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장
호크룩스
성으로 다시 돌아가던 해리는 펠릭스 펠리시스의 약호가 서서히 떨어져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현관문은 아직 열려 있었지
만, 3층 복도에서 피브스와 딱 마주치고 말았던 것이다. 아슬아슬하게 지름길로 빠져나간 덕분에 간신히 발각되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투명 망토를 벗고 뚱뚱한 여인의 초상화 앞에 섰을 때, 그녀가 전혀 달갑지 않은 태도로 나오는 걸로 봐도
전혀 놀랍지 않았다.
“도대체 지금이 몇 신 줄 아니?”
“정말 죄송해요. 아주 중요한 일이 있어서 밖에 잠깐 나갔다 올 수밖에 없었어요.”
“글쎄, 자정에 암호가 바뀌었으니까 넌 그냥 복도에서 자는 수밖에 없겠구나.”
“농담하시는 거죠?”
해리가 소리쳤다.
“왜 자정에 암호가 바뀐 거죠?”
“원래 그런 거란다.”
뚱뚱한 여인이 대꾸했다.
“정 그렇게 화가 난다면, 교장 선생님께 가서 한번 따져 보렴. 보안을 강화시킨 분은 바로 교장 선생님이시니까.”
“그거 참 훌륭한 생각이군요.”
해리가 딱딱한 복도를 둘러보며 빈정거렸다.
“정말 멋진 생각이에요. 물론 덤블도어 교수님이 여기 계시기만 한다면, 당장 달려가서 따져 보고 싶군요. 왜냐하면 저
에게 그 일을 시키신 분이 바로 교장 선생님…….”
“지금 여기 계셔.”
해리의 등 뒤에서 누군가가 말했다.
“덤블도어 교수님은 한 시간 전에 학교로 돌아오셨어.”
목이 달랑달랑한 닉이 해리를 향해 스르르 미끄러져 오고 있었다. 그의 목은 늘 그렇듯이 주름 잡힌 옷깃 위에 간당간
당 매달려 있었다.
“피투성이 바론한테 들었는데, 그가 교장 선생님이 도착하시는 걸 보았다고 하더군.”
닉이 말했다.
“바론의 말에 따르면, 약간 피곤하신 것 같긴 하지만 굉장히 기분이 좋아 보였대.”
“지금 어디 계시죠?”
해리의 심장이 마구 두근거렸다.
“천문탑에서 삐걱거리는 소리와 철커덕 거리는 소리가 나더군. 그 친구가 틈만 나면 제일 즐기는 일이…….”
“피투성이 바론 말고, 덤블도어 교수님 말이에요!”
“오…… 그분은 교장실에 계시지.”
닉이 대답했다.
“바론의 말에 따르면, 교장 선생님은 잠자리에 들기 전에 처리하셔야 할 일이 있는 것 같았어.”
“예, 그럴실 거예요.”
해리는 덤블도어에게 슬러그혼의 기억을 손에 넣었다는 소식을 전할 생각을 하자 흥분으로 가슴이 뛰었다.
다시 휙 돌아선 그는 큰 소리로 그를 불러 세우는 뚱뚱한 여인을 무시하고 냅다 달려가기 시작했다.
“돌아와! 내가 거짓말을 한 거야! 네 녀석이 잠을 깨워서 화가 나서 그랬어! 암호는 ‘촌충’ 그대로야!”
하지만 해리는 벌써 복도를 따라 쏜살같이 달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불과 몇 분 만에 덤블도어의 이무기에게 ‘초콜릿
슈크림’ 이라고 암호를 댔다. 이무기는 해리가 나선형 계단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얼른 옆으로 비켜섰다.
“들어오시오.”
해리가 문을 두드리자, 덤블도어가 대답했다. 몹시 지친 목소리였다.
해리가 문을 열고 들어갔다. 덤블도어의 방은 평소와 조금도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다만 창문 너머로 별들이 총총
히 박힌 어두운 하늘이 보이고 있었다.
“세상에, 해리!”
덤블도어가 깜짝 놀라 소리쳤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어찌된 일이지?”
“교수님, 그걸 얻어 냈습니다. 슬러그혼 교수님에게서 그 기억을 얻어 냈어요.”
해리는 작은 병을 꺼내 덤블도어에게 보여 주었다. 덤블도어의 얼굴이 잠시 동안 굳어졌지만 곧 만면에 미소를 지었다.
“해리, 정말 반가운 소식이로구나! 참으로 잘했다! 난 네가 해낼 줄 알고 있었단다!”
덤블도어는 시간이 늦었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린 채, 황급히 책상 뒤에서 걸어 나와서 그의 성한 손으로 슬러그혼의
기억이 담긴 병을 받아 들였다. 그리고 펜시브를 보관해두는 캐비닛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자, 이제…….”
덤블도어는 책상 위에 돌 대야를 올려놓고 병 안에 담긴 기억을 쏟아 부었다.
“마침내 볼 수 있게 되었구나, 어서 서둘러라…….”
해리는 순순히 펜시브 위로 허리를 숙였다. 그와 동시에 그는 자신의 발이 교장실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느
꼈다. 또다시 그는 어둠 속을 지나서, 수년 전의 호레이스 슬러그혼의 방에 내려앉았다.
슬러그혼은 훨씬 숱이 많고 윤이 나는 지푸라기 색깔의 머리카락과 붉은색이 감도는 금발의 콧수염을 기른 젊디젊
은 모습으로 또다시 자기 방의 평안한 안락의자 위에 앉아 있었다. 그는 발을 벨벳 발받침 위에 턱하니 올려놓고 있
었고, 한 손에는 작은 포도주 잔을 쥔 채, 다른 한 손으로는 파인애플 설탕 절임 상자를 뒤적거리고 있었다. 슬러그혼
의 주위에는 톰 리들을 포함한 여섯 명의 10대 소년들이 빙 둘러앉아 있었는데, 톰 리들의 손가락에서는 검은 돌이 박힌
마볼로의 금반지가 반짝거리고 있었다.
덤블도어가 해리의 옆에 내려서는 순간 리들이 질문을 던졌다.
“메리쏘우트 교수님이 퇴직하신다는 게 정말인가요, 교수님?”
그가 물었다.
“톰, 톰, 설사 내가 안다고 해도 너에게 알려 줄 수는 없단다.”
슬러그혼은 비록 눈을 찡끗하기는 했지만 어쨌든 그를 나무라는 듯이 리들을 향해 손가락을 흔들며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네가 어디서 그런 정보들을 얻는지 정말 궁금하구나. 교수들 절반을 합친 것보다도 더 아는 것이 많으니…….”
