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로인이 히로인을 공략함-292화 (292/331)

〈 292화 〉 277. 레오의 침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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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남중국

한국이 백화교에 의한 침식지대 토벌로 해가지지 않는 나라로 급성장하고 있을 무렵.

중국은 남과 북으로 갈라졌다.

남쪽은 공산주의인 중화인민공화국으로 국가주석은 장학채

북쪽은 민주주의인 신 중화민국으로 국가 대총통 밍메이.

장학채는 부주석인 천원을 시켜 본격적으로 북중국인 중화민국과 적대하기 위해 헌터들을 길렀으나,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타악!

장학채는 한국이 영토를 대대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기사가 실린 신문지를 내던졌다.

“이런 빌어 처먹을.”

저번 전쟁에서 철저히 패배하고 핵까지 폐기되었다.

그 썩어빠진 쓰레기인 하정석이 대통령으로 잇는 한국이 중국보다 잘 나간다.

화가 치밀지만, 지금으로서는 뾰족한 수가 없다.

당장 저 위쪽의 서북 군벌이 장악한 북중국을 쓸어야 한다.

한국이 지원하고 있다지만 아직 제대로 국가로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북중국이다. 심지어 인구도 크게 차이가 난다.

‘그래. 지금은 통일이 우선이야.’

이번에 치우단의 슈에리인지 뭔지도 한국으로 간다고 하니 그 틈에 북경에 대규모 군대를 보내 쓸어버리면 된다.

밍메이 정도야 별거 아닐 테니 문제가 있겠나.

그래야 하는데.

“뭐라고? 불가능해? 그게 무슨 개소리야?”

“우리와 밍메이의 헌터 질이 차원이 다릅니다.”

부주석 천원은 딱 잘라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그렇지 수로 못 밀어붙인다고?”

“저들의 헌터가 우리 헌터를 일당백하고도 남아요!”

그래. 그렇다쳐도 이대로 중국을 갈라놓을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이러다가 정착해버리면 남북조 꼴을 면치 못하네.”

“그래도 안 되는 건 안 됩니다. 저번 전쟁에서 헌터를 다 잃은 것이 큽니다.”

“끄으응.”

너무 단호하니 뭐라고 할 수도 없다.

게다가 틀린 말도 아니니까.

어쨌든 저번 전쟁에서 전력을 갈아먹은 것도 사실,

여기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그러니 지금은 참으셔야 합니다. 이 나라가 한국 같은 체제였으면 진작 시위나고 주석선생은 끌어내려 졌을 겁니다!”

“자네 그걸 말이라고.”

말이 아니면 이게 무엇인가.

오히려 이것도 상대가 주석이라 적당히 봐주면서 설명한 거다.

생각 같으면 몇마디 더 했겠지.

“그만큼 큰 피해란 말입니다. 무려 백만이예요. 백만! 백만이 뉘집 애 이름인 줄 아십니까?”

“그거 사람하고는.”

누가 그걸 모르나. 솔직히 백화교 측에서 그만한 무기가 있을 줄은 꿈에도 예상 못 했다.

그래도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여기서 무리하지 않으면 중국은 반으로 갈라지고 말 것이다.

그럴 수는 없는 일이지.

“지금은 괜한 욕심을 부릴 때가 아닙니다. 지금 우리 헌터들로 북진하면 밍메이에게 필패고, 심하면 반격당해 이 주석궁이 불탈 수도 있어요.”

“알겠네. 알겠어.”

그래도 그렇지 이건 좀.

천원에게 더 뭐라 하고 싶지만, 다음에는 쿠데타라도 일으킬 것 같아 참았다.

일단은 천원이 실권을 쥐고 있으니까.

“젠장.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그놈들을 그냥 둘 수 있다는 말인가.”

천원이 사라지자, 문득 불만이 터졌다.

최근에 한국을 비롯해 외국의 기업들이 새로운 중화민국에 진출을 시작했다.

이러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된다.

서북 군벌이 완전히 자리를 잡기 전에 쳐내야 한다.

“걱정이 많나 보군.”

어느새 새로운 인기척이 나타났다.

저 존재는 어디서 많이 봤던 얼굴이다.

최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는 인물. 사도 레오.

아니, 그건 이전의 이름일 것이다. 지금은 사도 레오가 아닌 죄악 레오지.

“네놈은. 사도? 아니지 지금은 죄악인가?”

“뭐 유은하 그 망할 년이 제법 눈치가 있어서 이렇게 되었으니 말이야.”

“무슨 생각으로 나를 찾아왔지?”

“한국에 복수하고 싶지 않습니까?”

