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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 Luck-26화 (26/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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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권  예지력을 얻다

콰콰쾅!

우수수… 와르르!

폭음이 터진 후 요란한 소리가 연이어 들리면서 나무 부스러기와 흙먼지가 그 일대에 자욱했고 몇 분 후 먼지가 가라앉자 하벨은 깜짝 놀랐다.

“이, 이게 매직 미사일? 정말 대단한 위력이야!”

하벨은 매직 미사일의 영향으로 나무 일부가 부서지면 성공이라 생각했는데, 둘레가 2미터나 되는 나무가 산산조각 나버렸고 나무의 뒤편으로 날아간 매직 미사일은 그 일대의 나무들까지 작살내면서 작은 구덩이가 3개나 형성되어 있었다.

수류탄 20개가 한곳에 폭발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매직 미사일이 폭발한다는 내용은 없었는데? 내가 실수한 건가?”

고개를 갸웃거리던 하벨은 예전에 읽었던 마법서의 내용을 떠올렸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상했기 때문이다.

“마법서에는 서클을 형성하는 것에도 많이 지친다고 했는데 난 괜찮았고, 더군다나 제대로 된 공격 마법을 한번 시전하면 마나가 많이 소모되어버린다고 했는데, 난 지치지도 않고 마나도 아직 충분하네?”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하벨이 처음 이계로 넘어 왔을 때에는 기절한 상태였는데, 골드 드래곤 칼리드란이 마나의 품으로 돌아갈 때 드래곤 하트 일부를 떼어서 그에게 흡수시킨 것을 그는 알지 못했던 것이다.

대마법사 급이라고 해도 마나의 양에서는 드래곤 하트를 흡수한 하벨을 넘어서지 못했다.

꽝!

테이블이 들썩이면서 찻잔이 엎어져 찻물을 쏟았다.

실내가 약간 어두운 곳에는 두 사람이 앉아 있었다.

한 사람은 백색 로브를 입은 하이스 사제였는데 고개를 숙이면서 어깨도 움츠리고 있었고 그의 맞은편에 있는 것는 중년의 평범한 옷을 입은 클라이스 현자였다.

“그자가 사라졌다니, 자세히 말해봐!”

“저, 그… 그게 오전까지만 해도 그자는 숙소인 바람의 요정에 있었습니다만, 며칠 묵을 거라는 주인의 말에 잠시 자리를 비워 감시할 자들을 데려와 보니 그자가 그곳을 나간 뒤였습니다. 그래서 도시를 수색한 후에야 겨우 그자가 북문으로 나간 것을 확인했습니다만,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클라이스 현자님.”

“이, 이이… 그런 것 하나 처리 못하다니, 젠장!”

“죄, 죄송합니다.”

“으음… 큰 실수를 하다니, 너는 수색대를 이끌고 그자를 찾아라. 찾아서 나에게 보고하도록 해. 그만 나가봐!”

“아, 알겠습니다. 반드시 그자를 찾겠습니다.”

보고하던 자가 서둘러 문을 열고 사라지자 잠시 사제를 바라보던 클라이스 현자는 답답했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걸어가 창밖을 내려다보면서 중얼거렸다.

“으음… 엄청난 마나를 몸속에 보유한 자였기에 쓸모가 있어 보였는데 멍청하게 그자를 놓치다니!”

한편 지난밤 마나를 느끼면서 4서클까지 형성한 하벨은 아침부터 소드 브레이커를 휘두르면서 검술 연습을 시작했다.

하벨의 말은 특식으로 준비한 당근 10개를 맛있게 씹어 먹은 후 지금은 건초를 질겅질겅 씹으면서 한쪽에서 소드 브레이커를 휘두르는 하벨을 쳐다보았다.

곧 흥미를 잃은 말은 따분한지 고개를 흔들고 ‘푸르르’ 하더니 다시 건초를 조금 입에 넣고 씹었다.

“하앗… 얏… 으라차차… 끼요옷!”

하벨은 평소와는 다르게 안 하던 괴상한 소리까지 지르면서 소드 브레이커를 연신 휘둘렀다. 간혹 허공으로 도약하기도 했다.

검술의 기본동작을 완벽할 정도로 익힌 하벨은 연속 동작으로 검술을 펼쳤다. 가상의 적이 앞에 있다고 생각하고 검술 연습을 하다 보니 그러는 것이었다.

얼마나 검술 연습에 열심이었는지 어느덧 해가 지고 날이 어두워지려 하고 있다.