리들은 빙그레 미소만 지었지만, 다른 남학생들은 큰 소리로 웃으면서 그에게 감탄하는 시선을 보냈다.
“알아서는 안 되는 사실을 알아내는 너의 기이한 능력과 중요한 사람들의 비위를 맞추는 사려 깊은 태도는……. 말이 나왔으
니 말인데, 파인애플 설탕 절임을 보내 줘서 고맙구나. 정확한 판단이었어. 이건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거란다…….”
몇몇 학생들이 다시 킥킥거리고 웃었다.
“내가 장담하지만 넌 틀림없이 20년 내에 마법부 장관 자리에 오를 거야. 네가 앞으로 계속해서 나에게 파인애플 설탕 절임
을 보내 준다면 15년밖에 안 걸리겠지만 말이지. 난 마법부에 아주 훌륭한 연줄이 있거든.”
다른 학생들은 또다시 웃음을 터뜨렸지만, 톰 리들은 그저 빙그레 웃기만 할 뿐이었다. 해리는 톰 리들이 거기 모인 학생들
중에서 제일 학년이 높은 건 아니지만, 모두들 그를 우두머리로 여긴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정치가 제 적성에 맞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교수님.”
웃음소리가 잦아들었을 때, 톰 리들이 입을 열었다.
“우선 저는 적절한 뒷배경이 없거든요.”
그의 옆에 앉아 있던 학생 두 명이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빈정거리듯이 웃었다. 해리는 두 사람이 분명히 이 집단의 우두머
리인 톰 리들의 유명한 조상에 대해서 알고 있는, 혹은 추측하고 있는 사실을 가지고 자기들끼리만 통하는 농담을 하고 있을
거라고 짐작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슬러그혼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자네 같은 수재들은 보나마나 훌륭한 마법사 가문 출신 아니겠나. 아니야, 자넨 잘 나갈 걸세, 톰. 지금까지 학생들에 대
한 나의 판단은 한 번도 틀려 본 적이 없어.”
그때 슬러그혼의 등 뒤 책상 위에 놓인 작은 황금 시계가 11시를 알리자, 그가 고개를 돌렸디.
“이런 세상에……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얘들아, 이제 그만 가 보는 게 좋겠다. 안 그러면 우리 모두 곤란해질 수가 있어요
. 레스트랭, 내일까지는 작문 숙제를 내도록 해라. 안 그러면 징계를 당할거야. 에버리, 너도 마찬가지다.”
남학생들이 줄지어 나가자, 슬러그혼은 안락의자에서 몸을 일으켜서 빈 유리잔을 들고 책상 쪽으로 갔다. 그때 등 뒤에서 느껴지는 인기
척에 뒤를 돌아보니 리들이 가지 않고 여전히 거기 서 있었다.
“톰, 조심해라. 취침 시간이 넘어서 침실 밖을 나다니다가 붙잡히고 싶지는 않겠지? 너는 반장이야…….”
“교수님, 여쭤 볼 게 있습니다.”
“그럼 얼른 물어보고 가거라. 어서…….”
“”교수님, 혹시…… 호크룩스라는 것에 대해서 알고 계신가요?”
슬러그혼이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의 퉁퉁한 손가락은 무의식적으로 포도주 잔의 목 부분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어둠의 마법 방어술 숙제인가 보지, 그러냐?”
하지만 해리가 보기에도 슬러그혼은 이게 학교 숙제가 아니라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는게 분명했다.
“아, 그런 건 아닙니다, 교수님.”
리들이 대답했다.
“우연히 책을 읽다가 그런 단어를 발견했는데, 전혀 뜻을 이해할 수가 없어서요.”
“글쎄…… 호그와트에 있는 어느 책에서도 호크룩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는 책은 발견하기 힘들 거다. 톰, 그건
아주 강력한 어둠의 마법이지. 그래, 엄청난 어둠의 마법이야.”
슬러그혼이 말했다.
“하지만 교수님께서는 분명히 그게 뭔지 잘 알고 계시겠지요? 그러니까 교수님 같은 마법사라면 말이죠……. 만약 제게
말씀해 주실 수 없다면 정말 몹시 유감스럽군요…….세상에 그걸 설명해 주실 수 있는 분은 딱
교수님 한 분뿐이라는 걸 알거든요. 그래서 교수님께 여쭤 봐야겠다는 생각을…….”
“정말 멋진 솜씨군.”
해리는 생각했다 약간 망설이는 듯한 태도, 가벼운 말투, 은근한 아첨, 그 어떤 것도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었다.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들로부터 정보를 빼내기 위해 오랫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온 해리는 이 방면의 전문가를 한눈
에 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글쎄…….”
슬러그혼은 리들의 시선을 피하면서 파인애플 설탕 절임 상자 위에 붙은 리본을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렸다.
“물론 자네에게 대충 설명을 해 준다고 해서 해가 될 건 없겠지. 자네가 그 용어를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만 말일세. 호크
룩스라는 건 어떤 사람이 자기 영혼의 일부를 감추어 놓는 물건을 지칭하는 말이라네.”
“그래도 그게 어떻게 쓰이는 것인지 전혀 이해가 안 가는데요, 교수님.”
리들이 물었다.
그의 목소리를 애써 감추고 있었지만, 해리는 그가 잔뜩 흥분하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러니까 자네 영혼을 나누어서 몸 밖의 어떤 물건 안에다 감추어 놓는다는 말일세.”
슬러그혼이 설명했다.
“그렇게 하면 설령 그 사람이 육신의 공격을 당하거나 죽게 되더라도, 그 사람은 죽지 않는 거지. 영혼의 일부가 고스란히
지상에 매여 있으니까 말일세. 물론 그런 형태로 존재하는 걸…….”
슬러그혼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해리는 문득 2년 전에 들었던 말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나는 내 육체로부터 이탈하고 말았다. 그리고 나는 영혼보다도 가장 비천한 유령보다도 못한 존재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나는 살아있다.’
“그걸 원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야, 톰. 거의 없지. 차라리 죽는 게 나을 테니까…….”
하지만 리들은 좀 더 알고 싶은 욕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더 이상 자신의 속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그의 얼굴에는
탐욕스런 기색이 가득했다.
“영혼을 어떻게 나눌 수 있죠?”
“그러니까…….”
슬러그혼이 썩 내키지 않는 어조로 말을 이었다.
