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4화 〉 43. 악룡 vs 신검
* * *
시우의 저 음란해 빠진 몸을 위아래로 훑어보자, 내 배 안쪽이 뜨겁게 울리는 것이 느껴졌다.
아주 내 자궁을 화나게 하는 존재다. 히로인들이 하나같이 백합에 최적화되어있다니. 이런 미친.
아니, 얘 주인공이었지? 주인공이 히로인으로 떨어졌다.
내 말에 최시우는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아니, 이.이건 오해야. 그러니까. 그냥 이 몸이 되고 활동하기 편한 옷 찾다보니. 이게 딱 맞아서.”
뻔히 보이는 변명 같지만 돌핀팬츠는 확실히 편하다. 그리고 보는 눈이 즐겁다. 착용하는 자도 즐겁고, 일석이조가 아닐까?
한마디로 무슨 의도이든 간에 최시우. 이 년은 음탕하다는 소리다.
아무리 그래도 전회차에서 실컷 놀고 먹었을 최시우가 스스로의 의지로 이랬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여자가 되고 싶었다고 해도. 어떤 미친놈이 여자가 되자마자 저런 옷을 입고 운동을 할 수 있을까.
성격차이라 해도 시우는 그런 팔자좋은 성격의 남자가 아니다.
그럼 그 이유는 하나지. 최시우는 혼자가 아니다. 신검이 아닌가.
“신검이 꼬드겼어?”
“어? 어떻게 알았어?”
“하여간 음탕한 년 같으니. 벌써 참지 못하는 모양이구나.”
저렇게 돌핀팬츠를 걸치고 암컷임을 과시하면……이렇게 되면 안 따먹을 수가 없잖아.
후욱. 후욱. 시우쟝……아. 안 된다. 금태양과 메신저하다보니 그놈 마인드에 물들어버렸다.
아니다. 잘 생각해보자.
이건 전부 최시우가 잘 못한 것이다. 저 면상과 몸을 봐라. 여자를 수없이 따먹어본 최시우가 스스로 예쁘다는 것을 모를 리 없다.
상식적으로 최시우가 엄청 뚱뚱한 스모선수 같은 여자로 변했다면 저 돌핀팬츠를 입었을까? 아니다.
자기도 예쁜 걸 알고 어울릴 걸 알고 있으니 입은 거다.
신검이 꼬드겼다고 해도 이것은 최시우의 잘 못이 99.99%라 할 수 있다.
저렇게 예쁜 게 죄. 암컷으로 과시하는 것이 죄. 마치 자기를 지배해달라는 것이 죄라는 뜻이다.
우선 그 전에.
“최시우. 같이 빌런짓이나 하자.”
일단 최시우를 따먹는다는 목표는 설득한 후에 해도 나쁘지 않다.
“역시 아카데미에 도는 소문 때문에?”
“그런 이유가 없는 건 아닌데. 아카데미만으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행동이 너무 제약되어있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는 이상, 한성아카데미가 빌런 아카데미라는 오명을 떨어트리기는 쉽지 않고.”
물론 유진석의 도움만 받으면 일은 해결된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인간에게 빚을 지면 안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지금으로써는 억지로 잠재운다고 해도 한성에 대한 불만은 계속 터질 것이 뻔하다.
사실 정말 많은 고민을 했는데.
“유은하. 너는. 뭘 하고 싶은 건데?”
조금 분위기가 바뀌었다. 사뭇 진지해졌다고 할까.
최시우라는 캐릭터는 결국 정의로운 용사 그 자체.
아무리 나라고 해도 최시우는 내 사상을 확인하려 할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대놓고 이 세계의 미래에 대해 알고 있다는 식으로 하고 싶은데. 그렇게 직구를 날리면 너는 일찍 죽었으면서 회귀는 어떻게 했냐는 발언이 나올 까봐 좀 두렵다.
“글쎄? 의적질?”
“의적질이라니. 아니, 그래도 그렇지.”
최시우는 고민이 많아 보였다.
