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6화 〉 104. 청와대 습격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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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몸이 활기차다.
몸 안에 차 있던 안 좋은 기운을 모조리 내뱉은 것 같다.
뭐랄까 하복부가 오늘따라 가벼운 느낌이었다. 얼굴도 반짝이고 생기가 넘친다.
“새는 지저귀고 하늘은 구름 하나없이 맑으니 청와대를 치기 딱 좋은 날씨야.”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침대 쪽을 쳐다봤다.
이제 막 깨어났지만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레이첼이 보인다. 뭐 거의 탈수급으로 열심히 싸질렀으니 그럴 만하지 않을까.
“그럼 부인. 부인의 애액으로 푹 젖은 침대 시트가 마르기 전까지는 내 돌아오겠소.”
“아니 꼭 그런 천박한 말투를.”
뭐? 천박한 말투?
“새벽에 내 얼굴에 싸지른 조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처음엔 내가 쌌는데 그다음부터 레이철이 내 얼굴에 조수를 뿌려댔다.
따듯한 조수는 있는 그대로 온몸에 흩뿌려졌다.
엘프의 체액. 이거 참 귀했다. 애기 용용이는 마침내 엘프의 체액으로 꼬리가 건강해졌다!
“아니, 너도 쌌으면서.”
“나는 적어도 네 입에 다가 했지. 혹시 내 얼굴에 싸는 거에 재미 들린 거야?”
“읏.”
내 말에 레이첼이 고개를 휙 돌렸다.
딱히 대답하지 못하는 것을 보니 답이 나왔다.
“와, 정말인가 보네.”
“그러는 너는 나한테 먹이는 걸 즐기면서!”
“원래 용은 침이든 애액이든 조수든 전부 성수에요.”
그러니까 먹이면 그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지.
“몸은 인간이 베이스라며.”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지.”
“와 필요할 때 용인 자유 종족 선택권이야?”
당연하지.
“그럴 수도 있지. 왜 애기 용용이를 기죽이고 그래?”
“너 말이지. 자식도 있는 엄마거든? 아니, 아빠인가. 아무튼, 간에! 애기는 너 같이 징글징글하지 않아요! 진짜 애기는 저기 있는 레이고!”
레이첼이 창가에 있는 레이를 가리켰다.
“뀨잇!”
““어?””
레이가 왜 여기 있어?
나는 공중에서 퍼덕거리는 레이를 두 손으로 꽉 쥐었다.
그런데 이 음탕한 리틀용용이가 은근슬쩍 내 젖을 물려고 얼굴을 들이민다.
아직 아이들에게는 이르니 살짝 밀쳐냈다.
“뀨이잇!”
이건 즉, 레이첼과 내 행위를 계속 지켜봤다. 뭐 그런 의미인가?
하여간 이 음탕한 리틀용용이 같으니, 앞으로 커서 뭐가 될지 몰라도 참 안타깝다.
아무튼 이 꼬마용용이는 나와 레이첼이 비비는 것을 지켜본 것이다.
“대체 왜 레이가 이곳에 있어? 이런 알로까진 애 같으니. 당신 애교육을 어떻게 하는 거야?”
어떻게 교육하면 애가 성인물을 그대로 지켜봐?
“왜 나한테 그래? 나 혼자 낳았어? 허구한 날 밖에서 딴 여자랑 놀아난 년이 그게 할 말이야?"
아, 그렇게 팩트를 꽂으면 내가 할 말이 없지.
“에잇. 몰라! 아무튼 갔다 올 테니 그리 알아!”
"아니, 저 도마뱀이!"
나는 창문을 열고 힘차게 날아올랐다.
불리하면 도망쳐야지 뭐.
* * *
이번은 나를 포함한 히로인들이 전부가 참전하는 청와대 공격이다.
즉, 첫 전투다. 던전 외에 인간과의 전투라고 할 수 있다.
“최시우, 레이나, 한수지와 나는 백화교 신도들과 함께 케이트를 타고 청와대로 쳐들어갈 거야.”
거의 1군 전력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방송에서는 공격하면 쳐들어간다고 하지 않았어?”
“지금쯤 이미 길드 연합은 서울에서 출발할 준비를 하고 있을 거야.”
내가 주력은 다 끌고 간다고 해도 걱정될 건 없다.
일단 내가 친 짙은 마기만 해도 현재 인천 지역을 가득 채웠다.
이것이 첫 번째 바리게이트다.
물론 길드 연합도 생각은 있을 것이다. 결국 마기를 뚫기는 뚫겠지. 하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두 번째로는 그 길고 긴 바리게이트를 뚫는다 해도 아마 그 과정에서 상당수가 지칠 것이다. 이때 대기하고 있던 골렘들을 상대해야 할 거다.