“영혼이란 본래 모습 그대로 온전하게 지켜줘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겠지. 영혼을 나누는 건 심각한 위반 행위야. 자연의 섭
리에 어긋나는 행동이지.”
“하지만 어떻게 그럴 수가 있죠?”
“사악한 행동, 그러니까 극악무도한 행동에 의해 가능하다네. 살인을 저지르면 그럴 수 있어. 살인은 영혼을 찢어 놓지. 호
크룩스를 만들고자 하는 마법사는 이 파괴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사용해야 하는 거야. 분리한 부분을 상자에 담아서…….”
“상자에 담는다고요? 하지만 어떻게 그럴 수가?”
“주문이 있지. 하지만 나에게 묻지는 말게. 난 모르니까!”
슬러그혼은 마치 모기 떼에게 시달리는 늙은 코끼리처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자네 눈엔 내가 그런 짓을 해 봤을 것 같은가? 내가 살인자처럼 보여?”
“아닙니다, 교수님. 물론 아니지요.”
리들이 재빨리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정말로 기분을 상하게 해 드릴 생각은 아니었는데…….”
“그렇지 않아. 전혀 그렇지 않네. 기분이 상하지는 않았어.”
슬러그혼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이런 일에 대해서 호기심을 느끼는 건 자연스런 일이야……. 대개 재능이 있는 마법사들은 항상 이런 마법에 마음이
끌리기 마련이야…….”
“네, 교수님.”
리들이 말했다.
“하지만 제가 이해할 수 없는 건 말이죠…… 그냥 호기심에서 여쭤 보는 건데요…… 그러니까 호크룩스 하나가 뭐 그렇게 쓸모
가 있을까요? 영혼은 한 번에 하나씩밖에 나눌 수 없는 건가요? 차라리 영혼을 좀 더 여러 조각으로 나눈다면 더 쓸모 있고
더 강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제 말은 예를 들자면, 7은 가장 강력한 마법의 숫자가 아닌가요? 그러니 일곱 조각으로 나누면…
…?”
“맙소사, 톰!”
슬러그혼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일곱이라고!”
“단 한 사람을 죽일 생각만 해도 끔찍한데, 그것도 성에 안차서? 어쨌든…… 영혼을 나누는 것도 나쁜 짓인데, 거기다 일곱 조
각으로 나누다니…….”
슬러그혼은 이제 굉장히 곤란해하는 기색이었다. 그는 리들을 마치 처음 보는 사람처럼 새삼스런 눈으로 빤히 바라보았다. 해리
는 슬러그혼의 애당초 이런 대화를 시작한 것에 대해 몹시 후회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이건 모두 가정일 뿐이지. 우리가 지금 토론한 것 말일세, 안 그런가? 모두 학문적인 관심 때문에…….”
“예, 교수님, 그렇고말고요.”
리들이 재빨리 대답했다.
“하지만 톰,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절대 말하면 안 되네. 내가 방금 했던 말들, 그러니까 우리가 토론한 내용들 말일세.
우리가 호크룩스에 대해서 뭐라고 떠든 줄 알면 사람들은 좋게 생각하지 않을 거야. 호그와트에서는 금지된 주제니까…….
특히 덤블도어가 알면 불같이 화를 낼 걸세…….”
“한 마디도 하지 않겠습니다, 교수님.”
리들은 이렇게 대답하고는 방을 나갔다. 하지만 해리는 그의 얼굴에 처음 자신이 마법사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떠올랐던 것과
똑 같은, 말할 수 없이 행복한 표정이 가득한 것을 얼핏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 잘생긴 얼굴을 더 돋보이게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어쩐지 더 비인간적으로 보이도록 하는 그런 표정이었다.
“고맙다, 해리. 이제 그만 가자꾸나.”
덤블도어가 속삭였다.
해리가 교장실로 다시 돌아왔을 때, 덤블도어는 벌써 책상 뒤에 앉아 있었다. 해리도 자리에 앉아서 덤블도어가 입을 열기를 기
다렸다.
“나는 아주 오랫동안 이 증거를 손에 넣기를 기다려 왔단다.”
마침내 덤블도어가 말했다.
“이 기억은 내가 생각했던 이론을 확실하게 뒷받침해 주고 있구나. 이 증거 덕분에 나는 내가 옳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사실도…….”
해리는 그 순간, 벽에 빙 둘러 걸려 있는 초상화들 속의 옛날 교장 선생님들이 모두 다 일제히 잠에서 깨어나 그들의 대화
에 열심히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딸기코를 한 뚱뚱한 마법사는 보청기까지 꺼내 들고 있었다.
“자, 해리.”
덤블도어가 말을 이었다.
“너는 방금 우리가 들은 대화의 중요성을 잘 이해했을 거라고 생각한단다. 지금의 너와 몇 달 차이밖에 나지 않는 비슷한 나이
에. 톰 리들은 불사의 몸이 되는 방법을 찾으려고 별별 짓을 다하고 있었지.”
“그럼 교수님은 그자가 성공했다고 생각하시나요?”
해리가 물었다.
“호크룩스를 만들었군요? 그래서 저를 공격했을 때 죽지 않았던 거로군요? 어딘가에 호크룩스를 숨겨 놓았던 거죠? 그의 한쪽
영혼은 안전하게 숨겨져 있는 거죠?”
“하나…… 어쩌면 그 이상을…….”
덤블도어가 말했다.
“너도 볼드모트가 하는 말을 들었을 게다. 그자가 호레이스 슬레그혼에게서 특별히 캐내고 싶었던 것은, 한 개 이상의 호크룩스
를 만든 마법사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느냐 하는 것이었어. 반드시 죽음을 피하겠다는 각오하에 수차례 살인을 저질러서 자
기 영혼을 되풀이해서 쪼갠 다음, 여러 개의 각기 다른 호크룩스 속에 감추려고 하는 마법사는 어떻게 되는지 말이야.
어떤 책도 그에게 그런 정보를 주지 못했지. 네가 아는 한, 그리고 틀림없이 볼드모트에게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자신의
영혼을 둘 이상으로 나누려고 하는 마법사는 단 한 명도 없었거든.”
덤블도어가 잠시 말을 멈추고 생각을 정리하더니 다시 설명을 계속했다.
“4년 전에 나는 볼드모트가 자신의 영혼을 나누었음을 입증하는 증거를 입수했단다.”
“어디서요? 어떻게 얻으셨죠?”
해리가 물었다.
“네가 주었잖니, 해리.”
덤블도어가 말했다.
