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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 Luck-40화 (4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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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황금해골단

“어서 오십시오, 브린츠 왕자님.”

“하벨 경도 잘 있었습니까?”

“예, 왕자님. 저는 영지를 발전시키느라고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그래요? 무엇을 하시느라 그렇게 바쁘셨을까?”

“하하하… 일단은 안으로 들어가셔서 차라도 한잔 하면서 대답해드리겠습니다.”

“잘되었군요. 안 그래도 목이 말랐는데.”

김이 올라오는 차가 테이블에 놓이자 브린츠 왕자와 하벨은 나무로 만든 찻잔을 들어 차를 마시며 대화를 시작했다.

“왕자님, 제가 이렇게 오시라고 청한 것은 아직은 비밀을 요하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나도 그럴 것이라 생각했기에 이렇게 스너비 영지까지 오게 된 겁니다. 그래, 어떤 것인지 이제는 말해보세요.”

“그럼 지금부터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일단 여기를 좀 봐주십시오.”

하벨은 테이블 위에 은 접시를 올려놓았다.

아비린 왕국뿐만 아니라 에슬론 대륙에는 아직 도자기로 된 접시가 없고 은이나 금, 또한 철로 된 접시가 대부분일 정도로 모든 생활용품이 아주 열악했다.

“이게 뭡니까, 하벨 경?”

“왼쪽에 놓인 것은 암염이고, 이것은 이번에 제가 개발한 천일염이라는 것입니다.”

“그럼 그 옆에 있는 것은 뭡니까? 밀가루 같아 보이는데?”

“이것은 밀가루가 아니고 가루 천일염이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이쪽에 있는 굵은 천일염을 맷돌에 갈아 가루를 낸 것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요? 그런데요?”

“일단 암염부터 시작해서 이것까지 맛을 보십시오.”

“하벨 경이 그럴 때에는 이유가 있을 테니 맛을 보겠습니다.”

브린츠 왕자는 암염과 천일염을 차례대로 손가락에 찍어 맛을 보았다.

“호오? 암염보다 천일염이라는 것이 더 짜군요?”

“그렇습니다, 왕자님.”

“이게 어떻게 된 건지 말해보세요.”

“말씀드리겠습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암염이라는 것은 광산처럼 땅에서 캐는 소금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래요, 하벨 경. 나도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천일염은 쉽게 말해서 바닷물을 증발시켜 만든 소금입니다.”

“아, 아니… 그게 가능합니까?”

“그렇습니다, 왕자님. 그래서 제가 긴급하게 왕자님을 이곳으로 오시라 한 겁니다.”

“아직까지 그 누구도 성공한 적이 없으며 불가능하다고 알고 있었는데, 어떻게?”

“하하하… 불가능한 것은 아니기에 제가 이번에 개발에 성공 했습니다. 내일 왕자님을 그곳으로 모시겠습니다.”

“휴우… 하벨 경, 정말 큰일을 하셨군요.”

“암염 광산은 한정되어 있지만,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끝없이 펼쳐진 바다는 염분을 가지고 있는데 그걸 증발시켜 천일염을 만들면 얼마나 오랜 세월 동안 만들 수 있겠습니까?”

“맞습니다. 일단 성공만 한다면 그렇지요. 아직까지는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는데 그걸 하벨 경이 성공했어요. 정말 대단한 일을 한 겁니다.”

“앞으로 아비린 왕국은 천일염을 팔고 벌어들이는 부로 군대를 양성해 막강한 왕국이 될 것입니다.”

“그럼 천일염을 얼마에 팔 겁니까, 하벨 경?”

“암염은 1킬로그램에 10실버로 아주 비싸게 판매되고 있습니다만 천일염은 1실버 70코인에 판매할 것이며 20킬로그램 한 자루는 34실버인데 30실버에 판매할 겁니다. 같은 양의 암염으로 계산하면 2백 실버이니까 30실버의 천일염과는 이윤이 상대가 안 될 겁니다.”

“그럼 천일염을 가져다가 얼마에 팔면 되겠어요, 하벨 경?”

“암염과 같은 가격에 판매할 수는 없으니 절반 정도의 가격에 팔아도 충분하게 경쟁력이 있을 것입니다.”

“그럼 암염의 절반은 1백 실버(1골드)이니까 원가를 제하고도 70실버의 이윤이 있겠군요.”