레오의 말에 장학채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래. 한국에 복수야 하고 싶지. 그런데 지금은 그보다 통일이 우선 아닌가.

이대로 중국이 반으로 갈라지면 앞으로도 북중국에 유입될 인구가 많을 것이다.

“한국이라니. 지금 중국 꼴을 보고 그 말이 나오나?”

“수십 명의 홍위단만 주시면 하정석과 백화교를 잡아드리지요.”

홍위단. 저번 전쟁을 말아먹은 탓에 쿠데타는 아니더라도 장학채는 신변 보호를 위해 남은 헌터 무리 중 가장 강한 헌터들만 모아 친위대를 결성했다.

그것이 바로 홍위단.

홍위단은 주로 장학채에게 반발하는 자들을 죽이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조직으로 암살단이나 다름이 없다.

그 홍위단을 빌려 한국으로 가 일을 도모하겠다는 것은 작정하겠다는 소리다.

다만. 그게 가능성이 있는지 알 수 없다.

지금까지 한국을 침공한 죄악들은 좋은 꼴을 보지 못했다.

“그게 무슨 소린가? 아무리 죄악이라도 거기 들어갔다가 살기는 힘들 텐데?”

“그래도 유은하만큼은 잡아야겠습니다.”

“그만큼 한이 맺혔군.”

그 마음 이해는 가지.

사람을 약 올리는데 특화된 인간이 바로 유은하란 계집이었으니까. 딱 여자 하정석이다.

“그러니 중국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일본이나 다른 경로는 수배가 되어있기 때문에. 들어가기가 어렵습니다.”

확실히 중국은 아직 죄악 관련해서 수배를 걸지 않았다.

언론도 주석궁이 통제하고 있으니 괜찮을 테고. 레오가 도움받으려면 중국 밖에 없을 것이다.

“중국을 통해 몰래 한국에 들어가겠다는 소리인가. 그런데 자네도 홀로 들어갈 수 있지 않나?”

“저번 죄악과의 전투를 보니 유은하는 대비했습니다. 그러니 이런 식으로 뒤를 치는 것이 낫습니다.”

레오의 말에 장학채는 일리가 있다 여겼다.

죄악이 허점을 찌르고 들어간다면 그래도 승산은 있지 않을까.

“그렇겠지. 허점을 찔러 들어가서 주요인물만 잡아도 되니까.”

“네. 일이 잘된다면. 복수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하면 북중국을 잡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말로만 들으면 그럴듯하지만.

장학채는 바보가 아니다.

저번 전쟁으로 어느 정도 신중해졌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이길 수 있나?

“이길 수는 있나?”

“당연하죠. 제게는 그들을 이길 힘이 있으니까요.”

호오. 그건 구미가 당긴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지금 한국은 헌터도 그렇고, 빌런도 그렇고. 그야말로 세계최강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다.

당장 백화교만 해도 고작 수만 명만 파병해서 죄악들의 군단을 쓸어내고 바로

“아지다하카라고 아십니까?”

“아지다하카는 대격변을 일으킨 놈이 아닌가.”

그덕에 중국도 엉망이 되었지.

물론 아지다하카 덕에 헌터 출신인 자신도 주석을 해 먹는 거지만.

“그 아지다하카의 파편이. 제 손에 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엄청나다는 건가?”

파편이라면 그 파편을 이용해 한국을 엎어놓을 수도 있다는 사실인가?

“네. 그렇습니다.”

그래. 어차피 자신과는 상관없다.

한국에서 무슨 일이 터지든 자신은 관련 없다.

“알겠네. 그렇게 하지. 다만 나는 몰래 자네를 보내는 것뿐. 그러니, 나머지는 자네가 알아서 할 일이야.”

“예. 알겠습니다.”

레오는 입가에 비열한 미소를 지었다.

장학채가 한국으로 가는 길만 열어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 * *

한국 헌터 협회

죄악까지 무찌르고 한참 기세등등하던 한국 헌터 협회에서 어느 날 일이 터졌다.

삐이익 삐익

침입자를 알리는 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한 것이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최철식은 가만히 생각해보는데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회장님!”

“이건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최철식은 다급하게 들어온 부회장 정나윤에게 물었으나,

“회장님. 어서 도망치셔야 합니다!”

정나윤은 반대로 최철식을 데려가려 했다.

정말 갑자기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

“무슨 소리야?”

“협회에 뭔가 쳐들어왔습니다!”

퍼어억!

뒤에서 정나윤을 발길질하는 이가 있던 탓에 정나윤은 앞으로 고꾸라져 그대로 최철식에게 밀렸다.