“그 일기장, 톰 리들의 일기장 말이다. 비밀의 방이 어떻게 다시 열렸는지 설명해 준 그 일기장.”
“전 잘 이해가 안 가는데요, 교수님.”
해리가 고개를 저었다.
“나는 비록 그 일기장에서 나온 리들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네가 나에게 설명해 준 그런 현상은 나도 전혀 보지
못한 것이었다. 단순한 기억이 스스로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할 수 있을까? 한낱 기억에 불과한 것이 소녀의 생명력을 빨아 들여
서 상대를 자기 손아귀에 넣고 휘두른다고? 아니, 그 책안에는 뭔가 훨씬 더 사악한 것이 살고 있었던 거야……. 난 그것이
영혼의 일부였다고 확신했단다. 그 일기장은 호크룩스였던 거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수많은 의문들이 생겨났지.
내게 가장 놀라고 흥미로웠던 점은 그 일기장이 영혼의 보호물인 동시에 무기로 고안되었다는 사실이었단다.”
“전 그래도 여전히 이해가 안 가요.”
해리가 말했다.
“그러니까 그 일기장은 호크룩스의 역활을 했던 거란다. 달리 말하자면, 그 안에 감추어진 영혼의 일부를 안전하게 보호
하고 그 영혼의 소유자의 죽음을 분명하게 막아 주는 역활을 했다는 거지. 하지만 리들이 누군가가 그 일기장을 읽어 주길
정말로 원했다는 사실 또한 의심할 나위가 없어. 그 영혼의 일부가 누군가 다른 사람의 몸속에 들어가거나 영혼을 사로잡길
원했던 거야. 그래서 슬리데린의 괴물이 다시 풀려 나도록 말이지.”
“그자는 자신이 힘들게 만든 작품이 헛되게 사라지길 원하지 않았겠죠.”
해리가 말했다.
“그자는 자신이 슬리데린의 계승자임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했어요. 그 당시에는 인정을 받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죠.”
“정확히 맞혔다.”
덤블도어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해리. 만약 그자가 그 일기장을 미래의 호그와트 학생에게 전달하고자 했다면, 아니, 주입시키고 싶어 했다면
, 그자는 그 안에 감추어져 있는 귀중한 자신의 영혼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었던 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니?
슬러그혼 교수가 설명했던 것처럼, 호크룩스의 핵심은 자신의 일부를 숨기고 안전하게 보관하는 데 있는 거지, 다른 사람들의
손에 닿는 곳에 함부로 내던져 놓고 파괴될지도 모르는데 방치해 놓는 게 아니란다. 실제로 그 일기장은 파괴되었지. 그 영혼의
일부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 네가 처리했으니까. 볼드모트가 이 호크룩스를 그렇게 소홀히 다루었다는 점이 나에게는
가장 불길하게 여겨졌단다. 그건 그자가 틀림없이 더 많은 호크룩스를 만들었다는, 혹은 만들 계획이라는 것을 의미하니까 말이
다. 그래서 첫 번째 호크룩스를 잃는 것쯤은 별로 커다란 손실이 아니었을 테지. 난 이런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았지만,
그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더구나.
그런데 2년 후에 네가 나에게 말해 주었지. 볼드모트가 다시 몸을 갖게 된 그날 밤, 죽음을 먹는 자들에게 모든 걸 명쾌하게
밝혀 주는 놀라운 말을 했다고 말이다. ‘이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불멸에 가장 가까이 근접했던 내가’ 라고 너는 나에게 분
명히 그렇게 말했었다. ‘이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라고. 그때 나는 생각했지. 비록 죽음을 먹는 자들은 그 의미를 모를
지라도 나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고 말이다. 해리, 그자는 이 호크룩스를 말하고 있었던 거야. 그것도 여러 개의 호크
룩스를, 지금껏 그 어떤 마법사도 여러 개의 호크룩스를 만든 적은 없었다. 볼드모트 경은 세월이 흐를수록 점점 인간의 모
습을 잃어 갔는데, 내가 생각하기에 그런 그의 변화는 그의 영혼이 오직 우리가 그저 일상적으로 ‘악’ 이라고 부르는 것
의 영역을 훨씬 넘어서서 토막토막 절단되었을 경우에만 설명이 가능한 것 같구나.”
“그렇다면 그자는 자신이 불사의 몸이 되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을 계속해서 살해했던 거로군요.”
해리가 물었다.
“그토록 영원히 사는 것에 집착했다면, 왜 마법사의 돌을 만들거나 훔쳐 낼 수 없었을까요?”
“그자가 5년 전에 바로 그 일을 하려고 시도했었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지.”
덤블도어가 말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에서 볼드모트 경은 마법사의 돌보다는 호크룩스를 더 선호했던 것 같다. 불로장생의 묘약 또한
생명을 연장시켜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영원히 살기 위해선 그 약을 언제까지나 정기적으로 마셔야만 하지. 그렇게 되면
볼드모트는 불로장생의 묘약에 영원히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되는 거야. 만약 그 약이 떨어지거나 변질이 되거나, 혹은
마법사의 돌을 도둑맞기라도 하면, 다른 사람들처럼 죽을 수밖에 없는 거지. 볼드모트는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걸 좋아했다
는 사실을 기억해라. 아마 그자는 그것이 설사 불로장생의 묘약이라고 할지라도, 뭔가에 의존해야만 한다는 것을 도저히 참을
수 없었을 거야.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고 그자는 널 공격한 이후에 처하게 된 그 끔찍한 반쪽의 삶에서 벗어나서 다시 육신을 되찾을 수만 있다
면 기꺼이 불로장생의 묘약을 마실 생각도 있었지. 어쨌든 그자는 계속해서 호크룩스에 의지할 생각이었던 것이 분명하다. 일단
인간의 몸만 다시 얻을 수 있으면, 더 이상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으니까 말이다. 그자는 이미 불사의 몸이 되었던 거야……. 아
니, 이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더 불사에 가까운 존재가 되었지.
하지만 해리, 이제 이 정보, 네가 우리를 위하여 알아내는데 성공한 바로 그 결정적인 기억으로 무장한 우리는 이전의
어느 누구보다도 볼드모트 경을 끝장낼 수 있는 비밀의 열쇠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서 있는 셈이다, 해리. 너도 그자가 하는 말
을 들었겠지. ‘차라리 영혼을 좀 더 여러 조각으로 나눈다면 더 쓸모 있고 더 강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7은 가장 강력
한 마법의 숫자가 아닌가요?’ 7은 가장 강력한 마법의 숫자가 아닌가요, 그래, 나는 볼드모트 경이 영혼을 일곱 개로 나눈다는
생각에 가장 강력하게 끌렸을 거라고 생각한단다. “
“그럼 그자가 일곱 개의 호크룩스를 만들었단 말인가요?”
