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3장 (122/194)

제33장 싸움과 탈출 

헤르미온느가 지금 속으로 무슨 계획을 꾸미고 있는지 아니, 계획을 

갖고 있기나 한지 해리는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는 헤르미온느의 뒤에 

바싹 붙어서 엄브릿지 교수의 방 밖 복도를 걸었다. 해리는 그들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른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면 너무나 의심스러워 보일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엄브릿지 교수가 바로 뒤에서 그들을 

따라오고 있었다. 엄브릿지의 거친 숨소리가 해리의 귀에 똑똑히 들렸다. 

헤르미온느는 연회장 입구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들어섰다. 이중문으로 

닫힌 대연회장 안에서 아이들이 왁자지껄 떠들고 나이프와 스푼이 접시에 

부딪히는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해리는 참으로 묘한 기분이 들었다. 

불과 6미터밖에 안 떨어진 곳에서 다른 아이들은 모두가 즐겁게 저녁을 

먹고, 시험이 끝났다고 좋아서 떠들어 대고, 세사에 걱정거리라곤 없는 

것처럼 신이 나 있는데... 

헤르미온느는 떡갈나무 현관문을 곧장 나가서 돌계단을 내려갔다. 저녁 

바람에 실려 온 향긋한 냄새가 코끝에 와 닿았다. 해는 금지도니 숲의 

우듬지 위로 떨어지고 있었다. 헤르미온느가 잔디밭을 성큼성큼 가로질러 

가고 있었다. 일부러 거기로 들어선 것 같았다. 엄브릿지는 뒤처지지 

않으려고 뜀박질을 했다. 잔디 위에 드리워진 세 사람의 길고 검은 

그림자가 꼭 펄럭이는 외투 자락 같았다. 

"그것이 해그리드의 오두막에 숨겨져 있지, 그렇지, 응?" 

엄브릿지가 해리의 귀에 입을 바싹 대고 잔뜩 애가 타는 목소리로 

물었다. 

"아니에요." 헤르미온느가 앙칼지게 쏘아붙였다. 

"해그리드라면 실수로 작동시켰을지도 몰라요." 

"맞아." 

엄브릿지가 말했다. 그녀는 점점 더 흥분되어 가는 목소리였다. 

"맞아. 그러고도 남을 놈이지. 세상에 둘도 없는 멍청이 잡종이니까..." 

엄브릿지가 깔깔 웃었다. 해리는 그만 홱 돌아서서 멱살을 잡고 싶은 

생각이 왈칵 치밀었지만, 꾹 참았다. 부드러운 저녁 공기에 닿은 이마의 

흉터가 심하게 욱신거렸지만, 아직 타는 것처럼 뜨겁지는 않았다. 그러나 

볼드모트가 그를 죽이겠다고 덤벼들 때는 꼭 그렇게 되리란 걸 해리는 

물론 잘 알고 있었다... 

"그럼... 그것이 지금 어디 있지?" 

엄브릿지가 물었다. 헤르미온느가 계속 숲을 향해서 걸어가자 

엄브릿지는 조금 미심쩍어하는 것 같았다. 헤르미온느가 시커먼 숲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어디긴 어디예요? 저 안이죠. 우연히라도 학생들한테 발각되지 않을 

곳에 숨겨 둬야 하지 않겠어요, 안 그래요?" 

"물론이지." 

엄브릿지가 말했다. 그러나 이제 그녀의 목소리에 아주 불안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맞아... 그래야겠지... 그럼...너희 둘이 앞장서." 

"우리가 먼저 들어가라고요? 그럼 지팡이를 빌려 주실 거예요?" 해리가 

말했다. 

"안 돼. 그건 안 돼, 포터군." 

엄브릿지가 지팡이로 해리의 등을 콕콕 찌르면서 간드러진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하지만 우리 마법부에서는 자네들보다는 내 목숨을 훨씬 더 귀하게 

생각하거든." 

서늘한 숲 그늘에 들어서면서 해리는 헤르미온느와 눈길을 마주치려고 

애를 썼다. 지팡이 없이 숲에 들어간다는 것은 그날 오후에 그들이 했던 

그 어떤 일보다도 더 무모하고 바보같은 짓이었다. 그러나 헤르미온느는 

징그럽다는 듯이 엄브릿지를 한 번 사납게 쏘아보고는 곧장 숲 속으로 

빨리 걸어 들어갔다. 엄브릿지가 그 짜리몽땅한 다리로 뒤따라오려면 아주 

애를 먹게 하려고 작정을 한 것 같았다. 

"깊이 들어가야 하는 거니?" 

