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6화 〉 54. 엘프유적기록의 서고(3)
* * *
배빵을 날려버렸다. 그것도 자궁을 자극하는 마력펀치를 먹여 깐프에게 본때를 보여주었다.
“그러게 누가 덤비래? 간만에 여자를 팼네.”
일단 또 난리칠 까봐 마기로 만든 족쇄로 팔을 묶어두기는 했는데 말이다. 뭔가 묶여있는 것이 굉장히 요망해서 기분이 나쁘다.
그런데 왜 가슴은 작은 건데. 시발.
“으으. 제국년에게 이런 수모를 받다니. 참으로 수치스럽다.”
“수치고 나발이고. 나는 제국이 뭔지도 몰라. 그러니까 엄한 사람 잡지 마.”
일단 제국이 엘프왕국을 무너트린 것은 확실한 것 같다. 그러지 않고서야 책박이 깐프가 미쳐서 달려들 리는 없으니까.
딱 보면 순한 이미지인데, 덤비는 모습은 마리 레이나가 나와 싸울 때, 정령화살을 쏴재끼던 표정 같았다.
“제국년이 아니라면 너는 누구라는 거야?”
“나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드래곤소녀 유은하인데.”
“대한민국? 들어본 적이 없는 나란데.”
그렇겠지. 세계관이 다르니까 어쩔 수 없다.
“당연하지. 엘프왕국과 제국, 마왕이 존재하는 너의 세계관과는 다른 세계니까.”
“다른 세계 사람이 어떻게 이곳에 있는 거야? 똑바로 말 못해?”
자기 처지도 모르고 나한테 화내면 어쩌자는 건지.
어쩔 수 없이 나는 이 깐깐한 엘프를 고문하기로 했다.
고문에는 성고문만한 것도 없다. 특히나 여자들에게는 치욕적이지.
“뭐.뭐야? 너 그 눈은?”
“아무래도 내가 여자라고 해서 안심하고 마음껏 소리지르는 모양인데.”
그러면 오산이지.
지금 키스를 하면 내 입술을 깨물 수도 있으니까. 그냥 하반신을 놀려주기로 하고 이 깐프의 다리를 벌렸다.
다행스럽게도, 이 요망한 년은 겉은 로브를 걸치고 있는 주제에 안에는 제복 비슷한 것을 입고 있었다.
참 손가락으로 쑤시기 좋게도 스커트라 곧장 안으로 들이밀어 팬티를 벗기고 손가락으로 만지기 시작했다.
“이.이런 미친년. 뭐.뭐하는. 하으으으읏!?”
“후후. 책박이년은 아니지만, 하여튼 이 책박이년. 꽤 감도가 좋잖아. 이런 꼴로 여기 있었어?”
감도가 좋잖아. 이 몸.
“야, 나. 남편이랑 아이가 있어. 이러지 마!”
“뭐?”
남편이랑 아이까지?
그럼 더 꼴리는게 당연하잖아. 원래 남의 떡이 더 맛있는 법. 사람도 마찬가지다. 남의 것이 더 흥분되는 법이다.
“지금 없으면 그만이야. 이 상황에서 멈추다니. 어떤 미친년이 그래?”
“이런 미친년아! 나는 레즈가 아니야! 햐으읏?”
“남편 안 만난지 꽤 됐나 봐? 감도가 너무 좋은데. 욕구불만이었어?”
“에.엘프는 성욕이 딱히.”
딱히라면서 이 달아오른 몸은 뭐지?
심지어 다리를 스르르 벌리고 있다.
암컷이 설령 자기가 결혼한 몸이더라도 매력있는 수컷에게 끌리는 건 어쩔 수 없다.
우월한 수컷이 좋다고 본능이 말하는 걸 어쩌겠어. 특히 이렇게 혼자 갇힌 상황에서 남편이 아닌 잘생기고 수컷으로써 훨씬 우월해 보이는 남자와 함께 한다면 솔직히 스스로의 의지는 아니더라도 수컷이 육체적으로 유혹해오면 못 이기는 척 넘어갈 것이다.
그런데 동성인 나한테 끌린다?
레즈의 끼가 있다거나 여자가 만져도 반응할 정도로 욕구불만이 심하다는 뜻이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쌓인다는 것은 모르는가 보네.”
조금 클리를 문지르다가 그대로 손가락을 안으로 들이밀었다.
달리 더 애무할 이유가 없었다. 이미 꽃잎이 푹 젖어있었으니까.
찔꺽
이야, 자지가 아니라 손가락을 넣은 건데, 이렇게 달라붙어서는 음탕해 빠졌다. 질벽이 질척하게 손가락을 조여온다.
“히익?”