해리는 싸늘한 공포에 전율을 느끼며 소리쳤다. 벽에 걸려 있던 서너 개의 초상화에서도 그와 비슷하게 분노와 충격으로 가득 찬 신
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것들은 이 세상 어디에나 있을 수 있겠군요. 땅에 묻혔거나 눈에 보이지 않게 감추어진 채 말이죠.”
“네가 이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는 걸 보니 기쁘구나.”
덤블도어가 침착하게 말했다.
“하지만 일단, 일곱 개의 호크룩스가 아니라 여섯 개란다. 해리, 그의 영혼의 일곱 번째 조각은 비록 못 쓰게 되기는
했지만 다시 살아난 그의 몸 안에 들어 있으니까 말이지. 바로 그자의 오랜 유배 기간 동안 유령처럼 존재했던 그 부분
이지. 그게 없었다면 그자는 결코 자아라는 걸 가질 수 없었을 거야. 그 영혼의 일곱 번째 조각이야말로, 볼드모트를 죽이길
원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공격해야 할 마지막 목표가 될 거야. 그의 몸속에 살아 있는 영혼의 조각이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다른 여섯 개의 호크룩스는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요?”
해리가 약간 절망스런 어조로 물었다.
“네가 지금 잊고 있는 사실이 있는데…… 네가 이미 그중 하나를 없애 버렸단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내가 없애 버렸지.”
“교수님께서 없애셨다고요?”
해리가 흥분하며 물었다.
“그래, 그랬단다.”
덤블도어는 이렇게 말하며 불에 탄 것처럼 검게 변해 버린 손을 들어 올렸다.
“그 반지 말이다, 해리. 마볼로의 반지. 그 반지에도 역시 무시무시한 저주가 걸려 있었어. 나의 비범한 솜씨와, 내 말이
너무 거만하게 들려도 용서하거라, 내가 심각한 부상을 입고 호그와트로 돌아왔을 때 적절하게 대처한 스네이프 교수가 아
니었다면 난 지금처럼 살아서 네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지 못했을 거란다. 하지만 이까짓 쪼그라든 손 하나와 일곱 번째 볼
드모트와 영혼을 바꿀 수만 있다면 전혀 아까운 일이 아니지. 그 반지는 이제 더 이상 호크룩스가 아니거든.”
“하지만 교수님은 그걸 어떻게 찾으셨나요?”
“이제 네가 알다시피, 나는 여러 해 동안 볼드모트의 과거에 대해서 할 수 있는 한 많은 것들을 알아내기 위한 작업을 계
속해 왔단다. 수많은 곳을 돌아다니면서, 한때 그자와 관련 되었던 장소들을 찾아다녔지. 그러다가 우연히 곤트의 집이 무너
져 내린 자리에서 감추어진 그 반지를 발견했단다. 볼드모트는 일단 그 반지 속에 자신의 영혼 일부를 봉인하는 데 성공하고
나자, 더 이상 그 반지를 끼고 다니길 원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자는 한때 자신의 조상이 살았던 그 오두막집에 그 반지를
숨겨 두고 나서 수많은 강력한 마법으로 보호막을 쳐 놓았던 것이다. 물론 모핀이 아즈카반으로 후송된 이후에 말이다. 언
젠가 내가 일부러 그 폐허를 찾아간다거나 계속해서 마법으로 봉인된 은폐된 흔적을 쫓고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
했을 거다.
하지만 아직 기뻐하기에는 이르단다. 너는 그 일기장을 없앴고 나는 그 반지를 없앴지만, 만약 일곱 조각의 영혼이라는 우리의
이론이 맞다면 아직도 네 개의 호크룩스가 남아 있는 셈이니까.”
“게다가 그건 뭐든지 될 수 있는 게 아닌가요?”
해리가 물었다,
“낡은 깡통이든 빈 약병이든 뭐든지 말이죠.”
“해리, 넌 지금 포트키를 생각하고 있구나. 그건 사람들이 봐도 무심코 지나칠 수 있을 만큼 아주 일상적인 물건들이지. 하지만
볼드모트 경이 자신의 소중한 영혼을 깡통이나 오래된 약병 따위에 간직해 두었을 것 같으냐? 너는 지금까지 내가 너에게 보여
주었던 것들을 잊고 있구나. 볼드모트 경은 전리품을 수집하는 버릇이 있어. 그리고 무엇보다도 강력한 마법의 역사가 담겨
있는 물건들을 좋아하지. 그의 자만심, 자신이 특별하다는 강력한 믿음, 반드시 마법의 역사에 놀라운 발자취를 남기고 말겠다는 결의, 이런 모든 것들을 미루어 볼 때, 볼드모트는 자신의 호크룩스를 아주 조심스럽게 선택했을 것이 분명하단다. 자신의 명예에 어울릴 만한 가치를 지닌 훌륭한 물건들로 말이야.”
“하지만 일기장은 그렇게 특별한 물건이 아니었어요.”
“그 일기장은, 아까 네가 말했던 것처럼, 그자가 슬리데린의 후손이라는 증거였어. 그래서 난 볼드모트가 그 일기장을 굉장히
중요한 물건으로 생각했을 거라고 확신한단다.”
“그럼 다른 호크룩스들은 뭘까요?”
해리가 물었다.
“그것들이 무엇인지 짐작 가는 거라도 없으세요?”
“나도 그저 추측만 할 수 있을 뿐이란다.”
덤블도어가 대답했다.
“내가 앞서 말한 몇 가지 이유 때문에, 나는 볼드모트가 아마도 그 자체로도 특별한 가치를 지닌 물건들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믿는단다. 그래서 너는 혹시 그런 물건들이 볼드모트의 주변에서 사라진 적이 있는지 증거를 찾기 위해서 그자의
과거를 열심히 추적했던 거란다.”
“그 로켓이요!”
해리가 큰 소리로 외쳤다.
“후플푸프의 잔!”
“그래.”