찔레 덤블에 걸린 옷자락을 떼기 위해 걸음을 멈추면서 엄브릿지가 

물었다. 

"그럼요. 아주 꼭꼭 숨겨 놓았거든요." 

헤르미온느가 대답했다. 

해리는 점점 불안해졌다. 헤르미온느는 지금 그들이 그롭을 만나러 갔던 

길이 아니라, 3년 전에 해리가 거미 아라고그의 분지로 찾아갔던 극 길로 

가고 있었다. 그때 헤르미온느는 같이 가지 않았다. 그 길의 끝에 어떤 

위험이 숨어 있는지 헤르미온느가 전혀 모르고 있는게 틀림없다고 해리는 

생각했다. 

"어... 이쪽으로 가는 거 맞아?" 

해리가 일부러 물어보았다. 

"맞아." 

헤르미온느가 덤덤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헤르미온느는 아까부터 공연히 

시끄러운 소리를 내면서 덤불을 헤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뒤에서 

엄브릿지가 땅바닥에 쓰러진 어린 나무에 갈이 걸려서 넘어졌다. 그러나 

헤르미온느도 해리도 걸음을 멈추고 되돌아가서 그 여자를 일으켜 주지 

않았다. 헤르미온느는 앞만 보고 성큼성큼 걷다가 어깨 너머로 고개를 

돌리고 소리쳤다. 

"조금만 더 가면 돼요!" 

"헤르미온느, 제발 목소리 좀 낮춰, 응?" 

해리가 급히 앞으로 다가가서 말했다. 

"누가 들으면 어쩌려고-" 

"들으라고 그러는 거야." 

헤르미온느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엄브릿지가 요란하게 발소리를 내며 

뛰어오고 있었다. 

"넌 모른 척하고 있어..." 

한참 더 들어가자 나무들이 하늘을 다 가린 곳이 나타났다. 해리는 어쩑 

전에 와 본 적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어딘가에 누군가가 

숨어서 그들을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아직 멀었어?" 

엄브릿지가 해리 뒤에서 성난 소리로 물었다. 

"거의 다 왔어요!" 

어둠침침하고 축축한 빈 터로 들어서면서 헤르미온느가 소리쳤다. 

"조금만 더 가면-" 

화살 한 대가 피융 하고 날아와서 헤르미온느의 머리 바로 앞 나무에 

섬뜩한 소리를 내며 꽂혔다. 그리고 갑자기 숲이 떠나갈 정도로 요란한 

말발굽 소리가 울렸다. 해리는 바닥이 흔들리는 걸 느꼈다. 엄브릿지가 

낮게 비명을 지르더니 해리의 등을 떠밀면서 마치 방패인 양 자기 앞을 

가렸다. 

해리는 그 손을 떨쳐 버리고 휙 돌아섰다. 오십 마리쯤 될 것 같은 

켄타우로스들이 사방에서 나타났다. 모두들 화살을 메운 활을 치켜들어 

해리와 헤르미온느와 엄브릿지를 똑바로 겨누고 있었다. 그들은 빈 터의 

한가운데로 천천히 뒷걸음질쳤다. 겁에 질린 엄브릿지가 꼭 칭얼거리는 

것처럼 이상야릇한 신음 소리를 내었다. 해리는 헤르미온느를 곁눈질로 

힐끔 쳐다보았다. 헤르미온느는 의기양양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무엇 하는 인간들이냐?" 

목소리 하나가 들려왔다. 

해리는 왼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마고리안이라 불리는 밤색의 

켄타우로스가 앞으로 걸어 나오고 있었다. 그도 다른 켄타우로스들처럼 

활을 치켜들고 있었다. 해리의 오른편에서는 엄브릿지가 아직도 

칭얼거리는 듯한 신음 소리를 내면서 지팡이로 마고리안을 똑바로 겨누고 

있었다. 팔이 와들와들 떨리는 바람에 지팡이도 함께 와들와들 떨렸다. 

"무엇하는 인간들이냐고 물었다." 

마고리안이 거칠게 말했다. 

"난 돌로레스 엄브릿지다! 마법부 차관님이시고, 호그와트 마법 학교 

여교장님이자 장학사님이시다!" 

"마법부 인간이라고?" 

마고리안이 말했다. 빈 터를 에워싼 켄타우로스들 중에서 여럿이 조금 

불안한 듯이 몸을 뒤척였다. 

"그렇다!" 

엄브릿지가 이번에는 아주 목청을 높였다. 

