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5화 〉 134. 용용이 vs 폭식의 죄악(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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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타오를 때리는 맛은 가히 일품이었다.
중국집에서 금방 나온 탕수육을 담먹하는 맛이었다.
그런데 이거 데자뷰가 느껴지지 않는가?
그렇다. 이년은 지금 박준혁과 똑같은 전철을 밟듯이 나한테 얻어터졌다.
“이야, 시발 파편 박힌 박준혁도 이런 식으로 개 털렸는데, 본체도 비슷하게 털리느냐? 이거 진짜 웃긴 년이네?”
“죽이겠어! 죽일 거야! 죽인다!”
중국어는 못 알아듣는다니까.
그렇게 한 대 더 후려치면서 준널거렸다.
“내가 회사원 시절에는 나름 내노라했던 덕후라 일본어는 알아듣겠는데 네가 뭔 말을 해도 내가 못 알아듣겠어요. 나와 싸우고 싶으면 적어도 한글 패치는 해야 하는 거 아니냐? 기분이 너무 엿 같은데.”
“콜록콜록.”
몇 대 처맞던 년은 기침을 하면서 몸을 꿈틀거렸다.
그냥 더 패자. 이년은 좀 처맞고 한글패치를 해야 한다.
“시발년아. 일어나. 네 머리에 오늘 중화라는 말을 지워줄 테니까.”
* * *
송도
송도에서는 레이첼과 이유정이 거대한 스마트tv를 통해 유은하가 핑타오. 폭식의 죄악을 두들겨 패는 것을 팝콘을 씹으며 시청 중이었다.
중간에 중국 정부의 드론들은 작동을 중지한 모양이지만, 미국, 영국, 일본의 기자들이 드론과 능력을 이용해 전 세계에 방송을 송출하고 있었다.
빠악! 뻐억!
[“찰지구나.”]
[“시발련아 볼따구니 딱 대라. 강냉이 다 털어줄 테니까.”]
화면에는 유은하가 욕설을 맛깔나게 하면서 핑타오를 두들겨 패고 있었다.
볼따구니를 수 없이 주먹으로 후려치고, 명치를 때리거나 아예 팔모가지를 박살을 내고 무릎도 박살을 냈다.
그야말로 일방적인 구타. 중국이 그렇게 믿어왔던 죄악은 쉴 새 없이 두들겨 맞고 있었다.
중국의 희망이 무너진다.
“와, 쟤 진짜 불쌍해서 어째.”
“뭐 은하에게 덤빌 때는 각오해야죠. 보세요. 지금 실시간 라이브에서도 엄청 까이고 있어요.”
이유정은 노트북을 조작해서 레이첼에게 보여줬다.
“뭐야, 이거 전 세계가 다 보는 거야?”
“네.”
ㅋㅋㅋㅋㅋㅋ일기토로 승부 짓자고 하다가 개 털리고 있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학습능력이란 게 없냐. 존나 국제망신 개처럼 처맞노ㅋㅋㅋㅋㅋ
평양이랑 평성에서도 중국 헌터들 개 털었다든데. 유진석 동생답다.ㄹㅇ
타격감 미쳤노 실제로는 저놈 약한 거 아님? 나도 팰 수 있는 거 아냐?
윗놈 미친 새끼임? 은하 움직이는 속도랑 날아간 짱깨년 건물 몇 채 부수고 있는 거 안 보임?
korea No.1!
핑타오는 국제적 망신을 당하고 있고.
유은하는 국제적 위상이 오르고 있다.
“이런 미친.”
중국 정부가 대놓고 국제고립을 자처하면서 죄악과 황룡으로 전쟁을 걸면서 전세계 사람들은 중국에 반감을 가졌다.
그 덕에 한국의 일개 생도가 중국에서 그리 밀고 있는 죄악을 두들겨 패는 모습은 무척 시원했다.
“그래도 대단하지 않아요? 맞는 것보다는 낫죠. 일본에서도 평가는 좋은 편입니다. 오히려 신선조를 투입할 걸 그랬다라는 말이 나오더라고요.”
“신선조라면 그 시노하라 정권? 막부? 의 특수부대라고 했지? 엘프 왕국으로 치면 궁정마법사나 기사단.”
“네.”
“그 시노하라 유즈키라는 년 수상해. 뭔가 따 감이 와. 그 년. 유은하를 노리고 있을 거야.”
뭔가 딱 느낌이 들었다.
그 요망한 여자는 유은하를 노리고 있을 것이다.
“보지도 않으시고 그걸 어떻게 알아요? 물론 유은하에게 안 반할 여자도 없고, 시노하라 유즈키라면 능력을 탐해서라도 데려가고 싶어하겠지만.”
“그냥 느낌이 그래. 정실로서의 예감이야!”
“아, 그래요.”
레이첼과 이유정은 이제 한숨 놓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그녀들은 아직 모르고 있었다.
죄악은 괜히 죄악이 아니었다.
* * *
나는 한참이나 이 망할 년을 두들겨 팼다.
폭식의 죄악이 되어버린 쓸데없는 핑타오 같으니라고. 이러니 내가 히로인 중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
이 정도 후려쳤으면 조금 정신을 차렸을까?
