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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 Luck-20화 (2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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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권  예지력을 얻다

곧 놈들을 잡을 수 있다 생각했는데 그것이 물거품이 된 것이다.

“마드라실 님, 이젠 어떻게 해야 합니까?”

“으음… 나와 다크 울프 대원 5명만 나를 따르고 타사스트라는 다크 울프 대장과 남은 다크 울프 대원 6명을 데리고 상단을 계속 추격하거라. 난 놈들을 죽이고 곧 뒤따라가마!”

“아, 알겠습니다. 조심하셔야 합니다.”

“알았다. 곧 뒤따라가마. 떠나라!”

“예, 가자!”

두두두두!

떠나가는 타사스트라를 잠시 바라보던 마드라실은 다크 울프 대원 5명을 데리고 야산 속으로 들어갔다.

사사삭!

하벨과 투벨은 야산의 우거진 나무와 풀 사이를 더 이상 말을 타고 나아갈 수 없어서 말에서 내려 고삐를 잡고는 조심스럽게 전진했다.

투벨은 어두운 산 속이라 어디가 어디인지 분간할 수 없었지만 하벨은 대낮같이 모든 것이 환하게 잘 보였기에 이동하는 데 그리 불편하지 않았다.

마드라실과 다크 울프 대원 5명도 처음에는 말을 타고 추격해 왔지만 이동하기에는 나무와 풀이 너무 많이 우거져 있었다.

어쩔 수 없이 그들도 말에서 내려 하벨이 이동한 흔적을 보고 추격했다.

서로의 거리는 약 2백 미터 정도였다.

“으… 쥐새끼 같은 놈, 잘도 도망치는데 언제까지 그럴 수 있는가 보자!”

이를 갈면서 마드라실은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헉헉… 헉헉! 야, 하벨. 조금만 쉬었다 가면 안 돼?”

“알았어. 이곳에서 조금 쉬었다 가자.”

야산의 경사진 중턱에서 투벨이 너무 힘들어 쉬었다 가자고 말하자 어쩔 수 없이 하벨은 잠시 멈추고 쉬기로 했다.

하벨은 쉬면서도 추격자들이 어디쯤에 있는지 살펴보았다.

마침 그들은 나무가 드문드문 있는 장소로 나왔다.

“모두 6명이군!”

“어? 생각했던 것보다 적네?”

“그나마 다행이야, 투벨.”

스윽… 피윳! 피윳!

석궁에서 연속 발사된 화살은 허공에 포물선을 그리면서 날아가 다크 울프 대원 2명에게 격중되었다.

“컥, 끄으으!”

1명은 목을 뚫고 뒤쪽으로 화살촉이 삐죽 튀어나왔고 또 1명은 가슴 부분에 맞아 앞으로 고꾸라졌다.

“놈이다. 흩어져라!”

“이, 이런 제기랄.”

긴장한 추격자들은 순식간에 흩어지면서 상체를 숙여 공격에 대비했다.

마드라실은 다크 아이로 주위를 살펴보았지만 어디에서 석궁을 쏜 것인지 보이지 않았다.

하벨이 석궁을 쏜 후에 위치가 드러나지 않도록 엎드렸기 때문이다.

“하벨, 어떻게 됐어?”

“추격자 두 놈을 맞혔어.”

“이야, 대단하다. 그럼 놈들은 이제 4명 남았구나.”

“맞아. 내가 석궁으로 두 놈을 죽였으니 이젠 4명이야. 그렇지만 마법사가 1명 있어.”

“음… 그럼 우리와 얼마나 떨어져 있는 거야?”

“한 2백 미터 정도 떨어져 있는 것 같은데 여기에서 저들을 상대하는 게 어때?”

“그래, 좋아. 어차피 추격자들은 4명뿐이니까 해볼 만해!”

“맞아, 투벨. 우린 2명이지만 나에겐 석궁이 있으니까 다가오기 전에 수를 줄일 수도 있어.”

마드라실과 다크 울프 대원 3명은 쉽게 움직이지 못했는데 언제 화살이 날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긴장된 상황에서 마드라실의 눈짓을 받은 다크 울프 대원 1명이 조심스럽게 앞으로 움직이자 그자를 조준한 하벨은 석궁을 발사했다.

밤에 주위가 어두운 상황에서 날아오는 화살은 추격자들에게는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퍼억!

“끄으으… 이, 이게?”

털썩!

이마에 정통으로 화살이 박힌 병사는 죽으면서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먼저 움직이지 못한 추격자들은 극도로 긴장했기에 이마에서 연신 땀이 흘러내렸다.

마드라실은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이대로는 우리가 당한다. 그러니 너희는 좌우로 흩어져 달려 나가라. 어서!”

