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화 〉 50. 왜 그놈이 색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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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하의 방을 그대로 본뜬 공간. 한 소녀가 미간을 좁혔다.
“어? 색욕의 죄악이 시우에게 심어졌네?”
작가 유은하는 비틀어진 스토리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입이 떡 벌어졌다.
최시우가 여자가 된 것도 놀라운데, 죄악이 아예 스스로 시우의 안에서 자라나고 있었다.
확실히 마기가 흐르는 반괴인 반성좌 최시우는 죄악에게 있어서는 강림하기 편한 그릇인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설마 원작 주인공이 걸려버리다니. 만일 이대로 최시우를 그대로 둔다면 용용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작가 유은하는 인과율의 조정으로 바뀐 최시우의 설정집을 훑어봤다.
이름: 최시우(색욕의 죄악)
고유능력: 마신검사용
특징: 이중인격
“……무슨 일이 생길까?”
아무리 봐도 용용이 유은하 밑에서 신음을 흘리는 미래 밖에 보이지 않는다.
작가 유은하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죄악 하나가 아군으로 있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그녀는 설정집은 닫고 모두가 행복해지는 그런 사소한 희망을 가진 달콤한 잠에 빠져들었다.
* * *
이제는 인방에도 제법 재미가 붙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백화TV의 백화에요!”
방송이 켜지면 양손을 흔들며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한다.
백하
오늘은 뭐함?
용케도 안 잡히고 지금껏 살아있네. 격리지역 괜찮음?
시청자들은 제법 반응이 다양했다.
일반 시청자들처럼 인사하는 사람들. 이미 한 번 빌런토벌을 본 헌터들 중에서는 또 빌런토벌을 기대하는 채팅을. 또는 격리지역에 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 아마 격리지역에 대해 궁금한 사람들은 협회측 헌터들이 아닐까.
“아, 그리고 이쪽은 백화TV의 제 파트너 시에라에요~저 없을 때, 얘가 빌런 토벌할 듯!”
어쩌다보니 시아는 또 다른 이름을 달아버렸다.
순녀눈나에 이어 몸에 짝 붙는 슈트눈나. ㅜㅑ
와, 둘 다 몸매가 좋다보니 붙어있으니 이거 참 귀하네요.
뷰지가 두 개!
대놓고 서로 부비적거리며 가슴을 문대는 모습을 보이자, 채팅창이 난리가 났다.
어디까지나 서비스신이다.
“오늘은 역곡에 있는 Y대 빌런연합을 칠 거에요. 여기만 토벌하면 인천의 소중규모 빌런들은 전부 제압하는 격이죠! 무엇보다도 놈들이 근거지로 삼은 Y대 지하에는 피해자들도 있다고 하니 일석이조!”
이 동네 빌런들은 본래 탐사대의 일원으로 뽑히는 주인공 최시우가 나서서 토벌하게 된다.
탐사대는 본래 유은하가 죽는 이벤트에서 단체전 이후 명성이 커진 한성아카데미의 최시우에게 지금처럼 많은 헌터를 잃지 않은 멀쩡한 협회가 제안한 것이었다.
지금의 협회는 그럴 가능성이 한없이 낮다.
지난 김재수의 습격 때 많은 헌터를 잃은 것이 한몫해서 사실상 길드의 도움을 받게 된 구조고 하정석을 협박할 만큼 되지 못한다.
당연히 원작을 비틀어 작 중, 주무대가 되는 아카데미의 비중도 떨어져 가는 이때 탐험대 이벤트를 받기는 힘들어졌다. 그래서 이런 식으로 내가 먼저 선수치는 것이다.
어차피 대화가능한 빌런들을 포섭하는 것은 흑신교의 일이니. 자신은 진짜 악당으로만 분류할 수 있는 빌런들을 죽이는 것 뿐이다.
오, 그럼 피해자도 구출인가?
백화가 대통령이나 협회보다 나은 듯. 걔넨 하는 게 없어.
그래. 그런 반응을 보여라. 정부와 협회에 대한 불만이 쌓일수록 나는 좋다. 이렇게 되면 협회는 어떻게든 대통령을 압박하려 들 것이고, 대통령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빌런토벌은 이곳도 딱히 중요한 건 없다.