"그러니까 알아서 모시란 말이야! 신ㅂ한 동물 단속 및 관리부가 정한 

법령에 의할 것 같으면, 너희 같은 잡종들이 인간을 공격했을 땐-" 

"너 지금 뭐라고 했어?" 

야만적으로 보이는 검은 켄타우로스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해리는 그가 

베인이라는 걸 금방 알아보았다. 사방에서 켄타우로스들이 화가 나서 

씩씩거리고, 활시위를 팽팽하게 당기는 소리가 들렸다. 

"말을 함부로 하지 마세요!" 

헤르미온느도 빽 소리를 질렀다.그러나 엄브릿지에겐 전혀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아직도 부르르 떨리는 지팡이로 마고리안을 똑바로 겨눈 채 

엄브릿지가 다시 말했다. 

"그 법령 15조B항에 명백히 이르기를, '인간에 가까운 지능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며, 따라서 자신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마땅할 마법 생물의 

공격에 대해서는-'" 

"인간에 가까운 지능?" 

마고리안이 말을 되받았다. 베인과 몇몇 켄타우로스들이 분해서 고함을 

지르고 발굽으로 땅을 찧었다. 

"이봐, 그건 우릴 모욕하는 말이야! 미안하지만 우리의 지능은 너희를 

능가한단 말이야." 

"우리 숲에 뭣 하러 왔어?" 

얼굴이 몹시 딱딱하게 굳은 회색 켄타우로스가 버럭 소리쳤다. 지난번 

해리와 헤르미온느가 숲에 들어왔을 때 보았던 켄타우로스였다. 

"왜 여기 있는 거지?" 

"뭐라고? 이 숲이 너희들 것이라고?" 

엄브릿지가 부르르 떨면서 말했다. 엄브릿지를 부르르 떨게 하는 것은 

이제 비단 무서움만이 아닌 것 같았다.이제 엄브릿지는 몹시 분개하고 

있었다. 

"그새 잊어버렸는가 본데, 우리 마법부가 이 숲의 일부를 너희들에게-" 

화살 한 대가 또 날아와서 쥐털 같은 엄브릿지의 머리카락을 스치고 

지나갔다. 엄브릿지는 고막이 찢어질 것 같은 비명을 지르면서 두 손을 

위로 쳐들고 얼굴을 가슴에 푹 파묻었다. 켄타우로스들이 신이 나서 

고함을 지르고 이상야릇한 소리로 시끄럽게 웃어 댔다. 어둠침침한 숲 

속의 작은 빈 터에 울려퍼지는 야릇한 웃음소리와 수많은 발굽들이 

땅바닥을 굴러 대는 광경이 너무도 섬뜩했다. 

"이 숲이 누구 것인지, 다시 말해 보실까?" 

베인이 고함을 질렀다. 

"더러운 잡종들!"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싼 채 엄브릿지가 빽빽 소리를 질렀다. 

"짐승들! 막돼먹은 놈들!" 

"조용히 하세요!" 

헤르미온느가 소리쳤다. 그러나 이미 때가 늦은 뒤였다. 어느새 정신을 

차린 엄브릿지가 다시 지팡이를 마고리안에게 겨누고 외쳤다. 

"인카서러스!" 

굵은 뱀 같은 밧줄들이 허공에서 떨어지더니 마고리안의 상체를 칭칭 

얽어매고 두 팔을 휘감았다. 그가 분노의 고함을 지르며 뒷발을 짚고 

윗몸을 쳐들어 버둥거리자, 다른 켄타우로스들이 일제히 앞으로 

튀어나왔다. 

해리는 헤르미온느를 덥석 끌어안고 바닥에 엎드렸다. 땅바닥에 얼굴을 

대고 엎드린 채 발굽들이 요란하게 땅을 찧어 대는 소리를 들으며 해리는 

이제 공격당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켄타우로스들은 고함과 비명을 

지르며 그들을 뛰어넘고 주위를 맴돌기만 했다. 

"안 돼애!" 엄브릿지의 비명 소리였다. 

"안 돼애... 난 마법부 차관이야... 이러지 마... 놔, 이놈들... 안 돼!" 

해리는 땅바닥에 엎드리기 직전에 빨간 빛이 번쩍이는 걸 얼핏 보고는 

엄브릿지가 기절 마법을 시도했다는 걸 알아차렸었다. 그러나 그만 

실패하는 바람에 지금 목이 찢어져라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이었다. 