“이것 봐. 조금 자극 준 것만으로도 이렇게 젖고 있잖아. 아니, 너는 처음부터 레즈였던 거야.”
“아.아니. 히끗!?”
손가락을 조금 더 안에 밀어 넣자 질이 수축해온다.
“어우야.”
보통의 수컷이라면 넣자마자 자지가 부러질지도 모를 정도로 강렬한 조임. 질압이 어마어마하다.
용서할 수 없다. 감히 나를 엿먹이려고 하다니. 그래서 나는 손가락 하나를 추가해서 좁디좁은 질벽을 손가락 두 개로 자극하면서 그녀가 기분 좋을 부위를 찾았다.
“캬핫!?!♥”
“오오. 여긴가?”
위쪽에 슬슬 문질러주자, 깐프가 허리를 살짝 튕기더니, 고개를 뒤로 젖혔다.
아주 몸이 예민하구나.
이 깐프가 좋아하는 부위를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주니 조수를 뿜어댔다.
푸슈웃! 푸슈우웃!
“지스팟이라고는 해도 이렇게 잘 느끼다니.”
이게 축복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형편없는 자지로도 쉽게 느낄 수 있으니, 남자나 깐프에게도 이득이라고 봐야 하나.
확실한 것은 내 손으로 이미 가버렸다는 뜻이다. 이 여자도 레즈의 기운이 있다. 하여간 내가 잡는 년마다 하나같이 레즈라니까.
“자.잠깐. 내가 잘 못했어. 그러니까. 한 번만.”
“한 번만? 봐달라고?”
“으.으응. 제국인이라고 의심해서 미안해. 그러니까! 우읍!?”
츄릅 츄우웁
기습키스를 했다. 어른의 진한 키스. 깐프는 처음에 저항하려는 듯 내 혀를 깨물려 하였으나, 적극적으로 내가 혀를 섞기 시작하니, 저항하다가도 이내 순응하고 함께 혀끼리 뒤얽혀 타액을 나눴다.
“하아. 하아. 하아. 안 되는데. 남편이랑 아이가 있는데.”
“이 자리에 없잖아? 그리고 너는 갇힌 몸이고. 안 그래? 언제 나갈지 모르는데, 그 음탕한 몸을 그대로 둘 거야?”
“으으으.”
찔꺽 찔꺽
보지를 쑤시면서 한손으로는 깐프의 상의를 벗기고 그대로 깐프의 유방을 사과를 깨물어먹 듯이 입에 넣고 잘근잘근 씹었다.
“조금은 즐겨도 된다고?”
내 말에 깐프는 두 눈이 떨리기 시작하더니 몸에서 힘을 뺐다.
이것이 무슨 뜻인지 아는 나는 그녀에게 손수 가위치기의 즐거움을 깨닫게 해주었다.
* * *
한참을 능욕해주었다. 책냄새만 나는 이 따분한 공간에 암컷엘프의 농염한 페로몬 향이 짙게 퍼졌다.
몸에서 힘이 빠진 이 깐프는 두 다리를 부들부들 떨고 있다.
그 다리 사이에서는 깐프의 달달한 성수가 흘러나와 하나의 샘을 이루고 있으니, 빈유라도 요망하기 짝이 없는 년이다.
“요망한 년. 아주 질질 싸는구나. 오늘 처음 만난 여자의 손가락에 가버리다니. 그렇게나 좋았던 거야?”
“히읏. 헤으응. 헤으윽.”
뭔가 신음도 레이나를 닮은 것이. 딱 순진한 레이나를 강간하는 기분이었다.
처음에는 대충 해주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이 지경에 이르렀다.
마지막으로 내가 클리토리스를 갈라진 혀로 가지고 놀면서 자극을 주자 벌렁거리던 보지가 다시 조수를 뿜었다.
푸슛!
한 번 조수를 뿜던 보지에서 천천히 허리까지 간혈적으로 떨리기 시작하더니 한동안 깐프는 절정의 여운에 잠겨버렸다.
그리고 수십분이 지나고. 이 깐프는 정신을 차리더니, 내가 준 선물에 감사하지는 못할망정 화를 내고 있다.
“나.나는 남편이랑 아이도 있는데! 이.이런. 어쩔 거야!? 동성이라고는 해도 이건 분명히 바람이라고!”
“허. 이거 왜 이래? 서로 즐겨놓고. 이거 놓으시지?”
내 멱살을 붙들고 화를 내길래 밀쳤더니, 지도 즐긴 주제에 뭐가 서러운지 울어댄다. 내가 작정하고 남성체로 변하지 않는 이상, 씨뿌려서 임신시킬 일도 없는데.
“엉엉엉. 어떡해? 이건 양심의 문제라고!”
“언제 나갈 줄 알고. 쯧쯧쯧.”