덤블도어가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 물건들이 틀림없이 세 번째와 네 번째 호크룩스가 되었을 거라고, 비록 내 다른 족 손 전부는 안 되겠지만 손가
락 두 개 정도는 걸고 맹세할 수 있다, 그럼 다시 그자가 모두 여섯 개의 호크룩스를 만들어 냈다고 가정했을 때, 나머지 두 개
가 무엇이냐 하는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지. 그래서 다소 무모한 추측을 해 본다면, 그자는 일단 후플푸프와 슬리데린의 물건들을
추적하기 시작했을 거야. 네 명의 설립자들이 지녔던 네 개의 물건이라면 분명히 볼드모트의 상상력을 자극하고도 남았겠지. 과
연 그자가 래번클로의 물건을 손에 넣었는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나도 대답할 수 없단다. 하지만 그리핀도르의 유물이라고 알려
진 유일한 물건은 안전하게 보관 되어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겠구나.”
덤블도어는 검게 변한 손가락으로 등 뒤의 벽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유리 상자 안에 루비가 박힌 칼 한 자루가 놓여 있었다.
“교수님은 그래서 그자가 호그와트로 돌아오려고 했다고 생각하시나요?”
해리가 물었다.
“또 다른 학교 설립자들의 물건을 찾아내려고 말이죠?”
“내 생각도 바로 그렇단다.”
덤블도어가 말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가 더 알 수 있는 것은 전혀 없구나. 그는 학교 안을 살펴볼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곧장 쫓겨났으니 말이다. 결국 나는 그자가 네 명의 학교 설립자들의 유물을 모두 수집하겠다는 자신의 야망을 이루지 못
했을 거라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단다. 두 개를 손에 넣었다는 것은 분명하고, 어쩌면 세 번째 유물도 발견했을지
모른다는 것이 지금 우리가 최대한 추측할 수 있는 전부란다.”
“그자가 래번클로나 그리핀도르의 어떤 유물을 손에 넣었다고 하더라도 여섯 번째 호크룩스가 남아 있어요.”
해리가 손가락으로 숫자를 꼽아 보며 말했다.
“설마 그 두 사람이 유물을 모두 다 차지한 것은 아니겠죠.”
“내 생각에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덤블도어가 말했다.
“나는 그 여섯 번째의 호크룩스가 뭔지 알 것 같거든. 혹시 내가 그 뱀, 나기니의 행동에 대해서 한동안 커다란 호기
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솔직히 고백한다면, 네가 뭐라고 말할지 궁금하구나.”
“그 뱀이요?”
해리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말했다.
“동물도 호크룩스로 이용할 수 있단 말인가요?”
“물론 별로 권장 할 만한 일은 아니지.”
덤블도어가 설명했다.
“왜냐하면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일 수 있는 뭔가에다가 자신의 영혼의 일부를 보관해 둔다는 건 분명히 아주 위험한 짓
이거든. 하지만 내 계산이 틀리지 않았다면, 볼드모트가 너를 죽일 생각으로 네 부모님의 집으로 찾아왔을 때, 목표했던
여섯 개의 호크룩스 중에서 최소한 하나는 여전히 완성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자는 특별히 중요한 살인을 저지르기에 앞서 호크룩스 만드는 일을 보류하고 있었던 것 같다. 틀림없이 너를 죽이려는 생각이
었겠지. 그자는 너를 죽임으로써 그 예언이 암시한 위험을 제거할 수 있으리라고 굳게 믿었어. 그리고 자신을 천하무적의 존재
로 만들고 있다고 믿었지. 나는 그자가 너를 죽임으로써 자신의 마지막 호크룩스를 완성하려고 했을 거라고 확신한단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듯이, 그자는 실패하고 말았지. 그리고 몇 년이 흐른 후, 나기니를 이용해서 한 머글 노인을 죽였
어. 아마도 그때 나기니를 그의 마지막 호크룩스로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그자의 머릿속에 떠올랐겠지. 나기니는 슬
리데린 가문과 연관성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존재이고, 그것은 볼드모트 경의 신비를 더욱더 돋보이게 해 주니까. 내 생각에 볼
드모트는 이 세상 어떤 것보다도 나기니를 좋아하는 게 분명해. 나기니를 늘 가까이 두고 싶어 하고, 비록 파셀마우스이기
때문이기는 하지만 나기니에 대해서는 특이할 만큼 절대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듯이 보이거든.”
“그렇다면 그 일기장은 사라졌고, 반지도 사라졌으니, 잔과 로켓, 그리고 뱀만이 여전히 유효한 거로군요.”
해리가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교수님께서는 한때 래번클로나 그리핀도르가 소유했던 물건들로 딘 호크룩스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아주 간단명료하게 한마디로 대답하자면, 그렇단다.”
덤블도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교수님은 아직도 호크룩스들을 찾고 계신가요? 그동안 학교를 비우실 때마다 그걸 찾으로 가셨던 건가요?”
“그렇단다.”
덤블도어가 말했다.
“나는 아주 오랫동안 그것들을 찾아 왔단다. 그리고 어쩌면…… 또 다른 하나를 찾아내기 거의 일보 직전이라는 생각이 드
는구나. 희망적인 징조가 보였거든.”
“그렇다면 제가 함께 가서 그걸 없애는 걸 도와드리면 안 될까요?”
해리가 재빨리 물었다.
덤블도어는 한동안 해리를 가만히 쳐다보다가 비로소 입을 열었다.
“그래, 그래도 될 것 같구나.”
“정말이세요?”
해리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되물었다.
“그렇단다.”
덤블도어가 살짝 미소를 지었다.
“내 생각에 넌 충분히 그럴 만한 자격이 있단다.”
해리는 갑자기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을 들었다. 처음으로 주의를 주거나 걱정하는 말을 듣지 않으니 정말로 기분
이 좋았던 것이다. 하지만 벽에 빙 둘러 걸려 있는 역대 교장 선생님들은 덤블도어의 결정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았다. 해리는 그중 몇 명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것을 보았다. 특히 피니어스 나이젤러스는 드러내
놓고 콧방귀를 뀌었다.
“호크룩스가 파괴되면 볼드모트는 그걸 알아차리나요? 그걸 느낄 수 있을까요?”
해리는 초상화들의 반응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질문을 던졌다.
“그거 참 흥미로운 질문이구나, 해리. 내 생각에는 그럴 것 같지 않단다. 지금 볼드모트는 죄악에 너무 깊이 빠져
있는데다가 그의 이 소중한 일부들 또한 너무 오랫동안 그와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그자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그런
것들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단다. 아마 죽음의 순간이 다가오면 자기가 뭘 잃었는지 깨닫게 될지도 모르지……. 하
지만 예를 들어 그 일기장만 해도, 루시우스 말포이에게서 강제로 진실을 알아내기 전까지는 그것이 파괴되었다는 사실
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었지. 그 일기장이 훼손되고 거기에 담겼던 모든 마력들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을 때,
볼드모트의 분노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만큼 극력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단다.”