해리는 고개를 아주 조금만 들어 보았다. 베인이 엄브릿지의 등을 

움켜잡은 채 공중에 쳐들고 있고, 엄브릿지는 겁에 질려서 몸부림을 치며 

비명을 질러 대고 있었다. 엄브릿지의 손에서 지팡이가 떨어지는 것을 본 

순간, 해리는 심장이 쿵쿵 뛰었다. 그걸 집을 수만 있다면- 

땅에 떨어진 지팡이를 집으려고 해리가 손을 내밀었을 때, 켄타우로스의 

발굽이 먼저 그걸 밟았다. 그러자 지팡이는 두 동강 나고 말았다. 

"일어나!" 

웬 목소리가 해리의 귀를 울렸다. 그리고는 털이 무성한 굵은 팔이 

내려와서 그를 잡아 일으켰다. 헤르미온느도 일으켜 세워졌다. 마구 춤을 

추는 온갖 색깔의 켄타우로스들의 뒷모습과 머리 너머로, 엄브릿지가 

베인에게 잡혀서 나무 사이로 끌려가고 있는 것이 보였다. 잠시도 끊이지 

않는 엄브릿지의 비명 소리가 점점 희미해져 가고, 이윽고 요란하게 땅을 

구르는 발굽 소리만이 남았다. 

"이것들은 어쩌지?" 

헤르미온느를 붙들고 있던, 얼굴이 딱딱하게 굳은 회색 켄타우로스가 

말했다. 

"아직 어린것들이야." 

해리의 등 뒤에서 아주 느리고 음울한 목소리가 말했다. 

"우린 어린것들은 손대지 않아." 

"이것들이 저 여자를 데리고 왔어, 로넌." 

해리를 억세게 움켜잡고 있는 켄타우로스가 말했다. 

"별로 어리지도 않아... 이놈은 벌써 어른 티가 나는걸. 이 녀석 말이야." 

그는 해리의 목덜미를 쥐고 흔들었다. 

"제발, 제발 좀 봐주세요. 우린 저 여자하고 생각이 달라요. 우린 마법부 

직원이 아니에요! 우린 단지 여기 오면 당신들이 저 여자를 혼내 줄 

거라고 생각하고-" 

헤르미온느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면서 말했다. 

해리는 헤르미온느를 움켜잡은 회색 켄타우로스의 얼굴을 보자마자 

그녀가 방금 말을 잘못해도 아주 크게 잘못했다는걸 알아차렸다. 회색 

켄타우로스가 고개를 뒤로 젖히고, 두 뒷다리로 땅바닥을 쿵쿵 찧으면서 

고함을 버럭버럭 질렀다. 

"봤지, 로넌! 이 어린것들이 벌써 인간들의 교만을 다 알고 있단 말이야! 

요 계집애야, 그러니까 우리더러 너희들의 더러운 일을 대신 해달라는 

거지? 너희들의 종이 되라는 거지? 말 잘 듣는 사냥개처럼 너희들의 적을 

없애 달라는 거지?" 

"아녜요!" 

헤르미온느가 이젠 정말로 공포에 질려서 꽥 소리를 질렀다. 

"아녜요-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었어요. 난 그저 당신들이 우리를- 

당신들이 우리를 도와줄 거라고-" 

그러나 헤르미온느는 스스로를 훨씬 더 나쁜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을 

뿐이었다. 

"우린 인간들을 돕지 않아!" 

해리의 목덜미를 움켜잡은 켄타우로스가 으르렁거렸다. 그가 손아귀에 

더욱 힘을 주고, 윗몸을 뒤로 젖혀 댔다. 그 바람에 해리의 두 발이 땅에서 

잠깐잠깐씩 떨어졌다. 

"우린 인간들과는 다른 종족이고, 그걸 자랑스럽게 생각해. 그래서... 

우린 너희들이 이 숲에서 제발로 걸어 나가게 하지 않을 거야. 그랬다간 

우리가 너희들이 시키는 대로 했다고 떠벌릴 테니까." 

"그런 뜻으로 한 말이 아니라잖아요! 우리가 원한다고 해서 당신ㄷㄹ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알아요-" 

해리가 소리쳤다. 

그러나 아무도 그의 말을 듣는 것 같지 않았다. 뒤쪽에 서 있던 턱수염 

난 켄타우로스가 소리쳤다. 

"저희들 맘대로 여기 들어왔으니 그 대가를 치러야 해!" 

그 말이 옳다고 질러 대는 고함 소리가 가라앉자, 몸이 온통 암갈색인 

켄타우로스가 말했다. 

"아까 그 늙은 여자처럼 해 버려!" 

"죄 없는 인간은 해치지 않는다고 했잖아요!" 

헤르미온느가 이젠 정말로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소리쳤다. 

