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행운 Luck-55화 (5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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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황금해골단

“저… 그게 여의치가 않았습니다. 워낙 이목이 집중된 곳이며 사병들이 많이 배치되어 있다 보니 조금만 의심스러우면 전부 감시대상이 되어버려 접근할 수 없었지만 미약하게나마 그자에게서 물건의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 정말입니까?”

“하하하… 그렇다면 조만간 무슨 조치를 취해야겠군요.”

“그렇습니다만 지금은 시기가 좋지 않습니다. 조금 시간을 두면서 확실하게 처리하는 게 좋겠습니다.”

“으음… 하긴 크라운 왕국에서 아비린 왕국을 침공한 상태이니 대륙의 모든 이목이 집중되었으니 조금 잠잠해지면 하벨이라는 자를 다루는 게 좋겠군요. 그럼 이번에는 K님께서 한 말씀해주십시오.”

“예, A님. 그럼 이번에는 제가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이번 크라운 왕국과 아비린 왕국의 전쟁 이면에는 황금해골단(Gold skull group)의 음모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뭐라구요? 황금해골단!”

“으음… 이거 보통 일이 아닌데? N님께서는 이번 일을 짐작하고 계셨습니까?”

“저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흐음… 언제까지 우리 은십자가 클럽이 황금해골단의 힘에 눌려 지내야만 합니까?”

“지금은 비록 우리 은십자가 클럽이 황금해골단의 5분의 2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다지만 그리 멀지 않은 날에 그들을 누르고 우리 은십자가 클럽이 우뚝 솟아오를 날도 그리 멀지 않았어요.”

“그럼 하루라도 빨리 그 물건을 우리 손에 넣어야만 합니다.”

“나도 그렇게는 생각되지만 모든 것이 흐름이라는 것이 있기에 서둘러서는 일을 그르치기 일쑤죠. 특히 황금해골단 같은 놈들에게 우리 은십자가 클럽이 노출이라도 된다면 그만큼 일이 힘들어지니까요. 안 그렇습니까, H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5일 후, H님께서는 수도 크라운에 있는 블랑슈 보석점에 가실 예정이시죠?”

“허억, 그… 그것을 어떻게? 아참, A님께서는 예지력이 있다는 것을 깜빡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5일 후쯤에 블랑슈 보석점에 갈 예정입니다.”

“그날 그곳에서 이번에 입수한 엘프의 눈물이라는 다이아몬드를 처분하실 거죠?”

“으음… 그것까지 아셨군요. 그렇습니다, A님.”

“하하하하…그렇군요. 황금해골단의 3단계 계급인 마스터 나이츠(Master knights)가 그날 그곳에 대기하고 있다가 H님을 공격합니다. 그들은 엘프의 눈물을 추적 중이니까 말입니다.”

“저… 정말이십니까, A님?”

“그럼 어떻게 되겠습니까? 당장은 H님의 신변이 위험해지며, 또한 우리 은십자가 클럽이 위험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 되어서는 안 되죠. 안 그렇습니까?”

“그렇습니다, A님. 저에게 길을 일러주십시오.”

“비록 엘프의 눈물이라는 다이아몬드가 귀한 보석인 것만은 틀림없지만 어디 우리 은십자가 클럽만 하겠습니까! 그것을 저에게 주십시오.”

“으음… 그, 그것을 말입니까?”

“내가 시세보다는 높게 쳐드리지 못하지만 입수한 가격의 절반에 가져갈 순 있습니다.”

“그, 그렇게는… 알겠습니다. A님께 넘기겠습니다.”

“역시 이번에도 A님의 예지력으로 인해 우리 은십자가 클럽이 또 한 번 위기를 넘기는군요.”

“흐흐흐… 역시나 우리 은십자가 클럽의 리더이신 A님의 예지력은 대단하십니다.”

“너무 그렇게 절 칭찬하지 마십시오.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겨우 7일 정도의 예지력일 뿐입니다.”

“허억, 그… 그럼 하루나 더 높아졌군요.”

“그렇습니다. 최근에서야 겨우 오른 경지입니다.”

“하하하… A님만 우리 은십자가 클럽에 계시면 우리의 안전은 걱정 없습니다.”

“자… 다음은 어느 분께서 말씀을 하실 것입니까?”