“하지만 그자는 루시우스 말포이를 이용해서 그 일기장을 호그와트로 몰래 들여보내려고 하지 않았었나요?”
“그래, 그랬었지. 하지만 그것은 자기가 더 많은 호크룩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확신하던 수년 전의 생각이었단다.
루시우스는 여전히 볼드모트의 명령을 기다려야만 했던 거지. 하지만 볼드모트가 그에게 그 일기장을 준 직후에 홀연히 사
라져 버리는 바람에, 그는 그의 명령을 결코 받을 수 없었던 거야.
볼드모트는 루시우스가 감히 그 호크룩스를 가지고 무슨 짓을 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단다. 그저 소중하게 간직하
고 있을 줄만 알았지. 몇 년 동안이나 종적을 감추고 있는 주인에 대해 루시우스가 계속해서 두려움을 가지고 있을 거
라 판단했던 거란다. 정작 루시우스는 그가 죽었다고 믿고 있었는데 말이지. 물론 루시우스는 그 일기장이 실제로 어떤 물건이
었는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어. 아마 볼드모트는 그에게 그 일기장이 비밀의 방을 다시 열 수 있게 해 주는 물건이라는 사실까지는
말해 주었을 거야. 그 일기장에는 대단히 정교한 마법이 걸려 있었으니까 말이다. 만약 루시우스가 자기 손 안에 주인의
영혼의 일부가 들어 있는 줄 알았다면, 틀림없이 훨씬 더 조심스럽게 그 물건을 다루었겠지. 하지만 그자는 그렇게 하지 않고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옛날 계획을 그대로 실행에 옮겼어. 아서 위즐리의 딸에게 그 일기장을 떠넘김으로써 아서의 신망을 떨어뜨리고,
나를 호그와트에서 쫓아내는 동시에 대단히 결정적인 범죄의 증거물을 제거하는 세 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할 생각이었던 거지
. 아, 가엾은 루시우스……. 그가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호크룩스를 내던져 버렸다는 사실과 작년에 마법부에서 일어난 그 대소동에
대해 볼도모트가 얼마나 격노했을지 생각하면, 그자가 지금 아즈카반에 안전하게 갇혀 있는 걸 내심 기뻐하고 있다고 해
도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닌 것 같구나.”
해리는 잠깐 동안 생각에 잠겨 앉아 있다가 다시 질문을 던졌다.
“그럼 만약 이 모든 호크룩스들을 다 파괴하고 나면, 볼드모트를 죽일 수 있나요?”
“그래, 내 생각에는 그렇구나.”
덤블도어가 대답했다.
“호크룩스가 없다면, 볼드모트는 토막토막 조각난 영혼을 가지고 있는 보통 사람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비록 그의 영혼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되었을지 몰라도, 그의 두뇌와 마력은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것을
말이다. 설사 호크룩스가 없더라도, 볼드모트와 같은 마법사를 죽이기 위해서는 비범한 능력과 힘이 반드시 필요하단다.”
“하지만 저에게는 비범한 능력과 힘 같은 건 없어요.”
해리는 자신도 모르게 불쑥 이 말을 내뱉고 말았다.
“아니, 넌 가지고 있단다.”
덤블도어가 자신 있게 말했다.
“너는 볼드모트가 한 번도 가지지 못했던 힘을 가지고 있어, 너는…….”
“저도 알아요!”
해리가 약간 짜증스러운 듯이 말했다.
“저는 사랑을 할 수 있죠!”
해리는 “그거 참 대단한 능력이군요!” 라고 비꼬듯이 한마디 더 덧붙이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았다.
“그래, 해리, 넌 사랑을 할 수 있어.”
덤블도어는 마치 해리가 방금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지금까지 너에게 벌어졌던 그 모든 일들을 돌이켜 볼 때, 그것이야말로 아주 엄청나고 대단한 능력이란다. 하지만 네 자신이 얼
마나 특별한지 깨닫기에는 너는 아직 너무 어리구나, 해리.”
“그렇다면 그 예언이 제가 ‘어둠의 마왕이 알지 못하는 능력’ 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을 때, 그게 단지 사랑을 뜻하
는 것이었나요?”
해리가 약간 실망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물었다.
“그래. 단지 사랑이란다.”
덤블도어가 입을 열었다.
“하지만 해리, 그 예언의 의미가 있었던 것은 오직 볼드모트가 그렇게 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걸 제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 내가 지난해 말에 너에게 말했었지. 볼드모트는 장차 자신에게 가장 위험한 존재가 될 사람으로 너를 지목했어
. 그렇게 함으로써 결국 그자는 너를 그에게 가장 커다란 위협이 될 인물로 만들어 놓은 셈이란다!”
“어쨌든 똑같은 이야기잖아요.”
“아니, 그렇지 않아!”
이제 덤블도어는 답답해하는 것 같았다. 그는 검게 오그라든 손으로 해리를 똑바로 가리키며 말했다.
“넌 그예언을 지나치게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
“하지만 교수님께서는 그 예언이 의미하는 바가…….”
해리도 흥분해서 마구 지껄이기 시작했다.
“만약 볼드모트가 그 예언을 듣지 못했다면, 과연 그 예언이 이루어졌을까? 그게 무슨 의미라도 있었을까? 물론 아니야!
너는 예언의 방에 있는 그 모든 예언들이 그대로 이루어졌을 거라고 생각하니?”
“하지만…….”
해리는 어리둥절했다.
“작년에 말씀하실 때에는 우리 두 사람 중 하나가 상대를 죽여야 한다고…….”
“해리, 해리, 그것은 오직 볼드모트가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고, 트릴로니 교수의 예언에 따라 행동했기 때문이야! 만약 볼드
모트가 네 아버지를 죽이지 않았더라면, 네 마음속에 반드시 복수를 하겠다는 강렬한 욕망을 심어 놓을 수 있을 것 같으
냐? 절대 그럴 리가 없지! 또한 그자가 네 어머니가 너를 위해 목숨을 내놓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지 않았더라면, 볼드모
트조차 뚫을 수 없는 마법의 보호막이 너에게 생겨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니? 물론 아니야, 해리! 그래도 모르겠니?