그냥 손가락만 튕기면 다 끝이 난다.
“크아아악! 왜 찔러 씨발놈아!”
“으아아아! 몸이 멋대로 움직여! 살려줘!”
“죽기 싫어! 야 칼내려!”
오늘도 빌런들은 서로 칼을 찌르고 팀킬을 하고 있다.
이래서 사람은 지능을 가져야 한다. 멍청하게 상대가 여자라는 이유로 실력도 가늠하지 않고 덤벼들었으니. 이렇게 되는 거다.
“씨발년! 대뜸 쳐들어와서 정신조작을 걸다니! 저 년! 저 년을 죽여야 해!”
응?
눈나 조심해!
와 시발 눈에 독기 봐라.
근데 가만히 있는 빌런한테 쳐들어간 건 수녀눈나라 zzz
ㄹㅇㅋㅋ
빌런새끼들은 대갈통 터트려야지.ㅋㅋㅋ
뒤에서 휘두르는 검을 가볍게 피했다.
괜히 검에 맞아도 멀쩡한 모습을 보였다가는 협회에 의심만 줄 것이다.
특히 단체전을 관전한 자들이나 백청강의 주먹에도 멀쩡했던 나를 생각하면 백청강과 서지연이 의심할 수도 있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고개를 돌렸다.
“어머 뒤에 있을 줄이야.”
콰직!
소매에서 손도끼를 꺼내 그대로 빌런의 머리통에 내리쳐 반갈죽을 해버렸다.
뇌수와 피, 살점이 튀긴 탓에, 트위티 방송에 태그나 시청권한을 조절하지 않았으면 방송 정지먹었을지도.
그나마 이런 괴수와 빌런, 헌터들의 시대라 트위티에 이런 방송이 먹히는 것이 천만다행이다.
와 손도끼로 머리를 그대로 깨버리네.
빌런은 때려죽여야지.
역곡에 있는 Y대 대학빌런도 전부 쓸어버렸다.
“주인님!”
한쪽에서 잔당을 처리했는지, 칼에 피를 묻히고 나를 찾아온 시아는 뭔가 다급해 보였다.
ㅜㅑ피봐.
아니, 그보다 주인님이라고 했는데?
뷰지가 두 개...
일단 채팅수위조절을 하기로 하고 어지간한 섹드립은 삭제했다.
아니, 괜찮다 뭐. 자보드립 좀 할 수 있지. 남자한테는 자지가 달리고 여자한테는 보지가 달렸다. 하지만, 내 거에 섹드립을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후후. 얘는 내거니 섹드립하면 큰 일나요?”
그래도 나와 시아를 보며 아랫도리에 텐트를 치고 있을 놈들을 보면서 나는 시아와 살짝 껴안아 유방을 서로 문댔다.
와 백합. 요즘 레즈들 너무 많은 것 같은데.
“그보다 주인님. 피해자들을 구했습니다.”
“응?”
시아의 뒤로 너덜너덜한 누더기를 걸친 여인들과 바짝 마른 사내들이 따르고 있었다.
온갖 고생을 한 모양이다.
훔, 방송은 여기까지 할까? 구한 모습까지만 보여주고 따로 저 피해자들을 어떻게 하는지는 떡밥으로 남겨두면 그만이다.
애초에 이번 방송도 협회를 겨냥한 것이다.
방송을 본 최철식이나 협회간부들은 생각하겠지.
‘어? 구했다면서 서울로 안 보내나?’하고 말이다. 하지만 어림도 없지. 서울이든 부산이든. 어쨌든 살아남은 도시에 피해자들이 보내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협회는 격리지역에 도시다운 도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뭐 아무튼 지하에 있는 사람들도 구한 것 같으니 오늘의 백화TV는 여기까지 할게요!”
일단 방송은 종료하고 누더기꼴의 사람들을 다시 자세히 보니, 여자들은 몸에 시큼한 냄새가 나거나 빌런들이 뿌린 정액같은 것이 몸이나 누더기. 심지어 머리카락에도 묻어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여자들은 성노예취급을 당해 안타깝게 되었지만, 남자는 아직 그런 대로 양호하다. 아마 빌런들은 쓸만한 놈들을 제외한 나머지를 죽였겠지.