"우린 당신들을 해칠 짓을 하지 않았어요. 우린 지팡이로 당신들을 

협박하지도 않았어요. 우린 그냥 학교로 돌아가고 싶을 뿐이에요. 제발 

보내 주세요." 

"이봐, 우린 배신자 피렌체하고 달라!" 

회색 켄타우로스가 소리쳤다. 그러자 또 그 말이 옳다고들 고함이 

터졌다. 

"넌 우리가 고분고분한 말이라 생각했겠지? 아니야! 우리는 마법사들이 

쳐들어와서 못된 짓을 하는 걸 눈 뜨고는 못 보는 아주 구식 종족들이야. 

우린 인간들의 법 같은 것에는 관심도 없어. 우린 인간들이 우리보다 

우수하다는 걸 절대 인정하지 않아. 우린-" 

그러나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켄타우로스 종족이 또 어떤 훌륭한 점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 더 이상의 설명을 듣지는 못했다. 바로 그 순간에 

빈 터의 가장자리 어딘가에서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었다. 

그 소리가 엄청나게 컸기 때문에 해리와 헤르미온느, 그리고 오십여 

마리의 켄타우로스들 모두가 일제히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해리를 

움켜잡고 있던 켄타우로스가 황급히 활을 쳐들고 화살통에서 화살을 

뽑으려고 손을 놓은 바람에 해리가 땅바닥에 떨어졌다. 헤르미온느도 

땅바닥에 떨어졌다. 해리가 벌떡 일어나서 헤르미온느한테로 다가가려는 

순간, 두 그루의 거대한 나뭇등걸이 쩌억하는 무시무시한 소리를 내면서 

갈라지더니, 몰골이 너무도 흉측한 거인 그롭이 나타났다. 

가까이에 있던 켄타우로스들이 뒤로 물러났다. 숲 속의 빈 터에 작은 

숲이 하나 더 생겼다. 활과 화살들의 숲, 하늘을 가린 무성한 나뭇가지들 

밑에 높다랗게 떠 있는 거대한 회색 얼굴을 향해 곧 쏘아 올리려고 치켜든 

활과 화살들의 숲이었다. 삐딱하게 걸린 거인의 입이 우스꽝스럽게 쩍 

벌어져 있었다. 벽돌만 한 누런 이빨들이 어둠침침한 빛 속에서 번득이고, 

탁한 갈색의 두 눈을 가늘게 뜬 거인이 발밑에서 우글거리는 작은 

생물들을 쳐다보았다. 거인의 두 발목을 묶었던 밧줄들이 너덜너덜하게 

터져서 땅바닥에 늘어져 있었다. 

거인이 입을 더욱 크게 벌려 말했다. 

"해거." 

해리는 '해거'가 무슨 뜻인지 모르고 그게 어느 나라 말인지도 몰랐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는 거인의 두 발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거인의 

발은 해리의 키만큼이나 길었다. 헤르미온느가 해리의 팔을 두 손으로 꼭 

잡고 있었고, 켄타우로스들은 거의 아무소리도 내지 않은 채 거인을 빤히 

올려다보고 있었다. 거인은 거대하고 둥근 머리를 천천히 이리저리 

돌리면서 발밑을 두리번거렸다. 마치 방금 땅바닥에 떨어뜨린 물건을 찾고 

있는 것 같았다. 

"해거!" 

거인이 또 말했다. 이번에는 좀더 힘이 들어간 목소리였다. 

"어서 꺼져, 이 거인아. 우린 너한테는 볼일이 없어!" 

마고리안이 소리쳤다. 

그러나 그의 말은 그롭에겐 아예 들리지도 않는 것 같았다. 그롭이 몸을 

조금 수그리고(그러자 활시위를 당기고 있던 켄타우로스들의 팔뚝에서 

힘줄이 일제히 불끈 솟았다) 고함을 질렀다. 

"해거!" 

몇몇 켄타우로스들이 이젠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헤르미온느가 숨이 턱 

멈추는 소리를 내었다. 

"해리! 저 거인이 해그리드를 찾는 거 같아!" 

헤르미온느가 소곤소곤 말했다. 

바로 그 순간, 거인이 켄타우로스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인간인 해리와 

헤르미온느를 보았다. 그롭이 다시 입을 적 벌리고 낮게 울리는 목소리로 

"헤르미."하고 말할 때, 해리는 헤르미온느가 바들바들 떨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맙소사." 

헤르미온느가 곧 까무라칠 것처럼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면서 말했다. 

"거인이- 거인이 기억했어!" 

"헤르미!" 그롭이 고함을 질렀다. 

"해거 어디 있어?" 