이렇게 은십자가 클럽은 또 한 번 자신들의 위기를 넘기게 되었으며, 그들의 은밀한 회담은 몇 시간이나 더 이어졌다.

은십자가 클럽에서 나온 말들 중에 황금해골단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그들은 대륙에 있는 비밀 집단 중에서 가장 세력이 큰 집단이다.

황금해골단은 2천 년 전에 결성되었다는 소문은 있으나 아직까지 정확하게 파악된 것이 없었다.

그들은 대륙의 정치, 금융, 종교, 사회, 문화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돈과 권력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갖은 음모로 사람들을 속이고 있다.

이들은 제국이나 왕국, 공국에까지 귀족사회에 뿌리 깊게 뻗어 있으며, 음지에서 고위귀족들과 군인들을 지원하고 있다.

대륙 전역에 회원을 가지고 있으며, 계급은 5단계의 계급이 있고, 상부의 명령에 절대 복종한다.

동맹자라는 뜻을 가진 다코타(Dakota)는 최하위 계급이며, 심벌은 백골이며 백골의 이마에도 황금색의 칼이 하나 가로로 새겨져 있는 독특한 문장이다.

2단계 계급으로 레드 나이츠(Red knights)가 있는데 다코타처럼 해골 문장으로 색이 다른 붉은색이며, 이마에는 두 자루의 칼이 황금색으로 가로로 새겨져 있다.

이들까지가 견습생이다.

3단계 계급은 마스터 나이츠(Master Knights)로 이들부터 정식 회원이며, 녹색의 해골 문장에 이마에는 세 자루의 황금색 칼이 가로로 새겨져 있다.

정원은 5백 명이며, 1위부터 5백 위까지 서열이 정해져 있다.

4단계 계급인 황금 해골 기사단(Gold skull knights)은 황금색 해골문장에 이마에도 역시 황금색의 네 자루의 칼이 새겨져 있는데 특이하게도 세로로 세워져 있다.

정원은 1백 명이며, 1위부터 1백 위까지 서열이 정해져 있다.

마지막으로 5단계 계급은 열 명으로 황금 해골 그랜드 마스터(Gold skull grand master)라 한다.

황금 해골 문장에 이마에는 다섯 자루의 칼이 황금색으로 세로로 새겨져 있으며, 황금해골단의 가장 높은 사람들이다.

2위부터 10위까지 서열이 있으며, 1위는 황금해골단장 직을 역임하고 있다.

이들 10명이 회의를 통해 결정된 사항은 단장 이름으로 발표되며, 이 명령에 모든 회원과 견습생은 전적으로 따른다.

촤아아악!

아비린 왕국과 크라운 왕국이 서로 치열하게 전쟁을 하고 있을 때 스너비 영지의 해안으로부터 10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대함대가 빠르게 파도를 가르면서 다가왔다.

대함대는 군용선인 갤리선으로 모두 5백 척이며, 갤리선의 마스트에는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는데 레드 드래곤의 형상이었다.

그 깃발은 너무나도 유명한 킬라스 제국의 남부함대가 분명했다.

갤리선의 각 갑판에는 무장한 병력 150명이 도열해 있었는데 함대가 5백 척이다 보니 7만 5천의 대병이었다.

킬라스 제국 남부함대의 대장 갤리선의 갑판에도 무장한 병력이 도열해 있었는데 그들의 앞에는 키가 훤칠하고 탄탄한 근육질 몸을 가진 중년인이 서 있었다.

그는 갈색 머리에 구레나룻이 일품이었다.

어느 곳 하나 뛰어나지 않은 곳이 없어 보일 정도로 당당하고, 눈에서는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중년인이었다. 그가 바로 그 유명한 오스틴 군단장이었다.

그는 도열해 있는 병사들을 쳐다보면서 크게 외쳤다.

“지금 아비린 왕국은 크라운 왕국과 전쟁 중이기에 다른 곳은 신경 쓰지 못하고 있다. 이런 좋은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 현재 스너비 영지를 지키는 병사는 그야말로 얼마 되지 않는다. 누가 우리의 앞길을 막을 수 있겠는가? 마음껏 공격해 약탈하라. 그런 뒤에 신속하게 철수할 것이다. 알았나?”