그 주둥이에 한글 패치를 시켜 내가 따먹기 위한 기본 조건은 갖추게 할 것이다.
죄악이 된 이상 내 옆에 둬야 하거든.
그런데 무릎 꿇고 한참 처맞던 이 망할 년이 두 손을 불끈 쥐었다.
“아니, 이 씻팔련이?”
“그아아아아악!”
“어딜 눈을 치켜떠?”
이런 건방진 년이 감히 내 앞에서 손을 불끈 쥐고 내게 눈을 치켜떠?
빠직!
무릎으로 핑타오의 몸을 잡고 북부를 잇는 힘껏 더 후려쳤는데, 이번에는 제법 버티고 있는지 몸이 밀리지 않았다.
“그런데 이년 엄청 단단하네. 죄악이다 뭐 그거야?”
그래서 머리채를 붙잡아서 무릎으로 핑타오의 얼굴을 깠다.
우직! 하는 소리와 함께 면상이 박살 나는 소리가 들렸는데. 멀쩡하다.
“켁. 콜록.콜록. 케엑. 꿀렁”
“이년이 어디다 토하고 있어. 어?”
갑자기 힘이 어디서 난 건지 한 손으로 내 팔을 잡고 그대로 내 복부에 주먹을 주입했다.
뻐어억!
“컥!?”
찰진 타격음과 함께 나는 균형을 잃고 뒤로 고꾸라져 굴렀다.
이건 좀 아픈데. 뭐야, 이거 이 자식 어디서 이런 힘이? 죄악은 죄악인가? 그동안 처먹은 게 다 체력으로 간 거야?
내가 틈을 너무 준 것 같다. 그냥 좀 더 힘을 줬어야 하는 건데.
심지어 이 망할 년 외모도 바뀌었다.
“시발년. 어쩐지 황룡에 죄악 박으면서 폭식의 죄악 본체도 원작과 같을 리 없겠지.”
대가리에 난 사슴뿔을 보니, 황룡의 것과 비슷하다.
아마 황룡과 뒤섞인 건가. 장웨이가 그간 많은 공을 들여왔겠지. 단순히 황룡을 부활시킨 것으로 끝낼 리는 없다.
2페이즈라는 뜻이다.
“끽.끼기긱.끽.”
이제는 인간의 말조차 못하는 것이 앞으로는 수인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시발 이제는 인간으로서 끝장이네. 의사소통도 불가능이야? 응?”
퍼억! 쿠당탕탕!
이번에는 반대로 내가 날아가 몇 번 뒹굴었다.
최근에 처음으로 느껴보는 고통이다.
그제야 내가 무슨 짓을 당했는지 알 수 있었다.
이 미친년. 처맞을수록 강해지는 건지 몰라도, 창을 꺼내 나를 그대로 후려친 것이다.
“어. 이건 좀 센데? 진짜. 가슴이 뻐근하네.”
날로 맞은 것은 아닌데. 이거 꽤 아프다.
못 버틸 정도는 아닌데 그냥 근력으로는 저년과 승부를 내기 어렵다.
굳이 내가 주먹질로 저년을 죽일 이유는 없고, 히로인이라 살려둘 생각이기는 한데. 이러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딱 죽지 않을 정도로만 죽여둬야겠다.
“끽.끼기긱끽.”
한동안 가슴을 부여잡고 낑낑거렸다.
저년이 가진 창도 꽤 업그레이드된 것 같다.
“유은하! 유은하! 정신 차려!”
저 멀리서 유진석이 내 이름을 부른다.
시끄럽다. 누가 이 정도에 당할 것 같나? 좀 아프지만 저런 년을 상대하는 건 어렵지 않다.
이거 나도 조금은 진지해져야 할 것 같다.
나는 아공간에서 검을 꺼내 핑타오를 겨눴다. 그리고 그 끝에 백염을 모았다.
“끼긱끼기기긱!”
멍청한 년이 지가 여유를 되찾았다고 여긴 건지, 천천히, 무슨 마치 꼭두각시처럼 몸을 움직이면서 다가왔다.
“멸망의 백염탄.”
콰과앙!
백염이 압축된 폭탄이 핑타오의 몸을 날려버렸다.
핑타오의 몸에 불이 붙었다.
그런데 꼴에 죄악이라고 금방 불이 꺼졌다.
“멸망의 백염탄.”
그래서 계속 붙여줬습니다.
시간을 끌면 이 빌어먹을 년은 더 괴상한 짓을 저지른 것이다.
그러니까. 이대로 밀어붙여야지. 멍청한 년이 황룡의 힘이 있으면 용용이를 이길 수 있다고 여기나?
천만의 말씀! 용용이는 최강자라는 말씀!
폭식 특유의 힘으로 내 불을 끄고는 있으나 내상은 견디지 못할 것이다.
“백염탄!”
쾅!
내 백염탄은 계속해서 핑타오의 몸을 불태우며 자꾸 일어나려는 핑타오를 넘어뜨렸다.
무려 마왕군 수만을 몰살시킨 백염탄을 더 압축해서 날리는 거다.
