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9화 〉 274. 고립된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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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인들이 지리고 있는 마그라를 쳐다보면서 기가 찬 표정을 지었다.
“뭐 이런 변태가 다 있어?”
지연이의 물음에 최시우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원래 이런 애 아니야. 원래는 프라이드 엄청 높은 년인데. 아무래도 역사가 달라지면서 여자친구를 은하에게 빼앗기고, 원래는 같은 죄악 중 라이벌격이라 할 수 있는 요하나도 사라졌으니. 아마 여러 복합적인 이유로 은하에게 떨어지기 쉬워졌던 거겠지.”
“원래라니? 시우 너는 알고 있었어?”
아, 최시우가 회귀자라는 것을 아는 건 나뿐이지.
“아, 나도 신검소유자니 좀 특혜 같은 것이 있어. 게다가 유은하는 폭식이잖아? 아마 공명한 것도 있을 테고.”
적당히 부드럽게 넘어갔다.
“자, 그럼 이제 떨어트릴 거 전부 떨어트렸는데 이제 어쩔 거야?”
“이제 슬슬 언론을 움직여야지.”
슬슬 끝낼 때가 되었다.
“언론을?”
“분노 그 버러지 같은 놈은 지가 여태껏 세워놓은 이미지로 뒤에 숨어서 힘을 기른 모양이지만. 이제 세계적인 왕따가 될 시간이야.”
큭큭큭. 두고 보자. 분노의 죄악. 네놈도 내일이면 다 끝날 거다.
“그런데. 오만의 죄악은 어떻게 됐어?”
“오만의 죄악은 감옥에 있어. 원래 협회 측에서 데려가려고 했지만, 우리 쪽에서 잡아두기로 했지.”
최시우가 뿌두 하게 말했다.
그건 잘했다.
따지고 보면 협회 측에서 데려가는 것이 맞다.
백화교는 빌런 집단이고 협회는 국가 공인 기구니까. 그런데. 사도는 그보다 높은 위치에 있다.
사도가 죄악 관련해서 공론화해서 한국 협회로부터 오만을 데려갈 수도 있다.
“잘했어. 혹시라도 사도가 조사하겠다며 끌고 갈 수도 있거든.”
“자연스럽게 레오에게 넘어갔을지도 모르지.”
역시 전 신검사용자. 판단력이 좋다.
좋아. 일단 감옥에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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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의 감옥에는 오만의 죄악 루시우스가 갇혀 있었다.
“젠장. 설마 이렇게 당할 줄이야.”
이야. 오만의 죄악이 보기 좋구먼.
“여~오만이~뭐 지내기는 편하고?”
“네이년! 내가 누군 줄 알고 이러는 거야?”
아주 잘 알지. 지금 그렇게 잘난 체할 때가 아닐 텐데.
“누구긴 누구야. 함정에 낚여서 들어오다가 줘 털린 놈 놀리러 온 백화교 단장이지.”
“이 망할 년이!”
몸을 버둥거리지만, 그뿐이다.
얼어붙고 강철이 박힌 몸이 감히 뭘 할 수 있을까.
유진석 세대와 최시우의 다굴을 이길 수는 없지.
저러고 징징거릴 뿐이다.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네.
“이년이고 나발이고 심문을 시작하겠습니다.”
“뭐라고?”
“뭐 당신은 일방적으로 심문할 테니까.”
“누가 대답할 거 같냐?”
대답하지 않아도 좋다. 어차피 말 안 할 거라는 것도 알고 있지. 협동심이 거지 같아도 결국에는 죄악들이니까. 서로 죽이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쨌든 심문은 말 그대로 일방적이니까.
이미 범인을 알고 있는데 공들여 이놈을 고문해서 입을 열게 할 이유가 없다.
“당신은 사도에 있는 레오와 알고 계십니까?”
“지랄.”
“맞다네. 적어.”
시우가 옆에서 심문을 돕고 있다.
그냥 내가 쓰라는 대로 쓸 뿐이지만.
“이런 미친년을 봤나.”
“레오는 사도가 아니라 죄악입니까?”
“마·말도 안 되는 소리를.”
“이것도 맞네. 써. 협회가 좋아하도록.”
“아주 멋대로 써재끼는구나? 더러운 년.”
그걸 네 입으로 말해도 웃길 뿐인데.
“자, 당신은 레오의 명령으로 유은하나 백화가 송도를 비울 때 기습하기로 했습니까?”
“명령이라니! 내가 누구 명령을!”