보통이라면 단칼에 거절할 텐데, 그도 알고는 있는 것이다. 빌런쪽으로 움직이는 것이 전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지금 암컷의 머리를 열심히 굴리고 있을 거다.
히로인인 유은하가 빌런이 되고 있는 건에 대하여라던가.
유은하의 조직은 무엇일까라던가.
유은하는 진정 악일까 아니면 선일까.
최악 자기 자지로 나를 따야 하나 생각도 하고 있을 거다.
저 녀석 그래도 일반 하렘물의 덜떨어진 주인공과 달리 할 때는 한다. 처음에는 튕기다가 남자의 본능에 맞게 구멍이 있으면 박는 놈이라 이 말이다.
차려진 밥상은 잘 먹는 놈.
그럼 또 설득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어쩔까?
지금 바로 따먹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심지어 최시우는 얼마 전까지 남자였던 몸이다. 남자에 익숙한 정신으로 여성의 쾌락을 버틴다?
적어도 남자의 삶도 경험해본 입장에서 볼 때 버티지 못한다.
특히 최시우처럼 성경험이 많은 남자라면 더 그러지 않을까.
[차라리 제 존재에 대해 말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마스터.]
“아, 그 방법이 있었네.”
고대의 유산. 아카식 레코드의 존재가 있었다.
“무슨 말이야?”
“전에 내가 얻은 고대의 유산 있지.”
“응. 그러고 보니 그거에 대해 묻지 못했네. 그게 왜?”
“고대의 유산은 아카식 레코드야.”
아카식 레코드. 최시우가 그 존재에 대해 알고 있다면 내가 왜 빌런을 하려는지도 알고 잇을 것이다.
“고대의 유산이? 아.”
“거기에 물어보니 미래를 알 수 있었어. 차라리 빌런이 되어 힘을 키우는 게 더 낫데. 단순한 생도로는 한정석 때문에 불가능하고.”
“대통령이?”
대통령 한정석. 원작에서 최시우에게 민폐만 부리던 캐릭터. 회귀한 최시우도 이건 알고 있을 것이다.
“응. 어쩔 거야? 결정은 빠른게 좋아.”
“으음. 그래도 나는 생각해볼게. 아직 내 선에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좀 있으니까.”
좋아, 이것으로도 지금은 만족한다.
그럼 다음은 이제 어떻게 따먹느냐 하는 건데.
“그래. 어?”
그런데 최시우는 말하다말고 갑자기 머리가 금빛으로 물들었다.
아, 이거 느낌이 안 좋다.
저 면상. 웹소설 삽화에서 본 것 같다.
그래. 저건 성좌 신검이다.
여체화한 최시우의 모습은 신검의 성좌와 판박이. 다만 신검은 금발이다.
즉, 지금 금발이 된 최시우는 아마 신검에게 육체를 빼앗긴 것 같다.
신검이 시우와 합의햇으면 내가 들었을 테니까.
“아지다하카!”
“시발 진짜 신검년이네.”
좆같은 년. 아니, 나한테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가. 발정하더니 남자를 여자로 바꾸는 기이한 능력을 발휘하지 않았나.
이거 잘하면 유진석 같은 놈한테 붙여도 여자로 만들 수 있는 거 아닌가?
히로인이 복사가 된다고!
아, 물론 말이 그렇다는 거지. 최시우까지다. 유진석이 여자로 변한다고 해도 딱히 끌릴 것 같지는 않다.
“이게 어디서 지금 시우를 악의 길로 꼬드겨?”
“빌런 쪽이 더 낫다는 건 너도 알 텐데?”
한 번 회귀했다는 년이 왜 모르지?
역시 정의라서 그런가? 시우는 무조건 용사다. 영웅이 되어야 한다. 이건가?
내 말에 신검은 나한테 손가락질을 했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야! 최시우가 나를 현신할 수 있는 몸이 된 이상, 이 세상의 여신으로 군림해야 해!”
“미친년.”
“뭐?”
“아냐, 너는 여신 따위가 아니라 내 암캐가 될 운명이라고.”