“맞다! 너 제국인이 아니면 어디서 온 년이야?”
이번에는 또 의심스러운 눈초리를 보냈다.
아니, 왜 계속 나한테 뭐라 그래.
지금껏 가위 잘치다가 이제 저걸 물어?
“아니, 이 여자야. 미안한 말인데. 나는 엘프유적에 들어온 것 뿐이라고. 마법진이 있기에 활성화하다보니 이곳에 끌려왔고.”
“엘프유적에 들어왔다고? 다른 세계에 엘프유적이? 아니, 잠깐. 이상하잖아. 왜 그 유적과 이곳이 연결된 건데?”
책박이 깐프가 의미를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다.
그걸 나에게 물어도 나는 알지 못한다.
“대격변이라는 시공간을 뒤튼 사건으로 인해서 우리 세계에 엘프유적이 흘러들어왔는데, 그게 바로 이곳이라고. 나는 여자친구들과 함께 들어왔다가 갇혀버린 거고. 적어도 우리 기준에서 이 엘프유적은 이미 수천년은 된 곳이야.”
대한민국의 감정능력이 있는 능력자가 확인해본 결과 못해도 천년은 된 유적이라고 한다. 못해도라는 거지. 대격변에 흐른 것까지 감안하면 얼마나 지났을지 모른다.
“수천년이라니.”
“당신 이곳에 얼마나 있었어?”
“아.”
그제야 상황을 살피던 레이첼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버렸다.
이걸 보니 안과 밖의 시간대가 다른 걸까. 역시 대격변의 영향일까?
“설마 이곳에 들어오고 그건 생각 안 했던 건가.”
“그건 아니지만. 설마 수천년일 줄은.”
“당신은 왜 이곳에 들어온 건데?”
레이첼 실버류크라고 하는 것을 보면 엘프의 왕족. 이 여자가 굳이 이런데서 나에게 거짓말을 할 리가 없을 텐데. 왜 왕족이 결계도 까지 못하고 이렇게 갇혀있는 건지다.
“엘프왕실의 후손으로써 우리의 땅을 되찾기 위해 제국과 싸우는 레지스탕스야. 나는 엘프왕국이 멸망할 당시의 기록을 찾기 위해서 결계로 들어오려고 한 거야.”
“기록을 뭐하러 찾아?”
“엘프들의 구심점이 될 세계수의 활을 찾고 있거든. 엘프왕국이 멸망할 때 세계수의 활이 어디론가 사라져서 알아보려고 했지.”
이미 그 당시에도 세계수의 활은 없었다는 건가.
아니, 이 여자는 어리벙해보이는 것이 단순히 못 찾은 것이 아닐까 싶은데. 그러다가 세계수의 활이 기록보관소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모양이고.
“제국일 가능성은?”
“제국이었다면 진작에 공표했을 거야. 엘프에 대한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서 말이지.”
세계수의 활은 이미 레이나의 손에 있지만, 레이첼의 시간대에서 세계수의 활은 여전히 엘프왕국이었던 땅에 남아있던 것 같다.
“그러다 멍청하게 여기에 걸려든 것이고.”
“멍청하다니. 너무하지 않아?”
“애초에 피 한 방울이면 끝인데, 결계를 억지로 해제하려니 그랬겠지.”
멍청하다는 소리를 들을 짓을 하지 말았어야지.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레이첼이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노려봤다.
아, 원작에서의 이벤트에서만 나오는 정보라 그런가.
“내가 이곳에 올 때, 엘프의 후손이 피를 뿌렸거든.”
“설마 죽인 거야?”
“그게 아니라 기록보관소 입구로 추정되는 바닥 문장에 피한방울 떨어트린 거라고. 너는 위치만 보고 무작정 뚫으려 한 모양인데.”
그러니 이런데 끌려 들어온 거지.
“아니, 설마.”
“이거 뭐 알아보지도 않고 들어왔던 거네.”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이 있다.
이 여자는 아는 것이 없어 이렇게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이 결계를 뚫을 수 있는자는 엘프의 왕족들 뿐. 이년은 그것도 모르고 그냥 정공법펼치다 여기로 떨어진 거다.
그래. 더 말해 무엇하랴. 레이나는 엘프 왕실의 후손이다.
“그 엘프의 이름이 뭐야? 빨리 말해!”
“레이나.”
“뭐?”
“레이나 실버류크.”
나는 지금의 레이나조차도 알지 못하는 그녀의 혈통을. 엘프왕국의 왕실로부터 전해받은 고귀한 성씨를. 레이첼에게 읊조리듯 말했다.
그런데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나를 죽일 듯이 멱살잡던 레이첼의 얼굴이 새하얗게 굳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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