“이것도 맞고.”
시우는 또 쓴다.
“웃기는 소리 하지 마. 사도 따위가 어째서 나랑.”
“일단 뭣도 모르고 나대는 네놈들은 죽어줘야겠거든.”
“뭐?”
슬슬 말해도 되는 걸까?
굳이 숨길 이유가 없다는 거지.
“그야 내가 폭식이고 이쪽의 최시우가 색욕이니까.”
“!!! 어쩐지 그래서 자꾸 뭔가 느낌이 이상했던 건가. 죄악이라는 놈들이 인간의 편을 들어?”
자기들이 왜 세상을 점령해야 하는지도 알지 못하는 머저리들이 누구한테 저러는 걸까. 정말 미련한 작자들 같으니라고.
단합만 했더라도 이 모양은 아니었을걸.
결국 죄악이라는 컨셉과 성격 때문에 이 모양이다.
하나 상대하기도 벅찼던 것이 시우네 세상이었을 텐데.
쯧쯧쯧. 더 말해 뭐할까.
“병신들인가? 전쟁으로 사람들을 죽이기만 하면 다 되는 줄아네.”
“뭐?”
“덕분에 좋았어. 단합도 안 되고 자기 힘만 믿고 나대다가 무뇌를 증명했지. 너희 구 죄악들은 그 모양이야. 그 덕에 우리는 착착 인간의 영토를 지배해 나가고 있네?”
죄악 덕에 우리들은 백화교는 사람들의 찬양을 받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정의의 빌런이라고.
뭐 말이 빌런이지 따지고 보면 그냥 괴인집단으로 이루어진 정의의 세력일 뿐이다.
“설마 우리 죄악들을 이용해서 너희가.”
“그런 거야.”
“그럼 요하나도?”
이야. 그 정도 눈치는 있네.
“아 요하나? 그 노예년? 큭큭. 맞아. 그거 아냐? 걔 수간충이라고. 파충류 모습으로 좆박아주니 바로 내 노예 선언 하던데?”
“설마.”
“이제 내가 시킨다면 러시아에서 키우고 있을 괴수 군단으로 레오랑 네놈의 영역도 칠 거다.”
지금도 내가 언제든지 치라고 하면 칠걸?
물론 지금은 방구석에서 내 분신 용용이에게 마사지 받는 것이 더 좋겠지만 말이야.
“레오라니 나는 모르는 인물이다!”
“뭐 상관없어. 이번 심문은 어쨌든 네가 동료를 고발한 거로 될 테니까.”
이제 배신자로 낙인찍히겠지.
그래봤자 레오 하나뿐이지만.
제 발 저린 레오는 자신이 죄악으로 몰리면 스스로 밝힐 것이다.
“치졸한 년!”
“그리고 하나 더 알아두는 게 좋아.”
“뭐?”
“네가 송도를 기습하는 사이 마그라도 내가 성노예로 만들었거든.”
언제든 나한테 대줄 수 있다는 말씀.
“하 그년이? 거짓말도 적당히 해라.”
자, 그럼 슬슬 마그라를 꺼낼 때인가.
나는 뒤에서 개목걸이로 끌고 온 마그라를 보여줬다.
“자, 인사해. 서로 동료지?”
“네 주인님.”
“허. 마그라. 너 꼴이 그게 뭐야? 미쳤어?”
이야 루시우스가 놀랄 정도면 말 다했군.
마그라도 결국 암컷이란 의미지.
“뭐래? 더러운 수컷이. 네가 뭔데 나한테 미쳤냐 말았냐야?”
“야, 너 그런 년 아니었잖아!”
그런 년이 아닌 걸 자기가 어떻게 알아.
나는 마그라의 뒤에서 마그라의 풍만한 가슴을 꽉 잡았다. 그러자, 마그라의 엉덩이가 찰지게 떨렸다.
그래. 바로 이 맛이거든.
이 맛에 마그라를 따 먹는 거다.
“그거야 주인님은 만나지 못했을 때고. 지금의 나는 오로지 주인님의 애완견.”
“들었냐?”
“젠장! 처음부터 우리는 낚이고 있던 건가!”
낚이고 자시고 이길 수 없는 싸움이었지.
이쪽은 작중 최강의 전투력을 가진 용용이와 회귀한 신검이 있다.
유은하라는 캐릭터가 죽지 않아 죄악이 유리한 전장도 되지 않았다.