“어? 벌써 날이 어두워지네?”

하벨은 옷을 벗고 개울로 들어가 땀으로 얼룩진 몸을 씻고 나와서는 말에게 당근을 내밀면서 쓰다듬었다.

말에게 당근을 주면서 애정 표현으로 쓰다듬었더니 말도 당근을 맛있게 씹어 먹으면서 좋아했다.

“하하… 녀석, 귀여운데? 당근 하나 더 먹어라.”

동굴 속에서 건초를 가져와 말의 앞에 내려놓고는 냄비를 장작불에 올려놓고 수프를 끓였다.

고기를 조금 집어넣은 수프가 끓으면서 구수한 냄새도 났다.

“이야… 맛있겠어. 빵과 같이 먹어야지.”

저녁 식사를 마친 하벨은 어젯밤에 라이트 마법과 매직 미사일 마법을 시전해보고는 만족스러워했고, 마법서를 펼쳐 새로운 공격 마법을 살펴보았다.

“일렉트릭 스파크? 유효 범위가 8~10미터 정도이며, 위협용으로 주먹만 한 정전기 덩어리를 여러 개 방사해서 주위의 적을 위협하는 데 주로 사용한다. 무작위로 일정 방향을 향해 되도록 많은 수의 덩어리를 만들어 던지는 것이 목적이므로 정확성은 아예 없다고 보아도 되며 단순한 위협용이다. 그만큼 마나의 소모도 적으면서 실용적인 마법이라고 할 수 있다… 좋았어. 이것으로 해봐야지. 일렉트릭 스파크(Electric spark)!”

스스스… 파파팟!

하벨의 손바닥 위 허공에 20개의 정전기 덩어리가 생성되었고 손을 떨치자 사방으로 날아가 흩어졌다.

파지지직!

정전기 덩어리에서 굵직한 스파크가 일어나 주변에 있는 나무에 맞았는데, 그 나무에서는 연기가 피어오르면서 불꽃이 일어나 활활 타올랐다.

“어? 위협용이라고 하더니 나무에 불이 붙어버렸어!”

당황한 하벨은 마법서를 펼쳐 자세히 읽어보았지만 일렉트릭 스파크가 이렇게 강하다고는 되어 있지 않았다.

“이, 이럴 리가 없는데? 마법서에 있는 대로 시전했는데, 왜 이렇게 되었지?”

하벨은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옆에 마법사가 있었다면 마나가 너무 많이 농축되어 있어서 그렇다는 것을 알려주었겠지만, 지금은 하벨 혼자였기에 누구에게 물어볼 수도 없었다.

하벨은 드래곤 하트의 막대한 영향으로 인해 같은 마법을 시전하더라도 약 10배 정도의 위력을 보이는 것이다.

그렇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낮에는 검술을 밤에는 마법을 독학으로 열심히 익히기 시작했다.

다그닥다그닥!

수도 크라운에서 출발한 킬파브 상단의 마차는 지난 9일 동안 순조롭게 상행을 하고 있었다.

상단이 나아가고 있는 방향에서 말을 몰고 서서히 다가오는 5명이 있었다.

검은 로브를 입은 자 1명에 체인 갑옷을 입은 자 4명으로 이루어진 무리였다.

그들은 킬파브 상단의 짐마차 옆으로 지나쳐 갔는데 후미에 도달했을 때 체인 갑옷을 입은 자들 중 뺨에 길게 칼자국이 있는 자가 일꾼에게 말했다.

“이보시오. 어디서 오는 상단이요?”

“수도 크라운에서 오는 킬파브 상단입니다.”

“아… 그렇구려.”

짐마차 위에 앉아 있던 한 일꾼이 대답했고 그자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지나쳐 갔다.

그러나 일꾼의 옆에서 말을 타고 움직이던 투벨은 갑자기 오한이라도 걸린 것인지 몸이 잘게 떨렸다.

“투벨 용병, 왜 그러시오?”

“아, 아닙니다. 몸이 좀 안 좋아서 그렇습니다.”

“그럼 안 되는데. 조금 있으면 야영을 하게 될 것이니 따끈한 수프로 몸을 데우면 좀 나을 거요.”

“예, 고맙습니다.”

“허허… 뭘 그 정도 가지고…….”

얼마 후 해가 서편으로 넘어가면서 어둠이 서서히 밀려왔다.

킬파브 상단은 약간 언덕이 있는 초원을 지나다가 이곳에서 야영을 하기 위해 짐마차를 멈추었다.

