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행운 Luck-34화 (34/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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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권  황금해골단

“매직 미사일(Magic missile).”

4발의 매직 미사일이 스탈과 상대하고 있는 2명의 기사에게로 날아가자 그들은 당황하면서도 즉시 롱소드를 휘둘러 매직 미사일을 쪼개려 했다.

그러나 매직 미사일은 뱀처럼 기이하게 휘어지면서 롱소드를 피하고는 기사의 가슴에 격중되려 했다. 2명의 기사들은 몸을 비틀어 피해를 최소화했다.

퍼퍽!

가슴에 매직 미사일을 맞은 2명의 기사는 체인 갑옷이 우그러지면서 뒤로 날아가 떨어졌다.

카운터펀치를 맞은 것처럼 몸을 뒤척였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지 일어나지 못했다.

하벨이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론테일러는 허공으로 도약해 롱소드를 사선으로 내리쳤다.

까깡, 채채챙!

롱소드와 소드 브레이커가 서로 부딪치면서 불꽃이 튀었지만 하벨은 한걸음도 뒤로 밀리지 않았다.

하지만 론테일러는 힘과 검술에서도 밀리는지 연신 뒤로 밀려났다.

그러나 론테일러는 공격을 멈추지 않고 다시 공격했다.

“느리다. 좀 더 빨리 휘두를 수 없어?”

검술을 지적하자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론테일러는 몸을 한 바퀴 회전하면서 그 회전력으로 롱소드를 내려쳤다.

까까깡.

론테일러는 계속 공격했지만 어떻게 된 것인지 도무지 모든 검술이 가로막혔다.

그리고 더 당황스러웠던 건 자신의 롱소드가 소드 브레이커와 부딪치면서 손목에 무리가 온다는 거다.

그만큼 하벨의 파워는 강했다.

더 이상 안 되겠다고 생각한 론테일러는 두 손으로 검을 잡고 힘을 실어 휘둘렀는데, 하벨은 전혀 뒤로 밀리지 않았다.

‘헉헉… 뭐 이런 놈이 다 있어?’

쉬이잇, 퍼억!

론테일러는 이번에는 뒤로 밀리지 않기 위해 롱소드에 힘을 최대한 실었는데, 그것을 알고 있던 하벨이 어느새 우측 발차기를 시전했다.

무쇠로 만든 다리인지 발차기 한방에 론테일러는 몸이 1미터 정도 부웅 떠오르더니 뒤로 나가떨어졌다.

“크으으!”

힐끗 론테일러를 쳐다보던 하벨은 이제 혼자 남은 커즈를 향해 히죽 웃었다.

얼마나 얄미운지 그게 더 커즈의 화를 끓어오르게 했다.

“으아아아… 죽여 버리겠어!”

바스타드 소드를 꺼내 든 그는 달려오면서 사선으로 내리쳤지만 하벨은 옆으로 한걸음 비켜나면서 공격을 피하고는 앞차기로 밀듯이 차버렸다.

와장창!

커즈는 테이블과 함께 넘어졌는데, 요란한 소리가 터졌고 금속 갑옷에는 먹던 음식과 술이 묻었다.

“으아아… 이, 이놈, 죽여 버린다!”

퍼억.

어느새 휘둘렀는지 하벨의 소드 브레이커 검면이 상체를 일으키려는 커즈의 뺨을 강타했다.

“끄으으으!”

부르르 떨어대던 커즈의 몸이 다시 엎어졌다.

충격이 상당한 듯 제대로 몸을 일으키지 못했다.

질질질.

하벨이 양손으로 커즈와 론테일러를 끌고 한쪽에 던져버리자 스탈도 쓰러져 있는 기사들을 그렇게 모았다.

“이봐, 요리를 다시 가져와야겠는데?”

“예? 알겠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한쪽에 손님들과 같이 피해 있던 주인 레거든은 하벨의 말에 즉시 대답하고는 주방으로 사라졌고 얼마 후 따끈한 김이 피어나는 요리를 가져왔다.

태연하게 다시 요리를 먹는 하벨을 바라보던 스탈은 걱정스러운지 요리를 제대로 먹지 못했다.

“영주님, 괜찮겠습니까?”

“뭐가 문제지?”

“영주의 둘째 공자라고 하던데요?”

“나는 백작이며 스너비 영주야.”

“그, 그건 그렇지만 헤이즌 자작이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후후후… 스탈 경, 걱정하지 마. 먼저 시비를 건 것은 저놈이니 말이야.”