남은 다크 울프 대원 2명을 앞으로 달려 나가도록 명령한 것은 죽으라는 말과 마찬가지였지만 그들은 명령을 듣지 않을 수 없었기에 앞으로 달려 나갔다.

슈슝, 퍼퍽!

아악, 끄으윽!

마지막 남은 다크 울프 대원 2명까지 하벨의 석궁에 맞아 쓰러지자 혼자 남은 마드라실은 하벨이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되었다.

“흐흐… 네놈이 어디에 숨었는지 알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거스트 오브 윈드(Gust of wind).”

콰아아아.

갑자기 발생한 바람이 흙먼지를 동반해서 하벨을 향해 휘몰아쳐 갔다.

하벨과 투벨은 재빨리 옆으로 이동해 튀어나와 있는 바위 뒤쪽에 몸을 엎드렸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마법으로 일으킨 바람이 위력적이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드라실이 조금 전 하벨에게 날린 마법은 눈속임이었다.

그는 이미 인비저빌리티(Invisibility) 마법을 시전해 시각이나 적외선 시력으로도 볼 수 없는 투명화 마법을 시전했다.

그래서 소리 없이 허공을 가로질러 날아와 하벨이 있는 곳에서 10미터 정도 떨어진 나무 뒤에 소리 없이 내려와 기회를 보고 있었다.

‘흐흐… 네놈도 이젠 마지막이야!’

마법을 시전하려고 준비 중인 그의 얼굴엔 득의의 웃음이 가득했다.

그러나 마드라실이 마법을 시전하기 직전에 하벨이 고개를 돌렸다.

퍼억!

“끄으으… 어, 어떻게?”

마드라실은 이번만큼은 정말 자신 있었다.

그래서 너무 기분이 좋았는데 하벨이 어떻게 자신이 나무 뒤에 숨어 있는 것을 알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고개를 숙여 배를 바라보았더니 화살이 나무를 뚫고 배에 박혀 있었다.

눈이 커지면서 입이 벌어졌을 때 또 한 발의 화살이 나무를 뚫고는 마드라실의 목에 박혔다.

“허으으… 으으.”

목에 박힌 화살로 인해 제대로 된 말이 나오지 않았다.

두발의 화살은 맞은 그는 비틀거리면서 뒷걸음질 쳤다.

퍼억!

또 한 발의 화살이 날아와 이번에는 이마에 정통으로 맞았는데 뒤통수로 화살촉이 삐죽 튀어나왔다.

스르르… 털썩!

“이야… 하벨, 대단해. 마법사도 잡았어!”

투벨과 하벨이 쓰러져 있는 마드라실에게로 다가와 살펴보니 삶에 미련이 남았는지 아님 이 같은 사실이 도저히 믿을 수 없었는지 모르지만 눈을 부릅뜨고 죽어 있었다.

쓰러져 있는 다크 울프 대원을 뒤져보았지만 정체를 알 수 있을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으며 마드라실도 마찬가지였는데 다만 목에 걸린 은 십자가 목걸이가 유일한 단서였다.

“투벨, 혹시 이 목걸이 본 적 있어?”

“아, 아니, 처음 보는 것인데?”

‘으음… 단순한 목걸이 같지만 어쩐지 예사 물건이 아닌 것 같아. 일단은 가지고 있어보면 나중에라도 알 수 있겠지!’

하벨은 마드라실의 목에 걸려 있는 은 십자가 목걸이를 수거 허리에 묶인 마법 주머니 속에 집어넣었다.

“투벨, 이젠 추격자들이 더 이상 없으니까 이곳을 벗어나 돌아가자!”

“어, 그래. 가자!”

한편, 타사스트라는 다크 울프 대장과 남은 다크 울프 대원 6명을 데리고 킬파브 상단을 계속 추격해 1백 미터 정도까지 가까워졌다.

데르손 대장은 B급 용병 4명과 C급 용병 7명을 동원해 추격자들을 막도록 하면서 상단의 마차는 계속 달리도록 했다.

추격자들보다 3명이나 더 많았던 인원이지만 막강한 다크 울프 대원들의 검술에 얼마 버티지 못하고 모두 말에서 떨어졌다.

추격자들인 다크 울프 대원 3명도 용병의 칼에 맞아 쓰러졌고 1명은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얼마 후 하벨과 투벨이 그곳에 도착했을 때에는 피 냄새가 심하게 났다.

“하벨, 우리를 추격해온 자들과 용병들이 쓰러져 있어!”

“으음… 여기에서 한바탕 싸운 모양이야. 그런데 상단의 짐마차는 어디 있지?”

