업거나 어깨동무를 하면서 후퇴했다.
킬라스 제국 남부함대 병사들은 스너비 영지병들의 기습공격에 당황하면서 수천 명이 쓰러졌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화살이나 석궁 공격에 방패로 잘 방어하면서 계속 진격해 오고 있었다.
몇 분 지나지 않아 해안의 첫 경사면까지 진격한 그들은 입을 쩍 벌리면서 놀랐다.
횃불이 병풍처럼 수백 개나 말뚝처럼 땅에 박혀 있었으며 주위가 대낮같이 밝았던 것이다.
또한 스너비 영지병 1만이 진영을 갖추고 서 있었다.
목재로 만든 30미터 정도 높이의 이동 탑도 일정한 간격으로 무려 네 개나 세워져 있었고, 투석기도 30개 비치되어 있었다.
적들이 경사면에 나타나기만 기다리고 있던 투석기 부대장은 롱소드를 꺼내 들고는 외쳤다.
“적들이 나타났다. 포탄을 날려라!”
“포탄을 날려라!”
볼링공 정도 크기의 포탄 30발이 밤하늘을 가로질러 날아가 적들에게 떨어졌다.
콰콰콰쾅!
주위에 있던 병사들은 몸이 산산조각 나면서 흩어졌고, 폭발장소에서 제법 떨어져 있던 병사들도 장이 파열되는 충격을 받고는 그대로 앞으로 고꾸라졌다.
폭발한 포탄 속에는 금속 조각이 많이 들어 있었기 때문에 피해가 훨씬 컸다.
“크억!”
“아아악!”
포탄이 터지면서 허공으로 떠올랐다 떨어진 킬라스 제국의 남부함대 상륙병들은 처참할 정도로 시신이 훼손되었다. 그들이 흘린 피가 허공에 뿌려져 피 안개를 만들었다.
땅도 피에 절어 공포를 자아내고 있었다.
포탄이 터지면서 파편에 맞아 이마가 찢어진 천인장은 지휘봉을 머리 위로 치켜들면서 외쳤다.
“돌격하라, 돌격!”
“적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 모두 쓸어버려라!”
뿌우우!
진격 나팔소리가 전장의 곳곳에 울려 퍼지면서 상륙병들을 독려했고, 눈동자에 살기를 머금은 병사들은 무조건 적으로 앞을 향해 달려 나갔다.
파도같이 밀려드는 적들을 보면서 스너비 영지의 천인대장은 미소를 머금으면서 외쳤다.
“궁병들과 석궁병들은 화살을 모두 소비해도 좋다. 무조건 쏘아라!”
“화살을 쏘아라! 다 죽여라!”
지휘관들의 공격명령에 모두들 기계적으로 화살을 쏘았다.
밤하늘은 온통 그들이 쏜 화살로 뒤덮였다.
물론 그 화살 중에 킬라스 제국 남부함대의 병사들이 쏜 것도 있었지만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처음 전투가 시작될 때만 해도 화살이나 석궁은 아주 위력적 이었지만 이제는 양측의 병사들도 나름대로 적응해서 방패를 가지고 화살을 잘 막았다.
“놈들의 화살이 떨어진 모양이다. 이때다. 모두 총공격하라!”
“와아아아!”
사기가 오른 킬라스 제국 남부함대 병사들은 50미터 정도 남겨둔 스너비 영지병들을 향해 칼을 치켜들고 최고속도로 달려갔다.
“적들에게 수류탄의 무서움을 보여주어라.”
“수류탄을 던져라!”
방패병들 뒤에서 횃불을 들고 있던 병사들이 즉시 손에 수류탄을 들고 있는 병사에게 횃불을 내밀자 그들은 수류탄의 심지에 불을 붙이고는 돌멩이를 던지듯 던졌다.
“우하하… 겨우 이런 것을 던지나?”
비웃음을 날린 제국군들은 곧 그 말을 후회했다.
콰콰콰콰쾅!
여기저기에서 수류탄이 제국군들에게 떨어지면서 폭발하자 제국군들은 그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몸이 허공으로 떠올라 내동댕이쳐졌다.
수류탄의 반경 10미터 안에 있던 병사들은 즉사했으며, 유효거리 밖에 있던 병사들에게도 파편이 날아가 박혔기에 피를 흘리면서 부상을 입게 되었다.
채채챙!
수십 발의 수류탄 영향으로 제국군은 많은 피해를 입었지만 곧 양측의 병사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치열한 전투가 시작되었다.
제국군은 정규군이기에 평소 훈련을 받으면서 몸을 단련해 검술에 능했고, 스너비 영지병들도 혹독한 군사훈련을 받아 그리 쉽게 밀리지는 않았다.
궁병들의 뒤쪽에 도열해 있던 병사들은 지금도 수류탄 안전핀을 뽑아서 제국군의 뒤쪽을 향해 던져댔다.
콰쾅!
수류탄이 폭발을 일으키고 제국군이 우수수 쓰러졌다.
그만큼 신무기의 위력은 그들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킬라스 제국 남부함대의 오스틴 군단장은 뒤쪽에서 전투상황을 지켜보면서 얼굴을 찡그렸다.
“으음… 스너비 영지를 너무 쉽게 생각했군.”