커즈가 몸을 뒤척이면서 상체를 일으키자 음식을 먹던 하벨이 어느새 눈앞에 서서 스트레이트 펀치를 턱에 작렬시켰다.

“이, 이놈들 내가 누… 커억!”

미처 말도 다 하지 못하고 커즈의 눈동자가 풀리면서 기절했다.

기절해 있던 기사 론테일러가 깨어나면서 상체를 일으키자 하벨이 커즈와 마찬가지로 스트레이트 펀치를 먹여 기절시켰다.

조금씩 시간차가 있었지만 커즈의 기사들이 하나씩 깨어날 때마다 하벨이 펀치를 먹여 기절시켰다.

“후후후… 이제야 좀 먹을 수 있겠군.”

태연하게 자리로 돌아온 하벨은 잠시 중단했던 식사를 다시 천천히 했다.

그 모습에 스탈도 당황스러웠다.

후식으로 나온 과일과 코란테스 차까지 모두 먹고 마신 하벨은 테이블에서 일어나 기절해 있는 커즈와 6명의 기사들을 깨웠다.

“야야… 일어나. 역시나 말로 해서는 안 되는가봐?”

짜짜짝!

양쪽 뺨에 귀싸대기를 맞고 나서야 모두 정신을 차렸는데 코에서는 피가 줄줄 흐르는 웃지 못 할 묘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하벨은 처음 이곳에 들어와 자신에게 자리를 비키라고 한 자의 멱살을 잡아 올리고 말했다.

“나에게 뭐라고 지껄이던데 잘 못 들었거든. 다시 한 번 말해봐. 뭐라고?”

“저, 그… 그게, 자리를 비키라…….”

“이거 왜 이리 버벅거려. 똑바로 말해봐. 어서 뭐라고?”

“그, 그게 자… 자리를… 크아악!”

한쪽 귀를 후비적거리던 하벨은 그자가 미처 말도 끝내기 전에 복부에 펀치를 한방 먹였다.

남자는 비명을 지르면서 훨훨 날아가 떨어졌는데 입에서는 거품이 흘러나오고 눈동자는 완전히 풀려 실신해버렸다.

“자식이 말도 똑바로 못해?”

하벨이 옆에 있는 기사에게 다가서면서 중얼거렸고 그자는 그 말을 듣고는 다리를 후들거리면서 공포에 질린 얼굴이 되었다.

“자식, 너도 한패지?”

“그, 그렇습니다. 제발… 커억!”

하벨이 그자의 복부를 한방 먹이고 어퍼컷 펀치를 한방 더 선사해주자 먼저 나가떨어진 기사 꼴을 면치 못했다.

쉬이익, 퍼퍼퍽!

“커억!”

“크악!”

3명의 기사들이 복부에 힘을 주기도 전에 1명은 앞차기에 맞아 날아가 떨어졌고 나머지 2명은 하벨이 내지른 쌍 장에 가슴을 맞고는 뒤로 튕기듯 날아가 쓰러졌다.

커즈와 론테일러는 태어나 처음으로 공포란 것을 알게 되었다.

그건 정체를 알 수 없는 자가 얼굴에 미소를 지으면서 때리는 것이 훨씬 더 두렵다는 것이었다.

“너, 이름이 뭐야?”

“헤이즌 자작님의 기사인 론테일러다.”

“론테일러? 네놈이 뭔데 조용히 식사하고 있는 날 건드린 거야?”

“네… 네가 이러고도 무사할 것 같으냐?”

“후후후… 그건 네놈이 신경 쓸 일이 아니야. 어디서 건방지게 나에게 훈계야?”

퍼억, 퍽퍽… 빠악!

“큭! 어억! 크억! 아아악!”

목덜미를 한 손으로 잡고서 마구 때리자 그 고통에 론테일러는 기절도 못하고 미칠 것만 같았다.

태어나 이렇게 지독하게 당하는 것은 정말이지 처음이었다.

“자식이 매를 벌어요. 넌 저기서 기다리고 있어.”

아직 기절하지는 않았지만, 론테일러는 몸이 말을 듣지 않을 정도로 처참하게 맞았다. 그런 그를 하벨은 집어 던져 먼저 허공에 포물선을 그리면서 날아가 쓰러져 있는 동료 옆에 떨어졌다.

이제 커즈 혼자 남게 되었다.

그는 벌써부터 겁에 질려 몸을 떨었는데, 하벨의 나직한 말이 들렸다.

“건방진 새끼, 누구에게 까불고 있어?”

“그… 그게 아니라… 넌 이러고도 무사할 것 같으냐?”