전방 2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숲이 우거져 있었지만 그곳보다는 이렇게 초원에서 야영을 하는 게 훨씬 안전했기 때문이다.

일꾼들은 신속하게 천막을 치면서 한편으로는 모닥불을 피우고 수프를 끓이기 위해 냄비를 불 위에 올려놓았다.

투벨은 수도 크라운을 떠나올 때 하벨이 준 것이 생각나 말안장에 걸어놓았던 주머니를 꺼내 열어보았다.

주머니 속에는 편지와 작은 약병이 들어 있었다.

<투벨, 네가 이 편지를 읽게 된다면 내가 말한 상황일 거야. 너와 내가 같이 다닐 때 사용하던 자루에 식량과 가죽 물통을 가득 채워라. 그런 뒤… (중략) 어서 서둘러.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거야!>

편지를 다 읽은 투벨은 즉시 말안장에 걸려 있는 검은 자루에다가 짐마차에 있는 빵과 육포 등 20일치 식량과 가죽물통 3개를 집어넣었다.

그리고 말을 타고 야영지 옆에 있는 언덕 너머에 말을 세우고 말에서 내린 뒤 말고삐에 묵직한 돌을 올려놓아 말이 도망치지 못하게 했다.

또한 말 앞에 건초를 놓아두고 다시 야영지로 되돌아왔다.

날은 금방 어두워졌고 모닥불은 활활 잘도 타올랐다.

투벨은 초조한 가운데 수프와 빵을 용병들보다 먼저 먹기 시작하면서 지난 일을 회상했다.

투벨의 회상은 킬파브 상단이 수도 크라운을 떠나올 때였으며 지금도 하벨의 말이 생생했다.

-투벨, 만약에 킬파브 상단이 상행한 지 8~10일 사이에 5명의 사람이 상단 옆으로 지나갈 때 체인 갑옷을 입은 자들 중에 뺨에 길게 칼자국이 나 있는 사람이 ‘어디서 오는 상단이요?’라고 물으면 내가 준 주머니를 꼭 열어봐야 돼. 그럼 넌 살 수 있을 거야. 명심해.

-알았어, 걱정 마.

투벨은 하벨의 이상한 말에 대답하긴 했지만 왜 그런 말을 하는지 몰랐는데, 오늘 하벨이 말한 것처럼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나자 너무 놀랐다.

이히히힝!

“크아아악!”

근처에서 말 울음소리와 비명이 들리자 흠칫거리면서 회상에서 깨어난 투벨은 상단 쪽으로 말을 타고 빠르게 달려오는 무리를 보았다.

솨아아아!

마치 소나기가 내리듯 화살비가 내렸고 킬파브 상단의 일꾼들과 용병들이 미처 피하지 못하고 화살을 맞고는 쓰러졌다.

“적이야! 적이 나타났다!”

두두두두!

“이랴!”

말발굽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면서 적들이 빠르게 달려왔다.

용병들과 일꾼들이 우왕좌왕할 때 어느새 상단의 짐마차 앞까지 다가온 정체를 알 수 없는 적들은 칼을 휘둘러 용병들을 공격하고 있었다.

슈가각!

“아아악!”

채 십 분 정도의 시간밖에 흐르지 않은 것 같은데 일꾼들과 용병들의 절반이 넘는 숫자가 쓰러졌다.

투벨도 가지고 있던 활로 적들을 3명이나 쓰러뜨렸지만 그 정도로는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으음… 이러다가는 전멸하겠어.’

후다닥!

뒤돌아 언덕으로 전력 질주한 투벨은 언덕 위에 도착할 수 있었고 뒤돌아 적들을 향해 화살을 한 발 쏘았을 때 언제 적이 화살을 쏜 것인지 화살 한 발이 투벨의 좌측 어깨에 박혔다.

“크으으!”

“언덕 위에 한 놈이 있다. 너와 너는 즉시 저놈을 죽여라!”

“예, 알겠습니다.”

두두두!

2명의 적이 말을 타고 언덕으로 달려왔다.

한 손으로 화살이 박힌 어깨를 누르던 투벨은 재빠르게 뒤돌아 언덕 밑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준비해두었던 말에 올라타고 속도를 높여 달려 나갔다.

2명의 적은 어깨에 화살을 맞고 도망치는 놈이 가봐야 얼마나 가겠느냐는 생각에 약간은 방심했다.

언덕 위로 2명이 올라왔을 때, 이미 투벨은 말을 타고 3백 미터쯤 달아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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