“예, 알겠습니다.”

병사들의 힘찬 대답에 얼굴에 웃음을 지으며 그는 지휘봉을 머리 위로 치켜들었다.

“곧 스너비 영지의 해안에 도착할 것이다. 각 천인장과 백인장들은 병사들의 무장 상황을 한 번 더 점검하라.”

“예, 군단장님.”

얼마 후, 스너비 영지 해안의 백사장에 갤리선의 바닥이 부딪치자 오스틴 군단장은 지휘봉을 흔들면서 외쳤다.

“전군은 신속하게 상륙하라.”

“상륙하라. 스너비 영지병을 신속하게 무찔러야 한다!”

부관이 군단장의 명령에 복창하며 목에 핏대를 세웠다.

뿌우우우!

각 갤리선의 나팔수들은 상륙나팔을 세게 불었다.

킬라스 제국의 깃발이 나부꼈으며, 병사들은 입술을 굳게 다물고 배에서 뛰어내려 백사장을 넘어 진군을 시작했다.

‘오스틴 군단장님이 우리와 함께하신다.’

이 생각만으로도 킬라스 제국 병사들은 전쟁에 대한 두려움을 잊었으며, 스너비 영지병들 정도는 손쉽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했다.

위풍당당하게 상륙하여 진군하는 병사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오스틴 군단장의 얼굴엔 승리의 환한 웃음이 활짝 일어났다.

‘역시 황제폐하께서는 위대하시다. 혼란한 상황을 틈타 스너비 영지를 점령해 천일염을 대량으로 약탈하실 생각을 하셨을까? 모든 병사들의 사기가 하늘을 찌르는 듯하지 않은가. 이번 전투는 너무나 쉽게 우리가 이길 것이다.’

스너비 영주성에서 내려다보이는 해안은 반월처럼 휘어진 만으로 서로 대각선으로 마주보는 선착장이 두 곳이나 있었다.

한 곳은 군용항으로서 영지의 병사들이 1만이나 주둔하고 있는 만호부대에 군용선인 갤리선이 50척이나 정박해 있었으며, 반대편 선착장에는 수십 개의 상단이 직영하는 화물선 1백여 척이 정박해 있었다.

석양이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고 어둠이 밀려오자 화물선과 군용선인 갤리선에 조명등이 하나 둘씩 켜지면서 밤바다를 밝히기 시작했다.

킬라스 제국의 남부함대는 직접 선착장을 공격하기에는 부담감이 있어서 3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비교적 조용한 해안에 상륙했다.

그렇지만 함대가 5백 척이다 보니 해안은 온통 킬라스 제국의 남부함대로 뒤덮였다. 병력이 무려 7만 5천이나 되는 대병이었다.

각 천인장과 백인장들은 자신의 부하들을 쳐다보면서 외쳤다.

“물이 깊지 않은 해안이다. 신속하게 상륙하라.”

“뭐 하나? 서둘러라. 무릎까지 밖에 안 오니 뛰어내려라. 어서.”

지휘관들의 명령에 각종 무기를 꺼내 쥔 병사들은 물살을 헤치면서 해안에 상륙했고, 잠시 후 해안은 온통 무장한 병사들로 뒤덮였다.

하지만 이들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었다.

스윽.

수신호에 수천 발의 화살이 허공에 포물선을 그리면서 상륙병사들에게 떨어졌다.

“크억!”

“아아악!”

여기저기에서 비명이 터지면서 병사들이 쓰러지기 시작했고, 일부 병사들이 상황을 미처 파악하지 못해 주춤하는 사이에 또다시 화살이 날아왔다.

“저, 적이다!”

“화살이다! 방패로 막아라!”

“적들이 기다리고 있었어. 함정이다!”

킬라스 제국 남부함대 병사들은 허공에 포물선을 그리면서 떨어지는 화살을 막기 위해 방패를 대부분 머리 위로 치켜들어 방어했는데 또 다른 악몽이 찾아들었다.

이미 해안 끝에 비스듬하게 경사진 곳에 참호를 파고, 석궁병들이 화살을 장전하고 대기해 있었던 것이다.

파공성이 일어나면서 정강이나 허벅지, 방패 같은 곳에 석궁이 날아와 박혔다.

병사들이 우수수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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