“그렇습니다, 왕자님. 또한 천일염은 암염보다 염도가 높기에 훨씬 적게 넣어도 되니 그만큼 천일염의 인기는 좋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럼 앞으로 천일염 때문에 왕실의 부는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겠는데요?”

“그럴 겁니다, 왕자님. 그 부를 가지고 하루라도 빨리 병사들을 모집해 훈련을 시킨다면 귀족들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고 힘으로 귀족들을 누를 수 있을 겁니다. 이번에 가져오신 3백 대의 수레에 천일염을 담아드릴 테니 수도 크라운으로 가져 가셔서 판매하십시오, 왕자님. 참고로 밀 한 자루에 들어가는 천일염은 40킬로그램으로 2실버 30코인입니다.”

“하하… 그럼 이번 한 번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린 거네요?”

“왕자님, 앞으로는 스너비 영지와 수도 크라운까지 지속적으로 이런 짐수레가 이동해야 하니까 도로를 정비하고 곳곳에 병사를 배치해 약탈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겁니다.”

“으음… 고가의 천일염이니 꼭 그렇게 할 필요가 있겠군요.”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왕자님을 이곳까지 오시라 한 것이고 특히 국왕폐하께 잘 말씀드려 반드시 도로와 병사배치 문제를 국책사업으로 윤허해야 합니다.”

“하하… 이 정도라면 폐하께서도 반드시 승낙하실 겁니다, 하벨 경.”

“어쩌면 귀족파에서 비용 문제를 핑계로 거세게 반대할지 모르니 아직 귀족들이 모르고 있을 때 시행되어야 합니다. 폐하께서 비용을 부담한다고 하면 귀족파에서도 반대할 명분이 없을 것입니다. 그때 바로 시행해야 합니다, 왕자님.”

“무슨 말인지 잘 알겠어요, 하벨 경.”

“왕자님, 일단은 내일 천일염전을 구경해보신 후 모레 이곳을 떠나 수도로 가셔서 제가 말한 것들을 꼭 이루셔야 합니다.”

“하벨 경의 말을 잘 들었어요. 반드시 그렇게 되도록 할 테니 걱정 마세요.”

“저는 왕자님만 믿겠습니다.”

다음 날 천일염전과 보관창고를 둘러본 브린츠 왕자는 그 규모에 놀라워했다.

하벨의 자세한 설명을 들으면서 염전을 둘러본 왕자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만족스러워 했고 다음날 바로 천일염을 수레에 싣고 수도 크라운으로 돌아갔다.

콰앙!

테이블을 세게 내리친 헤이즌 자작은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잔 떨림을 보이고, 심각하게 굳어진 얼굴로 서 있던 찰리 집사는 죽을죄를 지었다는 듯 어깨를 움츠리고 있었다.

“찰리 집사, 이게 어찌 된 일인지 말해보게.”

“영주님께서도 잘 알고 계시다시피 암염의 수요는 많은데 광산에서 생산되고 있는 암염의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할 정도라 상단에서는 항시 웃돈을 주면서 대기하고 있다가 암염을 가져가곤 했습니다만 그것이 두 달 전부터 갑자기 상단의 발걸음이 조금씩 떨어지다가 이번 달에 들어서는 아예 상단이 하나도 오지 않아서 암염의 재고가 창고에 쌓이고 있습니다.”

“그게 말이 되냔 말이다. 어떻게 암염이 창고에 재고로 쌓일 수 있어? 상단이 전부 미치지 않고서야 그럴 수는 없는 거 아냐?”

“저도 그것이 이상해서 나름대로 알아보았더니 도시 헤이야에서 천일염이라는 것이 판매되고 있다고 하며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합니다.”

“천일염? 그게 뭔데?”

“쉽게 말해서 바다에서 생산되는 소금을 말합니다. 영주님.”

“하하하… 찰리 집사, 그게 지금 말이 된다고 생각해? 어떻게 바다에서 소금이 생산된단 말인가. 어떻게?”

“그, 그것은 저도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 천일염이라는 것이 생산되어 더 이상 비싼 암염은 팔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으음… 그럼 천일염은 어디에서 가져온다고 하던가?”

“상단들의 말로는 스너비 영지에서 가져온다고 합니다.”

“뭐? 스너비 영지에서?”

“그, 그렇습니다, 영주님.”

“이, 이이… 이런 일이 어떻게? 안 되겠어. 자네는 즉시 첩자를 동원해 스너비 영지를 조사하도록 해. 알겠나?”

“예, 영주님.”

“그만 나가봐.”