“그야말로 대어지. 자기들 존재 가치도 모르는 멍청한 놈들. 세상은 나처럼 지배하는 거지 레오 새끼처럼 반반한 얼굴만 믿고 머리 좋은 척하거나 너희들처럼 힘만 믿고 깝죽거려서는 세계정복 불가능해.”
“젠장. 젠장. 젠장!”
그렇게 진 것이 분할까.
“너무 그러지 마. 때가 되면 처형할 테니까 말이지.”
“죽여버리겠다!”
죽인다고? 자기들이?
“죽여? 너희가? 나를? 푸흣! 자 하늘에 비는 것이 좋을 거야. 너도 그 누구냐 수컷탈락 왕따 새끼처럼 신선조에 보낼 테니까.”
그 새끼 아마 지금도 박히고 있지 않을까?
뒷구멍은 이제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벌어졌을 것이다.
유즈키의 말을 들어보니 이젠 완전히 게이가 됐다더라.
오히려 남자랑 스치기만 해도 질질 싸댄다고 한다.
“신선조라니. 설마.”
그래. 그 설마다. 나는 너를 게이로 만들 생각이다.
“요즘 신선조에 해외파 흑인 신선조도 있더라고. 그것도 게이로. 남자만 노린다고 하니까 기대하는 게 좋을 거야.”
아주 철저하게 게이로 만들어주지.
“으아아아아아악!”
그리 머지않은 미래가 기대된다.
그럼 가장 먼저 여론을 움직여 보는 거야.
그다음으로는 겉으로는 멀쩡해 보일마그라의 군대를 이용해서 천공의 섬을 공격하게 만드는 거지.
* * *
천공의 섬
루시우스의 패배 소식은 분노의 죄악인 레오에게도 알려졌다.
레오는 소식을 듣자마자 두 손을 파르르 떨었다.
루시우스가 멍청하고를 떠나 완벽하게 당했다고 하더라.
“젠장. 유은하 그 여우 같은 계집이 감히 함정을 파둬?”
설마하니 루시우스가 그리 쉽게 잡힐 줄이야.
처음부터 유은하는 전부 알고 있던 것일까?
그냥 송도의 방비를 해뒀다고 하기에는 루시우스의 괴수 군단은 만만치 않다.
대체 어떻게 알고 있었을까.
‘아니야. 잠시만. 이상하잖아.’
계획을 알아차리려면 최소한 죄악 내에 배신자가 있지 않고서야 불가능할 텐데.
아니, 애초에 유은하란 인물이 수상하기는 하다.
이렇게 된 이상, 유은하가 선수를 치기 전에 먼저 자신이 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그러자면 사도들을 선동하는 것이 좋겠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레오는 잽싸게 천공의 섬으로 들어가 사도들을 찾았다.
“오 여기들 모여계셨군요. 안 그래도 드릴 말씀이 있었는데.”
때마침 천공의 섬에 다들 모여있다.
이렇게 되면 한번 노려볼 만하다.
그런데 오늘따라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이봐, 레오! 이게 무엇인가!”
“레오! 가지가지 해라. 대체 이거 뭐 하고 다니는 새끼야?”
나이 좀 있는 사도들을 시작으로 젊은 사도들까지. 왜 저런 얼굴들인가.
“네? 갑자기 왜 그러십니까?”
“이것 보게!”
한 사도가 휴대폰으로 뉴스 영상을 틀었다.
[“다음 소식을 알려드립니다. 백화교에 의해 포획된 오만의 죄악 루시우스가 사도 중 한 명인 레오의 명령으로 송도를 기습했다며 백화교의 심문 끝에 밝혔습니다.”]
“이게 대체 무슨.”
[“또한, 오만의 죄악 루시우스는 사도의 레오가 분노의 죄악이라고 추가로 밝혔습니다. 이에 헌터 협회 당국과 청와대에서는 사도에 해명하라고 요구하였으며, 한국의 반응에 귀 기울이던 세계 각국 역시 반사도 감정이 격해져 사도에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분명히 말해 한국발 뉴스지만. 아래 뜬 자막으로 보니 이미 전 세계에 알려진 것이 분명하다.
루시우스가 자신을 배신했다?
아니, 잡힌 이유는 어쩌면 자신의 잘못도 있겠지만.
지금은 변명할 때다.
“이건.”
“입이 있으면 말을 해보시게!”
“이건 모함입니다.”
“모함?”
생각해보니 뉴스에서는 루시우스가 직접말 한 건 나오지 않았다.
즉. 신빙성이 없다.
백화교 측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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