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8화 〉 143. 슈에리와 첫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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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하고 싶어졌어.”
소설 대체역사물 보면 그런 거 자주 보이더라고.
일단 선양에는 우리 숙소가 두 곳이나 있다. 하나는 X급 헌터에게 마련한 협회 측 숙소와 백화교 숙소.
그래. 더 말해 무엇하리. 백화교는 선양의 치안도 담당하고 있다.
북경 군벌이 무너졌으나, 그 자리를 서북 군벌이 대체했다. 그러니 하정석의 견제를 떠나 이번 전쟁에서 활약한 괴인군이 주둔하기를 바란다는 협회 측의 요청이다.
즉 이곳은 내 천하로 길거리에서 돌아다니는 백화교 괴인 암컷에게 손짓만 하면 골목에서 보빔도 가능하다.
“그런데 괴수는 어디 있다는 거지?”
내 물음에 한수지가 레베카에게 받은 문서를 보여주었다.
괴수 등장 장소는 서만주 1 게이트란다.
“서만주 제 1 게이트라는데.”
이름이 왜 그래.
“정확한 이름은 없어?”
“만주랑 간도가 편입되기는 했으나 갑작스러운 거라 지역, 지명 같은 걸 정하지 못한 탓이야.”
“하긴, 애초에 괴수들의 땅이라 황금어장일 뿐이지. 사람들이 살지 않으니 지역명을 새로 지을 이유가 없구나.”
이곳의 침식지대는 옛 북경 군벌 놈들이 마기 정화기들을 이용해 일반 헌터들도 싸구려 마기 정화 장비만 입으면 마기에 오염될 걱정은 없다.
그리고 저 멀리서 한무리의 괴인군이 내 앞으로 질서있게 걸어왔다.
“오셨습니까. 단장님!”
“오냐.”
슈트 차림의 백화교 암컷 괴인들이 내 앞에서 예의를 차리는 모습은 아주 보기 좋았다.
괴인이 되어서 미모 보정을 받은 암컷들은 몸매가 좋기 때문에 눈이 즐거워진다.
내가 헤벌쭉해지고 있었더니 히로인들의 시선이 쏟아졌다.
아니, 뭐. 이럴수도 있지. 여자한테 한눈 파는 걸로 뭐라 그래?
아무튼 지금의 나는 백화가 아닌 은하로 이 자리에 있는 것이다.
“흠흠. 수고들 많으시네요.”
괴인 군은 다들 가면을 쓰고 있어서 표정은 보이지 않지만 다들 좋아서 엉덩이를 씰룩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적당히 엉덩이를 두드려준 뒤 돌려보내자 레이나가 톡 쏘아붙였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수하들까지 그렇게 싹 홀려요?”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
가끔은 불량식품도 좋은 거잖아. 안 그래?
백화교의 괴인들은 이번에 개발된 선양의 괴수요격 시스템을 비롯해 괴인군과 길드 헌터들의 방비에 관해 알려주었다.
물론, 내 알 바 아니다.
내가 뭐 군인도 아니고, 알 필요가 있나 싶다.
그런데 문득 걷다 보니 눈에 띄는 외모가 보였다.
딱 봐도 다른 불량식품과는 차원이 다른 브랜드 치킨이라는 느낌이 드는 여자가. 적갈색 군복을 입은 세련된 여자가 비슷한 군복을 입은 남녀와 걸어오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마침내 눈이 맞았다.
“음?”
“어?”
저 얼굴은 분명히 말해서 그녀다.
“혹시 유은하?”
“혹시 슈에리?”
여기서는 당황할 필요가 없다. 일단 빠르게 얼굴부터 가슴. 허리, 보지둔덕, 다리 라인까지 쭉 보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슈에리의 고간을 눈을 번뜩였다.
“이·이것은!”
“왜요. 무슨 일인데요?”
레이나가 궁금해하길래 조심히 그 귀에 속삭였다.
“오동통. 토실토실 보지둔덕 보지. 앜!”
레이나가 내 볼을 쭈욱 잡아당겼다.
“이따 보지둔덕으로 처맞을래요?”
“어. 그건 나름.”
꼴리는데? 레이나의 암컷 냄새나는 보지둔덕. 그건 꽤 꼴리거든요. 그런데 정말로 슈에리의 그곳은 탐스럽게 생겼다.
아마 돌핀 팬츠를 입으면 아래쪽이 확 빵빵하게 느껴질 정도. 도끼 자국을 중심으로 토실토실 튀어나와 있을 거다.
그거 진짜 꼴릴 듯.
“내가 못 살아 진짜!”
레이나가 내 등짝을 팡팡 때렸다.
아무튼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간 끝에 나는 슈에리와 악수를 할 수 있었다.
“나는 서북 군벌에서 C급 헌터 부대인 치우단을 이끄는 A급 헌터 슈에리라고 한다. 유은하. 너에 대해서는 익히 들었다.”