“그렇습니다. 우리 병사들의 사기가 꺾여 전투가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전투 마법사들을 내보는 건데 정말 후회가 되는군.”
“지금이라도 투입해야 합니다, 군단장님.”
“알았다. 즉시 공격신호를 보내라.”
뿌우우우!
나팔 소리가 울리자 로브를 입은 20명의 마법사들이 한쪽에서 대기해 있다가 일제히 허공으로 떠오르면서 전방으로 날아갔다.
“뜨거운 맛을 보여주마. 파이어 볼!”
“바람의 칼날 맛을 보거라. 윈드 커터!”
“크크… 얼음 창 맛도 느껴보거라. 아이스 스피어!”
20명의 마법사들이 저마다 공격마법을 퍼붓기 시작했다.
“아악!”
“끄으으!”
용맹한 스너비 영지병들도 하늘 위에서 마법을 퍼붓는 마법사들에게는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쓰러지기 시작했다.
그때 이들을 구원하는 자가 나타났다.
“매직 미사일.”
20발의 매직 미사일이 생성되어 허공에 떠 있는 제국군 측의 전투마법사들에게 빠르게 날아갔다.
밤하늘에 빛으로 그림을 그리는 듯한 환상적인 모습에 일부의 병사들은 멍한 표정이 되었다.
“어엇, 위험하다. 실드!”
“저들에게도 마법사가 있었어. 실드!”
각자 보호막을 생성하며 몸을 보호했지만 상식을 깨는 위력의 매직 미사일이기에 쉽지 않았다.
매직 미사일이 보호막에 적중하며 폭발한 것이다.
쩌쩌쩍, 와장창!
보호막은 유리처럼 금이 생기더니 박살나버렸다.
20명의 마법사들 중에 3명은 4서클 유저로서, 비록 하벨의 강력한 공격마법에 보호막이 박살나버렸지만 그래도 마지막 힘을 다해 비틀거리며 허공에 떠 있었다.
나머지는 3서클 유저의 마법사들이라 대부분 매직 미사일 한방에 치명적인 내상을 입었으며, 입에서는 검붉은 피를 내뿜으면서 땅으로 추락해 기절했다.
근처에 있던 백인대장이 외쳤다.
“마법사들이 쓰러졌다. 죽여라!”
우르르 달려간 스너비 영지 보병들은 쓰러져 있는 마법사의 목을 베어버렸다.
17명의 전투마법사들이 너무 허무하게 죽어버렸다.
결코 가볍지 않은 부상을 입은 마법사 3명은 목이 잘리는 마법사들을 내려다보고는 고개를 옆으로 흔들었다.
“으으… 마법사들이 이렇게 허무하게 죽을 줄이야.”
“어쩔 수 없습니다. 부상이 심각하니 일단 뒤돌아 가시죠.”
“그렇습니다. 후퇴해야만 합니다.”
서로 눈빛을 주고받던 3명의 마법사들은 일제히 뒤돌아 진영으로 되돌아갔다.
하벨은 뒤쪽에서 전투상황을 지켜보다가 갑자기 공격해오는 20명의 마법사들을 보고는 자신이 나서 매직 미사일 한방으로 17명을 처리했고, 나머지 3명도 재차 마법으로 죽이려 했으나 그들의 재빠른 후퇴로 인해 공격기회를 놓쳐버렸다.
하벨의 옆에 있던 부관도 아쉬워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쩝… 아쉽지만 어쩔 수 없군. 그나저나 이번 전투에서 수류탄과 포탄의 재미를 많이 보았어.”
“그렇습니다. 포탄이나 수류탄이 없었다면 어려운 전투였을 것입니다.”
“보았는가? 만약의 상황을 위해 이렇게 병사들을 훈련시키고 무기까지 준비해두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겠나?”
“영주님, 설마 이렇게까지 쳐들어올 줄은 몰랐습니다.”
“이번 전투가 모두에게 교훈이 되었겠지.”
뿌우우!
나팔소리가 길게 울려 퍼지자 한창 싸우던 킬라스 제국 남부함대 병사들은 후퇴하기 시작했다.
“영주님, 적들이 후퇴하고 있습니다.”
“후후… 우리가 첫날의 전투에서 승리했군. 안 그런가, 부관?”
“그렇습니다, 영주님. 적들은 어림잡아도 7만이 넘어 보이는데 후퇴하는 병사들은 절반 정도밖에 안 보입니다.”
“그럴 거야. 3만 정도는 우리에게 죽었거든.”
“대승입니다, 영주님.”
“병사들에게 적들을 추격하지 말라고 전해라.”
“지금은 좋은 기회입니다, 영주님.”
“아니다. 너무 적을 몰아붙이게 되면 우리가 불리한 상황이 된다. 2만의 지원병들이 도착하는 새벽까지는 이대로가 좋아.”
“알겠습니다. 북을 울려 더 이상 적들을 추격하지 못하게 하라!”
둥둥둥둥!
등을 보이면서 후퇴하는 적들을 뒤쫓던 스너비 영지 보병들은 북소리를 듣고는 더 이상 적들을 쫓지 않고 되돌아왔다.
“전열을 정비하라. 서둘러라!”
“각자 부대별로 모여라, 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