"난 몰라!" 헤르미온느가 꽥꽥 소리를 질렀다. 

"미안해, 그롭, 난 몰라!" 

"그롭이 해거를 원해!" 

거인의 거대한 손 하나가 그들을 향해 휘익 내려왔다. 헤르미온느가 

진짜로 비명을 지르며, 뒤로 몇 걸음 물러나다가 벌렁 넘어졌다. 해리는 

지팡이가 없기 때문에 거인의 손이 자신을 덮치려 들다 눈처럼 하얀 

켄타우로스 한 마리를 넘어뜨리자, 손을 주먹으로 때리고, 발로 차고, 이로 

물어뜯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공격을 가했다. 

켄타우로스들이 기다리던 때가 바로 그때였다. 오십여 개의 화살들이 

허공을 날아가서 거인의 거대한 얼굴에, 마치 후춧가루가 확 뿌려지는 

것처럼 박혔다. 거인이 고통으로 미친 듯이 괴성을 지르며 몸을 벌떡 

일으키더니 거대한 두 손으로 얼굴을 마구 문질렀다. 화살대는 우둑우둑 

부러졌지만 화살촉들은 얼굴에 더욱 깊이 박혔다. 

거인이 괴성을 지르며 거대한 두 발로 땅을 굴러 대자 켄타우로스들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거인의 얼굴에서 떨어진 자갈만 한 핏방울들이 

헤르미온느를 일으켜 세우고 있던 해리에게 쏟아졌다. 그들은 온힘을 

다해서 숲 속으로 내달렸다. 그러고는 다시 뒤를 돌아보았을 때, 거인은 

마치 땀을 뻘뻘 흘리는 것처럼 피를 뚝뚝 흘리면서 켄타우로스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채고 있었다. 아직 멀쩡한 켄타우로스들이 빈 터의 저쪽으로 

달아났다. 그롭이 다시 한 번 숲이 떠나가도록 광란의 괴성을 지르고는 

그들의 뒤를 성큼성큼 따라갔다. 나무들이 우두둑 소리를 내며 부러졌다. 

"세상에, 세상에, 너무 무서워. 저러다가 다 죽이겠어..." 

헤르미온느가 곧 쓰러질 것처럼 무릎을 후들거리면서 말했다. 

"솔직히 그렇게 흥분할 일은 아닌 것 같아." 

해리가 부루퉁하게 말했다. 

달아나는 켄타우로스들의 발굽 소리와 성큼성큼 걸어가는 거인의 

발소리가 점점 멀어져 갔다.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을 때 해리의 

흉터가 또 심하게 욱신거리고, 공포의 물결이 온몸을 휩쓸었다. 

그새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가 버렸다. 시리우스를 구하기 위해서는 

이제시간이 너무 촉박했다. 그동안에 해리는 지팡이를 잃어버린 데다가, 

지금은 또 금지된 숲 속에서 아무 이동 수단도 없이 서 있는 것이었다. 

"참으로 현명한 계획이었어." 

부아가 치민 심정을 털어 버리려는 듯이 해리가 헤르미온느에게 한마디 

내뱉었다. 

"정말 대단한 계획이었어. 그런데 이젠 어떻게 하지?" 

"성으로 돌아가는 게 좋을 것 같아." 

헤르미온느가 힘없이 말했다. 

"우리가 거기 도착했을 땐 시리우스가 벌써 죽은 뒤일 거야!" 

해리는 곁에 선 나무를 걷어찼다. 머리 위에서 무엇인가가 몹시 귀에 

거슬리는 소리로 투덜거렸다. 해리는 고개를 뒤로 젖혀 보았다. 잔뜩 골이 

난 보우트러클 한 놈이 기다란 손가락을 펴서 해리를 가리키고 있었다. 

"음, 지팡이가 없으면 우린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헤르미온느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면서 풀 죽은 소리로 말했다. 

"그건 그렇고, 해리. 너 런던까지 도대체 무슨 수로 갈 작정이었니?" 

"맞아, 우리도 그게 궁금했어." 

헬미온느의 뒤에서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해리와 헤르미온느는 깜짝 놀라 움찔하고는 나무들 사이를 빤히 

쳐다보았다. 먼저 론이 나타나고, 지니와 네빌, 그리고 루나가 바로 

뒤이어서 나타났다. 하나같이 몰골이 엉망이었다. 지니의 뺨에는 길게 

긁힌 상처가 여럿 나 있고, 네빌의 오른쪽 눈 위에는 시퍼런 피멍이 들어 

있었다. 그리고 론의 입술에서는 더욱더 많은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러나 

다들 기분은 무척 좋은 것 같았다. 