“하… 참나… 이렇게 맞고도 정신을 못 차리네? 아직도 모르겠어? 내가 아무리 무례해도 포이던 영지의 영주인 헤이즌 자작은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어. 알았어?”

“그, 그럴 리가! 누… 누구십니까?”

“자식, 이제야 얘기가 조금 통하겠는데? 잘 들어라. 난 스너비 영지의 영주로 새로 부임하게 된 클로버 폰 하벨 백작님이시다. 알겠나?”

“스너비 영지… 영주? 배… 백작? 그… 그럴 리가…….”

“이 자식, 왜 이래, 이거?”

커즈는 지금껏 맞은 것보다 작위가 백작이며 스너비 영지의 영주로 부임했다는 것이 더욱 충격적이라 말을 더듬거렸다.

스너비 영지가 비록 포이던 영지보다는 낙후되어 있다지만 거긴 엄연하게 백작령이고 자신의 아버지인 헤이즌은 자작이기 때문이다.

심하게 맞으면서도 버틸 수 있었던 건 자작이며 영주인 아버지의 권력을 믿었기 때문인데, 이젠 그런 생각을 접어야만 했다.

상대는 작위가 더 높은 백작이기 때문이다.

“제… 제가 몰라 뵈었습니다. 한번만 용서해주십시오, 백작님.”

“네놈이 정말 잘못을 뉘우치며 반성하고 있느냐?”

“그… 그렇습니다, 백작님.”

“흐음… 눈빛을 보니 아직도 원망하고 있는 것 같은데?”

“아… 아닙니다. 감히 제가 어찌 백작님께 그런 마음을 먹을 수 있겠습니까?”

슥슥.

커즈의 뒤통수를 쓰다듬던 하벨은 마치 선심이라도 쓴다는 듯 중얼거렸다.

“좀 더 정신 차리게 해야 하지만 네놈이 반성하고 있다니 그만 하지. 썩 꺼지거라.”

“가… 감사합니다, 백작님. 어… 어서 일어나 가자.”

커즈는 얼마나 다급했던지 쓰러져 있는 기사들에게 발길질을 해서 깨우고 도망치듯 문을 박차고 사라졌다.

실내가 횅하니 이상해서 주위를 둘러보았더니 어느새 바람의 향기 한쪽에 숨어 있던 손님들이 도망치고 없었다.

“이봐, 주인. 룸이 어디야?”

“예? 저… 저를 따라오십시오.”

헤이즌 자작의 영주성.

말을 급하게 몰고 들어간 커즈는 병사들의 부축을 받으면서 성문을 통과했다.

헤이즌 자작은 잠자리에 누워 잠이 들려고 하는데 갑자기 집사가 문을 열고 들어와서는 귓속말로 전한 전갈에 화가 치밀어 올라 잠옷차림으로 영주집무실로 들어섰다.

소파에는 먼저 들어와 있는 커즈와 기사 6명의 몰골이 보였다.

“이, 이게 무슨 꼴이냐, 커즈?”

“아, 아버님, 죄송합니다. 급히 전할 말이 있습니다.”

“무슨 말인데, 해보아라.”

“아버님, 스너비 영지에 새로운 영주가 부임한 것을 아십니까?”

“며칠 전에 헤스페 공작님에게서 연락을 받았다. 그런데 너의 꼴이 그게 뭐냐?”

“죄송하옵니다, 아버님.”

“어서 말해보아라. 어찌 된 일인지 말이다.”

“그, 그게 어찌 된 거냐 하면…….”

커즈는 하벨에게 당한 일을 모두 털어놓았다.

“이렇게 된 것입니다.”

“으음… 그자가 기사 6명과 너를 한꺼번에 상대할 실력이 있었던가? 브린츠 3왕자를 위기에서 구해 작위를 받았다더니만 이거 조심해야겠는데?”

“그,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아버님?”

“스너비 영지가 비록 우리 포이던 영지보다 낙후되었다고 해도 그자는 나보다 작위가 높은 백작이야. 아직 그자의 진정한 정체도 모른 채 함부로 건드리면 우리만 손해다. 당분간은 지켜보도록 하자. 복수는 그다음이다. 알겠느냐?”

“예, 아버님. 명심하겠습니다.”

“집사에게 말해놓을 테니 포션을 지급 받아 일단 상처부터 치료하고 당분간은 근신하면서 검술 연습이나 하거라.”

“아, 알겠습니다, 아버님.”

헤이즌 자작은 다시 침실로 향하면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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