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행운 Luck-6화 (6/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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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권  예지력을 얻다

시간은 흘러 드디어 10월.

아이들을 공포에 떨게 하는 시험이 있는 달이었다.

현빈은 열심히 공부한 끝에 시험을 보았다.

며칠 뒤에 결과가 나왔다.

이번에도 현빈이 반에서 1등이자 전교 1등이었고 소현은 반에서 2등과 전교에서 4등을 했다.

일요일이 되자 현빈과 소현은 피크닉 바구니를 가지고 공원으로 나왔다.

공원 곳곳에는 단풍이 붉게 물들어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오랜만에 밖으로 나온 현빈과 소현은 그런 단풍을 보면서 즐거워했다.

두 사람은 작은 개울이 있는 곳에 야외용 돗자리를 깔고는 앉았다.

소현은 가지고 온 예쁜 피크닉 바구니를 열어 샌드위치를 꺼냈다.

“현빈아, 내가 직접 만든 샌드위치야. 먹어봐.”

“응, 고마워. 맛있겠다.”

“그럼, 내가 얼마나 정성 들여 만들었다구. 안의 소스도 내가 직접 만든 거다? 먹어봐.”

쩝쩝쩝.

“음… 이걸 진짜 소현이가 직접 만들었단 말이야? 정말 맛있는데?”

“그렇지? 내가 샌드위치 하나는 제대로 만든다니까… 호호.”

두 사람은 샌드위치를 맛있게 먹으면서 간간이 콜라도 함께 마셨다.

전형적인 가을 날씨에 주변 경치가 너무 좋았기에 마음까지 다 시원했다.

“현빈아, 이번 10월 고사에서 네가 가르쳐준 문제가 많이 나와 다행이었어. 고마워.”

“뭘… 소현이가 공부를 열심히 해서 그런 거지.”

“아, 아냐. 사실… 나 최근에는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해 걱정이었는데, 정말 다행이었어.”

“소현아, 내가 오히려 미안하게 생각해. 공부도 제대로 못하게 해서…….”

“아냐… 난 그래도 너를 만나서 행복한걸.”

“나도 너를 만나서 너무 좋아.”

“현빈아, 우리 사진 찍자.”

“나 사진기 없는데…….”

“내가 가져왔어.”

“정말이야?”

“응.”

소현이 먼저 현빈의 사진을 찍어주었다.

그리고 다음에는 현빈이 카메라를 들고 소현의 아름다운 모습을 찍어주었다.

“아저씨, 우리 사진 한 장만 찍어주실래요?”

“뭐 그러지. 줘봐라.”

“감사합니다, 아저씨.”

찰칵찰칵.

지나가던 아저씨는 소현과 현빈이 다정스럽게 있는 모습을 여러 장이나 찍어주었다.

“고맙습니다, 아저씨.”

“그래, 두 사람이 다정한 게 보기 좋구나.”

소현은 현빈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행복해했다.

그런데 현빈의 머릿속에 갑자기 영상들이 떠올랐다.

현빈은 갑자기 자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현빈아, 왜 그래?”

“소현아, 그만 여기서 나가자. 어서.”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아… 아냐, 일단 이곳을 벗어나면 말해줄게.”

“아, 알았어.”

두 사람은 서둘러 앉아있던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나 그곳을 벗어났다.

아니나 다를까.

10분도 채 안 되어서 그곳에 불량스러운 삼십대의 남자 3명이 어슬렁거렸다.

“어… 여기에 있던 계집애 어디 갔어?”

“햐… 멀리서 봐도 가슴도 큰 게 죽이던데… 쩝.”

“아이고, 아까워라. 정말이지 얼굴도 되게 예쁘더라고.”

“쩝… 정말 아깝군. 조금만 더 빨리 왔으면 좋았을 텐데… 에이.”

이런 모습을 소현이가 보지 못했기에 다행이었다.

만약 이런 자들이 행패를 부렸더라면 큰 사고라도 일어났을 것이다.

다행히 현빈은 본능적으로 무엇인가 신상에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거라는 것을 느꼈다.

불안해진 현빈은 즉시 예지능력을 일으켰고 이자들이 나타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소현을 데리고 급히 자리를 피한 것이다.