낮게 드리운 가지를 젖히고 다가와서 해리에게 지팡이를 건네주며 론이 

말했다. 

"괜찮은 생각이라도 있었어?" 

"어떻게 빠져나왔지?" 

지팡이를 받아쥐면서 해리가 놀란 얼굴로 물었다. 

"기절 마법과 무장 해제 마법을 썼지. 네발은 장애 마법을 정말 멋지게 

해냈어." 

론이 몹시 거드름을 피우면서 말하고는, 헤르미온느에게도 지팡이를 

건네주었다. 

"지니가 최고였어. 말포이를 처치했거든. 박쥐 귀신 주문으로 혼내 

줬다고, 정말 볼 만했어. 날개를 퍼덕이는 커다란 놈들이 말포이 얼굴을 

온통 덮어 버렸다니까. 그건 그렇고, 우린 너희들이 숲 쪽으로 가는 걸 

창문으로 내다보고 따라왔어. 엄브릿지는 어떻게 됐어?" 

"잡혀갔어." 해리가 말했다. 

"켄타우로스들이 끌고 갔어." 

"켄타우로스들이 너희들은 그냥 두고 돌아갔어?" 

지니가 흠칫 놀라면서 물었다. 

"그게 아니고, 그롭한테 쫓겨 갔어." 

해리가 대답했다. 

"그롭이 누구야?" 

루나가 눈을 동그렇게 뜨고 물었다. 

"해그리드의 동생이야." 

론이 얼른 대답했다. 

"어쨌거나 그건 지금 신경 쓸거 없어. 해리, 벽난로를 통해서 뭘 

알아냈니? 그 사람이 시리우스를 잡은 거야? ... 아니면...?" 

"그래." 

해리가 말했다. 그의 흉터가 또 아프기 시작했다. 

"난 시리우스가 아직 살아 있다고 믿어. 그러니까 빨리 구하러 

가야겠는데, 갈 방법을 모르겠어." 

모두들 말이 없었다.조금 겁에 질린 표정들이었다. 지금 그들에게 닥친 

문제는 매우 풀기 어려운 문제임에 틀림없었다. 

"음, 당연히 날아가야 하지 않겠어?" 

지금까지 해리가 들은 중에 가장 말짱한 목소리였다. 

"너 잘 들어. 첫째, 네가 끼면 우린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야. 둘째, 트롤 

경비원들이 지티지 않는 빗자루를 갖고 있는 사람은 론뿐이야. 그러니까-" 

해리가 루나에게로 돌아서서 짜증 섞인 어조로 말했다. 

"빗자루는 나한테도 있어." 지낙 말했다. 

"알아, 그렇지만 넌 안 돼." 

론이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미안해, 그렇지만 나도 시리우스가 너무 걱정된단 말이야!" 

지니가 말했다. 꼭 다문 지니의 입 모양은 프레드와 조지를 꼭 빼다 

박은 모습이었다. 

"넌 너무-" 해리가 입을 열었다. 

"난 네가 마법사의 돌을 놓고 그 사람하고 싸웠을 때보다 세 살이나 

많아." 

지니가 화를 버럭 내면서 말했다. 

"말포이가 엄브릿지 교수의 발에 갇혀서 거대한 박쥐 날개한테 혼이 

났던 것도 내 덕분이었고-" 

"맞아, 그렇지만-" 

"우리는 다같이 D.A.에서 방어술을 배웠어." 

네빌이 차분하게 말했다. 

"우리가 그걸 배운 건 그 사람하고 싸우기 위해서가 아니었나? 그리고 

지금이 바로 우리가 그걸로 무엇인가를 해야 할 첫 번째 기회라고 나는 

생각해. 그게 아니라면, 모든 게 장난이었단 말이야?" 

"아니야-물론 그건 아니고-" 

해리가 다급하게 말했다. 

"그럼 우리도 같이 가야 해, 우리도 돕고 싶어." 

네빌이 더 말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말했다. 

"옳으신 말씀이야." 

루나가 생글생글 웃으면서 말했다. 

해리와 론의 눈이 마주쳤다. 해리는 지금 론과 자기의 생각이 똑같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시리우스를 구하러 가기 위해서 해리와 론과 헤르미온느 

이외에, 어둠의 마법 방어술을 같이 배웠던 아이들 중에서 몇몇을 

고르라고 한다면 지니와 네빌과 루나만은 절대 택하지 않으리라는 

것이었다. 

"어쨌거나 그건 중요한 게 아니야. 지금 중요한 것은 우리가 거기까지 

갈 방법을 아직 모르고 있다는-" 

해리가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얘기가 긑났다고 생각하는데?" 

