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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의 기어-79화 (79/109)

< -- 79 회: 사막으로 -- >

미완성의 요새 점령 이후 적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라는 명령이 내려왔다. 덕분에 신운성은 휴식 시간이 많이 늘어났다.

'시간이 아깝다.'

요새에 집착을 보이는 수뇌부의 결정에 신운성은 혀를 찼다. 요새 하나를 점령한 뒤 곧바로 다른 거점들에 대한 공략을 시도하는 것이 옳아 보였다.

'어쨌거나 수련이나 더 하자.'

요새 공격을 하며 신운성은 자신이 아직 갈 길이 멀었다고 판단했다. 멀쩡한 땅을 사막으로 만들 정도의 힘은커녕 밤새 좀 싸웠다고 지쳐서 헐떡였다. 일반 전사들을 기준으로 놓고 봤을 때 신운성은 평균 이상이었지만 신운성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과거 능력자들의 기준에서 보면 그냥 평범한 병사 수준일거야.'

남부의 지형이나 자연을 살펴보면 기형적인 것이 많았다. 북부의 자연은 정상적이었으나 남부는 마나의 흐름이 꼬여 있었다. 날씨도 괴상했고 불규칙적이었다.

'그나저나 이상하단 말이야. 북부인들의 정착지는 또 괜찮아 보이고. 이것도 신의 영향인가?'

고개가 절로 흔들어졌다.

'수련하자.'

상념이 길어지려 하는 것을 막고 신운성은 수련에 들어갔다. 플라긴의 마나 사용법이란 책의 내용은 시도도 하지 못했다. 완벽하게 이해도 못하는 상태에서 시도했다가 잘못되면 본인 손해였다. 때문에 새로 얻은 오러 연공서 2권을 중심으로 수련했다.

'새로운 방식이다.'

한 권은 기초적인 것이었기에 금방 파악했다. 다른 한 권도 그다지 어렵지는 않았다. 새로운 오러 연공법을 입수해 익히니 자연스럽게 지식과 함께 이해력이 늘었다.

보통 사람은 오래 걸려 몸으로 체득할 일을 신운성은 며칠 지나지 않아 해냈다.

'마스터의 벽이 보인다.'

새로운 방식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신운성의 오러 연공법 숙련도는 쭉쭉 올라갔다. 마나가 쌓이는 속도가 엄청나게 불어났다.

'고비!'

어느새 도달한 곳은 거대한 벽 앞. 어려움을 느낀 몸 안의 마나는 힘을 잃고 주저하고 있었다. 거대한 난관 앞에서 힘을 잃기 시작했지만 신운성은 포기하지 않고 집중했다.

'여기서 포기하면 개밥 된다!'

포기하게 되면 며칠간의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갈 상황이었다. 마스터의 벽을 넘기 위해 사용하는 힘의 양이 엄청나기에 제대로 이루지 못하면 타격이 오기 때문이었다.

작은 그릇에 이슬이 고이는 것처럼 천천히 마나가 모였다.

짜증나고 답답한 시간이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신운성은 절대 서두르지 않고 끈기 있게 기다렸다. 몸 안의 모든 감각을 일깨워 외부의 마나를 천천히 빨아들이며 힘을 모았다.

'동시에 해내야 한다. 동시에. 그러려면 더 모아야 해!'

지독하게 느리게 모이던 마나는 조금씩 모이더니 점점 덩치를 불려나갔다. 사막에서 갈증을 느끼는 것처럼 신운성은 재빨리 마나를 사용해버리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조금만. 조금만 더!'

정신적인 피로가 몰려왔다. 정신력을 철심으로 올렸음에도 피로가 몰려올 정도로 피곤했다. 그래도 쉴 순 없었다.

참고 견뎌내는 인내의 시간은 계속 흘렀다. 그러던 어느 순간이었다.

스스스스스스스.

신운성의 몸을 중심으로 공기가 회오리치기 시작했다.

'지금!'

내부의 마나가 충분히 모인 순간 마나 공명 현상이 일어나며 외부의 마나 흐름에 영향을 주었다.