어디서 저딴 음탕한 몸을 가지고 여신? 암캐가 될 운명이지.
“누가 너같이 더러운 도마뱀의 여자가 되게 내버려 둔데?”
뭔 개소리래. 갑자기 이게 말을 또 바꾸고 있잖냐.
“너부터 공략하면 그만이지. 그리고 애초에 그거 때문에 너 최시우 몸 그렇게 만 든 거잖아.”
이제 와 말 바꾸는 걸 보면 신검은 무슨. 치졸해 빠졌다.
“아냐. 다르거든? 그리고 시우를 빌런으로 만들 수는 없어!”
얼굴을 붉히더니, 신검은 자기 본체를 들고 나한테 가차없이 휘두르기 시작했다.
“아니, 잠깐. 그걸 왜 휘두르는데?”
얘 왜 갑자기 급발진?
아니다. 가만히 생각해보자.
분명 저 신검은 나한테 보벼지고 싶어서 최시우를 여자의 몸으로 만들었다. 그렇다면 저 말인 즉슨, 자신은 쉬운 여자 취급받고 싶지는 않으니 보벼지더라도 저항은 해보겠다는 소리다. 그렇게 계산할 수 있다.
협회 공무원 단지라서 그런지 능력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만. 저 신검이 진심이라면 상대하기 귀찮아진다.
아니면, 일부러 이런 무대를 마련할 걸까? 나중에 져놓고 “젠장! 여기가 민간인 거주구역만 아니었어도!”하면서 패배에 대한 변명거리를 내뱉는다던가.
꿀꺽
아주 사람. 아니, 용을 꼴리게 하는데 재주가 있네.
그렇다면 저 신검부터 타락시켜야지. 여신? 악신으로 만들어주마.
오로지 검술 대 검술.
만일 이전이라면 솔직히 내가 피했을지도 모른다. 총력전이라면 인간의 몸으로 현신한 성좌따위는 물리칠 수 있지만. 기름기 쫙 뺀 육체의 능력만으로 굴리는 검술은 내가 상대하기 너무 힘들다.
하지만 지금의 내게는 그 분(무신)이 계십니다.
이미 검술은 포켓몬이 기술머신 쓰는 것마냥 터득한 지 오래다.
“흥! 이 더러운 도마뱀! 방화말고 순수한 검술로 네가 날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신검은 시우의 몸이 금새 익숙해진 듯 마치 무희처럼 검으로 춤을 추며 나를 조롱했다.
보니까. 내가 기술을 터득한 것을 아직 모르는 모양이다.
그때 잠이나 처자고 있었나?
“하나만 묻자. 신검아.”
“유언이라면 들어줄게.”
“너. 단체전날 뭐하고 있었어?”
내 물음에 그녀는 히죽 웃었다.
“이 날을 위해 힘을 비축하려고 잠자고 있었지!”
신나서 나를 금방이라도 죽일 것처럼 달려들다가 자신있게 답하길래 나는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내가 무신의 검술을 받은 것을 아직 모른다.
그렇다면 맞아야지?
* * *
결판은 쉽게 났다.
나를 더러운 도마뱀이라 하며 마음껏 회친다고 달려들던 금발의 시우(신검)은 나한테 검술로 져버렸다.
신검이란 년이 진 것이다. 신검은 인정하기 싫은지 주저앉은 채, 자기 본체를 손에서 놓아버렸다.
결국 검은 검이고, 검술은 검술이란 거다.
“마.말도 안 돼! 어떻게. 신검인 내가 도마뱀따위에게!”
꺼이꺼이 우는 모습이 아무래도 진지하게 덤빈 것 같다.
아, 그런 거지. 일단 나와 섹스도 하고 싶은데, 시우를 빌런으로 만들 생각까지는 없던 것이다.
그렇게 나는 승자로서 패자를 위로해주기로 했다.
“일단 님은 나한테 지셨구요.”
“어?”
“지셨으니, 패배자는 승자한테 강간당해도 할 말 없구요?”
자,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훈련장에서 금발미녀와 레즈플레이.avi’를 찍겠다.