루나가 이젠 화를 벌컥 내면서 말했다. 

"날아가잔 말이야!" 

"이봐, 넌 빗자루 없이도 날 수 있는지 모르지만,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날개가 돋아나게 할 재간이 없단-" 

화를 간신히 참으면서 론이 말했다. 

"빗자루를 타지 않고도 날아갈 방법이 있어." 

루나가 그새 또 차분하게 말했다. 

"캑키 스노글의 등을 타고 간다느니 어쩐다느니 하는 소릴 하려고?" 

론이 말했다. 

"크럼플 혼드 스놀캑스는 못 날아." 

루나가 제법 근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지만 저들은 날 수 있어. 또 해그리드한테 들었는데, 저들은 등에 

탄 사람이 가려는 곳을 정확하게 찾아낸대." 

해리가 휙 돌아섰다. 하얀 눈동자가 섬뜩하게 빛나는 세스트랄 두 놈이, 

마치 그들의 열띤 토론을 단 한 마디도 놓치지 않고 다 듣고 이해했다는 

듯이 그들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됐어!" 

해리가 작게 말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다가갔다. 그들이 파충류처럼 생긴 

머리를 연방 까닥거리며 검고 긴 갈기를 추켜세웠다. 해리는 한 손을 

내밀어서 앞쪽에 선 놈의 반짝이는 목덜미를 쓰다듬었다. 어떻게 이들을 

징그럽다고 생각했을까? 

"미치광이 같은 말인가 뭔가 하는 그 괴물이야?" 

론이 해리가 목덜미를 만져 주고 있는 세스트랄의 왼쪽 옆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누군가 죽는 걸 보지 못하면 볼 수 없다는 그 짐승들 말이지?" 

"응." 해리가 대답했다. 

'몇 마리야?" 

'둘뿐이야." 

"음, 셋이어야 하는데..."헤르미온느가 말했다. 

"넷이야, 헤르미온느." 

지니가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 말했다. 

"난 여섯이라고 생각하는데?" 

루나가 수를 세면서 차분하게 말했다. 

"멍청한 소리 집어치워. 다 같이 갈 수는 없어." 

해리가 버럭 소리쳤다. 

"이봐, 너희 셋." 

그는 네빌과 지니와 루나를 가리켰다. 

"너희들은 제발 빠져 줘. 너희들은-" 

그들이 또 버럭버럭 대들었다. 해리의 흉터가 또 발작했다. 아까보다 

훨씬 더 아프고, 훨씬 더 심하게 욱신거렸다. 지연되는 순간순간이 모두 

귀한 시간이었다. 입씨름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좋아, 알았어. 좋을 대로 해. 그렇지만 세스트랄이 더오지 않으면 

너희들은 못 가는 거야-" 

해리가 뿌루퉁하게 말했다. 

"아, 더 올 거야." 

지니는 자신 있게 말하며 론처럼 엉뚱한 곳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지니는 지금 자기가 말처럼 생긴 그 짐승들을 쳐다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뭘 믿고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정말로 모르는 것 같아서 하는 말인데, 너하고 헤르미온느는 지금 

피투성이야." 

지니가 태연하게 말했다. 

"너도 알잖아? 해그리드가 세스트랄들을 부를 때 날고기를 이용한다는 

것 말이야. 지금 저 두 녀석이 타나난 것도 아마 그것하고 비슷한 

이유겠지..." 

해리는 자기의 옷자락이 조금 당겨지는 걸 느끼고 얼른 고개를 숙여 

보았다. 그롭의 피로 흠뻑 젖은 소매를 세스트랄이 핥고 있었다. 

'그래, 좋아." 

해리는 갑자기 한 가지 생각이 번쩍 떠올랐다. 

"론하고 나는 이 두 녀석들을 타고 먼저 가겠어. 헤르미온느만 남아 

있으면 더 나타나겠지." 

"난 지금 같이 갈 거야!" 

헤르미온느가 화를 버럭 내며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 

루나가 방긋 웃으면서 말했다. 

"저것 봐, 저기 오고 있잖아... 너희들은 정말 냄새가 지독한가 봐...." 

해리가 돌아섰다. 예닐곱 마리의 세스트랄들이 그들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가죽처럼 번들번들한 커다란 날개를 접어서 몸에 붙이고 터벅터벅 

걸어오는 그들의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허옇게 빛났다. 이제 해리는 더 

이상 둘러댈 구실이 없었다. 

"좋아. 그럼 하나씩 잡아타고 가자고." 

해리가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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