신운성은 가차없이 폭발적으로 마나를 운용했다.

지금까지 마나가 지나다니던 몸 안의 길에 동시 다발적으로 마나가 흐르며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퍽!

무엇인가 뚫리는 소리가 들리며 마나는 질주했다. 신운성은 질주하는 모든 마나들을 세세하게 조종했다.

마스터라는 호칭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완벽하게 다룰 수 있다고 말 할 때 주어지는 호칭이었다. 물론 정말 모든 면에서 완벽하다는 소리는 아니다. 일반인의 기준에서 볼 때 완벽하다 여겨지는 경지에 이른 자를 마스터라 부르는 것이었다.

신운성의 마나 조종은 완벽에 가까웠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마나를 이끌었다.

그러자 신체에 변화가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거대한 마나의 흐름에 빠진 몸은 마나를 좀 더 사용하기 편한 봄으로 조금씩 개조되기 시작했다.

순간 외부에서 공명하던 마스의 흐름이 더욱 거칠어졌다. 회오리가 주변의 마나를 무서운 속도로 빨아들였다.

'크윽!'

갑자기 빨라진 마나의 유입에 신운성은 이를 악물고 버텼다.

'받아낸다! 멈추면 안 돼!'

위험한 순간이었다. 처음 시도를 하다 실패해 멈춘다면 그저 약간의 타격을 받는 정도지만 지금은 달랐다.

이젠 정말 목숨을 걸어야 할 때였다.

'간다!'

신운성은 이를 악물고 마나의 흐름을 이끌었다. 몸이 터질 것 같은 느낌에 정신이 점점 혼미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릿속으로는 끊임없이 오러 연공법에 대해 생각했다.

그때였다. 갑자기 플라긴의 마나 사용법이 떠오른 것은.

'어?'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단 한 번 읽은 지식이 떠올랐다.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것이?'

외부의 마나 흐름을 느끼는 정도가 아니었다. 마나의 성질과 분포까지 느낄 수 있었다.

- 철심이 상승했습니다.

- 문일지십이 상승했습니다.

여러 번 반복되는 메시지를 들었지만 신운성의 정신은 마나에 온통 쏠려있었다.

'이것이 내 몸이 겪는 변화.'

자신의 신체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제3자처럼 객관적으로 분석하게 되었다. 그 순간 신운성은 고통에서 풀려났다.

'아.......'

모든 것을 확실하게 느끼는 순간 주변의 마나가 자신의 마나와 공명하는 것이 느껴졌다.

신체 밖의 마나를 움직이는 법을 터득하게 된 것이었다.

'이것이 플라긴이 말하던 마나 사용법.'

세상의 모든 마나를 움직이는 방법은 아니었다. 단지 자신의 주변에 흐르는 마나를 이용하는 아주 기초적인 방법이었다.

공명이 가능해지자 오러 연공법은 어느새 완성되어버렸다. 오러 마스터의 벽은 이미 뛰어넘은 상태.

목표는 이미 이루었지만 신운성은 마나 사용법을 맛보게 되자 푹 빠졌다.

'알면 알수록 신기한 힘이다.'

감각이 변했다.

어려서부터 눈이 보이지 않게 된 사람이 처음 눈을 떴을 때 자신이 본 것이 무엇인지 인지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살면서 계속 사용했던 감각과 눈에 보이는 것이 일치할 때 그제야 그것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게 된다.

신운성도 그런 상태에 빠졌다. 다만 다른 것은 오러 마스터에 오르면서 함께 올라간 문일지십의 능력치로 인해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마법.'

플라긴의 마나 사용법.

그것은 마법이란 것을 사용하기 위해 익혀야 할 가장 기초적인 능력이었다.

오러를 자유롭게 이용한 신운성의 전신은 환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몸을 감싸고 있던 옷이 순식간에 가루가 되며 떨어졌다. 이후 신체 변형이 일어났다.