찰리 집사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자 심각하게 굳어진 얼굴이 된 헤이즌 자작은 이를 깨물었다.

“으… 예전에는 아들을 괴롭히더니만 이번에는 날 바보로 만드는군. 어디 두고 보자, 하벨 백작. 앨버트 거기 있나?”

“예, 영주님.”

“자네는 병사들을 준비시키게. 조만간 영지전을 해야 할 것 같아.”

“역시 스너비 영지입니까?”

“일단 첩자의 보고를 받아본 후 결정할 것이니 모든 준비를 끝마치고 병사들에게 정신무장을 단단히 시켜두게나.”

“알겠습니다, 영주님.”

“흐흐흐… 두고 보자, 하벨 백작. 내가 보유한 병사가 8천 명이야. 중장기병 9백 명에 기병 2천, 거기에 보병 5천1백 명인데 그 절반만 투입해도 그까짓 스너비 영지는 나의 상대가 안 돼.”

“스너비 영지 정도는 2천의 병사만 투입해도 충분하게 승리할 수 있습니다, 영주님.”

“흐흐흐… 만약 첩자의 보고대로 천일염이 스너비 영지에서 생산된다고 밝혀지면 그곳을 우리가 점령하면 모두 우리 차지가 될 거야. 생각해보게나. 암염은 왕국이나 제국에도 몇 곳 있지만 바다에서 생산되는 것은 아직 없었어. 그걸 우리가 차지한다고 생각해봐. 엄청날 것 같지 않은가?”

“듣고 보니 영주님의 말씀이 맞는 것 같습니다. 천일염이 있어도 좋고, 아니어도 하벨 백작의 콧대를 누르는 것이니 좋지 않겠습니까?”

“그래, 내가 생각했던 것도 그것이었어. 크흐흐흐.”

헤이즌 자작은 집사에게서 들었던 천일염의 환상에 사로잡히면서 첩자의 보고가 빨리 날아오길 학수고대하게 되었다.

“영주님, 찾으셨습니까?”

“어서 오게, 스탈 경과 투벨 경. 그쪽으로 앉게.”

기사 스탈과 투벨이 자리에 앉자 하녀가 차를 가지고 와서는 테이블에 내려놓고는 밖으로 나갔다.

“자, 헤이라 차이니 들어보게.”

“예, 감사합니다.”

“내가 자네들을 부른 것은 다름이 아니라 조만간 영지전이 일어날 것 같아서 말이야.”

“영주님, 영지전이라뇨. 그게 무슨?”

“아마 내 생각이 맞는다면 포이던 영지와 영지전이 일어날 것 같네. 그래서 말인데… 우리의 병사는 얼마나 되나, 스탈 경?”

“현재 병사훈련소에서 훈련받고 있는 병사까지 합하면 1만3천 명입니다. 그중 기병은 5천, 나머지는 보병 8천입니다.”

“으음… 그렇다면 말이야. 내일 병사모집 할 때 최대한 많이 모집하게.”

“그럴 필요가 있겠습니까? 제가 알기로는 포이던 영지는 병사가 7천 정도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영주님.”

“하지만 그들에게는 중장기병들이 있을 것 아냐?”

“그, 그건 그렇습니다만… 우리가 병사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병사의 수가 많다고는 하지만 저들은 훈련이 잘된 병사들이야.”

“그렇지만 신병을 많이 모집한다고 해도 그들은 오합지졸인데 과연 잘 싸우겠습니까?”

“내가 신병을 많이 모집하려는 것은 포이던 영지 때문만은 아니네. 앞으로는 우리 스너비 영지를 노리는 영지가 많아질 거야. 그때를 대비해 병사들의 훈련을 해두려는 것이야.”

“그, 그런 것입니까?”

“스너비 영지의 첫 마을인 월리슨 마을 입구에 있는 언덕에 병사 5천을 이동시켜야 하니까 준비해주게.”

“5천이나 말입니까?”

“그래. 내일 당장 준비해서 병사를 이동시켜야 하니까 스탈 경은 5천의 병사를 맡도록 하고, 투벨 경은 병사들이 먹을 군량을 준비해서 월리슨 마을에 임시 창고를 만들어 저장시키면 될 거야.”

“무슨 말씀이신지 잘 알겠습니다, 영주님.”

“일단 병사들의 이동이 이루어져 임시주둔하게 되면 내가 그곳을 방문해 작업지시를 내리게 될 거니 그리 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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