“데르손 대장이 보이지 않은 것으로 보면 마차가 멈추지 않고 계속 달리는 모양인데?”

“그럼 상단이 위험해. 투벨, 어서 가보자!”

“알았어.”

2킬로미터 정도를 더 달려가자 하벨의 귀에 병장기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투벨, 싸우는 소리가 들려. 내가 먼저 가볼게!”

“어어… 야, 같이 가!”

전력 질주한 하벨은 곧 4~5백 미터 전방에서 서로 싸우는 것을 보고는 등에 메달아 놓은 석궁을 꺼내 들었다.

이미 싸우고 있는 곳에는 용병이나 일꾼들이 몇 명 쓰러져 있었다.

달리는 말 위에서 석궁을 쏘는 것은 처음이지만 이것저것 따질 상황이 아니었기에 과감하게 석궁을 쏘았다.

“으윽!”

갑자기 다크 울프 대원 1명이 좌측 어깨에 화살을 맞았으며 그 위력에 그자는 말에서 떨어졌다.

“어엇! 저, 저놈을 죽여라. 어서!”

“예, 알겠습니다.”

용병들과 싸우던 다크 울프 대원 2명이 뒤돌아서더니 하벨에게로 달려왔다.

그들은 롱소드를 머리 위로 들어 올려 단칼에 하벨을 베어버리려는 생각인 모양이다.

투투퉁!

“큭큭… 단칼에 베어버리겠어. 이얍!”

2명의 다크 울프 대원은 석궁을 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고 있었기에 상체를 흔들어 화살을 피하려고 했다.

“크아아악!”

“컥! 이, 이럴 수가?”

그러나 하벨의 석궁에서 발사된 화살에 머리를 맞은 1명이 말에서 떨어지자 옆에서 달리던 동료는 깜짝 놀랐다.

석궁이 한 발 발사되면 재장전에 시간이 필요한데 그들은 눈으로 보고서도 믿을 수 없었다.

석궁이 연속으로 발사된 것이다.

말에서 다크 울프 대원이 떨어진 곳을 지나친 하벨은 한창 싸우고 있는 다크 울프 대원을 향해 또다시 석궁을 발사했다.

슈아앙, 티잉!

“우웃!”

다크 울프 대장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화살을 본능적인 움직임으로 피하면서 롱소드를 휘둘러 화살을 맞혔지만 몸이 뒤로 밀렸다.

“이얏!”

휘익… 파파팟!

기회만 보고 있던 2명의 용병 중에 우측에 있던 자는 칼로 가슴을 찔렀고 좌측에 있던 용병은 검을 사선으로 내리쳤다.

당황한 다크 울프 대장은 내리쳐 오는 검을 자신의 롱소드를 들어서 막았지만 가슴을 찌르는 칼에는 어쩔 수 없이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금속 조각이 붙어 있는 가죽 갑옷을 입고 있었기에 치명적인 부상은 면할 거라 예상했다.

그러나 그는 비틀거리던 몸의 중심을 잡기도 전에 가슴에 화살 두 발을 맞고는 말에서 떨어졌다.

“크으윽!”

“에잇, 죽어라!”

슈각… 또르르!

말에서 떨어진 다크 울프 대장을 향해 용병이 칼을 휘둘렀고 그의 목이 떨어졌다.

승기를 잡고 있던 타사스트라와 다크 울프 대원들은 하벨의 지원으로 순식간에 위기에 처했다.

수하들이 모두 쓰러졌으며 믿었던 다크 울프 대장까지 당하자 타사스트라는 어쩔 수 없이 말머리를 돌려 저편으로 도주하기 시작했다.

슈슈슝… 티팅!

용병들이 쏜 3발의 화살은 허공을 가로질러 도망치는 타사스트라의 등에 맞는 듯했다.

그러나 타사스트라는 실드를 펼쳐 화살을 튕겨냈다.

“으으… 조, 조금만 더 거리를 벌리면 된다.”

실드가 화살에 맞아 약해졌지만 화살 두 발 정도는 더 버틸 수 있었는데, 그런 그의 예상을 뒤엎는 일이 생겼다.

콰아아… 퍼퍽!

바로 하벨이 발사한 석궁의 위력적인 화살에 실드가 깨어지면서 등에 화살을 맞았다.

어쨌든 한 발 정도면 치명적이지는 않는데 문제는 연속으로 다섯 발이나 날아왔기에 타사스트라도 더 이상은 어쩔 수 없이 말에서 떨어졌다.

털썩!

등에 3발의 화살을 맞은 그는 꿈틀거렸지만 이미 몸에서 빠져나온 피가 흥건했고 지금도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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