“반갑습니다. 대한민국 X급 헌터이자 백화교 단장인 유은하입니다.”
설마 스스로 빌런이라 하는 날이 올 줄은 몰랐지.
그런데 한글을 제법 잘하네? 역시 핑타오의 상위호환이다. 핑타오와 달리 로마에 오면 로마를 따르라. 김치국에 오면 김치 법을 따르라를 잘 실천한다.
“괴수토벌에 함께 하게 될 텐데. 함께 잘했으면 좋겠군.”
“예.”
악수할 때 만지작거리는 이 느낌. 말랑말랑하다.
이것이 진정 전투를 지휘하는 여자의 몸이란 말인가!
그래. 이것으로 확실해졌다. 이게 바로 히로인 버프가 아니겠는가.
하도 만져서 그런지 슈에리의 표정이 묘해졌다.
그렇게 말문을 트고 조금 시간이 지나자, 색다른 인물이 나타나 안경을 추켜세웠다.
“어, 벌써들 인사했나 보네.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까?”
부회장 정나윤이다.
이 여자도 몸만 보면 정말 꼴린다. 그런데 이 여자가 왜 여기 있어?
“아뇨. 부회장님이 이곳에 계실 줄은 몰랐네요.”
“아, 나도 이번에 파견 나왔어. 간도 지역에는 유진석이랑 레베카가 가 있고.”
간도 지역에 유진석과 레베카? 이거 러브라인 아니야?
잘하면 레베카 루트 타겠는데? 불방망이는 아내로서는 별로고. 레베카는 성격도 그 정도면 좋고 눈치도 있으며 요리도 잘한다.
게다가 교수로서도 나쁘지 않지.
내가 노릴 생각이었는데, 유진석이 레베카 루트를 타겠다면 나는 성심성의껏 레베카를 양보할 것이다.
“음. 우리가 온 것은 괴수토벌 겸 이미지 메이킹도 있군요?”
“그렇지. 백화교는 빌런 집단이니까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서라도.”
그런 의도라면 나쁘지 않다. 내가 얼굴마담인 것도 있으니까.
“때마침 한국 최고의 아이돌 은하가 단장이고?”
“어, 음 그렇지.”
“뭐 나쁘지는 않네요.”
한중전쟁에서 백화교의 이미지를 어느 정도 만들었으니 지금이 기회다.
이참에 백화교 이미지 메이킹을 하는 편이 낫다.
“자, 그럼 출발은 내일 할 텐데, 만주 1 게이트에 대해 조금은 알려줄게. 만주 1게이트는 이곳 선양에서 북서쪽으로 5km 지점에 있어. 단순한 동굴 형태 던전인데. 지하로 길이 열려있지. 미궁에 대해서는 다들 알겠지? 아카데미 수업 시간에 배웠으니까.”
“네. 그런데 단순한 게이트라면 무시해도 되는 것이 아닌가요?”
이미지 메이킹이라고 해도 그런 작은 규모면 다른 헌터들 밥줄이나 되게 따로 풀어두는 것이 좋을 텐데.
그런데 다른 문제가 있는지 정나윤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래.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냥 동굴형 던전이 아니더라도. 헌터 협회의 헌터들이 파견되어 알아본 결과 직접 게이트에서 괴수들이 밖으로 나오기도 한다는구나.”
“그렇다면 즉.”
“범람. 던전이라는 뜻이야.”
범람. 일부 동굴형이나 이계 차원 게이트에서 낮은 확률로 발생한다.
일반 던전들은 일정 개체의 괴수들이 나타나면 헌터들이 잡지 않는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던전을 점령한다면 던전이 마기를 잃어 리스폰 되는 괴수들은 터무니없이 약해진다.
그런데 일부 던전들은 쓸데없이 괴수들의 수가 늘어난다.
한도 없이 쭉쭉. 그렇게 던전에서 괴수들이 흘러넘치면 범람이라고 부른다.
대범람이 거대한 규모로 게이트가 열려 괴수가 터져 나오는 것을 의미하면 그것을 작게 부르는 것이 범람이라 하는 것이다.
물론 계속 내버려 둘 수는 없다. 나중에 대범람으로도 이어질 수 있으니까.
당연히 늘어나는 숫자만큼 괴수들의 강함도 랜덤이다.
아마 그래서 우리가 불린 것이겠지.
범람 던전이라면 일반 헌터로는 되지 않는다.
“밖으로 나온다면 이미 던전에서 괴수들이 넘쳐난다는 뜻이로군요.”
슈에리의 말에 정나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잠깐, 설마 치우단이나 백화교의 괴인군을 사용해야 한다는 뜻인가?
“그렇지. 이미 범람이 벌어졌다는 말이지.”
“설마 치우단과 백화교의 부대원들을 써야 한다는 거예요?”
“그랬으면 너나 슈에리양에게 요청했겠지?”