현빈은 자신의 예지능력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심지어 소현에게도 비밀을 말할 수는 없었기에 이렇게 얼버무리면서 그곳을 벗어났던 것이었다.

그 자리를 피한 그들은 버스를 타고 현빈의 집으로 되돌아왔다.

아직 오후 4시 정도밖에 안 된 시간이라 현빈의 집으로 온 것이다.

집 안으로 들어온 현빈은 소현이 너무 예뻐보여 갑자기 소현을 힘껏 껴안았다.

소현은 왜 이러나 하면서도 그런 현빈이 좋았다.

두 사람의 체온이 느껴지자 이번에는 현빈이 소현의 머리를 양손으로 잡고는 키스했다.

한참동안 그렇게 키스를 나누던 그들의 입술이 떨어졌다.

“후아… 숨이 막혔어, 현빈아.”

“나도 그랬어, 소현아.”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틈만 생기면 키스했다.

행복한 얼굴이 된 소현은 현빈을 꽉 껴안았다.

소현의 풍만하고 뭉클한 가슴이 느껴지자 현빈은 잠시 당황했다.

그러나 현빈은 소현을 껴안은 상태에서 몸을 들어 올려 천천히 빙글빙글 돌렸다.

그러자 소현은 그런 현빈의 양쪽 귀 부분에 손바닥을 붙이고는 머리를 앞으로 당겨 다시 키스했다.

그러자 빙글빙글 돌던 몸이 멈췄다.

소현과 현빈은 눈동자가 흔들거렸는데 그 순간 소현이 현빈을 와락 끌어당겨 안아버렸다.

그렇게 되자 자제력을 잃은 두 사람은 서로 키스를 하면서 본능이 이끄는 대로 그렇게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다.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게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다.

“미… 미안해, 소현아.”

“아… 아냐, 현빈이 네가 왜 미안해?”

“그… 그래도 이렇게 하면 안 되는 거였는데.”

“날 사랑하는 걸 후회하는 거야?”

“그… 그건 아니야, 소현아.”

“현빈아, 날 사랑해?”

“그래, 널 너무 사랑해.”

“그럼 됐어. 나도 현빈이를 사랑하니까 이런 거잖아. 내가 먼저 씻을게.”

“그래, 알았어.”

소현이 먼저 샤워를 하고 나오더니 옷을 입었고 이번에는 현빈이 샤워를 하고 나왔다.

현빈이 침대에 눕자 소현이 현빈의 팔베개를 하고는 옆에 누웠다.

“아… 편안해. 좋아.”

“소현아, 나도 너무 좋다.”

두 사람은 침대에서 서로 이렇게 껴안고 누워 1시간 정도 잠을 자고 일어났다.

“소현아, 더 늦기 전에 가자. 내가 집에까지 데려다 줄게.”

“좀 더 있고 싶어.”

“지금 저녁 7시30분이야. 더 늦으면 부모님들 걱정해. 가자.”

“응… 알았어. 현빈, 나 키스 한 번 더 해줘.”

“그럼 집에 가는 거다.”

“응… 알았어. 그럴게.”

키스를 하고 난 두 사람은 침대에서 일어나 소현의 짐을 든 현빈이 소현의 손을 잡고 집을 나섰다.

현빈은 소현의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까지 데려다 주고는 다시 집으로 되돌아왔다.

‘으음… 나와 소현이는 아직 고등학교 2학년인데, 본능을 억제하지 못하고 그만 일을 저지르고 말았어. 이왕 이렇게 됐으니 소현이를 이제부터는 좀 더 잘 보살펴줘야겠어. 대학생이 되면 결혼해야지.’

택시에서 내린 현빈은 집으로 들어가 소파에 앉아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했다.

낮에 공원에서 깡패들과 마주칠 뻔했던 일부터 말이다.

만약 자신이 예지능력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생각해보니 정말 아찔했다.

아무런 힘도 없는 자신은 대처할 수 없었을 것이 뻔했다.

그래서 현빈은 내 여자는 내가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호신술을 배워놓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몇 명 정도는 혼자서 처리할 수 있는 무술 또한 배워야겠다고 결심했다.

다음 날 오후.