몸이 더 커지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외형적으로 변한 것은 없었다. 다만 내부는 예전과 전혀 다른 몸이 되었다.

뼈는 더 단단해지고 근육은 더욱 질겨졌다.

- 강철 체력이 상승합니다.

- 괴력이 상승합니다.

- 신속이 상승합니다.

몸이 변하니 능력치도 상승했다.

"후우........"

위험했던 수련이 겨우 끝났다.

"오빠. 괜찮아?"

밖으로 나오니 가장 먼저 인사하는 것은 서은하였다.

"그래. 괜찮아."

이윽고 신운성은 서은하에게 자신이 오러 마스터에 올랐음을 알렸다. 그러자 서은하는 자신의 일인 것처럼 크게 기뻐했다.

"진짜? 정말 잘 됐다."

"너도 곧 오를 거야. 오러 마스터. 내가 도와줄 테니까."

"고마워, 오빠."

신운성이 강해졌다는 사실은 다른 부인들에게도 알려졌다.

"오러 마스터라고요?"

페르나는 눈을 깜빡 거렸다. 오러 마스터는 흔한 존재가 아니었다. 오러 마스터가 있는 부족은 다른 부족이 어떻게 하지 못할 정도로 강력해질 수 있었다. 오러 마스터를 막아낼 수 있는 존재가 별로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

"아아......."

감격한 페르나는 신운성을 꼭 끌어안았다. 페르나가 알기로 세상에서 가장 강한 무력을 지닌 존재가 바로 오러 마스터들이었다.

아미야와 카리나의 반응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어서 축하 자리를 마련해야겠어요."

오러 마스터의 탄생은 부족의 경사. 페르나는 얼른 카딘에게 달려가 이를 알렸다. 아미야와 카리나 또한 다르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카딘과 호안바트, 그리고 레던이 집에 도착했다.

"그게 진짠가? 오러 마스터라고?"

대답대신 신운성이 뽑은 메이스에 오러가 환하게 맺히더니 길이가 더 길어지기 시작했다. 메이스에서 더 길어지는 것이기에 몽둥이가 더 길어진 모습이었다.

"허허. 허허허허."

호안바트는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냥 영웅의 인척이라고 해도 상당한 권력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영웅이 오러 마스터라면 나눌 수 있는 권력은 더욱 커진다.

즉, 더 큰 세력을 차지할 수 있게 되었단 소리였다.

"이제 정말 바빠지겠군."

호안바트의 말대로 신운성은 더욱 바빠졌다.

연합에 새로운 오러 마스터가 탄생했다는 이야기는 금방 퍼졌다. 새로운 오러 마스터가 더구나 그들에게 승리를 안겨준 영웅이었기에 여파는 더욱 심했다.

"이제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그가 적임자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사막 부족들을 끌어들이느라 뜸을 들이고 있었으나 오러 마스터라는 강력한 전력이 생기자 준비하고 있던 작전을 실행하게 되었다.

코벵 점령.

북부와 남부를 잇는 중요한 항구 도시를 점령하는 일이었다.

항해 기술이 갑자기 발전해 단숨에 바다를 건널 수 있다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식수와 음식 그리고 배에 탄 사람들과 짐을 생각하면 현재 선박 기술로는 어려운 일이었다. 코벵에서 한 번 정도 들려 보급을 하고 넘어가는 것이 최고로 효율이 좋았다.

신운성은 코벵 점령 작전의 책임자로 임명되었다.

이로 인해 호안바트는 더욱 바빠졌다. 신운성과 혈연으로 연결되길 바라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 혈연이 아니라면 면식이라도 갖기 위해 호안바트를 찾았다. 갑자기 찾아가는 것은 예의가 아니니 아는 사람을 통하려는 행동이었다.

사막의 전쟁을 준비하는 동안 신운성은 사막 전사들의 중심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주에 생일이 있는데 주중에는 친구들하고 만나기가 어려워 오늘 모이게 됐습니다.

모두 편안한 일요일 보내시고 더위 조심하세요.

선작 추천 평점 코멘트 쿠폰 후원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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