“자.잠깐. 강간당해도 할 말 없다니.”
“아무래도 저항하면 귀찮으니 우선.”
퍽!
배빵부터 날렸다.
주먹이 그대로 신검의 배때지에 박혔다. 이때 살짝 마력을 담아 부드러운 뱃살에 살포시 문지르듯 때리는 것이 포인트다.
참고로 이렇게 치면 물리적인 것보다 마력으로 인한 내상이 있다.
아마 자궁에 그대로 전달되었겠지.
“헤으윽!?”
신검. 아니, 이제부터는 나누자, 은발시우, 금발시우. 이참에 이름도 좀 더 여자아이처럼 바꾸는 건 어떨까.
“감히 네가 나한테 반항을 해? 응?”
자궁이 있을 부위에 마력을 담은 주먹으로 문질문질하자, 금발시우가 갓태어난 사슴처럼 주저앉은 채 몸을 부르르르 떨었다.
재밌어서 더 꾹꾹 눌렀더니, 금발시우의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
“자.잠깐. 잠깐. 하.하지 마. 거깃. 하지 마앗!”
설마 느껴버린 걸까? 시우가 불쌍하다. 이런 암컷따위한테 몸을 내어주다니. 아마 무신이 내 몸을 썼다면 이런 추태는 안 보였겠지. 애초에 남자고.
“여기 왜 이렇게 예민해? 아, 만들어진 지 얼마 안 되어서 그런가? 저런저런. 그럼 이 의사선생님이 직접 관리를 해줘야겠네.”
“아.안 돼. 진짜 만들어진지 얼마 안 되었으니까. 거기 문질문질하는 거 그만둬!”
아, 하긴 여자가 그렇게 빨리 될 리가 없다.
시우에게서 사라진 외부의 성기가 사라지고 새롭게 내장형으로 만들어진 여성의 생식기는 갓 만들어진 상태라 예민했다.
딱 건들고 개조하기 알맞은 상태의 자궁이 아닌가?
결국 신검을 따먹으면 개발되는 것은 시우의 몸이다.
지금부터 철저하게 내 색으로 물들여주겠다. 나중에 시우가 개발된 자기 암컷의 육체로 느끼는 모습은 제법 즐길 만할 것이다.
“이런 이런 의사선생님이 귀여. 아니, 치료해주고 있는데 반항하면 곤란해요?”
“치료는 무슨 치. 용용아. 우리 말로 하자. 응?”
“저런 저런. 위대하고 위대한 용은 말보다는 행동으로 정의를 구현한답니다.”
나는 그렇게 선언하면서 마기로 만든 구속구를 꺼내 금발시우의 양손을 구속시켰다.
이미 몸의 통제권을 사실상 나에게 빼앗긴 금발시우는 그저 다리만 허공에서 휘적거릴 뿐이다.
“시발년아! 히익!”
“원래 수컷이었던 몸이 암컷의 쾌락은 얼마나 느낄까?”
정말로 궁금하지 않나? 그래서 나는 그녀의 배를 더욱 꾹꾹 누르고 문질러주었다.
강하지도, 그렇다고 약하지도 않은 자극을. 그리고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은 신품 자궁은 서서히 내 색으로 물들어간다.
본래 자궁은 무엇일까? 정자와 난자가 수정되고 아이가 만들어지는 공간. 출산 전까지 아이가 머무르는 공간.
그 공간을 완전히 내 전용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아이를 만드는 용도가 아니라 내가 조금만 만져도 자궁이 떨리면서 성적 쾌락을 느껴버리도록.
굳이 수컷의 자지를 보지로 받아들일 필요 없이. 끈덕진 쾌락을 느낄 수 있도록.
“뭐야, 벌써 젖었어? 이래서 조기교육이 중요하다니까. 봐봐. 보지가 잔뜩 흥분했잖아? 자궁 막 떨리고. 그렇지?”
슬쩍 그녀의 하반신을 보니, 돌핀팬츠에 선명하게 드러난 도끼자국이 흠뻑 젖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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