전 세계의 폭군들이 그러했듯이 볼드모트 역시 스스로 가장 최악의 적을 만들어 낸 것이란다. 너는 얼마나 많은 폭군들이 자기가
억압하는 백성들을 두려워 했는지 알고 있니? 그들 모두 그걸 알고 있었던 거야! 언젠가는 자기가 만들어 낸 수많은 희생자들
중에서 폭군에 대항하여 반격을 가할 인물이 반드시 나온다는 것을 말이다! 볼드모트라고 해서 다르지는 않아! 그자도 항상 자
기에게 도전할 사람이 누구인지 경계를 했단다. 그러다가 그 예언을 듣게 되자, 얼른 행동에 착수한 거야. 그 결과 그는 자
신을 끝장낼 수 있는 사람을 스스로 골라냈을 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손에 대단히 치명적이고 특별한 무기를 쥐여 준 꼴이 된
거야!”
“하지만…….”
“네가 이 점을 분명히 이해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단다!”
덤블도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번쩍거리는 망토 자락을 펄럭이며 방 안을 성큼성큼 걸어 다니기 시작했다. 해리는 덤
블도어가 이렇게 격앙되어 있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본적이 없었다.
“널 죽이려고 함으로써, 볼드모트는 자기 손으로 내 앞에 앉아 있는 이 특별한 사람을 뽑은 꼴이 된 거지. 그리고 그 사람
에게 그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방법까지 준 셈이 되었어! 네가 그의 생각과 야망을 꿰뚫어 볼 수 있는 것도, 심지어
그가 명령을 내릴 때 사용하는 그 뱀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는 것도, 모두 다 볼드모트의 실수 때문이란다. 하지만 해리, 너
는 볼드모트의 세계를 꿰뚫어 볼 수 있는 특별한 통찰력, 죽음을 먹는 자라면 누구든 그걸 위해 살인이라도 서슴지 않을 만한
놀라운 재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결코 어둠의 마법에 흔들린 적이 없었어. 볼드모트의 추종자 중 한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
은 단 1초도 가져 본적이 없었어!”
“그거야 너무 당연하잖아요!”
해리가 화가 나서 항변했다.
“”그자는 제 엄마와 아빠를 죽였다고요!”
“한마디로 너는 사랑할 수 있는 능력에 의해서 보호를 받고 있는 게다!”
덤블도어가 소리쳤다.
“볼드모트와 같은 엄청난 권력의 유혹으로부터 너를 막아 줄 수 있는 유일한 보호막이란 말이야! 네가 겪었던 그 모든
유혹과 고통에도 불구하고 너는 여전히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어. 네가 열한 살 때 가졌던 그 순수한 마음 그대로 말이야
. 그때 너는 네 마음의 소망을 비추는 거울 속을 들여다보았고, 거울은 너에게 영원한 생명이나 엄청난 재물이 아니라, 볼드
모트를 물리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을 보여 주었던 것이다. 해리, 너는 네가 그 거울에서 보았던 것과 같은 그런 장면을 보는 마
법사들이 얼마나 드문지 짐작이나 하니? 볼드모트는 그때 자신이 무엇과 싸우고 있는지를 깨달았어야만 했었다. 하지만 그러
지 못했지!
하지만 그자도 이제는 안단다. 너는 네 자신을 손상시키지 않고서도 볼드모트 경의 생각을 엿볼 수 있었지만, 그자는 죽을 것
같은 고통 없이는 네 생각을 지배할 수 없다는 걸. 그자는 마법부에서 그걸 깨달았지. 나는 그자가 그 이유를 깨달았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단다. 그때 그는 자신의 영혼을 잘라 내기 위해 너무나 서두르고 있었기 때문에, 손상되지 않고 온전한 영혼의 힘
이 얼마나 비교할 수 없이 위대한지 생각해 볼 틈이 없었지.”
“하지만 교수님…….”
해리는 마치 따지고 드는 것처럼 들리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다시 한 번 물었다.
“그래도 결국 다 똑같은 거 아닌가요? 저는 그자를 죽이려고 노력해야만 해요. 그러지 않으면…….”
“노력해야 한다고?”
덤블도어가 반문했다.
“물론 넌 그래야만 한다! 하지만 그 예언 때문이 아니야! 단지 너 자신이 노력하지 않고는 결코 편안히 쉴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지! 우리 둘 다 그 사실을 알고 있어! 잠깐 한번 상상해 보렴. 네가 그 예언을 절대로 못 들었다고 말이다
. 그럼 지금 볼드모트에 대해서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생각해 봐라!”
해리는 그의 앞을 왔다 갔다 하고 있는 덤블도어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와 시리우스를,
그리고 케드릭 디고리를 떠올렸다. 그가 알고 있는 볼드모트의 모든 끔찍한 짓들을 생각해 보았다. 순간 그의 가
슴속에서 뜨거운 불꽃이 타오르기 시작하더니 목구멍까지 활활 치솟았다.
“그자를 끝장내고 싶어 했을 거예요.”
해리는 조용히 대답했다.
“반드시 그렇게 하고 싶었을 거예요.”
“당연히 그랬을 거다!”
덤블도어가 외쳤다.
“그거 봐라. 예언은 네가 뭘 해야 하는지 알려 주고 있지 않아! 다만 예언은 볼드모트 경으로 하여금 너를 그의
상대로 점 찍도록 만들었을 뿐이다……. 다시 말해서 넌 네 길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는 거야……. 다시 말해서 넌 네 길을
선택할 자유가 있다는 거야……. 예언을 무시하고 돌아설 수도 있어! 하지만 볼드모트는 계속해서 그 예언에 집착하고
있다. 그러니까 계속해서 너를 잡으려고 할 거야……. 그 때문에 결국에는 진짜로…….”
“우리 두 사람 중 하나가 다른 하나를 죽이게 되고 말겠군요.”
해리가 말을 받았다.
“그렇단다.”
마침내 해리는 덤블도어가 그에게 계속 말해 주려고 애를 썼던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그것은 목숨을 건 싸움을
앞두고 경기장에 억지로 끌려 들어가느냐, 아니면 고개를 높이 쳐들고 당당하게 걸어 들어가느냐 하는 것의 차이였다. 아마
도 어떤 사람들은 이 두가지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하든 그게 그거라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덤블도어는 알고 있었다. 나도 알고
있어. 해리는 맹렬하게 끓어오르는 자부심을 느끼며 생각했다. 우리 부모님들도 알고 계셨어. 그것이 하늘과 땅만큼이나 전혀
다르다는 것을.
<해리포터와 혼혈 왕자 Ⅳ권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