그리고 그 골렘들을 처리한다고 해도 또 끝이 아니다. 골렘들이 무너질 때 즈음에는 마도 총기로 무장한 빌런과 괴인들이 공세를 나설 것이다.
세 번째로는 음습마리와 인형들도 투입된다.
엘리제도 참여할 테고 둘 다 위장하지 않은 모습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라 정체가 들킬 염려는 없다.
트리톤에서 한성에 정보를 보냈겠지만. 괴인이 된 이후에 대한 능력은 알지 못한다.
이번 전투가 송도의 백화교가 세계에 출사표를 던지는 일이 될 거다.
“그럼 전부 다 준비되었지? 다들 가면 써.”
나는 아공간에서 스마일 가면들을 꺼냈다.
“어, 정말 써야 해요?”
레이나는 괜찮지 않을까?
“레이나는 다크 엘프가 되면 인상이 크게 차이 나니까. 괜찮을 테고. 시우는 확실히 가면을 써야 할 것 같은데. 그리고 무기는 괜찮아?”
아무래도 신검은 세상에 한 자루니까. 걸리면 위험하다.
“사복검으로 변해서 들킬 일이 없어. 그리고 가면은 변신상태를 써도 되고. 일단은 스마일 가면은 받아둘게.”
어, 색욕이 되고 나니 검의 형태도 많이 변했다.
검을 길게 뻗으니 주르륵 늘어난다. 저게 뭐야. 정말 사복검이 되었다.
저걸로 하정석 부하들한테 휘두르면 다 죽겠다.
심지어 최시우는 광적인 미소를 비추며 그 검을 혀로 핥았다.
원작의 최시우라 보기에는 너무 많이 바뀌었다.
딱 악의 조직 여간부라는 느낌이다.
엄청 꼴린다. 바로 저거야. 역시 여캐는 타락하는 맛이지!
요망한 년의 안에다가 있는대로 마력을 사정하고 싶다.
"후. 참자."
나는 고개를 흔들고는 시간을 확인했다.
지금 쯤 아마 출발했겠지. 길드연합과 국군이 당장 결집하는 장소가 서울 방벽 서문이었으니, 슬슬 케이트를 시킬 때가 되었다.
나는 옆에서 민초를 퍼먹고 있는 케이트를 불렀다.
“자, 그럼 케이트?”
“네.”
“청와대로 포탈용 게이트 열어.”
“네.”
흑신교에 의해 청와대 공격을 계산해서 미리 좌표를 찍어둔 덕에 케이트는 쉽게 포탈을 열었다.
케이트의 게이트를 타니 순식간에 청와대에 도착했다.
청와대를 이렇게 보니 감회가 새롭다.
대격변 때 좀 피해를 보았다가 복구되어 다른 세계의 청와대와는 좀 다른 모습이다.
저걸 부수는구나.
진짜 제대로 역적질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오늘 하정석을 한 번 휘어잡아야 다시 헌터 협회의 기가 산다.
그때 옆에서 한숨소리가 들렸다.
“회귀 전에는 청와대를 지켜야 했는데. 이제는 부수는 처지구나.”
최시우가 씁쓸하게 말했다. 맞다. 얘 회귀했지.
원래 원작에서는 청와대를 지키는 이벤트는 있으나 부수는 이벤트는 없다.
어쨌든 최시우는 정의로운 캐릭터였으니까. 그는 청와대에 빌런들이 쳐들어가자 하정석을 지키기 위해 뛰어든다.
결국 이쪽 세상은 청와대조차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싫어?”
“아니. 네 명령이라면 따를게.”
“그래. 너는 내 암컷이고, 내 말에 복종해야 해.”
내가 그녀의 귀를 혀로 핥으면서 요염하게 말하자, 이 색욕은 나보고 덮쳐달라는 듯 눈을 가늘게 뜨고 암컷의 냄새를 풀풀 풍겼다.
아, 물론 아직은 아니다.
“임무가 끝나면 박아줄게.”
“응♥”
그래도 그전에 한 번 팬티에 손을 넣어 보지를 자극해줬다.
아니나 다를까 엄청나게 젖어있는데. 이걸 누가 전 수컷이라 볼까. 아예 수컷은 번데기일 뿐이고 안에 있던 암캐가 밖으로 나온 것 같다.
처음 부터 사실 최시우라는 존재는 없는 것이 아닐까?
아 이러다가 청와대 치기전에 최시우를 덮칠 것 같다. 조금은 자제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케이트. 시작해."
내가 케이트를 향해 손짓하자 케이트는 드론을 작동했다.
방송송출이 잘 되는 걸까. 한 번 떡밥을 던졌으니 시청자들은 더 많을지도 모른다.