꼴에 죄악이라고 잘도 지금까지 잘 버텼다.
어차피 이 정도로는 죄악이니 죽지 않겠지.
콰앙! 퍼엉!
연달아 백염탄을 날리자 이 망할 년은 점차 그 움직임이 둔해졌다.
그래. 이것으로 이제 실력차 좀 깨닫고 조용히 뒤졌으면 좋겠다.
아니, 뒤지지는 말고 HP로 치면 1만 남았으면 좋겠다. 죽으면 죽는 대로 아쉬우니까.
그런데 이게 어쩐 일인가.
“아니, 이 요년은 지치지도 않나.”
“끼긱긱긱기기긱.”
이년은 계속 일어났다. 불굴의 의지로 계속 일어나서 그대로 나를 덮쳤다.
퍼어억!
그대로 내 명치에 주먹을 꽂으면서 나를 바닥으로 내려찍었다.
하필이면, 지하시설이 있는 곳이었는지 그대로 아래층으로 떨어져 바닥에 처박혔다.
“켁! 아직도 이만한 힘이 남아있었어?”
어떻게든 일어나야 하는데, 숨이 쉽게 안 쉬어진다.
“끼긱긱긱.기기긱. 죽어라. 유은하. 악룡. 죽어라.”
이놈이 나에 대해 알고 있나? 내가 아지다하카라는 걸 알아?
아니, 핑타오 자체는 모를 것이다. 아마 죄악이겠지. 죄악이 악룡에 대해 알고 있다.
어차피 죄악의 뿌리는 아지다하카와 연관이 있으니 어쩌면 당연하겠지만. 그렇다면 굳이 나를 죽이려 할 이유가 있나.
“여기서 죽을 거 같냐.”
나는 핑타오의 이마를 한 손으로 꽉 쥐었다. 그리고 백염으로 불태우기 시작했다.
“내가 죽을 바에는 히로인 한 명 죽는 게 낫지.”
화르르르르륵
사실 드래곤이 되는 편이 가장 낫기는 한데. 하필이면 전세계 생중계니 변할 수도 없다.
변하는 순간, 나는 악룡 아지다하카의 악몽을 전 세계 사람들에게 일깨워주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최대한 이 모습으로 싸워야겠지.
애초에 시간만 걸릴 뿐. 이 상태로 이기지 못할 것도 없다.
“꺄아아아아아악!”
“어디, 네가 죽나. 내가 죽나 한 번 해보자.”
화르르르르륵
핑타오의 머리가 불타오르고, 내 목이 으스러진다.
아마 얼굴은 계속 재생되겠지. 질식하느냐 내 목이 박살 나느냐 둘 중 하나다.
이쯤 되면 서로 막 가자는 거다.
“엘리전 하실? 씨발 짱개년아?”
누가 먼저 질식사하는지 내기해보자.
네가 나에 대해 아는 이상, 이전의 히로인으로 다룰 수는 없는 일이니까.
“끽.기기긱.”
“이거 어쩌냐? 네 말대로 나는 악룡이라 안 죽는데.”
까드드드득
아무리 그렇게 조인다고 해도 나는 죽지 않는다. 불굴의 용용이는 죽지 않아.
“끽.끼긱.끽.”
한참을 얼굴을 불태우자 마침내 핑타오의 몸도 힘이 다했다.
목을 으스러트리던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이 빌어먹을 년은 결국 쓰러졌다. 나는 목의 으스러진 뼈가 천천히 회복되는 것을 느꼈다.
그러게 왜 이리 깝치는가. 괜히 고생만 했다.
“후, 시발련. 진짜 최악이네. 이 상태라면 이미 괴인이니 힘 빠진 지금 처리를 해야.”
쾅!
갑자기 핑타오의 몸에서 마기가 분출했다.
“어?”
퍼버벙!
핑타오의 몸이 지속적으로 죄악의 마기가 흘러넘치더니 핑타오의 몸을 감았다.
그리고 그 마기는 언젠가 박준혁이 몸에 갑옷을 덮은 것처럼 서서히 갑옷의 형상을 갖췄다.
근육녀라는 느낌이 들던 핑타오의 몸에 갑옷이 치덕치덕 붙기 시작하더니, 이내 엄청난 모습이 되었다.
“처음 박준혁은 그럼 죄악 본체의 실험대였다고? 허.”
진짜 데자뷰인가?
“죄악의 배신자 악룡은 죽어라!”
“시발. 피해야.”
푸슈욱!
미처 대응할 틈이 없었다. 내 몸에 핑타오의 창이 꽂혔다. 가만히 보니 저년은 나한테 창을 던진 것이다.
시발년, 투창 실력 존나 쩌네. 창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니 능력 같은데.
아니야, 이건 아예 창을 사라지게 했다가 내 몸에 꽂아버린 것이다.
원래 원작 핑타오가 각성 이후에나 사용하는 것을 이렇게?
내 몸은 그렇게 흐느적거리다가 풀썩 쓰러졌다.
그러게 적당히 한 번에 끝내지 왜 능욕해서는……
어두워지는 의식 속에서 귓가에 그런 말이 울린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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