음, 그건 그렇다. 수하들까지 동원
“우리끼리만 다녀오라는 뜻이로군.”
슈에리가 의견을 보탰다.
정나윤은 딱히 부정할 생각은 없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중국은 몰라도 중국에 들고 일어난 서북 군벌의 사정도 좋지 않고, 한국도 지금은 만주 전체를 지킬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니까 네가 게이트에 괴인군을 사용하겠다면 오히려 말리고 싶을 정도야.”
괴인들을 쓸 생각은 조금도 없다. 쓰게 되면 오히려 괴인들을 팀킬해버릴 것만 같으니까.
내가 불로 쓸어버리는 것이 더 빨리 끝나기도 하고.
“뭐 간단하겠네. 순식간에 끝냅시다.”
“그리고 시노하라 코토네와 로자리아도 올 테니까. 쉬울 거야. 게이트로 가는 것은 내일쯤이 될 거야.”
시노하라 유즈키와 로자리아라, 그렇다면 온 것이 후회되지는 않는다. 그 둘도 미궁에서 호감도 작 좀 해야겠다.
“넹.”
내일이 기대된다.
* * *
그날 밤은 백화교의 숙소에서 머물기로 했다.
원래는 협회 측 숙소에 머물려고 했는데, 인기 많은 용용이를 취재하겠다고 기자들이 협회 숙소 앞에 몰려들어있더라.
백화교의 괴인들이 제법 좋은 취급을 받고 있다고는 해도 기자들이 함부로 접근하기는 어려우니 아예 이쪽 숙소로 왔다.
그리고 우리는 내 전용으로 만들어진 하렘 사이즈 침대에 다 같이 누웠다.
“범람 던전은 많이 어려워?”
“딱히 크게 어렵지는 않아. 아마 저번 전쟁에서 우리도 피해가 꽤 있으니 한국은 전쟁 후에도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거겠지.”
“우리가 건재한 것을 보여줘야 할 만큼. 피해가 큰 건가?”
중국에 비하면 한참 적고, 전장도 솔직히 그간 버려졌던 북한 지역을 쓴 거라, 오히려 내려오면서 구시대의 주요 도시를 초토화해준 중국군에게 고마워할 처지인데.
“헌터 연합군 5만 중에 1만 가까이 죽거나 다쳤어. 이거 무시할 수 없는 숫자야. 남은 애들이 우리만큼 강하면 모를까.”
그렇게 말하니 확 와 닿네.
“서북 군벌 역시 저 난징 정권과 달리 한국과 친하게 지내겠다는 의지를 보임으로써 독립할 생각이겠고.”
“서북 군벌은 제법 머리가 있네. 장군은 누구지?”
“총사령관 이름이 밍메이일 걸”
잠깐, 이름을 들어보니 보지가 아닐까?
서북 군벌은 워낙 알려진 것이 적어서 말이다.
“보지야?”
“어, 그럴걸? 장학체가 북경 군벌에만 예산을 투자했거든? 당연히 서북 군벌은 사정이 열악하고 병력도 적은 데 열심히 해내더라고.”
서북 지역을 생각하면 독자적으로 돈을 벌려고 해도 러시아와 밀거래 해야 하는데, 그것도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할 거면 사전에 통보해서 조금 더 지원을 바란다던가. 양해를 구했겠지.
아마 코어로 충당했겠는데. 병력과 장비를 생각하면 서북 군벌 헌터들은 중국 최고의 정예가 아닐까.
게다가 북경까지 얻고, 만주 게이트까지 함께 갔다 오면 아마 돈도 어느 정도 받을 것이다.
“이열. 그 머리에 그 수하라는 건가.”
“북경 군벌과는 다르네요. 이 시대에 멍청하게 황제를 꿈꾸려는 작자 2호와 멍청한 핑타오까지. 어휴.”
아공간에 있는 핑타오가 순간 불쌍해졌다.
열심히 뒷담까이는 처지라니.
“자, 그럼 만주에 온 김에 비비기나 할까?”
“에휴. 진짜 상시 발정인가요?
”예쁜 여자들만 곁에 있는데 당연하지?“
핑타오는 자기 전에 한 발 빼는 용도고.
자, 지금부터는 함께 비비는 시간이다.
”오늘은 네 개의 꼬리를 사용하겠습니다.“
”미친 구미호도 아니고, 그건 대체 뭐예요?“
“오늘의 용용이는 정력제도 가득 먹었으니. 실컷 즐길 수 있다 이 말입니다.”
나는 손에 쥐고 있는 암컷용 정력제 통을 흔들었다.
얼마 전에 산 건데 다 먹었다. 그래서 불끈불끈한다.
오늘의 용용이는 밤을 새울 수 있습니다.
게다가 히로인들 앞에서 해볼 것도 있거든.
그 이름하여 강화된 꼬리를 이용한 촉수플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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