원래 싸움 구경만큼 재밌는 것은 없는 법이니까.
“레이나. 변해줘.”
“알았어요.”
이제 레이나는 스스로 다크 엘프 화를 할 수 있었다.
물론 내가 배빵을 날리는 것이 좀 더 빨리 되지만, 레이나가 더는 맞기 싫다고 하더라.
레이나가 다크 엘프로 변하자 한수지가 놀라워했다.
“와 멋진데? 포도 같아.”
“뭐래요. 도끼 살인마가.”
“그래도 조절하거든?”
한수지와 레이나는 종종 이렇게 말다툼을 한다.
나는 두 여자를 그냥 내버려 둔다. 캣파이트 같아서 귀엽지 않나.
최시우는 그 틈에 나에게 달라붙었다.
지금은 스마일 가면을 쓰고 있으나 가면 너머로 얼마나 나를 유혹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일단 최시우를 안은 채 나는 케이트가 켜준 드론을 이용해 방송을 송출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백화입니다!”
방송을 키자마자 아니나 다를까. 수천 명의 시청자가 들어왔다.
하여간 할 일 없는 백수 새끼들만 있나.
송도에서 방어하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님?
시발 저게 뭐야. 청와대잖아.
그럼 정말로 청와대까지 쳐들어갔다고?
그 전에 다른 여자 안고 있네.
저 눈나도 몸매 ㅜㅑ
대충 보이는 것이 저 정도다.
“자, 지금부터는 딱히 채팅을 보지 않도록 할게요. 감히 방벽을 넘어서 저를 도발하였으니, 대통령의 뚝배기를 깨겠습니다. 최소한 청와대가 멀쩡할 일은 없을 겁니다. 노라?”
"알았어요."
노라, 일단 빌런인 다크 엘프 레이나의 이름이다.
내가 지어준 것으로 한동안 노라로서 그녀는 빌런으로 활약할 거다.
타락한 세계수의 활을 든 노라가 마기로 만든 화살로 청와대를 향해 화살을 쏘았다.
쉬이이익 콰아아앙! 투콰아아앙!
아주 일대를 전장터로 만드는 폭발력과 마기였다.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레이나가 화살을 날릴 때마다 청와대 인근이 싹 다 초토화가 된다.
그나마 꼴에 키운 헌터들은 날렵하게 피하고는 있다.
묘하게 흥분된다. 어떻게든 살아서 하정석을 지키려는 꼴이 너무 감동적이다.
저 멀리 하정석의 개들이 많이도 보인다.
짝 짝 짝
헌터들의 충심에 눈물겨워 나는 힘차게 손뼉을 쳤다.
“쇼타임. 하정석의 개들을 남김없이 죽입시다.”
내 말을 들었는지, 하정석의 개들이 일제히 전투준비를 서둘렀다.
“청와대를 지켜라! 대통령 각하의 신병을 확보하라!”
“청와대를 박살 내자!”
“우리는 백화교다!”
뒤따라온 백화교 신도들이 청와대를 지키는 하정석의 헌터 병력을 향해 들이박았다.
대략 50여 명의 스마일 맨, 걸들이다.
괴인들만 있어서 주로 여자들이 많다.
아, 그야 방송에 나올 건데 몸매좋은 여자들이 나오는 것이 보는 눈도 즐겁지 않겠습니까?
절대 내 눈이 즐거워지자고 한 일이 아니다.
어쨌든 가슴이 웅장해진다. 그간 정성 들여 길러낸 백화교 특수부대와 하정석의 개들이 정면에서 싸운다.
“이야, 츄릅. 애들 바디라인이 예술이네.”
백화교 신도들이 입고 있는 것은 슈트다. 바디라인이 예술적으로 부각되는 검은색 슈트로 가슴이며 엉덩이 라인이 그대로 내 눈에 들어온다.
싸우는 건 보이지 않고 가슴과 엉덩이만 보인다.
그리고 하정석의 개들은 뭐 볼 것도 없다.
각하를 지키자면서 뒤지는 것을 보면 수준이 뻔히 보인다.
그래도 역시 숫자는 숫자다. 당장에 위압감과 전투력은 역시 우리 쪽 백화교가 더 강하지만, 놈들은 숫자에서 우리를 포위한다.
따악!
그래서 손가락을 튕겼다.
놈들은 몸을 비틀거리면서 백화교를 향해 돌격하던 중에 댄스를 추기 시작했다.
마치 멀리서 보면 좀비의 움직임 같다. 여기서 한 번 더 튕겨줄까?
“뭐야, 이게. 대체 무슨 일이.”
“크허어억!”
“각하를 지켜라! 캑!”
이 틈에 백화교의 괴인들이 일제히 좀비들을 죽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손가락을 한 번 더 튕겼다.
따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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