현빈은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해운대 유도 도장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그곳으로 향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사십대 중반의 전형적인 아저씨 타입의 관장이 사무실에서 얼굴을 내밀었다.

“학생, 어떻게 왔어?”

“예… 유도를 좀 배워볼까 해서 왔습니다.”

“그래? 그럼 안으로 들어와.”

현빈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자 흰 도복 입은 관장의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그는 배가 좀 많이 나온 이웃집 아저씨 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유도해본 적 있어?”

“아니요, 처음입니다.”

“그래? 배우려면 일단 회원 가입부터 하고 나서 배워야 돼.”

“그건 알고 있습니다.”

“좋아, 월 회비는 10만 원이고 첫 달에는 가입하면서 도복비도 내야 하니까 5만 원 더해서 15만 원이야.”

“그렇습니까? 여기 15만 원 있습니다.”

“음… 시원시원하게 결정해서 마음에 드는군. 좋아, 여기 회원 가입신청서 작성해서 줘.”

“예, 알겠습니다.”

다음 날.

현빈은 수업을 마치고는 바로 도장으로 달려갔고 관장에게서 도복을 받아서는 탈의실에서 갈아입고 나왔다.

같은 학교의 1학년에 다니고 현빈의 집 근처에 살고 있는 현수가 어느새 도복을 입고 서 있었다.

“어, 넌 현수?”

“형? 여긴 어떻게?”

“나 오늘부터 유도 배우게 됐거든.”

“아, 그렇구나. 반가워요, 형.”

“넌 배운 지 얼마나 됐는데?”

“저는 이제 3달째예요.”

“그럼 나보다는 기술을 많이 알고 있겠구나.”

“그건 그렇지만 아직도 많이 배워야 해요, 형.”

“그래, 어쨌든 같이 배우게 되었으니 열심히 해보자.”

“예, 형도 열심히 하세요.”

“그래, 고맙다.”

“험… 둘 다 도복으로 갈아입었으니 이쪽으로 와.”

두 사람은 관장에게 다가갔고 오늘부터 관장에게 유도에 대한 설명을 듣고는 정식으로 유도에 입문하게 되었다.

“잘 들어라. 우선 유도의 기술로는 메치기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유도의 핵심을 이루는 독특한 기술인데 상대를 어깨 너머로 메어치는 것을 말한다. 몸의 자세에 따라 서서 하는 기술, 누우면서 하는 기술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허리를 중심으로 온몸이 조화롭게 잘 움직여야 한다. 알았지?”

“예, 알겠습니다.”

“흠… 좋아. 다음으로는 굳히기라는 기술이 있는데 이것은 상대를 누르거나 목을 조르거나 관절을 꺾거나 비틀어서 꼼짝 못하게 하는 기술을 말한다. 상대를 쓰러뜨리고 위에서 눌러 일어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누르기라고 하며, 손이나 팔뚝으로 상대의 목을 제압하는 것을 조르기라고 한다. 또 상대의 관절을 젖히거나 비트는 것을 꺾기라고 한다. 잘은 몰라도 일단은 설명을 먼저 들어두면 기술을 익힐 때 도움이 된다. 알았어?”

“예, 알겠습니다.”

현수는 유도 도장에 다닌 지 3달째이고 연습도 몇 번 해보았기에 대충은 알고 있었고 현빈은 오늘 처음 듣는 거지만 똑똑하기에 금방 이해할 수 있었다.

다만 아직 연습과 실전을 해보지는 못했기에 일단 이론이라도 알아두려는 것이다.

“자… 마지막으로 급소지르기 기술이 있다. 사람의 몸에는 구조상으로 약한 부분이 있는데 그 부위에 어떤 충격을 받으면 생명에 영향을 미치거나 또는 고통이 심해 일시적으로 신체 기능을 상실하게 되지. 이 생리적인 약점이 급소다. 급소지르기는 상대의 급소를 치거나 지르거나 차서 상대를 제압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의 성질상 근본적인 원칙만 인정하고, 익히기(일반연습)는 하지 않는다. 초기에는 허공을 지르거나 차거나 치다가 모래주머니 등을 이용하여 연습한다, 알았나?”

“예. 알겠습니다, 관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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