사람들은 곧바로 케이트를 이용해서 송도로 보냈다. 다들 정신상태가 말이 아니라 치료가 필요해 보였으니까.
“그보다 문제는. 시아.”
“네. 주인님.”
“오늘따라 뭔가 불편해 보이는데?”
생리라도 하나?
반성좌, 반괴인이면 상관없을 텐데.
“아, 저. 그게. 아.음.”
뭔가 곤란하다는 표정이다.
이년 뭔가 잘 못한 거라도 있는 모양이다.
“솔직히 말해.”
“실은 색욕의 죄악이 나타났습니다.”
색욕의 죄악이?
색욕의 죄악. 설정상, 색욕의 죄악은 잠재력을 가지고 음탕한 존재에게 침식한다고 한다.
아직 색욕이 나오려면 멀었다.
유감스럽게도 색욕은 한성에서 나타난다. 더 정확히 말하면 한성의 학생회 서기가 색욕의 그릇으로 알맞았다.
설마 벌써 색욕이 깨어났다고?
아니 그럴 리가 없다. 이벤트도 멀었고, 지금 아카데미 꼴을 보니. 아!
“아카식 레코드. 인과율 조정된 거야?”
[네. 이번에는 순전히 마스터의 활약으로 색욕의 죄악이 탄생했습니다.]
그게 왜 내 탓이지?
“어째서 그게 내 탓이야?”
어이가 없네. 한국이 이 꼴이 된 것도 내 탓이라 하지 그래.
“주인님께서 제 몸을 개발한 탓에, 원 주인인 최시우가 개발된 몸으로 자위를 하고 여자의 쾌락에 빠졌어요.”
“설마 다른 수컷이랑 섹스까지 했어?”
최시우라는 존재가 여자가 된 이상, 놈은 주인공이 아니라 히로인에 불과하다. NTR이면 그 보지를 함부로 굴린 죄로 말뚝을 박아버릴 테다.
“그건 아니지만, 아마 만나보면 주인님 엄청 놀라실 정도로 애가 바뀌었어요. 완전 치녀가 다 되어서는. 그리고 제 탓인지 시우는 지금 주인님을 따먹고 싶다고.”
“아.”
뭐 최시우가 암컷타락하면 색욕이 자리잡을 수밖에 없을 거다.
당장 학생회의 서기도 상위권에 노출증 성벽을 가진 여자였었지. 확실히 그 여자보다는 시우쪽이 더 나을 것이다.
어, 그럼 스팩업으로 미친 거 아니야?
본래 원작의 색욕도 최시우 따먹고 싶다고 달려들다가 역관광당했다.
그 최시우 포지션이 내가 된 것 뿐이다.
“하아. 그렇다면.”
"예. 최시우는 완전히 색욕의 죄악이 되었습니다."
걱정없네?
애초에 아무런 접점없는 생도회 서기와는 달리 최시우가 색욕이라면 나와도 친구니 굳이 싸우려 하지는 않을 거다.
원작 색욕의 속성을 따라갔다면 싸우는 것보다는 날 덮치는데 눈이 혈안일 테고.
그럼 괜찮을지도. 이참에 색욕이 아군으로 있는다면 최고다.
그래. 더 숨겨 무엇하랴. 색욕의 죄악이 되어 얻을 수 있는 색욕의 권능은 다른 사람들과 성행위로 더욱 강해진다는 설정이다.
능력하나는 사기지만, 색욕이 그 속성 때문에 힘이 아무리 강해져도 결국 머리는 섹스 뿐이다.
즉, 성적으로 굴복시켜서 아군으로 둔다면야 그때는 편하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최시우따위는 내가 반대로 따먹어서 굴복시키면 된다는 소리.
“일단 당분간은 네가 맡아. 맡을 수 있지? 당장은 레이나가 급해. 레이나 업그레이드 시켜야 할 거 아니야.”
원작과 다르다. 엘프유적에서 얼마나 시간을 낭비할지 모른다. 입장권 사용기간도 얼마 남지 않았고, 총 10일간 이용가능하다.
아카데미가 걸린 지금은 레이나를 데리고 엘프유적을 끌고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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