“크으윽?”

“헌터 협회의 최철식.”

누가 자신을 부르나 싶어 고개를 들어보니 금발의 사내였다.

“뭐지? 네 놈은? 뭔데 감히.”

그 얼굴은 가만히 보니 익숙했다.

사도 레오. 지금은 죄악으로 몰려 도망을 다니는 작자가 아니던가. 그런 놈이 감히 한국의 헌터 협회에까지 나타나다니.

하필이면 주력이 동북 삼성에 빠졌으니 기습을 막을 수가 없었다.

“일단 이 헌터 협회부터 박살을 내야 백화교 지원 세력을 끊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말이야.”

백화교 지원 세력을?

그렇구나. 레오. 이놈은 지금 백화교에 보복하러 온 것이다.

“킥킥킥. 어이가 없군. 내가 그냥 당해줄 거라 생각하나? 어린 새끼가 내가 대머리라고 우습게 보이는 모양인데.”

협회장 자리가 공석이라 주워 먹은 게 아니라 이 말씀이다.

최철식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개 헌텨 협회의 협회장 따위가 아지다하카의 파편으로 무장한 나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나?”

아지다하카의 파편이라.

설마 그 대격변을 일으킨 아지다하카의 파편이란 건가.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저를 죽이러 왔으니 맞서 싸워야 한다.

“길고 짧은 거는 대봐야 알겠지. 감히 여기까지 쳐들어왔으니 너에게 한국인의 매운맛을 보여줘야겠군.”

“뭐라 지껄이는.”

최철식은 반짝거리는 머리를 앞으로 내밀었다.

설마하니 협회장에 오르고 이것을 쓸 날이 올 줄은 몰랐건만.

어쩔 수 없다. 여기서 다 죽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정나윤도 살려야 하니까.

‘설마 했더니 태양인 최철식의 이명이 다시 날릴 때인 건가.’

자신을 뒷방 늙은이 취급을 하는 주제에 죽이러 온 저 어린아이 따위에게 쉽게 목숨을 내어줄 수는 없는 일이다.

“태·양. 권.”

파지지지직

머리털 하나 없는 반짝이는 머리에서 시작되는 눈 부신 빛이 세상을 뒤덮었다.

* * *

가만히 지연이의 고치를 본 지 며칠이 지났다.

이미 대놓고 자리를 잡고 천장과 바닥에 길게 지지대를 만든 채, 고치는 가끔 흔들릴 뿐 큰 변화는 없었다.

“이건 언제 부화할까?”

이미 작가 유은하로부터 들은 것이 있으니, 괴인이 된 이후 지연이의 능력은 기대해도 될 것이다.

사실상 최강자 중 한 명이라 할 수 있겠지.

그 왜 어떤 닌자 만화의 눈깔 싸움보다 더 뛰어날 것 같다.

“은하야. 큰일이야!”

“무슨 일?”

최시우가 달려올 정도면 큰일인데?

“레오 그 미친놈이 헌터 협회를 기습했어!”

“뭐라고?”

레오가 헌터 협회를 쳤다?

잠적한 놈이 어디 갔나 했더니 그런 곳에 있었던 건가.

그런데 그게 무슨 문제가 되나?

“그래서? 최철식이랑 정나윤이 죽었어?”

그 둘이 그리 쉽게 죽었을 거 같지는 않은데.

“보이지는 않지만, 전투의 흔적으로 봐서는. 피가 사방에 흩어졌더래. 그리고 협회 내부의 헌터들은 다 죽었고.”

뭐 협회의 주력들은 만주 쪽에 파견 나가 있으니 사실 지금 협회를 친 것은 빈집털이에 가깝다 봐야겠지.

최철식을 친 것은 어쩌면 단순한 분풀이일지도 모르고.

최철식이 그렇게 쉽게 당할 인물은 아니다.

레오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상대는 태양인 최철식.

최철식이 발하는 눈 부신 빛은 상대의 눈을 멀게 하는데 특화되었다.

시체가 발견되지 않았으면 죽었다고 볼 수는 없겠지.

“흐음. 그럼 지금 뭐 하는데?”

“만주에 나가 있던 유진석이 돌아와서 싸우고 있어.”

유진석이 돌아와서 싸우고 있다?

“레오와?”

“응. 이미 인터넷에 나오고 있을걸.”

그랬다. 어느새 인터넷에는 유진석 vs 레오가 실시간 검색어로 올라왔다.

영상은 이미 라이브로 올라오고 있었다.

신검의 힘을 잃은 유진석이 언제까지 레오를 붙들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그래도 버티기는 할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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